올해 초부터 정부와 민간단체의 수입화장품 가격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수입되는 유명 수입화장품들의 가격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크게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입 화장품 원산지 소비자 가격과 비교해 최대 2.31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통별로도 가격 차이가 많은 것으로 분석돼 병행수입 확대, 소비자 정보 확대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됐다.
서울YWCA가 소비자들의 합리적 구매선택을 돕기 위하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수입화장품 4개 품목(에센스, 아이크림, 컴팩트 파운데이션, 립스틱)의 10개 브랜드 총 36개 제품을 대상으로 국내외 가격차, 유통채널별 가격, 수입가격 대비 소비자가격 수준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것.
이번 조사 대상으로는 대부분의 여성 소비자들이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기초 화장품 2개(에센스, 아이크림)와 색조 화장품 2개(컴팩트 파운데이션, 립스틱) 등 4개 품목의 수입 브랜드 중 2011년도에 백화점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한 상위 10개 브랜드의 총 36개 제품이다.
8개국(한국,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호주, 일본)의 백화점, 인터넷 쇼핑몰 및 면세점(한국,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만 해당)에서 조사가 이루어졌고, 한국의 경우 병행수입 제품 판매 매장도 포함하여 조사됐다.
우선 화장품 국제가격 조사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8개 국가의 백화점에서 공통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에센스 6종, 아이크림 5종, 컴팩트 파운데이션 2종, 립스틱 5종 등 총 18종의 평균 소비자가격(명목환율로 환산)을 비교한 결과, 일본(134) > 호주(105) > 한국(100) > 이탈리아(91) > 독일(89) > 미국(88) > 영국(86) > 프랑스(86) 순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ty) 환율을 적용하여 백화점 소비자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한국이 8개국 중 가장 비쌌다. 한국을 100으로 보았을 때, 한국(100) > 일본(70.9) > 이탈리아(68.0) > 독일(65.9) > 미국(63.7) > 영국(58.8) > 프랑스(58.5) > 호주(46.4) 순으로 나타난 것.
명목 환율을 적용한 소비자가격은 일본과 호주가 한국의 1.34배, 1.05배인 것으로 나타나지만, PPP 환율을 적용한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한국이 일본의 1.41배(100/70.9), 호주의 2.16배(100/46.4)인 것으로 분석된 것.
이는 시장 전체적인 물가수준을 고려했을 때 한국시장에서의 수입화장품 가격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8개 국가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공통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에센스 3종, 립스틱 1종 등 총 4종의 평균 소비자가격(명목환율로 환산)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한국(100) > 프랑스(97) > 호주(95) > 이탈리아(94) > 영국(91) > 독일(84) > 일본(77) > 미국(73) 순으로 나타나 한국이 가장 비쌌다.
PPP 환율을 적용하여 소비자가격을 비교하면 한국과 다른 국가 간의 가격차이가 더 커진다. 한국을 100으로 보았을 때, 한국(100)> 이탈리아(70.3) > 프랑스(64.7) > 독일(62.1) > 영국(61.7) > 미국(53.2) > 호주(42) > 일본(40.6) 순으로 나타났다.
명목 환율을 적용한 소비자가격은 한국이 호주와 일본의 1.05배, 1.3배인 것으로 나타나지만, PPP 환율을 적용한 한국 내 가격은 호주의 2.38배(100/42), 일본의 2.46배(100/40.6)로 나타나 한국과 다른 나라와의 가격 차이가 훨씬 커졌다.
한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면세점 가격을 조사한 4개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에센스 3종, 아이크림 4종, 컴팩트 파운데이션 3종, 립스틱 5종 총 15종의 평균 소비자가격(명목환율로 환산)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프랑스(109) > 이탈리아(104) > 한국(100) > 영국(84) 순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PPP 환율을 적용하여 소비자가격을 비교하면 한국의 면세점 가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100으로 보았을 때, 한국(100)> 이탈리아(78) > 프랑스(74) > 영국(57) 순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우 명목 환율을 적용한 소비자가격은 각각 한국의 1.09배 및 1.04배인 것으로 나타난 반면, PPP 환율을 적용한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한국이 프랑스의 1.35배(100/74), 호주의 1.28배(100/78)인 것으로 나타나, 면세점의 경우에도 시장 전체적인 물가수준을 고려하면 한국시장에서의 수입화장품 가격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 원산지 대비 국내 백화점 가격은 최대 2.31배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화장품 중 ‘에스티로더’, ‘키엘’, ‘크리니크’, ‘맥’ 등 미국이 원산지인 13개 제품의 경우 국내 백화점 판매가격이 미국 백화점 판매가격의 평균 1.51배 수준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크리니크’의 ‘더마 화이트 브라이트C 파우더’(컴팩트 파운데이션)는 미국에서 2만4701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5만7000원에 판매되어 현지 가격의 2.31배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티로더’의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에센스) 50ml,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아이’(아이크림) 15ml의 가격은 미국 대비 각각 1.65배, 1.63배 수준이었고, ‘맥’의 ‘매트 립스틱’(립스틱), ‘에스티로더’의 ‘더블웨어 스테이-인 플레이스 듀얼 이펙트 파우더 메이크업’(컴팩트 파운데이션), ‘크리니크’의 ‘이븐 베터 클리니컬 다크스팟 코렉터’(에센스) 30ml 또한 현지가격의 1.5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같이 미국산 화장품의 국내 가격이 미국 현지보다 평균 1.51배, 최대 2.31배에 달한다는 사실은 유통비용이나 수입관세 수준(에센스, 아이크림 6.5%, 컴팩트 파운데이션, 립스틱 5.3%)을 고려하더라도 수입업체나 유통업체가 가격을 과도하게 높게 책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 서울YWCA의 설명이다.
또한 프랑스가 원산지인 ‘샤넬’, ‘랑콤’, ‘시슬리’ 등 브랜드의 11개 제품의 경우도 국내 백화점 판매가격이 프랑스 백화점 판매가격보다 평균 1.2배 수준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시슬리’의 ‘휘또 뿌드르 꽁빡트’(컴팩트 파운데이션)는 국내에서 12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프랑스에서는 8만5122원에 판매되고 있어, 국내 가격이 프랑스의 1.41배 수준이었고, ‘시슬리’의 ‘아이앤립 컨투어크림’(아이크림) 또한 프랑스 현지 가격의 1.39배에 판매되고 있었다. 다만 립스틱의 경우 국내 가격이 프랑스보다 오히려 저렴한 제품(샤넬 루쥬 코코샤인, 크리스찬 디올 어딕트 립스틱)도 있었다. 유통채널별 가격은 백화점, 인터넷 쇼핑몰, 병행수입 매장, 면세점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4개 유통채널(백화점, 병행수입 매장, 인터넷쇼핑몰, 면세점)에서 공통적으로 판매되는 13개 제품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백화점 평균 판매가격은 인터넷 쇼핑몰 대비 평균 7%, 병행수입 업체 대비 17%, 면세점 대비 24% 비싼 것으로 조사되었고, 백화점 가격을 100으로 환산하면, 인터넷 쇼핑몰은 93.5, 병행수입 매장은 85.2, 면세점은 79.9가 된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13개 제품 중 9개의 경우 면세점에서 가장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샤넬’의 울트라 꼬렉시옹 토탈 아이리프트(아이크림)는 백화점 가격이 면세점 대비 34% 비싸고, ‘에스티로더’의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에센스)와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아이(아이크림)도 백화점 가격이 면세점 대비 33%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3개 중 4개 제품(비오템 화이트 디톡스 에센스, 비오템 디톡스 아이에센스, SK2 스킨 크림인 파운데이션, 크리스찬 디올 어딕트 립스틱)의 경우 최근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병행수입 매장에서 가장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한편 대한화장품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국내 화장품 시장의 매출액은 약 13조원 규모(소비자가격 기준)이고, 국산화장품과 수입화장품의 비율은 약 55 : 45인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4년간(2007년~2010년) 국산화장품의 시장점유율은 62%에서 55%로 감소한 반면, 수입화장품의 시장점유율은 38%에서 45%로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