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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오랜만에 찾아뵙는듯한 요다입니다. 다들 절 잊지 않으셨는지...
한국에 온지는 오래됐지만...정말, 글이 써지지 않아서..이제서야 이렇게 허둥지둥 올리네요.
제가 써놓고도 맘에 안들어서 수정하기를 몇번..요즘 계속 안좋은일들이 겹쳐서, 기분이 그렇네요.
기다려주신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합니다..그리고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실망시키는 일 없도록, 성실한 요다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당신한테 나...소중한 사람 맞죠?
‘아, 누나 미안해요! 신경쓰지 말아요!...그냥, 그냥...철 없는 새끼가! 철없이 지껄인 말이라고 생각해줘요!
정말정말, 신경 쓰지 않아도 되요! 난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는 한아이 누나 쫓아 댕기는 철없는 고딩 소중한이예요!헤헤’
‘왜 신경 쓰면 안되는거야?’
‘네? 아, 그야 물론. 저 같은 꼬맹이가 누나한테 그런다는게, 부담될 수도 있고...또..’
‘그게 이유야?’
‘...........오래보고 싶으니까요.’
‘뭐라고?’
‘............지금처럼 만이라도, 이렇게 얘기하고, 데려다주고, 가끔 같이 밥 먹어주고...영화 봐주고...놀아 주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니까요! 더 이상 바라면...누나가 부담스러워서, 이제부터 나 안본다고 할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그냥 이렇게 만족하려고 했는데...그래서, 절때 이런말 안하려고 했는데...'
'흠, 역시 생각하는 수준도 딱 고딩이구만.‘
‘미안해요. 나 이제 안..’
‘남자가 그렇게 욕심이 없냐. 겨우 보는 걸 로 만족해?. 손 잡고 싶고, 안아주고 싶고..막 그러진 않아?’
‘그..그거야.’
‘나만 그런거야? 나만 너 보면 설레는거야? 나만 너보면 손 잡고 싶고, 안고 싶고 그런거야?’
‘누나...’
‘오래보고 싶으면, 잡아야지. 멍청아. 옆에다가 꽉 잡아놓고, 봐야지...더 행복하지 않을까?’
띠링-띠링-띠링-띠링- 쾅쾅쾅쾅!
무작정 벨을 누르더니, 급기야 현관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막 침대에서 일어난 여자가 부스스한 표정으로 현관을 향한다.
무심결에 고갤 돌린 창밖은 아직 깜깜한데, 이 시간에 찾아 올 사람이 있을까 싶어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낀 여자가,
현관문 앞에서 주저하며 입술을 깨무는데.
“아이누나, 누나.”
익숙한 목소리에, 한숨을 돌리며 빠르게 현관문을 열자 정장을 입은 지친모습의 남자와, 그 남자에게 쓰러지듯 기대있는 남자.
그 남자의 팔에서 뚝뚝 떨어지는 피를 발견한 아이의 동공이 커지고,
“미안해요. 절때 여기오면 안된다고 그랬는데, 큰 병원 가기엔 상처가 너무 커서...”
“일단, 들어와 빨리.”
애써 떨리는 목소릴 자제하며, 급하게 구급통을 꺼내오는 아이.
“가한아, 넌 괜찮아?”
“네, 전 괜찮은데...중한이가..아, 걱정은 하지 말아요! 목숨에 지장 없어요! 그럼 전 이만! 가볼께요!”
말을 마치고, 다리를 쩔뚝이며 오피스텔을 나가는 가한.
“.......미안...해요....”
힘겹게만 들리는 중한의 목소리에, 시선을 중한에게 돌리자...피 묻은 얼굴로,
너무나도 지친 모습으로 아이를 올려다보며 미안하단 말만 중얼거리는 중한.
아이 역시 말없이 입술을 깨물며, 피 묻은 솜을 버리고, 붕대를 중한의 오른손에 칭칭 감아준다.
“....약속...또...못지켰어...미안..”
“됐어, 일인데 어쩌겠어.”
차갑게 내뱉는 아이의 말에, 시무룩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중한을 다시 눕히는 아이.
“피곤할꺼 아니야. 그냥 누워서 자. 내일 깨울테니까.”
말을 마치고는 구급상자를 들고 일어서는 아이의 손목을 낚아채 확 잡아당기는 중한.
쓰러지듯 중한의 품에 안긴 아이가 당황한 듯 일어나려 하지만, 아이의 허리를 더 세게 끌어당기는 중한.
“왜 이...”
“잠깐만, 잠깐만 누나. 5분만...1분만...30초만...”
말 끝을 흐리는 중한....거짓말 처럼 아이의 귓가에 새근새근 들리는 중한의 숨소리에, 피식 웃는 아이.
“또 다쳤잖아, 또 이쁜 얼굴에 흉 졌잖아...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그냥 평범한 남자면 좋겠어...
그게 그렇게 큰 바램이야 중한아? 내가 너무 많은걸 바라는거니?”
슬픈 표정을 지으며 중한의 머리카락을 쓸어주더니 이내 중한의 품에 고갤 묻는 아이.
#.다음날_
옆이 비었다는 허전함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아이.
“아악!”
“아악!”
불과 3cm 옆에 있던 중한의 얼굴을 보고 소릴 지르자, 같이 소릴 질러대는 중한.
“아, 소중한! 뭐야 너!!!”
“내가 뭐! 누나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잖아요! 어떤 여자가 일어날 때 수직으로 일어나요! 아...!”
오른쪽 팔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듯, 인상을 쓰자 당황한 아이가 중한에게 달려들고,
쪽- 가벼운 입맞춤과 함께 눈을 반달로 만들며 생그르 웃는 중한.
“안아프지롱.”
“미쳤지, 소중한?!!!”
“어? 대한민국...아니 세계최고 디자이너가 될! 한아이의 남편이 미친놈?! 에이, 너무 안 어울린다. 헤헤.”
장난스럽게 웃으며, 아이를 놀려대는 중한의 모습에 흥분한 아이가 중한에게 달려들지만,
왼쪽 손 한손만으로도 너무나도 쉽게 아이를 제어하는 중한.
“아, 누나 다음주죠? 패션쇼.”
“그래 이새끼야아...!!!!.가 아니라, 응. 요번주 토요일. 올꺼지?”
“.....네?”
“당연히 와야지, 내 첫 패션쇼....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함께 하는 내 패션쇼...와, 설렌다.”
왠만해선 중한의 앞 아니면 보기 힘든, 아이의 설렘 가득한 미소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예의 미소를 지으며,
아이를 향해 환하게 웃어보인다. 그런 중한의 모습을 봤지만, 이내 고갤 젓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아이.
“중한아.”
“응?”
“.........언제까지 할꺼야, 그일?”
진지해진 아이의 말에, 중한 역시 웃음을 거둔채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헤헤, 왜 그래요 또”
“나 이제 정말 못 보겠어, 너 매일 아픈거...어제처럼 칼, 총...뭐 이런거 때문에 니 몸 다치는 거,
걱정하는거...매일 마음 졸이는거, 이제 못하겠어. 너무 힘들어 중한아"
“.......요번일 만...요번만.”
“그 소리...몇년째 듣고 있는지 까먹을 정도야 소중한. 얼마나 더 들어야돼?”
“........누나.”
“너 나랑 언제 영화 봤는지 기억하니? 새내기 때 부터 지금까지 내 패션쇼 한번이라도 보러 온적 있어?
나 범죄자랑 사겨? 너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자그마치 3년이야,
나도 자랑하고 싶어, 이렇게 잘생긴 놈이 내 남자친구예요, 이렇게 잘난 놈이 내꺼예요.
친구들한테, 지나가는 사람들한테...다 알리고 싶다구.”
살짝 떨리는 아이의 어깨, 그런 아이를 말없이 뒤에서 안아주는 중한.
“미안해요, 매일 이런말 밖에 못해서 미안해, 나도...누나하고 하고 싶은거 정말 많은데,
해주고 싶은것도...해달라고 하고 싶은것도 너무 많은데, 혹시...내가 욕심내면 당신이 위험할까봐....
누나가 나 때문에 다치게 되면, 내가 누나를 지키지 못하게 되면...내가 날 용서하지 못할까봐...그게 두려워,
그게 무서워서 그래.”
“그냥...답답해서, 그래서 그랬어. 미안해..너 힘든거 생각 안해서.”
“............”
“소중한”
“응.”
“예나 지금이나 넌 나한텐 그 누구보다 최고야, 나한텐 그 어떤 남자보다 멋있고, 누구보다 빛나고,
그 누구보다 나한테 제일 소중한 사람이야...알지?”
아이의 말에, 말 없이 미소 지으며 아이를 좀더 세게 안아주는 중한.
#.한운무역회사_
화려한 고층빌딩, 그 안에 반듯한 양복 차림의 남자들이 중한과 가한이 지나가자 도미노 처럼 인사를 하고,
그런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은채 가장 꼭대기 층 “회장실” 이라는 문으로 불쑥 들어가는 중한과 그 뒤를 말없이 따라 들어가는 가한. 그리고 푹신한 소파에 기대앉아 고가의 시가를 태우던 한 중년남성이 두 사람을 쳐다본다.
“다쳤구나.”
“네.”
“계약은 또 너의 의도대로 되었느냐.”
“네, 하지만...”
“됐다. 나가보거라.”
차갑게 말을 끊고는, 앞에 있는 어항에 시가를 던져버리는 한운그룹의 최고 오너이자,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과 비밀리에 마약거래를 성사 시키며 돈거래를 하는 보스이자,
자신의 친아들 손에 감겨있는 피 묻은 붕대를 보고도 전형적인 거래의 성사여부만 묻는 중한의 친 아버지 소진한.
중한 역시 가벼운 인사와 함께 회장실을 나가버리고, 그 뒤를 가한이 따른다.
“가한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응급치료도 잘 마쳤고, 가볍게 스친것 뿐입니다.”
“그래.”
“그런건 직접 말하세요. 아저씨.”
작은 웃음, 가벼운 묵례와 함께 중한의 뒤를 따르는 가한.
“요번주 토요일에, 갈꺼야?”
“뭘? 아아아, 패션쇼?”
“응, 가지 않았으면 한다. 아니, 가지마 소중한. 위험해.”
“에비에비, 한가한 너 심하게 한가 한가보다? 날 어떻게 보구!”
“벼르고 있을꺼란 말이야, 그새끼들...그렇게 쉽게 물러나지 않을꺼..너도 잘 알잖아. 요번일...걔네한텐 기회라고”
생글생글 웃으며 가한에게 장난스레 말하지만, 가한의 표정은 풀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저희와의 거래를....무산시키시겠다..?’
‘아무리 어둠의 자식들이라지만, 당신들 같은 더러운 길바닥에서 생활하는 삼류 양아치들한테 물건을 내어줄만큼,
한운그룹의 수준이 낮지는 않다는걸 전하기 위해 나온것 뿐입니다. 그럼.’
‘후회하실텐데요.’
‘그건 니 생각이고.’
탕-
‘이...이 어린개새끼가, 감히 나한테...이 문태식한테....그딴...말을 지껄여?!’
‘눈 감고 쐈냐? 쏠라면 심장을 쏴야지 병신아. 팔뚝에는 스크래치 만들어도 한 개도 안 멋있거든.’
‘...........그 자신감이 얼마나 갈지, 기대하겠다 소중한.’
‘응. 굿바이 삼류 양아치.’
어젯밤일이 마음에 걸리는 듯, 계속해서 중한을 설득하지만 연신 생글생글 웃으며 고갤 젓는 중한.
“.......누나가 많이 기대하고 있으니까, 요번엔 안가면 안돼...더 이상 실망시키면 안돼, 항상 미안한 여자야,
그 여자가 또 실망시켜서...나 포기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자신없어...나 그러면, 정말 아무것도 자신없어.”
“소중한....”
“보고만 있어도 불안해 사라져 버릴까봐, 혹시 그 여자가 지쳐서 날 포기해 버릴까봐, 더 이상은 안돼 가한아.
나도 알아, 그 새끼들...요번 패션쇼에 올꺼야, 어쩌면...누나가 위험할지도 몰라. 그땐...너한테 맡길게.”
“병신, 니 여자를 니가 지켜야지. 왜 내가 지키냐.”
“만약에...아주아주, 만약에...내가 지킬수 없게되면...우리누나 좀 지켜줘 한가한.”
가한의 입가에 있던 옅은 미소가 사라지고, 중한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걸린다.
“만약에 말이야! 병신! 쫄기는...내가 우리 누나 두고 어디가겠냐!”
“나도 만약에 하는 말인데, 병신같이 굴면...”
“우리같은 조폭새끼들 언제 죽을지 모르는 거잖냐, 게다가 이 형님이 좀 유능해서 적들이 좀 많냐?
밖에만 나가도 한손에 총,칼 들고있는 까만 개미 새끼들이 벌떼 처럼 몰려들어서, 사랑해주고 싶어서 안달이잖냐...그러니까,
미리 부탁하는거야. 넌 나보단 덜 유명하니까. 킥.”
무언가를 말하려는 가한의 입에 과자 한개를 물려 주더니, 휘적휘적 자리를 뜨는 중한.
#.코엑스
내일이면 화려한 패션쇼가 진행될 무대에서 벌써부터 분주히 준비중인 사람들.
까만정장을 입은 중한이 한손엔 먹을것을, 한손엔 장미 한다발을 든채 코엑스에 들어가자,
몇몇 스텝들과 모델들이 넋을 잃고 중한을 쳐다보고, 두리번 거리며 누군가를 찾던 중한의 눈에 다른 사람은 쳐다보지도 않는,
진지한 모습으로 옷들과 모델들을 일일이 체크하는 아이의 모습이 보이자 환하게 웃으며 달려가는 중한.
사람들의 눈이 커지고, 그런 모습에서 아랑곳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아이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옆으로 다가는 중한.
아이가 당황한듯 고갤 돌리자,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살짝 고갤 돌려 아이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마춘다.
“꺄악!”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탄성에, 피식 웃는 중한. 아이역시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환하게 웃는다.
“뭐야, 이렇게 멋진 애인을 혼자 보려고 지금까지 숨겨뒀던거야?”
여기저기서 아이와 중한을 둘러싸자 말없이 생글생글 웃던 중한이 아이의 허리를 좀더 세게 감싸고,
짧은 만남도 잠시 새벽까지 이어지는 리허설을 끝까지 기다리며 말없이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새벽 3시가 돼서야 끝난 리허설. 피곤에 지친 아이를 업고 집으로 가는 중한.
“오늘 왠일이야, 일 하는데도 오구.”
“일 끝나서! 히히, 당분간은 또 놀수있지롱! 내일도 갈수있어요! 좋지?기쁘지?”
“응, 좋다. 완전 좋다. 오늘은...”
점점 작아지던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조용히 고갤 돌린 중한이 피식 웃는다.
작은 미소와 함께, 중한의 어깨에 고갤 묻고 새근새근 잠든 아이의 모습을 봤기에.
“누나, 이제 나 이거 안할래. 이젠...회장아버지한테 말하구, 그만 둘께요. 누나 패션쇼 끝나면, 패션쇼 선물로...멋있게 말할게.
그리고, 맨날맨날 놀러 다니자. 영화도 보고, 길거리 데이트도 하고, 바다도 가고, 산도 가고, 고등학교 이후로 못했던 것들...
내가 다해줄께요. 우리도 이젠 평범하게...그냥 그렇게, 사랑하자 누나. 응?”
대답없는 아이를 조금 더 탄탄하게 올려 업으며, 작게 중얼거리고는 한바퀴, 두바퀴, 세바퀴...아이를 업은채.
한없이 동네를 몇 시간 동안이고 계속 걷는다.
#.다음날 코엑스_
벌써부터 시끌시끌 노래소리로 정신이 없는 패션쇼 장.
가한의 연락으로 벌써 곳곳에 서있는 한운그룹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과 섞여서 눈에 띄고,가한의 등장에 살짝 묵례를 한다.
무대 뒤편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중에 유독 오늘따라 빛나는 듯한 아이의 모습에 미소 짓는 가한.
잠시후 화려한 레이저 쇼를 시작으로 패션쇼가 시작되고, 당당하게 워킹을 시작하는 모델들.
화려한 플래쉬 소리와, 각국의 사람들이 탄성을 내뱉으며 아이를 비롯한 다른 디자이너들을 칭찬한다.
만족스러운듯, 미소짓고 있던 아이가 중한을 찾기위해 두리번 거리지만, 중한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가한 역시, 이상하다는듯 중한에게 전화를 걸지만, 꺼져있는 전화기.
패션쇼는 어느덧 하이라이트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중, 입술을 꾸욱 깨물며 마지막 의상을 체크하는 아이.
마지막 모델을 마지막으로, 차례로 무대로 나가는 모델. 아이를 비롯한 다른 디자이너도 등장을 위해 준비를 한다.
화려한 플래쉬 소리와, 레이저 불빛 사이로 환하게 웃으며 걸어 나가는 아이.
가한을 비롯한 지인들이 한가득 꽃다발을 아이의 품에 안겨준다.
“중한이는...안왔어?”
“모르겠어요, 어디갔는지 연락이 안되네요.”
가한의 작은 속삭임에 말없이 입술을 깨물며 작게 고갤 끄덕이는 아이.
포토타임이 끝나고, 끝끝내 보이지 않는 중한의 모습에 슬픈 미소를 지어보이며 무대 뒤로 향하는 아이.
탕!!!!!!
갑자기 들려오는 총소리에, 비명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흩어지는 사람들. 소란스러워지는 패션쇼 장.
짧은 신음소리와 함께 아이의 동공이 커진다.
한운 그룹 사람들이 빠르게 무대위로 뛰어오르고, 가한 역시 빠르게 안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든다.
주륵_ 붉은 피가 패션쇼 무대 바닥에 흘러 떨어지고, 가한이 놀란듯 무대 위를 쳐다보다 이내 총을 툭 떨어뜨린다.
“하하하하하하하! 니 까짓 똥강아지가 호랑이 무서운줄 모르고 기어올랐던 댓가다!”
2일전, 중한이 마약 제의를 거절했던 회사의 사장 문태식이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총을 감싸쥐며 외치고,
“주...중한아...”
“누나 괜찮아? 헤헤, 나 처음부터 다 보고 있었어! 정말이야!”
“중한아!!!!!!!!!!!!!”
“아, 시끄럽다 누나야. 귀가 막 울려! 중한아, 중한아...중한아..”
아이를 뒤에서 감쌌던 중한이 살짝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자, 중한의 정장에 번진 피를 발견한 아이가 눈물을 떨구고,
우르르르_ 한운그룹 소속의 까만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잔뜩 들어오고,
구석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두손을 든채 쳐밖혀 있던 사람들중 다수가 뛰어나와 한운그룹 사람들과 대치한다.
그런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듯, 눈물 가득한 눈으로 중한의 등에 손을 대는 아이. 아이의 손에 피가 묻어나오고,
그런 아이의 손을 자신의 옷에 닦아내는 중한.
“헤헤, 한 개도 안 아파. 정말이야, 등이니까. 저 총도 제대로 못쏘는 멍충이가 심장도 아닌 등을!!!
그것도 왼쪽도 아닌 오른쪽을 쐈으니까, 정말 쪼오금 아프긴한데, 병원가서 치료받으면 되요, 울지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어 보이며,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는 중한.
엉겨붙어있는 한운그룹 사람들과, 문태식의 조폭들을 뒤로 한 채 중한을 부축하며 무대 뒤로 향하는 아이.
탕!
다시 한번 울리는 총소리, 중한의 동공이 커지는가 싶더니, 아이의 오른쪽 손을 타고 흐르는 붉은 피가 하얀 무대위로 흐른다.
다행히 깊게 밖히지 않고 살짝 스친듯 하지만,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 아이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중한의 눈빛이 변하더니, 천천히 그러나 빠르게 뒤를 돔과 동시에,
탕!탕! 주머니 안쪽에서 꺼낸 총으로 정확히 문태식의 손과 왼쪽 가슴 즉 심장을 향해 쏜다.
그 자리에서 쓰러진 태식이 바닥에 꿈틀 거리고, 천천히 무대에서 내려와 태식에 다가는 중한.
퍽! 발로 태식의 머리를 차버린다. 뭔가에 홀린듯 자꾸 피에 젖어가는 옷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미친듯이 태식에게 발길질을 해대는 중한, 그사이 가한이 재빨리 무대위로 올라가 아이를 뒤쪽으로 데려가려는데,
“중한이...나 말고, 중한이...가한아. 피 많이 나잖아..., 어떻게..우리 중한이. 싸우지 말라 그래..응?
빨리 병원 데려가...가한아! 응? 저렇게 피 많이 흐르면 중한이 죽는단 말이야!!!”
탕!
가한의 손을 뿌리치고 뒤를 돈 아이의 시선에 보인건, 가려져 있는 태식 그리고 중한의 뒷모습.
태식의 밑에 있던 부하들을 모두 처리한 한운그룹 사람들이 길을 터주자, 비틀거리며 중한에게 달려가는 아이.
털썩_ 순간 아이의 발걸음이 멈추고, 무너진 중한의 뒷모습에 급하게 중한에게 달려간다.
쏟아지는 눈물을 꾹 참으며, 종한에게 가까이 가자, 힘겹게 벽에 기대 앉는 중한이 아이를 보며 살짝 웃는다.
“중한..”
아이가 미처 부르기도 전에, 아이를 잡아당겨 자신의 품에 감싸는 중한.
중한의 향수냄새와 땀냄새, 그리고 피비린내가 아이의 후각을 자극하자,
황급히 고갤 들려하지만 말없이 한손으로 아이를 감싼채, 무언가를 찾다가...
탕!
다시 한번의 총소리에 아이가 황급히 고갤들자, 손에 들고있던 총을 힘없이 떨어뜨리는 중한.
“난 이 여자가 모기한테 물리는것만 봐도 그 모기새끼 날개를 떼어버리는 새끼거든...
나한텐 하느님 보다 소중한 사람이야, 감히...감히...니 까짓게, 건드릴수 있는...그런 사람이 아니란 말이야. 개새끼야...”
중한의 목소리에 고갤 든 아이가 축 늘어진 태식의 모습이 보이기도 전에 아이의 얼굴을 자신쪽으로 돌리는 중한의 모습에 참았던 눈물이 또 다시 흘러 내리고, 자신이 손에 묻어나오는 피에 어쩔줄 몰라한다.
“어떻게..피나..응? 일어나, 빨리 일어나...중한아..병원가자..흑, 중한아...어떻게...흑..너....”
“나 괜찮아, 정말이야. 누나도 피나잖아. 총 맞았잖아 괜찮아?”
“니가 내 걱정 할때야?!..., 흑..어떻게...어떻게..많이.....위험하잖아...너 죽으면...흐윽, 너...정말...”
“가까운데서 쏘니까, 좀...명중률이 높아지긴 하더라. 울지마, 패션쇼 잘 했는데...미안해..이래서...이래서 안 오려고 했는데,
끝까지 나타나지 말껄...그냥 뒤에서 지켜볼껄..괜히 욕심부려서...미안해 누나. 내가 망쳐서...”
“병신아! 그게 문제야 지금?! 가한아!!!”
아이의 부름에 가한이 재빨리 달려와, 중한을 부축하고, 그런 가한의 손길을 뿌리치는 중한.
“새끼야, 모양 안나게 내 발로 갈꺼야. 차에 시동 걸어놨지?”
애써 웃으며, 아이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일어나다가, 이내 다시 그 자리에 무너져버린다.
“중한아!!!”
“아, 힘이 없다. 밥을 안먹고 와서 그런가, 조금만....조금만 쉬었다 가자, 응? 누나..조금만....”
아이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며, 힘없이 중얼거리는 중한을 보고는 한걸음 물러나는 가한.
“곧 119 올꺼야, 그때까지만 기다려 소중한, 눈 딱 부릅뜨고, 누나랑 기다리고 있어.”
애써 떨리는 목소리를 자제하며, 냉정하게 말하는 가한을 보며 작게 웃으며 말없이 고갤 끄덕이는 중한.
“누나 괜찮아? 피 많이 난다..미안해, 정말 미안해 누나.”
이미, 자신의 하얀 와이셔츠 가득 번진 피는 보이지도 않는지 계속해서 아이의 오른쪽 팔만 걱정하는 중한의 모습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원망스레 자신의 어깨에 기대있는 중한을 내려다보는 아이.
“말 하지마 이제, 말하지마...자꾸 피나잖아. 멍청아. 병원가서 치료받고, 푹 쉬고 내일 얘기하자. 정말 중요한 얘기야,
패션쇼 끝나면...꼭 얘기하려고, 정말 오래 기다렸으니까...빨리 다 낫고, 나한테 혼나고, 난 다음에....중한아..?”
떨리는 목소리로 아무말 없는 중한의 어깨를 흔들며 다급하게 중한을 부르는 아이.
“다 듣구있어, 나 이제, 이 일 안할게...그러니까, 패션쇼 끝나면...같이 영화도....보러가고.....산...도 가고...또...
하, 이거 꽤 힘드네...영화 같은데서 보면..자기 할말 다하고...멋있게 죽던데...난 그게 잘 안돼네....누..”
삐용삐용- 다급히 들어온 구급요원이 중한을 실고 나감에도 불구하고, 꽉 잡은 아이의 손을 놓지않는 중한.
#.구급차 안_
“중한씨, 소중한씨! 의식 차리시구요! 저, 아니...여자분 쳐다보세요! 조금만 참으세요!”
흐르는 피를 거즈로 틀어막지만, 이미 너무 많은 양의 피를 흘린터라 다급히 수혈 준비를 하는 구급요원들.
입에 대고 있던 산소흡기를 빼고는, 아이를 쳐다보며 힘겹게 입술을 움직이는 중한. 아이가 중한에게 가까이 가져자가,
아주아주 작게...간간히 끊기지만, 분명히 아이에게 속삭이는 중한.
“나.....당신....한테...소중한........사람....맞...지?”
“응...흑, 소중한...넌 나한테 가장 소중한 사람이야,, 흐윽...예전에도...지금도...앞으로도...흑...넌...나한테...제일 소중한 사람이야....그러니까....”
“...응....나도.......”
툭_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중한아!!!! 중한아!!!!!!!!!!!”
“씨발, 중한아!!!! 소중한!!!!!”
#.2년뒤_
2년전, 그 자리...똑같은 무대. 화려한 클라이막스와 함께 등장하는 한 멋진 여자.
화려한 플래쉬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무대 정중에서자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꽃다발을 전해주고,
인터뷰를 하기 위해 몰려든 기자들이 여자에게 마이크를 전해주자,
“안녕하세요, 한아이입니다. 오늘 제 첫 단독 패션쇼 <소중한 사람을 위한> 에 와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첫 단독 패션쇼를 마치신 소감이 어떤가요?!”
“많이 설레고, 흥분될줄 알았는데...그것보단, 많이...그립네요.”
“예? 아, 네. 첫 패션쇼 컨셉이 ‘소중한 사람을 위한’ 인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한 남성 기자의 말에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살짝 웃으며 입을 여는 아이.
“저한테 가장 소중했던...아니, 지금도 가장 소중한 사람을 위한...패션쇼니까요.”
“소중한 사람이요? 아, 죄송하지만....2년전...”
“네, 그 사람....제겐 세상에서 가장 멋있고, 가장 빛나고, 가장 소중한....그 사람이요.”
잠시동안, 카메라 플래쉬도 멈춘채 조용해진 패션쇼 장.
“하늘에서 보고 있겠죠, 전 처럼 바쁘지 않은 사람이니까...이제부턴 항상 하늘에서 지켜봐주겠죠.”
니가 내 옆에서 사라진 날, 가한이가 줬던 꽃다발 속에 니가 준 쪽지 “당신은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예요.”
그리고, 몇일 지나지 않아 나조차도 기억하고 있지 못했던 2000일 배달 된 꽃다발 속에 있는 반지를 보고,
몇 일 동안은 아무것도 할수 없었어. 그리워서, 보고싶어서...미칠것 같아서....죽어보려고 했는데,
그때마다 니 얼굴이 떠올라서 한참을 머뭇거렸어.내가 죽으면, 널 기억하지 못하니까...널 그리워 하지도 못하니까.
잊지 말아줄래? 한순간도...널 사랑하지 않은적이 없었단걸, 항상 미안하다고 했던건 너였지만.
오히려 미안했던건 너에게 해줄수 있는건 약을 발라주고, 붕대를 감아주며 틱틱 대는것 밖에 못했던 나였단걸.
기억해줘 처음부터 끝까지....널 만나고, 널 잃은...아니, 평생동안.... 넌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단걸,
‘주...중한 형님이 여기까지 왠일이십니까.’
‘이 나이트 폭발 시켜버리기 전에 당장 여깄는 남자새끼들 다 끌어내고, 음악 끄고, 조명 전부 다 켜.’
‘예...예?’
‘눈깔 있으면, 안 보여? 지금 딴 새끼들이 내 여자한테 10cm 보다 더 가깝게 달라붙어있잖아.’
‘누나, 중한이는요, 누나 보고 있으면 막 그냥 기분이 좋대요. 누나 우는거 보면, 막 그냥 마음이 아프대요.
그 무뚝뚝한 새끼가, 그 표현이 서투른 새끼가...고등학교 3학년때...누나생일 파티 해주겠다고, 야자 빼먹다가,
학주한테 야자 끝날 때 까지 4시간인가 아무말없이 개패듯 맞고, 새벽까지 강당에다가 준비하면서 한 말이었어요.’
죽이지말지.....ㅠㅠㅠㅠ역시 요다랍니다님 소설 진짜 잘써요!!!
To.고딩대지님 : 와와, 대지님 반가워요! 어흑, 역시 죽이지 말껄 그랬나요ㅜ_ㅜ 애매한 분위기는 별로 안좋아....하는...터이기도 하지만, 이소설을 쓸때, 심리 상태가 그자디 좋지않아서...ㅜㅜ 중한이를 희생시키고 말았답니다. 항상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 대지님!! 항상 감ㅅㅏ하고싶답니다ㅜㅜ ♥항상늘사랑합니다.
꺄아아아앜!!!!!!!!언니 요번편도 대박이에요...ㅠㅠ 긍데..중한이 죽이지 말지.ㅠㅠㅠ 불쌍한 중한이...으어억...아이두 불쌍하구 진짜...왼쪽에 안맞앗대서 사는구나!!!햇는뎅.ㅠㅠ 난 이래서 해피가 더 죠아아아아요.ㅠㅠㅠ너무 슬퍼요..ㅠㅠ 너무 늦게 읽어서 죄송하구요~ 다음소설도 언넝 읽으러 가야겟어요.ㅎㅎㅎ
To.숑이양 : 와와, 오랜만이야! 바쁘단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몰아서 읽어주다니..ㅜㅜ 고맙다아..ㅜㅜ 빨리 너두 컴백하렴! 왼쪽에 맞을때만 해도...살릴생각이었는데 말이지..어쩌다가, 얘가 이렇게 되버렸네..아흑, 암튼 이렇게 읽어줘서 고마우이ㅎㅎ완전 고마워! ♥항상늘사랑합니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감동이에요~~
To.안녕님 : 안녕하세요! 오랜만외 뵙는듯해요>_< 저만의 착각인가요?ㅜㅜ 제기억력이 안좋아서 그랬다면 죄송해요! 암튼간에 이렇게 뵈니 반가워요!ㅎㅎ 감동있게 보셨다니, 저역시 내심 뿌듯해 하고 있답니다. 너무 억지스럽고, 에매한 내용아닌가 싶어서..히히, 앞으로도 훅훅 열심히 봐주세요^-^♥항상늘사랑합니다.
ㅠㅠㅠㅠㅠ 와 조회수가 쩔어서 봤는데 ㅠㅠㅠ 정말 대단하셔요 ㅠㅠ
To.나나나뿡님 : 앗, 처음뵙는 분같은데, 칭찬...부끄럽습니다. 나나님이야 말로, 이렇게 읽어주셔서 감사하죠^-^, 부족한 소설 보고, 이렇게 코멘까지 달아주시다니...저야말로 말로 표현할수 없을만큼 감동이랍니다! 부디, 요번 소설만 아니라 다음 소설에서도 뵐수 있길 바라며...살짝쿵 감사인사드립니다! ♥앞으로도쭉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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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허허허, 역시 구름님은 감수성이 풍부하신듯..ㅠ_ㅠ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