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Blanchette-Ebert, left and Kurt Blanchette-
Ebert smile as they get their $50-million cheque
Tuesday.
(CBC)
Lottery 당첨자 기사가 `영어와 캐나다 이야기' 코너보다는 가벼운 화제로 더 적합할 것 같아 오랜만에 `자유게시판' 방으로 옮겨 왔습니다.
밴쿠버 사상 최고액 jackpot prize 당첨자가 지난 주에 나왔어요. Lotto Max (예전 Super 7) 상한 50 밀리언이니까 5천만불, 한국 돈으로 6백억원 가까운 액수인가요? 밴쿠버 사람들은 복권 당첨 결과가 나올 때마다 늘 불만이 많았습니다. 인구가 많거나 돈이 많은 Ontario, Quebec, Prairies (캐나다 서부 평원 지대의 3개 주 Alberta, Saskachewan, Manitoba) 에서 거의 다 가져가서...
몇주 전에 6.49 당첨자가 메트로 밴쿠버 소도시에서 나오더니 이번에 이렇게 큰 잭팟이 또 밴쿠버 중심지에서 터짐으로써 그런 불만이 당분간 없어지게 됐지요. 그런데 오늘 신문에 보니 이 50 밀 잭팟 행운의 주인공이 gay 네요. 우리에게는 이 사실이 제일 먼저 눈에 띠는데 가게 손님들 반응을 보면 그걸 화제로 삼지는 않더군요. 그런 점에서 역시 캐나다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지난 주말 잭팟 추첨 직후 신문에 해당 티켓이 팔린 지역 이름만 났을 때는 unfair 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밴쿠버에서도 부촌으로 유명한 태평양변의 아름다운 beach 가 있는 동네, 킷실라노 Kitsilano 였거든요. 이곳에 사는 사람이라면 이미 부자일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이었지요. 그렇지만 오늘 claim (당첨액 청구) 하는 시점에서 나온 자세한 내용의 기사를 보니 그들은 우리와 똑같은 가난한 이민자들이었습니다. 일을 그 동네에서 한 것뿐 집도 없는...
복권을 산 Kurt (62) 라는 사람은 독일 출생으로 1964 년, 46년 전이니까 16살 때 이민을 온 1.5세대군요. 그는 파트너인 Calude (52, upholsterer, 가구 쿳션 제작공) 를 80년, 32 살 때 에드먼튼의 한 호텔에서 요리사 (chef, 셰프) 로 일할 당시 만나 86년 함께 밴쿠버로 이주, 다음 달 결혼(?) 30주년 기념일 (30th anniversary) 을 맞는다고 합니다. 자축 선물로 중고차 (used car 또는 second-hand car) 를 사려고 했다는 데 횡재를 한 거지요.
두 사람은 당첨 수표 (winning cheque) 를 받기도 전 이미 월요일에 모두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고 (quit their jobs) 하네요. 예의 부촌에 있는 `쇼-팡' 이라는 프랑스 스타일의 조그만 bakery 에서 pastry 를 만든 Kurt 와 함께 일했던 Deborah 는 그에 대해 최고의 찬사를 보냈습니다.
"늘 농담으로 동료들을 즐겁게 했던 nice quy 였다. 그보다 더 좋은 사람에게 거액 복권 당첨의 행운이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He was always joking around with the other employees and the lottery win couldn't have happened to a nicer guy.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도 말했어요. 아마도 Kurt 가 당첨금 일부로 그녀 몫의 빵집을 하나 차려줄지도 모르겠습니다.
He really deserves to win all that money.
그는 정말로 그 돈을 받을 자격이 있다.
deserve (좋은 의미로 `~를 충분히 받을 만하다' 또는 나쁜 의미로 `~를 받아야 싸다') 라는 단어에 대해 어제 얘기를 했었는데 오늘 이렇게 금방 다시 보게 되네요. 그래서 공부를 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나봅니다. 하하...
당첨금으로 집을 사고, 중고차가 아닌 새 차 들을 사고, Monaco 같은 곳으로 지난 30년 동안 (이민자로서 일만 하느라) 한 번도 함께 가지 못했던 최초의 `부부' 휴가를 가고 나머지 돈은 금융 전문가에게 의뢰, 은행 상품에 투자해 그 이자로 여생을 편하게 살겠다는 Kurt 는 복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철학적으로 (philosophically) 말했네요.
If you think you might get rich with lottery tickets, think again. It's luck and good Karma.
만약 복권으로 부자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생각을 다시 하라. 그것은 (단지) 운이며 인과응보의 법칙이다.
Karma (카알마) 란 불교 용어인데 여기 사람들이 아주 즐겨 쓰는 말입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 선행은 좋은 일로 악행은 나쁜 일로 결국 돌아온다' ( Good will be returned with good; evil with evil.) 라는 가르침인데 전생이나 윤회와 맥락이 닿는 믿음입니다.
거액을 거저 얻게 된 Kurt 는 그것이 꼭 거저 얻은 것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요.
If good or evil befall you, it is because of something you did in this or a previous lifetime.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당신에게 갑자기 생긴다면 그것은 현생 또는 전생에 당신이 한 어떤 일 때문이다.
그럴 듯한 말이지요? 그러나 Kurt 가 독일인이 아니고 유태인 (Jew) 이었다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Karma 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나 무고한 사람들이 (나찌에게 학살당한 유태인, 노예, 기타 범죄 희생자 들처럼) 당하는 `악'도 이유가 없지 않다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deserve it) 보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하니까요.
They deserved it for evil they must have done in the past.
그들은 전생에 반드시 범했을 악행의 댓가로 그 악을 받은 것이다.
논란이 없을 수 없는 Karma 사상에 대한 얘기는 이 정도로 하고, Kurt 가 어쨌든 중독된 도박꾼 (addicted gambler) 는 아니어서 가끔 한 번씩 복권을 산 사람이었고 직장에서도 좋은 사람이었다고 하니 될 사람이 되었다고 믿어도 되겠습니다. Deborah 를 비롯한 동료들에게도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하네요.
요즘은 한국에서도 그렇게 하는 회사원들이 많을 것 같은데 여기는 jackpot 이 클 경우 대개 자기 자신만의 것을 사는 동시에 동료들끼리 몇불씩 내 단체 복권 (group tkcet) 을 별도로 또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해서 당첨돼 부자가 된 시간당 임금 8~10불 노동자들이 실제로 많고요. 몇년 전 밴쿠버에서 1시간쯤 떨어진 Mission 이란 도시의 Tim Hortons 에서는 단체로 거액이 당첨되는 행운을 얻었는데 이 복권을 사는 데 끼지 못한 몇명의 직원들이 송사 (sue) 를 벌인 일도 있었지요. 휴가 등 피치 못할 이유로 못 사게 됐다나 어쨌다나...
복권을 잘 사지 않는 저로서는 요즘 지척에서 이렇게 잭팟이 잇달아 터지다보니 지나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도박이란 가끔 재미삼아 해볼 만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당첨의 꿈이 전혀 실현 불가능하진 않은 것이라는 걸 실감하고 있으니까요.
It could happen to you.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Karma 를 기억해야겠지요?
인과응보의 도덕률... 착하게 살아야 이번 생에서, 아니면 늦어도 윤회의 삶에서는 복을 받을 수 있으려니...
첫댓글 저녁 영어클리스에서도 2불씩 거둬서 단체권을 구입했었는데 10불짜리 하나가 당첨되었었네요.
그리고 5천만불이면 6000억원이 아니고 약 600억원 정도네요.
하하... 그렇네요. 억 단위가 되면 계산이 안되는 사람이라서... 바로 고쳤습니다. 영어 공부 열심히 하시는군요. 조깅도 하시는 분이니 이제 job 만 잡으면 저하고 같아지겠습니다. 세 가지 work 하기를 좋아하는... Oakville 소식 잘 읽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누가 50밀리언 당첨되었나 싶었는데, 벤쿠버 사람에게 돌아갔군요. 근데 50밀리언 당첨이 되었는데 왜 그 다음날 16밀리언이 나오는거죠? 맥시는 5밀리언부터 시작 아닌가요? 제가 복권의 룰을 아직 잘 모릅니다. 근데 캐나다는 로또 당첨된 사람의 개인신상정보를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옛날부터 했었습니다. 1등이 당첨되어서 좋겠지만, 그 사람들 신상이 위험해질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사진이랑, 풀 이름이랑, 어디 사는곳까지... 위험할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내요.
leftover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상보다 복권이 더 많이 팔려 돈이 남은 거지요. BC49 을 제외한 lottery jackpot prize 는 fixed 가 아니라 estimated 액수인데, Lotto Max 상한 잭팟의 경우 더 팔렸더라도 더 주진 않아요. 그래서 남게 되는 것이고, 또 이 복권에는 잭팟 외에 보너스 1 Million 당첨도 있지만 평균 30% 정도만 당첨자가 나와 돈이 더 쌓이게 돼요. 이번 경우 9명이 1 Mil 을 받을 수 있었는데 3명밖에 당첨이 되지 않았지요. 다음 잭팟을 키우기 위해 이러는 걸로 추측이 됩니다. 6.49 의 경우는 판 돈을 거의 다 쓰기 때문에 다음 잭팟이 3.5 Mil 기본이거나 4 Mil 이 되고요.
거액 잭팟 당첨자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는 건 참 의문스럽지요. 캐나다 각 주와 연합 주 Lottery Corporation (복권공사) 들의 규정이 그래서 그렇습니다. 당첨자가 신원을 공개해도 된다는 서명을 해야만 돈이 지급되도록 돼 있는 거지요. 이는 복권 게임의 진실성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공사들의 입장... 당신의 평범한 이웃이 당첨돼 큰 돈을 진짜로 탔다는 걸 알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믿고 복권을 더 많이 사도록 하는 거지요.
Names and photographs of major lottery winners are publicized to protect the integrity of the games - it verifies that prizes are won and shows that winners come from every walk of life.
미국은 주별로 다른데 Ohio 는 비밀로 할 수 있더군요. 대신 캐나다도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이번 밴쿠버 당첨자 경우 역시 어디 사는 건 나와 있지 않고, 이미 그만둔 bakery 이름과 주소만 알려졌지요. 그렇더라도 이름과 사진이 신문에 인쇄돼 여전히 위험하긴 한데... 공사측에서는 자기들 필요에 의해 공개만 할 뿐 그에 따른 문제 발생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을 것이므로 당첨자 본인 부담으로 사설 경호원을 일시적으로 고용하든지 해야 하지 않을까... 거액 복권 당첨자 피습 사례가 없지는 않은데 많지도 않은 듯해요. 현금을 집에 두지 않거니와 얼굴이 공개된 것이 오히려 `안전판' 역할을 해서 그렇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게이 커플 복권 당첨금 사상 아마도 최고액... 우리 손님 중에도 한 커플이 있는데 남자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더군요. 엄마 역할을 하는 듯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주 가늘고 행동도 여성적... 담배는 피우고요. 어제 손님 가운데 딱 한 사람이 복권에 당첨된 게이 커플에 대해 냉소적인 코멘트를 했는데 `허즈번드 앤 허즈번드?' 하면서 고개를 젓더군요. 그래도 캐나다는 다문화 수용, `똘레랑스' 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지역이름이랑 풀 네임을 공개하면 주소를 공개하는거랑 거의 똑같지요. 특히나 한국처럼 김,이,박가가 많은것도 아니고 워낙 유닉한 성을 가지고 있는 캐나다 사람들이라 화이트 페이지에 찾으면 짠~ 어찌되었건, 저도 돈벼락 맞아서 개인 신상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음 좋겠내요. ㅋㅋㅋㅋ 저도 이번주에 로또 맥스 한번 사야겠습니다. ^^*
네... 행운이 깃드시기를 빕니다.
위에 지식님 말씀처럼, 캐나다가 게이를 인정하는 사회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어서 그냥 그런가보다했는데 당첨자 얼굴과 신분을 공개한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습니다. Blueberry님의 자세한 설명으로 이해는 됐지만, 한국과는 참 다른 분위기라는 사실이 새삼 느껴지는군요. 좀 딴 얘길 수도 있지만 심지어는 범죄자의 얼굴도 피해자 가족에게조차 공개를 안한다고 하니...참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제 나름대로 해석하기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여기가 그만큼 (최소한 복권 당첨자에 관한 한) 안전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선전 효과 때문... 어떤 사람이라도 (every walk of life - 필부필부, 각계각층) 당첨될 수 있다는 걸 직접 눈으로 볼 때마다 복권을 사고 싶은 충동이 커지거든요. 한 가지 해석을 더 추가하자면, 이름과 얼굴을 만천하에 알림으로써 기부를 유도하는 겁니다. 기부가 필요한 단체들의 접근을 쉽게... 공짜 수입의 사회 환원을 강제하는 셈이지요.
저는 항상 매사에 착한 울 남편님을 꼭꼭 붙잡고 있어야 하겠습니다.ㅎㅎ 저는 복권과 친하지 않지만,울 남편님은 친하거든요.ㅎㅎ
You sound like Lady Luck is at your side. Just give it a 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