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전환하기
임 미 옥(霽月)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더니, 분꽃이파리처럼 넓죽한 눈송이가 날리기 시작하던 처음엔 어린아이처럼 설렜었다. 그러나 동전만한눈발들이 몇 시간째 쉬지 않고 퍼붓자 눈은 더 이상 낭만이 아니고, 불편하게만 느껴진다. 저단 기어로 거북이걸음 운전을 하면서 집을 나섰다. 그날 아침 컨디션은, 미리 내린 눈이 쌓이기 전에 녹아서 질척거리는 구죽주한 이면도로 같았다.
조수석에 자주색반달모양의 작은 가방이 덩그마니 있다. 통영을 여행 하던 중에 그 곳 특산품인 이 누비가방을 만났는데, 값도 저렴하고 모양과 소재가 마음에 들어 구입했다. 신호대기하면서 생각한다. 오늘은 혼자 갤러리를 종일 지켜야 하니까 이 가방을 들고 나오길 잘한 일이라고. 가방이란 건 잠시 자리를 뜨거나, 손님에게 작품설명을 하다 관리 소홀로 혹시 분실될 수 있잖은가. 지퍼가 고장 났을 적엔 가방을 산 가격의 돈을 들여 수리해서 다시 몇 년간 사용했으니 남의 손을 타도 크게 아깝지 않을 만큼 세월이 갔다.
푸른솔문학 봄호 예약합다.
(1월 30일까지 수정 부탁합니다.)
첫댓글 잘, 알겠습니다 교수님. 부실한글 올려 주신다니 영광이옵니다.
수정하여 교수님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