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00세대 공급 “사실상 일산재건축 직격탄”
대곡역세권 신규택지 지정 여파 – 재건축
1기신도시 있는 지자체 중 유일
기준용적률 낮은 데다 공급폭탄
공들인 동의율 낮아질까 우려
[고양신문] 국토부가 대곡역세권을 신규택지로 정해 9400세대를 공급하는 것이 일산 재건축에도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에 시동을 거는 1기신도시가 있는 5개 지자체 중 유일하게 고양시에만 정부가 이번에 신규택지를 지정했다.
일산신도시 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기준용적률이 아파트 300%, 주상복합 360%, 연립주택 170%다. 반면 분당의 기준용적률은 아파트 326%, 연립주택 250%로 일산에 비해 대체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집값 상승률 등을 감안했을 때 분당에 비해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는데다 일산 재건축의 기준용적률마저 낮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국토부가 대곡역세권에 9400세대의 신규주택을 공급하게 되면 일산 재건축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재건축 사업성은 주변에 주택공급이 늘수록 안 좋아지는 데,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이다. 재건축 추진 주민들로부터 ‘공급이 부족해야 재건축이 되는데 주택공급이 지속되면 구축 아파트는 슬럼화밖에 안 된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온다.
일산의 연립주택 재건축 기준용적률이 170%로 발표된 것에 대해 불만을 표현한 플래카드.
일산의 한 아파트단지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사실상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그렇다고 이달 말 선도지구 지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대놓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쉽지 않다. 애써 높여놓은 재건축 동의율이 이번 정부 발표로 흔들릴까봐 우려된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한 주민은 “계획대로 진행된다하더라도 재건축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7~8년을 기다려야 하는데다 수억원의 추가분담금을 부담하면서 재건축에 동의하느니 차라리 신축아파트로 이사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국토부가 발표한 신규택지지구의 분양시점에 주목하기도 한다. 재건축 분양시점과 비교해 먼저 분양이 이뤄지거나 비슷한 시기에 분양이 이뤄질 경우 재건축 시장의 위축을 예상했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정부는 대곡역세권에 짓는 신규주택의 첫분양 시점을 2029년으로 발표했다. 그렇다면 아무리 빨라도 7~8년이 걸리는 재건축 분양보다 먼저 이뤄질 공산이 크다. 대곡역세권의 9400세대 신규주택은 일산 재건축의 확실한 대체제가 된다”면서 재건축 시장의 위축을 예상했다.
한편 일부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 중에서 정부의 대곡역세권에 대한 신규택지 발표를 대수롭잖게 여기는 곳도 있다. 백석동에서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는 한 추진위원장은 “신규로 주택이 들어서는 곳이 화정지구 인근에 있어 일산과는 동떨어져 있다. 또한 장기전세 등 임대가 많을 것으로 보여 이번에 발표된 신규택지계획이 재건축에 직접적인 타격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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