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正見] (372) 통째로 비어 있는 삶
"마음도 이사해봅시다"
생각, 감정, 느낌(오온)은 스스로 실재하지 않는 것이기에 삶은 본래부터 텅 비어있다. /셔터스톡
삶은 통째로 텅 비어있건만 우리들은 삶이 복잡한 일로 꽉 차있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잘 정견해보세요. 그 어떤 일이라도 다 손안의 물처럼 사라져버리고 말지 않았나요?
다만 빛바랜 사진처럼 희미한 기억으로나 남아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기억이란게 뭡니까?
생각, 감정, 느낌들이 어울려 만들어낸 이미지와 상념, 조각난 생각들 아닌가요? 치매한방에 다 사라질 것들이 스스로 실재합니까?
결국 다 내가 못 잊어하거나 뭔가 불만족이 있기에 만들어낸 환상들일 뿐입니다.
과거나 미래의 실상은 텅 빈 마음속에 어떤 선들을 긋고 그 안에 스스로 들어가서 갇혀버린 생각과 감정의 감옥이 아닙니까? 그때 넌(난) 그러지 말아야 했어!
이 짓 열심히 하느라 우린 지금까지 살아있는 눈앞의 진리에 어둡지 않았습니까?
또 미래란 아직 오지 않은 불확실한 것에 대해 걱정 근심하면서 미리 가슴 졸이고 삶을 무거워하는 습관으로 가득 찬 마음 속 상황아닙니까? 하지만 이런 어둠의 집을 짓는 자의 정체란 결국 내 생각, 감정, 느낌이 난리법석 친게 아니던가요?
참나는 이런 오온활동(식스존)이란 환영현상을 있게하는 본질이 아닙니까? 그래서 금강경은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세상일이란 전부 꿈, 환영같다)]라고 하면서 현상에 넋을 빼앗기지 말고 늘 본질(생명의식)로 깨어있으라고 합니다.
왜냐면 모든 생각, 감정, 느낌(오온)은 공할뿐 스스로 실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온은 스스로 실재하지 않는 것이기에 삶은 본래부터 텅 비어있습니다. 하지만 텅 비어있다는 말도 분별심으로 본 것이니 반대로 본다면 다른 무엇(생명의식)으로 충만하게 꽉 차있다는 말입니다. 그것을 부처, 하나님, 생명이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제 우리는 과거의 중생 삶을 접고 존재의 중심을 부처의 삶으로 이사해야 합니다. 몸만 이사다니지 말고 마음도 한번 지옥에서 천국(피안)으로 이사해봅시다.
그럴려면 오온의 공성(空性)에 늘 활짝 밝게 깨어있어야 합니다. 깨어있다는 것은 삶이 통째로 텅 비어있는 생명과 의식이 충만한 초공간임을 항상 본다는 말입니다.
글 | 김연수 한양특허 대표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