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택시기사·동거녀 살인, 거주지 5㎞ 내에서 벌어졌다

'택시기사, 동거녀 살인사건' 용의자의 연쇄 범죄가 모두 주거지 반경 5㎞ 내에서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는 범행 발각 위험을 줄이기 위한 행동이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28일 2건의 살인과 연관된 파주·고양 일대 현장을 범행 시간 순서대로 되짚어 갔다. 살해장소와 시신 유기장소는 모두 자동차로 20분 거리 안에 있었다.

집과 4.2㎞ 떨어진 곳서 접촉사고
4.5㎞ 거리 공릉천에 집주인 유기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를 받는 해당 사건 용의자 A(32)씨는 지난 8월 현재 거주하는 파주시 동패동 아파트에서 동거녀를 살해했다. A씨의 범행 장소이자 현재 거주지인 아파트는 동거녀 소유였다. 이후 4.5㎞ 떨어진 파주시 교하동 공릉천에 시신을 유기한다. 낮 시간대엔 15분, 차가 막혀도 20분 가량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 위치도 참조

이후 넉달이 지난 20일 오후 11시께 A씨는 음주 상태로 고양시 일산서구 한 삼거리에서 차를 몰던 중 접촉사고를 냈다. 음주운전이 경찰에 알려질 것으로 우려하며 택시기사에 합의금을 매개로 회유를 시도했고, 이후 거주지에서 그를 살해한다.

접촉사고 장소에서 거주지까지는 4.2㎞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택시기사 시신은 집안 옷장에서 발견됐다. A씨의 현재 여자친구가 옷장 속 시신을 목격하고 경찰에 지난 25일 신고하면서 용의자의 여죄들도 덩달아 세상에 드러났다.

가까운 곳 처리 '사이코패스 성향'
북부청, 오늘 신상공개 여부 결정

이런 행동 패턴은 살인범들에게서 전형적으로 발견된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그러면서 일련의 범죄 양상 등을 고려할 때 '사이코패스' 성향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대개 살인사건에서 주거지나, 연고지 같이 용의자와 연관성이 있는 곳이 범행 처리 장소가 된다. 멀리 떨어져 있거나 잘 모르는 곳에 유기할 경우, 발각될 위험이나 기타 변수가 생기기에 불안감을 증폭시킨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살인 건수만으로 사이코패스라고 단정 짓기는 무리가 있지만 경찰 조사에서 나타난 진술 내용이나 정서적 둔감성, 평상시 행동 패턴 등을 종합해 사이코패스 성향을 의심해 볼 수는 있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시신 유기 장소인 공릉천 주변에서 드론을 활용한 수색을 펼치고 있다. 이 지역에 지뢰 위험이 있어 직접 인력을 투입한 수사 대신 드론 수색으로 전환한 것이다. 경기북부경찰청은 A씨에 대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29일 열어 신상 공개 여부와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