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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에 그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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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영혼들의 맑고 아름다운 명시 마을 스크랩 오늘의 詩 한 수 39 /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참마로니에 추천 0 조회 14 08.09.01 15:2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대(森林帶)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야장미(野薔薇)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 소리 구슬피 들려 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 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 까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오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똑 따지 않으렵니까? - '촛불'(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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