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일 열심히 하는 얼굴로 보이는군...ㅠㅠ 가을이니까 건조하지 않게 수분관리 해야지. 일단 나는 물을 너무 안 마시니까 일단 물부터 마셔야겠어!'
월요일 출근길 전철 차창에 비친 얼굴을 보며 언니는 다짐했다. 나도 '쌩얼미인'이 되어보겠노라! 나도 선크림의 백탁현상을 반기지 않고, BB크림의 마수에서 벗어나 보겠다고! 전철에서 내리자마자 편의점에서 2리터 생수 한 통을 들고 출근했다.
그런데 어쩐다. 하루 1리터도 안 마시는 언니가 월요일 출근길에 호기롭게 사 들고 간 2리터 생수 한 통은 금요일이 되어서도 여전히 책상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는 생수통이 있었다는 듯, 비워지지 않는 2리터의 물은 언니에게 스트레스가 되었다. 스트레스에 즉각 반응하는 언니의 장은 안타깝게도 배출 활동을 안 하기 시작했다. 아... 악순환의 연속이구나.
물만 마시면 드라마 '밀회'에 나오는 김희애의 물광피부가 되리라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김희애가 쓴다는 SK3 수분크림이 나를 구원해주리라는 믿음도 버릴 것. 바르는 것만으로 피부가 좋아질 거였다면 언니의 피부는 이미 신생아피부였어야 한다. 변비는 하도 오래되어서 내가 변비에 걸린 것인지, 변비가 원래 있는 것인지 헷갈릴 지경.
▲ 《여자의 몸을 건조하게 하지 마라》(이시하라 유미·이시하라 엘레나 지음, 한문화)
그런 언니의 손에 뚝 떨어진 책 《여자의 몸을 건조하게 하지 마라》. 건조함에 몸서리치던 언니가 포털사이트 책을 둘러보다가 '인기 급상승 도서'에서 발견한 주옥과 같은 책이다. 못생김과 변비로 고생하는 언니에게 이 책은 마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처럼 들렸다. 서론이 길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세포 속부터 촉촉하게 물기를 채우는 똑똑한 건강법
우리 몸을 구성하는 60조 개 세포 수분 부족을 해결하라!
'건조함'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피부, 머리카락 정도를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우리 몸의 수분이 충분한데 피부와 머리카락이 푸석푸석 메마를 이유가 없다. 《여자의 몸을 건조하게 하지 마라》는 '건조함'의 원인을 "우리 몸을 구성하는 60조 개의 세포가 안고 있는 수분 부족이나 영양 부족 문제가 겉으로 드러난 결과"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나는 건성'이라고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말. 책은 "특히 여성의 경우는 건조함이 비만이나 냉증, 두통, 요통, 생리통을 일으킬 뿐 아니라 노화를 앞당기고 다양한 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잊을만 하면 찾아오는 편두통과 까먹지도 않고 일어나는 생리통이 가져다주는 고통을 익히 경험하고 있는 언니의 눈이 번쩍 떠졌다. 생기 없는 피부, 원활치 않은 화장실 활동을 넘어 각종 통증의 원인이 '수분 부족'이라니!
▲ 세포 안으로 가야 할 수분이 세포 밖으로 가서 물 웅덩이가 되면 우리 몸은 슬금슬금 이상 증세를 일으킨다.
[책 《여자의 몸을 건조하게 하지 마라》 중에서]
그렇다고 해서 매일 2리터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건조함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마시는 물이 60조 개 세포 내에 들어가야 하는데 엉뚱하게도 세포 외에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포내액이 되어야 할 물이 세포외액이 되면 '수독증(水毒症)'이 된다. 두통과 소화불량, 자궁근종, 부종, 관절염 모두 그 원인은 세포외액이 된 물 때문이라고 책은 말한다.
세포에 필요한 물, 즉 세포내액을 만들고 싶다면 먼저 불필요한 부위에 고여 있는 물부터 배출해야 한다. 그리고 수분을 세포 안으로 잘 모셔야 한다. 《여자의 몸을 건조하게 하지 마라》에서 제안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식사와 운동, 그리고 목욕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과일에 채소를 더한 쥬스, 수분을 끌어당기는 염분의 긍정적인 효능, 몸을 따뜻하게 하는 '생강'의 힘, 반신욕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언니가 집중한 것은 바로 '운동법'이다.
몸 속 수분을 세포로 보내기 위해서는 '열(熱)'이 필요하다
근육 단련으로 세포도 단련하고 수분도 보충하자
운동하라는 말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운동의 장점이야 사흘 밤낮을 읊어도 끝나지 않으리라.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하루에 물 2리터를 마시지 않아도, 고가의 SK3 화장품을 바르지 않아도 김희애의 물광피부를 나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이 차오른다.
《여자의 몸을 건조하게 하지 마라》는 지금 당장 맨몸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근육단련 운동 몇 가지를 소개한다. ▲아이소메트릭(Isometric) 운동 ▲발꿈치 들기 운동 ▲스쿼트(Squat, 앉았다 일어서기) ▲걷기 운동이 그 주인공이다. 언니가 누구인가, 김희애보다 십수 년이나 어리지만 그 물광피부가 부러운 언니 아니던가. 책 보자마자 바로 해봤다. 한 번밖에 안 했는데도 몸이 그야말로 '후끈' 달아오른다.
▲ 아이소메트릭 운동. 몸의 잔근육을 키워주는데 이만한 운동이 없다. 게다가 귀차니즘이 만연한 언니에게는 딱이다!
[《여자의 몸을 건조하게 하지 마라》]
특히 아이소메트릭 운동은 큰 움직임 없이 할 수 있는 근력운동으로 귀차니즘에 빠진 언니에게는 이만한 운동이 없다. 방법도 간단하다. 힘을 주고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몸 곳곳의 근육이 사용되면서 몸에 열이 오른다. 열이 오른다는 것은 세포가 활성화되었다는 증거이다. 세포가 활성화되었다는 것은? 그렇다! 세포에 물기가 차오른다는 것이다.
《여자의 몸을 건조하게 하지 마라》에는 언니의 건조함을 해소시켜줄 다양한 방법이 제시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남들이 좋다고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는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 아니겠는가. 언니도 알고 있다. '꾸준히'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하지만 이대로 미모를 포기할 수 없다. 촉촉한 세포로 미모도 건강도 모두 가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