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문턱에 서서
靑山 손병흥
문을 열고 찾아오는 서늘한 바람같이
푸르던 하늘도 어느새 더 높아져 버린
여름의 뜨거운 숨결 산 너머로 물러가고
들녘의 벼 이삭은 황금빛으로 익어가
한 잎 두 잎 나뭇잎들도 빛깔을 바꾸는
길가의 풀벌레는 가을 노래를 부르며
붉게 물들어 서산에 걸린 저녁놀마저도
더욱 그리운 얼굴 하나 마음속에 떠올라
익어가는 우리 삶도 깊어지는 계절처럼
비워낼 것은 비우고 감사할 것은 품고서
새 계절의 문턱에서 두 손 모아 맞이할
오곡백과 무르익는 아름다운 이 가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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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ing at the threshold of autumn
靑山 Son Byung Heung
Like the cool breeze that comes through the door
Even the once blue sky had somehow become even higher
The hot breath of summer fades beyond the mountain
The rice ears in the fields ripen to a golden hue
Even the one-leaf, two-leaf leaves change color
The grasshoppers by the roadside sing the songs of autumn
Even the evening glow dyed red hanging over the western hills
A face I miss even more rises in my heart
Like the season deepening, our ripening lives also grow deeper
Empty out what must be emptied, and hold on to what you are grateful for
At the threshold of a new season, we welcome it with hands clasped in prayer
Beautiful autumn, ripening with the five grains and a hundred f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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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の入り口に立って
青山 孫炳興(ソン·ビョンフン)
扉を開けて訪れる涼しい風のように
青かった空もいつの間にか高くなってしまった
夏の熱い息吹 山の向こうへ退いて
田んぼの稲穂は黄金色に熟していく
一枚、二枚と葉っぱも色を変える
道端の草むらの虫は秋の歌を歌いながら
赤く染まり、西山にかかる夕焼けさえも
ますます恋しい顔が一つ、心の中に浮かんでくる
熟していく私たちの人生も、深まる季節のように
空けるべきものは空け、感謝すべきものは抱えて
新しい季節の門出で、両手を合わせて迎える
五穀が実り、熟す美しいこの秋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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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해설과 감상
이 작품은 참으로 정갈하고 따뜻한,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특히 자연의 계절 변화와, 인생의 성숙을 겹쳐 놓은 점이 더욱 돋보입니다.
「가을 문턱에 서서」 감상
이 시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순간을, ‘문턱’이라는 공간적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첫 행의 “문을 열고 찾아오는 서늘한 바람”은 가을의 도래를 알리는 감각적인 표현이며, 이어지는 “푸르던 하늘도 어느새 더 높아져 버린”에서는, 가을 하늘의 청명함과, 계절의 깊이를 함께 보여줍니다.
중반부에서는 벼 이삭, 나뭇잎, 풀벌레, 저녁놀이라는 자연의 구체적인 소재를 차례로 배치하여, 가을 풍경을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냅니다. 특히 “더욱 그리운 얼굴 하나 마음속에 떠올라”라는 구절은 단순한 계절시를 넘어, 가을이 불러오는 그리움과 추억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끌어냅니다.
후반부의 “익어가는 우리 삶도 깊어지는 계절처럼”은, 이 작품의 중심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곡식이 익어가듯 사람의 삶도 세월 속에서 익어가며, 그 과정에서 “비워낼 것은 비우고 감사할 것은 품고서”라는, 삶의 태도에 이릅니다.
마지막의 “두 손 모아 맞이할”과, “오곡백과 무르익는 아름다운 이 가을이여”는, 계절을 맞이하는 감사와, 경건함으로 시를 마무리합니다.
특히 이 작품의 흐름은,
가을의 도래 → 자연의 변화 → 그리움 → 삶의 성숙 → 비움과 감사 → 가을에 대한 예찬
으로 이어져 있어, 구성도 안정적입니다.
한 가지 돋보이는 점
아울러 이 시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익음’의 의미를, 자연에서 인간의 삶으로 확장한 것입니다.
“익어가는 우리 삶도 깊어지는 계절처럼”
이 한 행이 앞부분의 벼 이삭과 나뭇잎, 가을 풍경을 인간의 삶으로 연결해 줍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단순히 가을 풍경을 노래한 시가 아니라, 가을이라는 계절을 통해 인생을 돌아보고, 비움과 감사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시로 읽힙니다.
전체적으로 서정성, 계절감, 인생에 대한 성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특히 제목인 「가을 문턱에 서서」가 시 전체의 정서와 잘 맞으며, 마지막 행의 여운도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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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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