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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옥기외 패서기중(金玉其外 敗絮其中)
겉은 금옥(金玉)같지만 속은 썩은 솜만 있을 뿐이라는 뜻으로, 외견상 아름답지만 이면은 형편없다는 말이다.
金 : 금 금(金/0)
玉 : 구슬 옥(玉/ㅇ)
其 : 그 기(八/6)
外 : 밖 외(夕/2)
敗 : 썩을 패(攵/7)
絮 : 솜 서(糹/6)
其 : 그 기(八/6)
中 : 가운데 중(丨/3)
출전 : 유기(劉基)의 매감자언(賣柑者言)
원말(元末), 명초(明初)의 인물인 유기(劉基)가 쓴 우언집(寓言集) '매감자언(賣柑者言)'에 재미있는 고사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杭有賣果者, 善藏柑, 涉寒暑不潰.
옛날 항주(杭州)에 감귤을 파는 사람이 특별한 감귤 보관 기술을 가지고 있어 춥고 더운 계절이 지나도 감귤이 썩지 않았다.
出之燁然, 玉質而金色.
감귤을 내다팔 때 감귤의 껍데기 색깔이 마치 불처럼 붉어 마치 옥에 금색(金色)을 칠한 것 같았다.
置於市, 賈十倍, 人爭鬻之.
시장에 내다 팔면 그 가격이 전보다 열 배나 비쌌지만 사람들이 다투어 사갔다.
予貿得其一, 剖之, 如有煙撲口鼻.
視其中, 則乾若敗絮.
내가 한 개 사서 갈라 보았더니 먼지가 입과 코를 찌르는 듯했다. 이를 쪼개 안쪽을 보면 마치 불에 탄 솜처럼 바짝 말라 있었다.
予怪而問之曰; 若所市於人者, 將以實籩豆, 奉祭祀供賓客乎? 將衒外以惑愚瞽乎? 甚矣哉, 為欺也!
내가 이상히 여기고 묻기를 “당신이 시장에서 파는 것은 변두(제사용기)에 담아 제사도 받들고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이 아니겠소? 그런데도 겉만 번지르르 하게 하여 우매하고 물건 볼 줄 모르는 사람을 현혹하오? 사람을 속이는 것이 너무 심하군요!”
賣者笑曰; 吾業是有年矣, 吾賴是以食吾軀. 吾售之, 人取之, 未嘗有言.
과일 파는 사람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제가 이 장사를 한 지 여러 해 되었습니다. 저는 이 장사로 살림을 꾸려갑니다. 제가 귤을 팔고 사람들은 귤을 사가지만 아직 불평이 있은 적이 없습니다.
而獨不足於子乎? 世之為欺者不寡矣, 而獨我也乎? 吾子未之思也.
그런데 유독 당신만이 불만이 있단 말입니까? 세상에 속임수를 쓰는 사람이 많고 많은데 어찌 저 한 사람 뿐이겠습니까? 당신께서 생각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今夫佩虎符 坐皋比者, 洸洸乎干城之具也, 果能授孫, 吳之略耶?
호부를 차고 장군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한 나라의 간성인 것 같지만 그들이 과연 손무와 오기와 같은 계략을 계획할 수 있습니까?
峨大冠托長紳者, 昂昂乎廟堂之器也, 果能建伊皋之業耶?
큰 관을 높이 쓰고 긴 띠를 두른 사람들이 뜻이 높고 뛰어나 조정의 인재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과연 이윤과 고요와 같은 업적을 이룰 수 있습니까?
盜起而不知御, 民困而不知救,
吏奸而不知禁, 法斁而不知理,
坐糜廩粟而不知恥.
도적이 흥기해도 막을 줄을 모르고, 백성이 곤경에 빠져도 구할 줄 모르며, 관리들이 간악해도 제재할 줄 모르고, 법령이 무너져도 고칠 줄 모르면서, 앉은 채로 봉록을 소비하지만 부끄러운 줄도 모릅니다.
觀其坐高堂,騎大馬, 醉醇醴而飫肥鮮者, 孰不巍巍乎可畏, 赫赫乎可象也?
그들이 훌륭한 집에 앉아 있고 큰 말을 타며, 좋은 술을 마시고 살찌고 신선한 고기를 먹는 것을 보면 명성이 높아 본받으려 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又何往而不金玉其外, 敗絮其中也哉.
이것이(귤) 겉만 화려한데 또 어찌 가서 보니 그것이 금과 옥같이 않고 안에는 헌 솜 같은 것이 들어 있습니까?
今子是之不察, 而以察吾柑.
지금 당신께서는 이러한 것도 이해하지 못하시고 오히려 저의 귤만 헐뜯고 계십니다.”
予默然無應. 退而思其言, 類東方生滑稽之流.
나는 묵묵히 대답도 못하고 물러나와 그의 말을 생각하고 동방생(동방삭)의 익살과 비슷하다고 여겼다.
豈其憤世疾邪者耶?
而託于柑以諷耶?
어찌 그가 세상의 간사하고 속된 사람을 미워하지 앉겠는가? 아니면 귤로 세상을 풍자하는 사람인가?
🔘 유기(劉基, 1311~1375)
원나라 말기 절강(浙江) 청전(靑田) 사람이다. 우언(寓言) 작가로 자는 백온(伯溫)이고, 유호(劉濠)의 증손이다.
원나라 순제(順帝) 원통(元統) 원년(1333) 진사가 되고, 고안현승(高安縣丞)과 강절유학부제거(江浙儒學副提擧)를 지냈다.
방국진(方國珍)이 처음 병사를 일으켰을 때 강절행성도사(江浙行省都事)로 강력하게 진압을 주장했다. 이를 당국이 채용하지 못하자 사직하고 고향에 숨어 지냈다. 고향에서 향군을 조직하여 방씨에 저항했다.
지정(至正) 18년(1358) 주원장(朱元璋)이 금화(金華)와 여수현(麗水縣)을 공략한 뒤 초빙을 받아 주원장의 모사(謀士)가 되어 시무(時務) 18책을 올려 한림아(韓林兒)를 받들지 말 것과 진우량(陳友諒)을 무너뜨릴 계책을 올리고, 장사성(張士誠)을 등용할 것 등 천하를 통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원년(吳元年) 태사령(太史令)이 되고, 명나라가 건국한 뒤 어사중승(御史中丞)에 올랐다. 성의백(誠意伯)에 봉해졌다. 일찍이 이선장(李善長), 송렴(宋濂) 등과 명나라의 전제(典制)를 정비했다.
홍무(洪武) 4년(1371) 역법(曆法) 제정과 군정체제 건립에 공헌한 뒤 홍문관학사(弘文館學士)로 치사(致仕)했다. 나중에 호유용(胡惟庸)의 참소를 받자 울분 끝에 죽었다. 일설에는 그에게 독살당했다고도 한다. 시호는 문성(文成)이다.
경사(經史)에 정통했고, 상위(象緯)에 밝았으며, 시문에도 뛰어나 송렴과 함께 일대문종(一代文宗)으로 손꼽혔다. 저서에 성의백문집(誠意伯文集)과 복부집(覆瓿集), 이미공집(犁眉公集), 우언체 산문집 욱리자(郁離子)가 있다.
▶️ 金(쇠 금, 성씨 김)은 ❶형성문자로 钅(금)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今(금)의 생략형(세월이 흐르고 쌓여 지금에 이르름)과 흙(土) 속에 광물(두 개의 점)을 담고 있다는 뜻을 합(合)하여 쇠, 금을 뜻한다. 金(금)은 처음에 주로 銅(동)을 가리켰으나 나중에 금속의 총칭이 되고 또 특히 황금만을 가리키게 되었다. 한자의 부수가 되어 광물, 금속, 날붙이 따위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金자는 ‘금속’이나 ‘화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예전에는 金자가 금(金)이나 은(銀)·동(銅)·석(錫)·철(鐵)과 같은 다섯 가지 금속을 통칭했었다. 그러나 후에 다양한 금속이 발견되면서 지금은 모든 금속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금문에 나온 金자를 보면 상단에는 뜨거운 열기가 빠져나가는 연통과 아래로는 불을 피우던 가마가 묘사되어 있었다. 그래서 金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금속’이나 금속으로 만들어진 물건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金(금, 김)은 성(姓)의 하나로 ①성(姓)의 하나 그리고 ⓐ쇠(금) ⓑ금(금) ⓒ돈, 화폐(금) ⓓ금나라(금) ⓔ누른빛(금) ⓕ귀하다(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돈의 융통을 금융(金融), 금전의 액수를 금액(金額), 금붙이나 쇠붙이를 금속(金屬), 빌려 준 돈의 이자를 금리(金利), 쇠붙이로 만든 돈을 금전(金錢), 돈과 물품을 금품(金品), 금으로 꾸민 누각을 금각(金閣), 임금이 타는 수레를 금여(金與), 궁궐의 문을 금문(金門), 돈이나 재물을 넣어 두는 창고를 금고(金庫), 생활의 본보기로 할 만한 귀중한 내용을 지닌 짧은 어구를 금언(金言), 황금을 파내는 광산을 금광(金鑛), 매우 단단하여 결코 파괴되지 않음 또는 그러한 물건을 금강(金剛), 단단하기가 황금과 같고 아름답기가 난초 향기와 같은 사귐이라는 뜻으로두 사람간에 서로 마음이 맞고 교분이 두터워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해 나갈 만큼 우정이 깊은 사귐을 이르는 말을 금란지교(金蘭之交), 쇠처럼 단단하고 난초 향기처럼 그윽한 사귐의 의리를 맺는다는 뜻으로 사이 좋은 벗끼리 마음을 합치면 단단한 쇠도 자를 수 있고 우정의 아름다움은 난의 향기와 같이 아주 친밀한 친구 사이를 일컫는 말을 금란지계(金蘭之契), 쇠로 만든 성과 끓는 물을 채운 못이란 뜻으로 매우 견고한 성과 해자 또는 전하여 침해받기 어려운 장소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금성탕지(金城湯池), 사이 좋은 벗끼리 마음을 합치면 단단한 쇠도 자를 수 있고 우정의 아름다움은 난의 향기와 같다는 뜻으로 아주 친밀한 친구 사이를 일컫는 말을 금란지의(金蘭之誼), 금 가지에 옥 잎사귀란 뜻으로 귀한 자손을 이르는 말 또는 아름다운 구름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금지옥엽(金枝玉葉), 금이나 돌과 같이 굳은 사귐을 이르는 말을 금석지계(金石之契), 금석의 사귐이라는 뜻으로 쇠와 돌처럼 변함없는 굳은 사귐을 일컫는 말을 금석지교(金石之交), 금과 돌같은 굳은 언약이라는 뜻으로 서로 언약함이 매우 굳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금석뇌약(金石牢約), 금옥과 같은 법률이라는 뜻으로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할 규칙이나 교훈을 일컫는 말을 금과옥조(金科玉條), 귀중한 말을 할 수 있는 입을 다물고 혀를 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침묵함을 이르는 말을 금설폐구(金舌蔽口), 금종이에 정신이 미혹되고 취한다는 뜻으로 사치스런 생활을 비유하는 말을 금미지취(金迷紙醉), 쇠와 돌을 열리게 한다는 뜻으로 강한 의지로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에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금석위개(金石爲開), 흠집이 전혀 없는 황금 단지라는 뜻으로 외침을 받은 적이 없는 당당한 국가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금구무결(金甌無缺), 쇠줄로 단단히 봉하여 비서를 넣어두는 상자라는 뜻으로 억울하거나 비밀스런 일을 글로 남겨 후세에 그 진실을 전하고자 할 때 사용되는 말을 금등지사(金縢之詞), 매미가 허물을 벗다라는 뜻으로 껍질은 그대로 있고 몸만 빠져나가는 것처럼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허세를 꾸며 벗어남을 이르는 말을 금선탈각(金蟬脫殼) 등에 쓰인다.
▶️ 玉(구슬 옥)은 ❶상형문자로 세 개의 구슬을 끈으로 꿴 모양으로, 중국 서북에서 나는 보석을 말한다. 처음에는 王(왕)으로 썼으나 나중에 丶(점)을 더하여 王(왕)과 구별하였다. ❷상형문자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쓸모 있게 만들어야 값어치가 있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구슬이란 호박이나 옥을 뜻했다. 옛사람들은 옥도 가공해야 장신구로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구슬을 뜻하는 玉자는 가공된 여러 개의 보석을 끈으로 연결해놓은 모습으로 그려졌다. 갑골문에 나온 玉자를 보면 지금의 王(임금 왕)자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王자와의 구별이 어려워지게 되어 점을 찍은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 주의해야 할 것은 玉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옛 글자인 王자로 표기된다는 점이다. 그러니 珍(보배 진)자나 班(나눌 반)자처럼 王자가 부수로 쓰여 있다 할지라도 모두 ‘구슬’로 해석해야 한다. 그래서 玉(옥)은 (1)빛이 곱고 아름다운 광택(光澤)이 나며 모양이 아름다워 귀(貴)하게 여기는 돌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구슬 ②옥(玉) ③아름다운 덕(德) ④미칭(美稱), 상대편의 것을 높여 이른 말 ⑤옥(玉)과 같은 사물의 비유 ⑥아름답다 ⑦훌륭하다 ⑧가꾸다 ⑨소중히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슬 주(珠), 구슬 원(瑗), 구슬 경(瓊), 구슬 선(璿), 구슬 벽(璧),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돌 석(石), 쇠 철(鐵)이다. 용례로는 옥으로 만든 도장을 옥인(玉印), 옥으로 만든 패물을 옥패(玉佩), 옥으로 만든 함을 옥함(玉函), 옥과 같이 보배롭고 귀한 그릇을 옥기(玉器), 임금이 앉는 자리를 옥좌(玉座), 옥으로 만든 술잔을 옥배(玉杯), 옥과 같이 맑은 물이 흐르는 시내를 옥계(玉溪), 옥에도 티가 있고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나 물건이라도 한 가지의 흠은 있다는 옥하(玉瑕), 옥같이 희고 고운 팔이라는 옥완(玉腕), 윗사람의 딸을 높여 이르는 말을 애옥(愛玉), 구슬과 옥을 주옥(珠玉), 옥을 갊으로 지덕을 닦음을 공옥(攻玉), 옥과 돌이 함께 뒤섞여 있다는 뜻으로 선과 악이나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함께 섞여 있음을 옥석혼효(玉石混淆), 옥과 돌이 함께 불타 버린다는 뜻으로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 함께 망함을 이르는 말을 옥석구분(玉石俱焚), 옥과 돌이 함께 부서진다는 뜻으로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함께 망함을 이르는 말을 옥석동쇄(玉石同碎), 옥계에 흐르는 맑은 물을 옥계청류(玉溪淸流), 옥과 돌이 한 궤짝 속에 있다는 뜻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이나 혹은 똑똑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이 한데 섞여 있는 경우를 말함을 옥석동궤(玉石同匱), 귀한 분의 걸음걸이와 몸이란 뜻으로 남의 건강을 비유하는 말을 옥보방신(玉步芳身), 빛이 썩 희고 고결하여 신선과 같은 뛰어난 풍채와 골격을 옥골선풍(玉骨仙風), 아주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음 또는 그러한 의복과 음식을 옥의옥식(玉衣玉食), 옥녀와 같이 아름다운 여자를 옥녀가인(玉女佳人), 아름다운 얼굴에 영걸스러운 풍채를 옥안영풍(玉顔英風), 아름답고 얌전한 신랑이나 젊은이를 옥인가랑(玉人佳郞), 맑고 깊은 바다와 단단한 산이라는 뜻으로 고상한 인품을 비유하는 말을 옥해금산(玉海金山) 등에 쓰인다.
▶️ 其(그 기)는 ❶상형문자로 벼를 까부르는 키의 모양과 그것을 놓는 臺(대)의 모양을 합(合)한 자형(字形)이다. 나중에 其(기)는 가리켜 보이는 말의 '그'의 뜻으로 쓰여지고 음(音) 빌어 어조사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其자는 ‘그것’이나 ‘만약’, ‘아마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其자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키’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其자를 보면 얼기설기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받침대를 그려 넣으면서 지금의 其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其자는 본래 ‘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나 ‘만약’과 같은 여러 의미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그래서 후에 竹(대나무 죽)자를 더한 箕(키 기)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其(기)는 ①그, 그것 ②만약(萬若), 만일(萬一) ③아마도,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④어찌, 어째서 ⑤장차(將次), 바야흐로 ⑥이미 ⑦마땅히 ⑧이에, 그래서 ⑨기약하다 ⑩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정해진 시기에서 다른 정해진 시기에 이르는 동안을 기간(其間), 그 나머지나 그 이외를 기여(其餘), 그것 외에 또 다른 것을 기타(其他), 그 역시를 기역(其亦), 그 세력이나 형세를 기세(其勢), 그 밖에를 기외(其外), 그 벼슬아치가 그 벼슬을 살고 있는 동안을 기등(其等), 그때를 기시(其時), 실제의 사정이나 실제에 있어서를 기실(其實), 그 전이나 그러기 전을 기전(其前), 그 가운데나 그 속을 기중(其中), 그 다음을 기차(其次), 그 곳을 기처(其處), 그 뒤를 기후(其後), 각각으로 저마다 또는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을 각기(各其), 마침내나 기어이나 드디어를 급기(及其), 어린 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을 아기(阿其), 한 달의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그믐을 이르는 말을 마기(麻其), 마침내나 마지막에는 급기야(及其也), 그때에 다다라를 급기시(及其時),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중간쯤 되어 있음을 거기중(居其中), 알맞은 자리를 얻음을 득기소(得其所), 일을 일대로 정당하게 행함을 사기사(事其事), 그 가운데에 다 있음을 재기중(在其中), 마침 그때를 적기시(適其時), 그 근본을 잃음을 실기본(失其本), 절친한 친구 사이를 기이단금(其利斷金), 또는 기취여란(其臭如蘭), 모든 것이 그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됨을 각득기소(各得其所), 가지와 잎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사물의 원인이 되는 것을 없앤다는 거기지엽(去其枝葉),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많음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어떠한 것의 근본을 잊지 아니함을 불망기본(不忘其本),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언과기실(言過其實) 등에 쓰인다.
▶️ 外(바깥 외)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저녁 석(夕; 저녁)部와 卜(복)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점(卜)을 아침이 아닌 저녁(夕)에 보는 것은 관례에 어긋난다는 뜻이 합(合)한 글자로 밖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外자는 '바깥'이나 '겉', '표면'을 뜻하는 글자이다. 外자는 夕(저녁 석)자와 卜(점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卜자는 거북의 배딱지(復甲)에 나타난 점괘를 그린 것으로 '점'이나 '점괘'라는 뜻이 있다. 고대 중국에서는 아침에 점을 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아침에는 하늘의 기운이 좋아 점괘가 잘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간혹 외부에서 적이 쳐 들어왔을 때는 부득이하게 저녁(夕)에 점(卜)을 쳐야 했는데, 이때는 비록 관례에서 벗어났을지라도 제를 지내 전쟁의 승패를 알아봤다. 그래서 外자는 저녁에 점을 치는 예외적인 경우라는 의미에서 '벗어나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外(외)는 (1)명사(名詞) 어근(語根)에 붙어서 외가(外家)에 간한 뜻을 나타내는 말 (2)일부 명사(名詞)의 어근(語根)에 붙어 밖, 바깥의 뜻을 나타내는 말 (3)밖 이외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바깥, 밖 ②겉, 표면(表面) ③남, 타인(他人) ④외국(外國) ⑤외가(外家), 어머니나 아내의 친척 ⑥사랑, 바깥채 ⑦타향(他鄕), 남의 집 ⑧언행(言行), 용모(容貌) ⑨앞, 이전(以前) ⑩민간(民間), 조정(朝廷)에 대한 재야(在野) ⑪안일에 대한 바깥일, 사사(私事)에 대한 공사(公事) ⑫멀리하다 ⑬벗어나다, 빗나가다, 떠나다 ⑭잊다, 망각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운데 중(中), 안 내(內)이다. 용례로는 일을 하기 위하여 밖의 사람과 교제함을 외교(外交), 자기 나라 밖의 딴 나라 외국(外國), 밖으로 나타난 모양을 외면(外面), 바깥 쪽을 외부(外部), 겉으로의 모습을 외모(外貌), 성밖으로 다시 둘러 쌓은 성을 외곽(外廓), 성질이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움을 외유(外乳), 밖으로 나가다를 외출(外出), 외부로 부터의 도움을 외조(外助), 외적인 원인을 외인(外因), 어떤 일을 하도록 외부로부터 받는 강제적인 압력을 외압(外壓), 외부로부터 압박이나 공격을 받는 근심을 외환(外患), 겉으로 보이는 모양새를 외관(外觀), 범위 밖에 두어 빼어 놓음을 제외(除外), 바다 밖의 다른 나라라는 뜻으로 외국을 일컫는 해외(海外), 사귄 사이가 점점 멀어짐을 소외(疏外), 일반적인 규정이나 정례에서 특수하게 벗어 나는 일 예외(例外), 정해진 과정 이외에 하는 공부를 과외(課外),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우나 속은 꿋꿋하고 강함을 일컫는 말을 외유내강(外柔內剛), 속은 부드럽고 겉으로는 굳셈을 일컫는 말을 내유외강(內柔外剛), 겉치레는 화려하나 실속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외화내빈(外華內貧), 겉으로 보기에는 유순하지만 속마음은 단단하고 굳셈을 일컫는 말을 내강외유(內剛外柔), 겉으로는 굳게 보이나 속은 부드러움을 일컫는 말을 외강내유(外剛內柔), 내부에서 일어나는 근심과 외부로부터 받는 근심을 일컫는 말을 내우외환(內憂外患), 겉으로 보기에는 가난한 듯하나 속은 부유함을 이르는 말을 내부외빈(內富外貧) 등에 쓰인다.
▶️ 敗(패할 패)는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貝(패)가 합(合)하여 싸움에서 지게 되어 패하다를 뜻한다. 敗(패)는 則(칙)의 반대로, 법칙(法則)을 때려 부수다, 사물을 못쓰게 만들다, 나중에는 적에게 지는 것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敗자는 '깨뜨리다'나 '패하다', '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敗자는 貝(조개 패)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하지만 敗자의 갑골문을 보면 貝자가 아닌 鼎(솥 정)자가 그려져 있었다. 고대에는 나라마다 섬기는 신이 있었고 그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는 솥을 사용했다. 그래서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던 솥은 매우 신성시됐다. 그런 솥을 그린 鼎자에 攵자가 더해진 것은 신성한 솥을 깨부수었다는 뜻이다. 신성한 솥이 깨졌다는 것은 적에게 패배했음을 상징한다. 그래서 敗자는 '패하다'나 '깨뜨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후에 鼎자가 貝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도를 알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敗(패)는 실패(失敗)하거나 패배(敗北)함, 또는 그러한 일의 뜻으로 ①패(敗)하다, 지다 ②무너지다 ③부수다 ④깨뜨리다 ⑤헐어지다 ⑥깨어지다 ⑦썩다 ⑧떨어지다 ⑨해(害)치다 ⑩기근(飢饉) ⑪재앙(災殃), 재화(災禍) ⑫흉년(凶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잃을 실(失),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이길 승(勝), 있을 존(存), 이룰 성(成), 있을 유(有), 일 흥(興) 이다. 용례로는 가산을 탕진하여 없앰을 패가(敗家), 싸움에 져서 망함을 패망(敗亡), 싸움에 지거나 일에 실패한 원인을 패인(敗因), 도덕과 의리를 그르침을 패덕(敗德), 싸움에 져서 죽음을 패사(敗死), 싸움에 져서 뿔뿔이 흩어짐을 패산(敗散), 사업에 실패함을 패업(敗業), 패하여 세력이 꺾인 나머지를 패잔(敗殘), 전쟁에 짐을 패전(敗戰), 싸움에 져서 멸망함을 패멸(敗滅), 패배의 빛이나 패배할 것 같은 경향을 패색(敗色), 싸움이나 경기에 진 사람을 패자(敗者), 싸움에 져 도망침을 패주(敗走), 찢어진 종이나 못쓰게 된 종이를 패지(敗紙), 싸움에 져서 도망함을 패배(敗北), 일에 성공하지 못하고 망함을 실패(失敗), 이김과 짐을 승패(勝敗), 참혹하게 패함을 참패(慘敗), 성공과 실패를 성패(成敗), 쇠퇴하여 문란해지는 것을 퇴패(頹敗), 경기나 시합에서 약간의 점수 차이로 애석하게 짐을 석패(惜敗), 싸움에 한번도 지지 아니함을 무패(無敗), 지지 아니함이나 실패하지 아니함을 불패(不敗), 일을 그르쳐 패함이나 분하게 짐을 분패(憤敗), 가산을 탕진하고 몸을 망침을 일컫는 말을 패가망신(敗家亡身), 마른 버드나무와 시든 꽃이라는 뜻으로 용모와 안색이 쇠한 미인의 모습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패류잔화(敗柳殘花),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배함을 일컫는 말을 경적필패(輕敵必敗), 싸움에 한 번 패하여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한 번 싸우다가 여지없이 패하여 다시 일어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일패도지(一敗塗地), 실패를 거울삼아 성공하는 계기로 삼음을 일컫는 말을 전패위공(轉敗爲功), 한 번 이기고 한 번 짐을 일컫는 말을 일승일패(一勝一敗), 자기 군대의 힘만 믿고 교만하여 적에게 위엄을 보이려는 병정은 적의 군대에게 반드시 패한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교병필패(驕兵必敗), 아주 튼튼하여 절대로 깨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만년불패(萬年不敗), 자연을 거역하여 私意사의를 끼우면 길패함을 이르는 말을 위자패지(爲者敗之) 등에 쓰인다.
▶️ 絮(솜 서, 간 맞출 처, 실 헝클어질 나)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如(여, 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絮(서, 처, 나)는 ①솜, 헌솜(옷, 이불 따위에서 빼낸 묵은 솜) ②솜옷 ③두건 ④버들개지(버드나무의 꽃) ⑤장황(張皇)하다, 지루하게 얘기하다 ⑥머뭇거리다 ⑦침체(沈滯)하다, 그리고 ⓐ간을 맞추다(처) 그리고 ㉠실이 헝클어지다(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솜이나 눈송이처럼 하얗게 날리어 흩어진다는 뜻으로 버들개지를 이르는 말을 서설(絮雪), 지리하게 이야기함 또는 그 이야기를 서언(絮言), 너절하게 쓸데없이 길게 말함을 서설(絮說), 너절하게 긴 말을 서어(絮語), 솜을 탐을 일컫는 말을 탄서(彈絮), 고치를 펴서 만든 솜을 호서(糊絮), 옷에 솜을 둠을 착서(着絮), 옷이나 이부자리에 두었던 솜을 빼어 냄 또는 그 솜을 퇴서(退絮), 가벼운 솜이나 눈 또는 버들개지 따위의 비유하는 말을 경서(輕絮), 너무 오래 묵어서 못 쓰게 된 솜을 패서(敗絮), 바람에 날리어 떠다니는 버들개지를 비서(飛絮), 버들개지로 버드나무의 꽃을 유서(柳絮), 비단실과 무명실을 일컫는 말을 사서(絲絮), 참대나무의 속 부스러기를 죽서(竹絮), 갈대꽃이나 갈대의 목을 노서(蘆絮), 여자의 글재주를 기리는 말을 유서지재(柳絮之才) 등에 쓰인다.
▶️ 中(가운데 중)은 ❶지사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물의 한가운데를 상하로 통하는 세로 금으로 중심, 중앙을 뜻함과 형제를 위로부터 차례로 伯(백), 仲(중), 叔(숙), 季(계)라고 일컬을 때의 仲(중)으로서 쓰인 것이다. 또는 깃대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상형문자로 中자는 ‘가운데’나 ‘속’, ‘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이전에는 中자가 무언가를 꿰뚫는 모습을 그렸던 것으로 해석했었다. 그러나 갑골문이 발견된 이후에는 이것이 군 진영에 깃발을 꽂아놓은 모습을 그려졌던 것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中자는 진지 중앙에 펄럭이는 깃발을 그린 것으로 ‘가운데’나 ‘중앙’을 뜻하고 있다. 中자가 ‘중앙’이라는 뜻으로 쓰이다 보니 때로는 ‘속’이나 ‘안’, ‘마음’과 같은 사물의 중심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中(중)은 (1)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의 뜻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과정임을 나타냄 (2)등급 같은 것을 上中下(大中小)로 구분할 경우 그 가운데 등급 중등(中等) (3)중국 (4)장기판에서 끝으로부터 둘째의 가로줄을 이르는 말 (5)마음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가운데 ②안, 속 ③사이 ④진행(進行) ⑤마음, 심중(心中) ⑥몸, 신체(身體) ⑦내장(內臟) ⑧중도(中途) ⑨절반(折半) ⑩장정(壯丁) ⑪관아의 장부, 안건(案件) ⑫가운데 등급 ⑬중매(仲媒), 중개(仲介) ⑭중국(中國) ⑮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둘째, 다음 ⑯가운데에 있다 ⑰부합하다, 일치하다 ⑱맞다, 맞히다, 적중시키다 ⑲급제하다, 합격하다 ⑳해당하다, 응하다 ㉑뚫다 ㉒바르다, 곧다 ㉓가득 차다 ㉔이루다, 이루어지다 ㉕고르다, 고르게 하다 ㉖간격을 두다 ㉗해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바깥 외(外)이다. 용례로는 중도에서 끊어짐을 중단(中斷), 한가운데를 중심(中心), 사방의 중심이 되는 곳을 중앙(中央),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 중추(中樞), 일이 되어 가는 동안 중도(中途), 치우침이나 과부족이 없이 떳떳하며 알맞은 상태나 정도를 중용(中庸),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를 중추(中樞), 두 사물의 사이를 중간(中間), 일을 중도에서 그만 둠을 중지(中止), 중간에서 이어줌을 중계(中繼),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함을 중립(中立), 길을 가고 있는 동안 도중(途中), 하늘이나 하늘 가운데를 공중(空中), 마음 속을 심중(心中), 도시의 안을 시중(市中), 정신을 집중시킴을 열중(熱中), 눈의 안이나 마음속을 안중(眼中), 코의 밑과 윗입술 사이의 우묵한 곳을 인중(人中),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다는 중석몰촉(中石沒鏃), 터무니없는 말로 헐뜯거나 남을 해치려고 속임수를 써서 일을 꾸밈을 중상모략(中傷謀略), 일을 하다가 끝을 맺지 않고 중간에서 그만 둠을 중도이폐(中途而廢), 마음속의 욕망을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외부의 사악을 마음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함을 중경외폐(中扃外閉), 중립을 취하여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음을 중립불의(中立不倚), 보통 사람은 감당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중인불승(中人弗勝), 마음속에 일정한 줏대가 없음을 중무소주(中無所主), 덕성이 발라서 과불급이 없는 화평한 기상을 중화지기(中和之氣), 시작한 일을 완전히 끝내지 아니하고 중간에 흐지부지 한다는 중도반단(中途半斷)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