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을 달리던 트럭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37명이 부상을 입었다.
29일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9분경 안양에서 성남 방향 북의왕 나들목(IC) 인근 갈현고가교 ‘방음터널’(830m)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폐기물을 싣고 주행하던 5t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시작됐다. 이 트럭은 터널 시작 지점에서 약 280m를 달린 후 불이 나 정지했다. 이 트럭 운전사는 사고 현장 인근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엔진에서 불이 나 차가 멈췄다. 차량에 있던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불이 안 꺼져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불은 트럭 뒤에 실려 있던 폐기물로 옮겨붙었고 아크릴의 일종인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소재 방음벽과 터널 천장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한국도로공사 산하 도로교통연구원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PMMA는 강화유리 등 다른 재료보다 저렴하지만 불이 쉽게 붙고 빨리 녹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이 급속도로 옮겨붙은 탓에 미처 터널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5명이 사망했고, 37명은 화상과 연기 흡입 등 부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은 인접 소방서까지 총출동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등 화재 진압 장비 77대를 투입했다. 이어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 12분경 화재를 진압했다.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트럭에서 갑자기 불이 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화재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수색 및 구조된 분들에 대한 의료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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