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책상을 비우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IT버블 붕괴에 911테러, 이어진 이라크 전쟁까지,
최악의 시기에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 시작된 만22년의 애널리스트 생활이 끝났다는 것이 그제서야 실감되었습니다.
긴 시간 동안 많은 사이클을 보았습니다.
01~03 포스트 IT버블 시대,
04~07년 브릭스 시대,
08~09년 리먼 충격
10~13년 부동산 대폭락
15년 하반기 차이나 쇼크
16년~18년 금리인상+양적축소
19년 미중갈등폭발
20년~21년 디플레+극단적 완화
22년 인플레+극단적 긴축
정답지를 알고 보면 당연해서 너무 맞추기 쉬웠을 것 같은 홀짝게임이, 어떻게 그렇게 힘들었을까요?
지나고나서 깨달은 가장 중요한 진리는, 나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는 마인드를 갖추고 시장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3년 시장에 대한
만인의 컨센서스는 '경기침체+추가폭락'입니다.
그런데 딱 1년전 다들 희망에 넘쳐있었던 것을 떠올리면, 왠지 내년엔 합리적인 비관론자보다 마바라스러운 낙관론자가 이길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저는 애널리스트 생활을 접고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그간 저의 의견을 경청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고,
또 저의 능력부족으로 손실을 입으신 분들께는 정중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고객이 누구이시던지간에 항상 선의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것 하나는 알아주셔요 ^^
마지막으로 후배 애널리스트 분들께 한마디만 드리겠습니다.
산업 분석에 리포트 쓰는 것도 모자라, 세미나에 텔레그램에 유튜브까지 진출하였지만,
역대급 약세장에 각종 비난에 축소되는 리서치 역할에 여러모로 힘드시지요.
하지만 애널리스트가 없으면 자본시장은 돌아가질 않습니다.
극한직업이라는 자조섞인 푸념보다는 자본시장에 산소같은 존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다가올 23년엔 다들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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