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닿다.2
김영미
먼 곳을 다녀온 언어가 낯설다
나도 멈칫 눈빛이 흔들리고
꽃들도 한걸음 물러난다
칸칸이 달리는 버스유리의 건너편 표정들도
어디론가 어디론가,
그렇다면 햇살들이 찾고 있던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봄은 더디 갈 것이다
성장기 때 누군가 건네주던 의문의 말들도 천천히 늙어갈 것이다
어제 본 버드나무는 바람의 행방을 개의치 않을 것이고
조금 전 그 표정들이 초상화가 되는 것도 잠깐일 것이다
세상, 모든 버스의 행방들은 착하다
유리의 평면 속으로 빠르게 다가왔다가 추억처럼 과거가 되는 표정들
어제이거나 오늘이거나
검은 봉지 속 시장기는 나를 비릿한 조바심으로 들뜨게 하고
누군가 열어 놓은 한 칸 크기의 창을 통해
꽃멀미가 몰려온다
다시금 먼 곳을 다녀온 언어가 낯설음의 천형이라도 벗은 듯
또 다른 꽃들을 살피기 시작하고
검은 봉지 속에서 멍든 바다를 풀어내던 고등어처럼
지금은 미수에 그친 봄날이 거쳐야 할 터널인거다
모든 파열음을 통과해야만 햇살은 지상에 이르는가
회상과 물음표를 끌어안은 나무들이 가지마다 날개를 달기 시작했고
공중에 푸른 음표를 그리는 새들은 분주하다
버스가 덜컹,
봄날의 미로를 흐뜨리고 간다
2020.05.15
첫댓글 모든 봄날의 풍경은 새로움 그대로인데
화자가 바라보는 봄날은 여유로움 보다
빠른게만 지나가는 풍경이고 추억이다
그래서 버스 창밖은 순간으로 질주하는
시적 자아이다^^
코로나가 격리시킨 소통의 메마른 정서를 옮겨보았습니다.
늘 다니던 길도
말을 건네던 사람도
낯설어 버립니다.
순식간에 변한 세상에서 무얼 해야할지 ᆢ
그래도 그 낯섬들을 걷어 내 봅니다.
그러다보면 세상은 정상괘도를 달릴테니깐요.
코로나로 연상된 시를 쓰면서 먹먹하고 답답한 마음을 봅니다.
지혜롭게 극복해서
밝고 희망찬 노래로
옛이야기 속에서 코로나를 회상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건강하게 잘 지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