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941) - 제12회 순천만 국제걷기대회 참가기
6월 둘째 주말인 11일(토)과 12일(일)에 한국체육진흥회와 순천시체육회가 주최하는 제12회 순천만ECO 국제걷기대회에 한국체육진흥회 동호인들과 함께 참가하였다. 1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순천만걷기에 여러 차례 참가하였으나 코로나 여파로 최근 몇 년간 행사를 치르지 못한 상황, 모처럼의 기회가 반갑다.
행사에 참가하는 체육진흥회의 주력멤버 30여명은 10일 밤 자정에 서울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버스로 출발(목적지 여수 오동도), 청주에 거주하는 나는 10일 밤 청주 인근의 신탄진역에서 여수행 야간열차에 올랐다. 여수역에 도착하니 새벽 2시 40분, 역 직원에게 길을 물어 오동도로 향하였다. 2013년에 열린 여수EXPO 개최장소가 여수역 인근, EXPO 전시장을 지나 30여분 걸어 오동도 입구에 이르니 사위가 조용한 가운데 방파제길이 열려 있다. 서울발 버스가 도착하려면 2시간 남짓 기다려야 할 상황, 방파제길 따라 오랜만에 걷는 오동도길이 호젓하다. 오동도와는 개인적으로 오랜 인연이 깃든 곳, 50여 년 전 신혼시절에 처음 들른 것을 시작으로 그 5년 후 여수전화국장으로 부임하여 2년 여 여수에 살면서 자주 찾은 곳이기도 하다.
오동도 초입에 있는 오동도 소개 화면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수십 년 만에 찾은 오동도는 EXPO의 배후관광지로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 새로 연장하여 쌓은 방파제 길이 낯설고 전국적으로 유명한 동백꽃동산의 산책코스도 아가자기하게 꾸며져 행락객들이 즐길 위락시설과 볼거리가 풍성하다. 한 시간 넘게 오동도 이곳저곳을 살핀 후 입구로 나와 서울에서 출발한 버스를 기다리는데 도착예정시간 30여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인솔자에게 전화를 거니 행선지를 바꾸어 일출관광지로 유명한 돌산의 향일함에 먼저 들렀다는 것, 오동도에는 한 시간 남짓 후에 도착한다는 소식이다. 다시 오동도로 발걸음을 옮겨 어둠 속에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경관을 다시 감상하기로. 덕분에 오랜만에 찾은 오동도 구경을 충실하게 할 수 있어 감사하다.
오전 8시 반, 버스로 오동도를 출발하여 행사장소인 순천 장대공원으로 향하였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오전 9시 반, 순천시내는 물론 전국각지에서 모여든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등록절차를 밟는다. 90세의 노익장을 비롯하여 중년의 부부, 어린이와 청년 등 다양한 계층이 한데 모였다. 걷기가 남녀노소 모두에게 가장 기본적이며 적절한 운동인 것을 일깬다.
순천만걷기 개막식의 몸풀기 장면
오전 10시에 개막식, 장계주 순천시걷기연맹회장의 개회선언에 이어 이상대 순천시체육회장의 생태수도 순천방문을 환영하며 맛과 멋의 운치가 있는 순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바라는 환영사와 배준태 한국체육진흥회 상임이사의 참가자 모두 즐거운 걷기가 되기를 기원하는 축사가 이어진다. 오전 10시 20분에 몸 풀기로 준비운동을 마치고 25km 참가자를 필두로 10km, 5km에 참여하는 건각들이 일제히 행사장을 출발하여 주최 측이 마련한 물 한 병과 떡 한 조각씩 받아들고 순천 시내를 가로지르는 동천 산책길에 들어선다.
나는 대부분의 한국체육진흥회 동호인들과 함께 25km 구간 참가, 장대공원을 출발하여 동천세월교와 에코촌 지나 용산전망대 입구를 거쳐 순천만 갈대숲 평원을 돌아 장대공원에 이르는 코스다. 약간 더운 날씨지만 간혹 구름 끼고 색색의 아름다운 꽃길, 시원하게 펼쳐진 갈대숲, 곳곳에 새겨진 주옥같은 글귀 등을 살피며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중간쯤 걸은 후 나눠준 도시락이 일품, 오후에는 햇볕이 제법 따가워 시원한 막걸리 생각이 나기도. 열심히 걸어 출발지점인 장대공원에 되돌아오니 오후 4시가 가깝다. 골인지점에서 완보증을 받아든 후 행운권 당첨 여부를 확인, 더러는 뜻밖의 행운에 즐거워하고 많은 이들이 보물찾기에서 낭패한 사례를 들먹이며 아쉬움을 달랜다. 경품보다 먼 길 찾아와 아름다운 경관 살피며 건강하게 걸을 수 있음이 행운 아닌가.
갈대 숲 무성한 순천만의 모습
오후 4시 반, 타고 온 버스에 올라 숙소로 향하였다. 샤워 후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5시 40분에 버스를 타고 행사를 주관하는 순천시걷기연맹이 마련한 만찬장소로 향하였다. 만찬장은 쾌적한 웨딩 홀(?), 초대가수의 흥겨운 노래 가락이 분위기를 돋운다. 6시 반부터 한식, 양식, 일식 등 다양한 메뉴의 음식과 과일, 음료, 주류가 푸짐하게 차려져 접시를 여러 차례 비워가며 즐거운 담소의 시간을 가졌다. 주최 측의 당부, '이번으로 12회를 맞는 순천만국제걷기대회는 10년 전 제1회 아시안 올림피아드 행사를 이곳에서 치렀는데 2년 후 다시 제6회 아시안 올림피아드 행사를 치를 차례다. 제1회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바탕으로 제6회 대회를 다시 순천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제안하여 참가자 모두 박수로 이를 다짐하기도. 만찬이 끝난 후 숙소에 돌아오니 저녁 8시가 지났다. 전날 밤 기차로 내려와 피곤한 상황, 곧바로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하였다. 더러는 짝을 지어 2차에 나서기도.
둘째 날, 맑고 아침부터 약간 더운 날씨다. 6시경 숙소를 나서 주변을 한 시간 여 산책하였다. 숙소 주변은 5일장이 서는 곳, 이날이 마침 장날이라 아랫장으로 알려진 넓은 시장터가 새벽부터 붐빈다. 싱싱하고 푸짐한 채소, 과일, 농산물이 잔뜩 진열된 장터가 활기 있네. 동행한 일행은 대파를 한 두름 자루에 담는다. 시장은 언제나 생동감이 넘치는 삶의 무대, 파는 이나 사는 이 모두 활력이 넘치시라.
순천 아랫장의 활기찬 모습 오전 8시에 숙소 앞 식당에서 아침 식사, 음식이 정갈하여 모두들 만족스런 표정이다. 9시에 버스로 행사장 행, 첫날보다 참가자가 많이 줄었다. 주최 측의 설명, 둘째 날 걷기는 무더운 날씨를 고려하여 10km와 5km 코스만 운영한단다. 대부분 10km 코스에 참가, 간단한 몸 풀기 후 10시에 일제히 걷기에 나선다. 첫날처럼 물 한 병과 떡 한 조각씩 받아들고.
둘째 날의 코스는 전날과 반대방향으로 5km 떨어진 가곡동 체크포인트를 지나 출발지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열심히 걸어서 출발지점에 되돌아오니 낮 12시 전후, 완보증을 받아들고 행운권을 살피니 낯익은 번호가 눈에 띤다. 상품은 걷기용 티셔츠, 이를 받아들고 잠시 간담을 나누다가 일행들과 작별한 후 귀가길 기차를 타러 순천역으로 향하였다. 서울 행 버스는 오후 3시 출발 예정, 남은 시간 잘 보내시고 무사히 돌아가시라.
걷는 중 천변 담벼락에서 살핀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라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그 내용을 소개하며 제12회 순천만 국제걷기대회참가기를 마무리한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길이 있다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대 그 자리에 머물지 말렴.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그 길 위로 희망의 별 오를 테니 길을 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지. 길을 가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지.’ |
첫댓글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다시 시작되리니~
이리 걷기를 열심히 하시는 까닭인지요?
^^길가는 사람만 볼 수 있다는 희망의 별에 오르기 위해서요?
꿈꾸는 자, 요셉이 떠오릅니다.
무사히 일정을 마치셔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