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와 플라톤의 대화
부처의 세상 보기(금강경 사구게)와 플라톤의 세상 보기(국가론 제7장 동굴이론, 이데아의 세계와 현실세계의 관계)를 보면,
부처는 금강경 사구게를 통하여 우리의 감각기관(눈, 귀, 혀, 코, 촉각, 감각에 기초한 1차적 사고활동)을 통한 세상보기가
범할 수 있는 오류의 지적과 감각기관에 얽매이지 않는 직관을 통해 볼 수 있는 여래(이데아의 세계)를 이야기 하고 있다.
플라톤의 세상보기도 동굴이론에서 보듯이 우리는 동굴 바깥에 있는 이데아의 그림자를 각자의 동굴에서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우리가 감각기관을 통하여 진리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의 허구성을 넘어 이데아의 세계의 본질을 이야기 하고 있다.
부처의 여래와 플라톤의 이데아 세계는 이런 점에서 많이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금강경 사구게
1. 제1구게
무릇 형상이 있는 모든 것은 모두가 다 허망하다.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
2. 제2구게
응당 색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며, 응당 성, 향, 미, 촉, 법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며,
응당 머무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
3. 제3구게
만약, 색으로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서 나를 구하면, 이 사람은 사도를 행함이라.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4. 제4구게
일체의 함이 있는 법( 현상계의 모든 생멸법)은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으며,
그림자와 같으며,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도 같으며, 응당 이와같이 관할지니라.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그림자가 상징하는 것은?
플라톤은 『국가론』 제7권에서 동굴의 비유를 통해 이데아의 세계와 현실세계를 대비해 놓았다.
동굴의 비유를 통해 플라톤은 두 세계의 관계뿐 아니라 이데아의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철학자들이
직면하게 될지도 모르는 위험을 경고하기도 했다.
동굴에는 많은 수의 죄수들이 벽면을 향해 묶인 채 앉아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보는 것을 실재라고 여기지만
사실은 벽에 비친 그림자일 뿐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보는 것도 사실은 그림자들이다.
이 죄수들 중에서 한 명의 철학자가 족쇄에서 풀려나 뒤로 돌아 동굴을 벗어났다고 가정해 보자.
그는 최초로 그림자를 만드는 진짜 사물들과 그러한 그림자를 가능하게 하는 밝은 태양빛을 보게 된다.
그는 자신이 여태까지 실재라고 여겼던 벽에 비친 그림자들이 자신이 지금 보고 있는 사물들에 비해
얼마나 불완전한 것이었던가를 깨닫게 된다.
일반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이데아에 비해 얼마나 불완전하고 혼동된 것인가를 깨달은 철학자는
다시 동굴로 돌아가 죄수들에게 그들의 세계가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가를 말한다.
그러나 죄수들은 그를 미치광이로 여기고 그를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이데아와 기하학의 관계는?
그러나 동굴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이데아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불완전한 현실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이데아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한 예를 수학과 기하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그리는 삼각형이나 사각형, 그리고 원은 엄밀한 의미에서 삼각형이나 사각형 또는 원이 아니다.
완전한 삼각형, 사각형, 그리고 원을 닮은 도형일 뿐이다.
불완전한 도형을 이용하여 이 도형과 관련된 본질적인 성질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이성적 추리의 결과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영원불변하고 완전한 이데아의 불완전한 표현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표현들을 바탕으로 논리적이고 이론적인 추론을 통해 이데아를 발견해 가야 한다.
기하학을 모르는 사람은 들어오지 마시오.
플라톤은 기원전 389년에 아테네에 아카데미아라는 학원을 세우고 제자들을 가르쳤다.
아카데미아의 입구에는 ‘기하학을 모르는 사람은 들어오지 마시오’라는 표지판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말은 아카데미아에서 기하학을 매우 중요시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플라톤이 기하학을 중요시했던 것은 기하학이 이데아를 이해하는 이성적인 추론의 훌륭한 방법을 제공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