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스승의날이다.
도대체 우리에게 '사도(師道)의 표상'은 어디에 있는가.
학교 현장이 전교조와 교장단의 갈등으로 황폐해 있는 사이
우리 학생들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은 사라지고 있다.
교총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고생들의 절 반 가량이(46.4%)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과거보다 더 낮아졌다고 응답한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무엇이 이 같은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지금 당장 원인을 찾아내 치유하지 않는 한
국민 교육기관으로서 학교의 기능은 정지되고
교사의 권위는 추락할 대로 추락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교육 주체들 이 이제야말로 정신차리고
자기 본연의 소명에 충실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우선 교육부는 교육정책에 관한 주도권을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 같 아서는 한국에 교육부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교육부에서 일을 되게 하겠다는 정신이 사라진 지는 오래 됐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면서 왔다갔다하는 일이 비 일비재하다.
수월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면서도
교육감들을 설득시키지 못해
자립형 사립학교 하나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형편이다.
일선 학교에서 반 전-반미 수업이 진행되도 손 놓고 있다.
전교조는 투쟁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해방 후 50여 년 동안 굳어져 온 학교시 스템을 바꾸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인가.
제일 볼썽 사나운 일이 무엇인가.
등교하는 학생들 앞에서 피켓 들고 시위하고,
학교에다 현수막을 내거는 일이다.
학생들이 그것을 보면서 무엇을 배우겠는가.
교사들이 학교 앞에서 그러면 학생들이 피켓 들고 시위하겠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힘을 앞세워 모든 문제를 풀어가려고 하는 투쟁방식이
학교에서 과연 온당한가 말이다.
교장 직선제 같은 것도 결코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없다.
대학에서 총장 직선해서 대학 좋아졌다는 말 들어 보았는가.
자기의 주장이 유일한 선이라는 독선과 아집을 전교조는 버리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슬기가 필요하다.
교장단도 이제 전교조를 교육의 파트너로 인정할 때이다.
집단으로 모여 전교 조를 규탄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전교조는 교육현장에 실존하는 엄연한 세 력이다.
이들을 배제하고는 교육도 행정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결국 지 금 필요한 것은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로베이스'에서 교육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다.
그것이 1개월이 걸릴지, 6개월이 걸릴지, 1년 이 걸릴지는 모르겠으나
합의를 도출할 때까지는 NEIS도 정상화시키고
일체의 집단행동도 자제하고 각자 자기의 위치로 돌아가서
학교에 스승이 있음을 학생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