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만나는 곳'이라는 의미로 이미 올 5월부터 시민에게 공개되어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높이 12m의 전망대로 활용된 하늘소와 ‘몸을 낮추어 낮은 곳에서 송현동 부지와 그 주변 땅의 기운을 느끼도록 만든’ 땅소로 구성된 주제전은 보는 순간 호기심을 자아낸다.
도시와 자연환경, 건축,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과의 관계성을 잘 드러낸 현장 프로젝트 작품 6점은 건축물이 갖고 있는 이야기들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현장엔 큰 배너를 사용해 작품을 소개하고 있어 별다른 소개서 없이도 둘러보는 게 불편하진 않지만, 사전 및 현장 예약을 통해 무료로 40여 분간 진행되는 도슨트 투어에 참여하면, 더 내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주제전 대표작 중 하나인 '하늘소'. 맑은 날에 제한적 인원이 관람 가능하다. ⓒ박지영
사전 예약으로 도슨트 현장 해설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 ⓒ박지영
또 다른 주제작인 '땅소'. 낮은 언덕을 오르내리며 보는 연못에 비친 도시 건축물의 모습이 매력적이다. ⓒ박지영
일정한 규모가 있어 넓은 공간에서 눈에 잘 띄기도 하지만, 관람객이 건축물로 올라가거나, 내부로 들어가거나, 통과하면서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 수 있다. 게다가 어디서 어떤 각도로 사진을 찍어도 멋스럽게 나와 시각적 즐거움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이 품고 있는 과거와 현재, 미래 도시와 인간에 대한 고민 역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
시민들의 반응이 가장 좋다는 리카르도 블루머- 멘드리시오 건축 아카데미아의 작품 <사운드 오브 아키텍쳐> ⓒ박지영
삼각형의 구조물 속에 단 2인의 자리가 마련된 페소 본 에릭사우센의 <페어 파빌리온>. 웅장함과 낭만이 깃든 작품이다. ⓒ박지영
송현 부지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만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는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의 <나무와 흔적들, 보이(지 않)는 파빌리온>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시민들 ⓒ박지영
특히, 열린송현녹지광장 서측 공간에 들어선 한옥 파빌리온 <짓다>는 집의 원형에 대한 기억을 찾아가는 콘셉트의 작품으로,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대상 등을 수상한 조정구 건축가, 한옥건축명장 정태도 대목, 조경 전문가 한규희 등이 제작에 참여했다. ‘폐기물 없는 서울비엔날레’라는 목표에 맞춰 다른 한옥에 사용되었던 오래된 부재를 재활용했고, 전시가 끝난 뒤에도 해체 이전하여 재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된 작품이니 눈여겨보자.
한옥 파빌리온 내부. 낮게 사방이 뚫린 골조만 있는 건축물이지만 아늑하고, 햇빛에 따라 다채로운 시각적 경험도 선사한다. ⓒ박지영
100년 서울마스터 플랜을 만날 수 있는 서울도시건축전시장과 시민청
열린송현녹지광장의 전시를 본 후엔 주제전, 100년 서울마스터플랜전, 게스트시티전이 진행되는 서울도시건축전시장과 시민청으로 이동하면 된다. 버스를 타도 되지만 도보로 20여 분 거리라 광화문광장을 통과해서 가면 어렵지 않게 닿을 수 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외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및 서울건축문화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박지영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전관에서는 비엔날레 기간 동안 ‘땅의 도시, 땅의 건축’에 관한 연구와 미래 도시에 대한 탐구 과정 및 결과를 각종 자료들과 영상, 오브제들로 보여주고, 시민청에선 ‘땅의 도시, 땅의 건축’에 관한 전 세계 사례를 소개하며 주제에 관한 토론의 장을 열어뒀다. 특히 100년 후 서울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려낸 서울 곳곳의 이미지들이 인상적인데,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며 키워진 문명도시 서울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꼭 놓치지 말자.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내부. 주제전, 100년서울마스터플랜전, 게스트시티전에 참여한 국가들의 연구 자료들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다. ⓒ박지영
관련 영상을 관람하고 있는 외국 방문객들. 여러 가지 전시 기재를 사용해서 보기 편하게 구성되었다. ⓒ박지영
시민청 전시 입구.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지하보도로 연결된다. ⓒ박지영
작품을 해설하고 있는 도슨트.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시민청을 함께 돌아볼 수 있다. ⓒ박지영
이 외에도 서울도시건축전시관 B1 갤러리1에서는 제40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대상특별전과 역대 서울특별시 건축상 상설전이, B2에서는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수상작 전시 및 제12회 대학생건축과연합 파빌리온 기획전시도 함께 진행되고 있으니, 미적 기능적 가치와 효용을 두루 갖춘 우리 시대 건축물의 현주소를 알고 싶다면 꼭 보길 바란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시민청을 연결하는 아워갤러리에서 만난 서울건축문화제 작품들 ⓒ박지영
여기서도 사전 및 현장 예약을 통해 무료 도슨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두 전시장엔 연구 자료와 도면들이 많고, 작품 수도 많다 보니 관련 전공자가 아니라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인데, 미리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무료 도슨트를 예약하면 도슨트를 따라 40여 분간 진행되는 해설을 들으며 두 곳을 효율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
도슨트 프로그램은 휴관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를 시작으로 오후 8시까지 7차례 진행되는데, 오후 3시에 진행되는 4회차엔 영어 도슨트도 진행한다. 단, 휴관일인 월요일엔 도슨트가 진행되지 않고, 참여인원도 제한적인데다 장소에 따라 먼저 운영이 마감되는 곳이 있으니 두 장소를 함께 보고 싶다면, 17시에 진행되는 5회차 투어 전으로 도슨트 사전 예약을 하길 권한다.
포토 스탬프 투어 등 시민 참여 행사도 풍성
올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처음으로 야외에서 열리는 만큼 다채로운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많이 마련됐다. 상시 프로그램으로 ▴전시 도슨트 투어 ▴스탬프 투어 ▴해질녘 멍때리기와 밤하늘 보기 ‘노 아이디어(No Idea)’ 등이 준비되어 있으며, 새로운 시각에서 행사 주제를 함께 고민하는 강연과 도시건축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 영화 상영 등도 진행된다. 일자별 상세한 시민참여프로그램은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누리집이나 현장 브로셔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사전 예약이 필요한 프로그램도 있으니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한다.
포토스탬프 투어에 참여하고 경품으로 모자와 스티커를 받았다. 단, 수량이 한정적이니 서둘러야 한다. ⓒ박지영
세 전시관을 다 돌아볼 예정이라면 포토스탬프 투어에 참여하면 좋다. 기자도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주제전 및 현장 프로젝트로 진행 중인 8개의 지정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 현장 인포센터에서 확인 스탬프를 받고,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전시를 둘러보고 마지막 스탬프까지 채운 후 경품을 받았다. 시작 장소가 정해진 게 아니라 어디서든 시작해 8개의 스탬프를 모으면 되고, 마지막 스탬프를 받은 곳에서 날인한 도장들을 보여주고 비엔날레 로고가 새겨진 하얀색 야구 모자와 비엔날레 대표 이미지가 들어간 스티커를 받으면 된다. 단, 수량이 정해져 있으니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미션을 완수하는 게 좋다.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누리집
○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누리집
○ 서울시청 시민청 누리집
○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전시 도슨트 투어 예약 :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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