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만 명을 넘었다. 사망자도 190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런데 어린이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스 때도 8000명 이상이 감염돼 774명이 사망했지만 확진자 중 18세 미만은 5%도 되지 않았다. 메르스 역시 어린이들의 증상은 경미했고 사망한 사례도 드물었다. 코로나19가 성인보다 아이들에게 가볍게 지나가는 이유는 아직 확실치 않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와 성인의 면역반응 차이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린이는 선천성 면역이 있어 성인보다 코로나19를 잘 이겨낸다고 보는 것이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면역은 최고의 의사이자 치료법"이라는 말을 남겼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처럼 치료제가 없는 질환을 이겨내는 것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홍삼, 오메가3, 비타민제 등 건강 관련 식품을 찾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의학적 임상시험을 통해 면역 증진을 확인한 약품이나 식품은 단 하나도 없다. 어떤 병원균이 우리 몸에 침투하면 혈관을 따라 돌아다니던 백혈구의 일종인 대식세포가 그 병원균을 분해해 없앤다.
또 백혈구의 일종인 NK세포는 병원균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한다. 코로나19에도 이런 면역 반응이 일어나면서 몸에 열이 나고 염증이 생기고 기침이 나온다.이병무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코로나19는 면역과 관계가 깊다. 면역이 강한 사람은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투해도 이겨낼 수 있는 저항력이 있고 감염돼도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잠을 푹 자야 면역력이 생긴다는 수많은 수많은 연구의 결과가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면역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선천적으로 또는 후천적으로 획득한 면역세포 수나 기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증에 약한 몸 상태가 되는 것이다. 정기영 대한수면학회장(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잠을 잘 자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건강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는 물론 수면 규칙을 잘 지키는 것도 (코로나19 예방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똑같은 잠이라도 면역에 도움을 주는 수면 습관이 있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깨는 것이다. 평일엔 잠을 적게 자면서 주말에 잠을 몰아서 자는 습관은 좋지 않다. 서파수면 시간이란 가장 깊은 잠에 빠진 시간을 말한다. 대체로 밤 12시부터 새벽 3시 사이가 서파수면 시간이다. 이때 멜라토닌이라는 면역증강물질이 분비된다. 8시간 이상 오래 자도 피곤하다는 사람은 대체로 서파수면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다.
이향운 이대서울병원 수면센터장(신경과 교수)은 "서파수면 시간에 우리 몸은 면역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든다. 낮에 섭취한 칼로리가 지방으로 쌓이지 않도록 하는 호르몬도 분비된다. 그래서 이 시간에 잠을 자는 것은 면역 증강에 큰 도움이 된다. 새벽 3시 이후부터는 렘수면기라고 해서 꿈을 꾸며 비교적 얕은 잠을 잔다"고 조언했다.
대한수면학회가 세계 수면의 날(3월13일)을 맞아 발표한 `면역을 향상하는 수면 규칙`은 이렇다. 최소한 7시간 이상 잠을 잔다. 특히 하루에 5시간 이하로 잠을 자면 면역기능에 치명적이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많은 직장인과 젊은이는 주중에 일찍 일어나지만 주말에 몰아서 오래 자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몸에서 `사회적 시차`가 발생해 마치 당일치기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음악이나 방송(유튜브 등)을 틀어놓고 잠을 자면 오래 자도 수면의 질이 낮아져 면역기능이 떨어진다. 물론 잠자리에 누워서 잡념을 가지지 않은 것은 필수다. 밤에 잠을 잘 자는 것만큼 낮에 필요한 습관은 햇볕 쬐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하루 20~30분 햇볕을 쬐면 된다. 햇볕을 쬐면 우리 몸에서는 비타민D가 생긴다. 비타민D가 부족할 때 면역이 떨어져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또 햇볕을 쬐는 일이 적을수록 밤잠에도 문제가 생긴다.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북극 지역 사람들과 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햇볕을 쬐는 일이 적어질수록 잠에 빠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는 도중에도 자주 깨 수면의 질도 나빠진다. 코로나19 때문에 집에만 있지 말고 틈틈이 햇볕을 쬐어 보자. 집에만 있으면 우울증에 빠지는 이른바 코로나19 블루에 갇혀 면역력까지 떨어진다. 미국 하버드의대가 밝힌 `면역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는 영양제를 먹는다고 면역체계가 개선된다는 증거는 없다.
최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높여준다는 비과학적인 허위 정보에 현혹되지 말고 규칙적으로 수면을 취하고 햇볕에 나가 하루 30분 정도 운동을 하면서 면역력을 는 게 코로나19를 이기는 최선의 방법이다. 물론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