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마다 나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그동안 어려움이 없는지 물어 봅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에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자기야 나 양수가 터져 지금 연도할머니와 시장 입구에 있는 경산부인과에 가니 어서 와줘 !"
"응 알았어 내 바로 달려갈께"
아내로부터 출산이야기를 듣고 나는 뭐를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하여 한동안 멍하니 서서 지금내가 뭘 하고 있는가 생각해 봅니다.
나는 바로 아내에게 달려갑니다.
6km의 덕풍계곡을 어떻게 나왔는지 모릅니다.
풍곡에서 버스를 탔는데 이 버스가 완행 버스이기에 작은 동네마다 서고
길 가던 사람이 손을 들면 서는 아주 느린 버스입니다.
나는 속이 탑니다. 호산에 도착하여 삼척으로가는 버스를 탔는데 아까 보다는 조금 빠릅니다.
버스가 삼척 주차장에 서자 나는 얼른 내렸고 택시를 탑니다.
"어서오세요 어디로 모실까요?"
"어? 어디라고 했지?"
생각이 안 납니다.
"........................."
"어디로 모실까요?"
"어? 어느 산부인과라고 했는데?"
"혹시 시장입구에 있는 경산부인과가 아닌가요?"
"아 경산부인과 맞아요 "
택시가 시장 입구에 섰고 나는 이층에 있는 경산부인과로 올라갑니다.
병원 대합실에는 연도 할머니가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보고 반가워 합니다.
"엘리사벳은 지금 분만실로 들어갔어"
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하느님 아버지 엘리사벳이 순산하게 하여 주소서 엘리사벳이 순산하게 하여 주소서"
라고 계속 기도합니다.
나도 속으로 할머니같이 기도하는데 덕풍에서 나올때부터 `아내가 순산하게 하여 주소서` 라고 기도하며
왔던 것입니다.
잠시 후 분만 실에서 아내의 산고의 고통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으악 ! "
나는 아내의 고통소리를 들으며 아내가 잘 이겨내도록 기도드립니다.
시간이 지나자 이제는 아내가 고통을 참을 수 없는지 마구 비명을 지르는데
그 소리는 나의 애간장을 태웁니다.
"으악 ! 으악 !"
"하느님 저 고통을 제가 대신 받게 해 주소서."
연도 할머니도 계속 기도하십니다.
"악,악 으악 !"
조그만 자궁의 구멍으로 삐져 나오는 커다란 아기가
의식은 없어도 아기가 얼마나 힘이들까? 를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 아버지 엘리사벳이 순산하게 하여 주소서'
라고 연도 할머니는 쉬지 않고 계속 기도드립니다.
그러나 아내의 고통소리를 나를 마치 옥죄이듯한 고통으로 다가와 내가 아기를 낳는 것 같이 아픕니다.
'으악 으악 아 악 !"
아내의 고함 소리가 마구 터져 나오다가 어느 순간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꼭데기까지 올라갔다가 뚝 떨어지듯한 소리가 납니다.
"................................"
분만실이 조용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조용하고 아내의 소리는 나오지 않습니다,
나는 혹시 아내가 죽지는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들며
어쩌면 사실일 수도 있을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
분만실이 너무 조용합니다.
혹시 숨이 멎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침묵의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아내가 죽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나서 나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분만실로 쳐 들어려고 합니다.
첫댓글 출산의 기쁨을 경험하시겠네요.
순산하기를 기도합니다
아 비비안나님 어서오세요 늘 감사합니다.
처음 겪어보는 일이기에 나는 매우 당황합니다.
초산이라서 더 힘들었겠네요.
남편도 같이 진통을 느낀다니
일심동체가 맞네요.
아유 매화향기님 저도 죽을 지경입니다 하하하
아내가 불쌍하고 저러더거 아내가 죽으면 어쩌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까지 듭니다.
형광등등 선배님~
한 생명이 태어나는 감격스러운
순간 기쁨 감추지 못했을 것입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어서오세요 50넘어 얻은 첫 아기입니다.
너무 감사하고 감탄 합니다.
출산을 축하드려야 겠지요
저도 겪은 일 이기에
조용하다가 아가의 울음 소리가 정적을 깨죠 ......
어서오세요 박희정님
님도 그런과정을 겪으셨군요.
얼마나 놀랍고 감사한 일입니까?
쉰이 넘어서 얻은자식 눈에
넣어도 안아프시고 지금은
그 자식에게 효도 받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