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만나 즐기는 동생과 나)
자매의 이야기
간호 대학을 나와서 간호원 출신인 여동생이 아직도 요양병원에서 근무한다.
요즘도 코로나가 계속되니 면역력을 위한 주사를 준다고 찾아왔다.
우리 4남매 중 난 제일 맏이. 가운데 남동생 둘. 막내로 여동생이다.
나하고 여동생 나이가 무려 13살 차이다.
나는 젊었을 때 이 어린 동생에게 질투도 알력도 있었다.
난 너무 멍청하고 동생은 워낙 총명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고 또한
엄마는 나는 맏이라고 온갖 궂은 일만 시키고
동생은 5살에 아버지를 잃어 '아버지' 소리 못 부르고 산다고 늘 무릎 곁에 앉히고
귀여워하는 것이 오랜 세월 계속되니 내가 질투를 한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 동생이 이 세상에서 아주 소중한 존재다.
자식에게도 그 어느 누구에게도 못할 말을 동생에게 한다.
나이든 자매는 자주 만난다.
“언니 내 딸 식성이 딱 언니야
토란 좋아하고 젓갈 좋아하고 호박잎 쌈 좋아하고”
“그 똑순이가 왜 나를 닮았다니.”
”그런데 얘야 옛날에 나는 얼굴이 밉고 재주 없고 머리도 나쁘게 낳아줬다고
엄마한테 늘 투정을 부렸지.“
”언니 그것도 똑같아. 내 딸년이 집에 들어 와 나만 보면 징징대“
난 깔깔 웃었다. 하필이면 그런 것 까지 나를 닮다니.
그리고 언제나 옛날의 엄마이야기로 돌아간다.
지금 생각하면 내게도 좋은 달란트가 많아.
그래서 엄마한테 투정부린 것이 미안해 수시로 하늘 보고 말해.
엄마, 미안해요.“동생이 웃는다.
“얘야 지금 생각하면 엄마는 정말 대단했어.
41살에 혼자 돼 우리 4남매를 다 대학 공부 시킨다고.
사람은 콩나물 장사를 해도 배워야 한다고...엄마에게 너무 벅찬 삶이었어"
"그리고 정말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우릴 위해 당시 거금 2만원을 주고 전축을 사 주셨잖아.”
“맞아. 언니. 그날 우리 4남매는 마당으로 뛰어내려 전축을 틀어놓고
신중현의 '빗속의 여인'을 부르며 신나게 노래하고 춤을 추었지.”
(우리 집 마당엔 늘 꽃이 피어있어 아무나 모델이 되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예야 엄마는 사철 꽃을 피워 집안에 늘 꽃향기 가득했지.
집 마당에는 햇살이 음악이 꽃향기 흘러 우린 하루하루 즐거웠어.
"언니는 테스 읽고 테스가 가엾다고 눈물 훔친 것 알아?"
"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고 크라크케이블 같은 멋진 남자랑 연애한다고 했지.
아! 아름답다. 당시는 가난했어도 꾸는 꿈이 고왔어"
"그런데도 나는 엄마한테 왜 심통을 부렸는지 몰라.
엄마가 하루는 나무에 파란 잎이 나오는 것을 보고 얘 저 잎 봐라 얼마나 예쁘니”
" 난 파란 잎이 다 돈이었으면 좋겠어."
“ 남편 없이 힘들게 사는 엄마를 이해도 못하고.”
“그리고 너는 시어머니가 계신데도 오빠 집에서 아픈 엄마를 너희 집에 모셔놓고
간호하면서 엄마를 아프지 않게 정말 최선을 다 했지.”
결국 엄마는 네 손에 편히 가셨으니 지금 생각해도 맏이인 내가 부끄러워“
"너는 엄마에 대해 얼마나 마음이 개운하겠니“
”그리고 보면 설사 부모가 잘못한 것이 있어도 자식 입장에서옳다 그르다 가릴 것이 못돼.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넘어가야지“
“지금 내가 이렇게 가슴을 앓고 있잖아. 평생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
“언니. 그러지마. 언니는 우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어.
아버지 돌아가시고 집안 온갖 궂은일을 다 도맡아 했잖아“
“그리고 우리 같이 한 집에서 살았잖아. 그 때 형부는 우리 집 기둥이었어”
"엄마한테도 사위이고 큰아들이고 남편을 대신하는 마음의 기둥이었어.“
“엄마는 손주 보는 재미로 즐겁게 사셨어"
"지금 생각해도 오빠나 나한테도 조카들이 너무 귀여웠어.
지금도 나에겐 자식이나 조카나 마음이 똑같아”
“그래. 고맙다.
너희들이 시원치 않은 나를 언니 누나로 잘 대해줘서 감사해."
"그리고 나는 아들 둘이 서로 오가며 의논하며 의지하고 사는데
딸이 하나라 늘 마음이 걸렸는데 네가 내 딸한테 멘토 역할을 해 주어 정말 든든해“
자매의 이야기는 잔잔하게 이어져 끝이 안 난다.
간간이 엄마 생각하는 마음으로 내 눈에 동생의 눈에도 눈물이 어린다.
두 자매는 창문 밖에 꽃 구름진 하늘을 바라보며
꿈결같이 흘렀던 옛 추억의 잠겨 마냥 아기자기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가족이란 그어느것 보다도
소즁한것이죠
구정이 다가오니
돌아가신 부모님이
그리워집니다
철이일님 안녕하세요
말씀 맞습니다.
가족이란 정말 소중하죠
저도 철이일님처럼 명절이면 부모 주위 일가 친척분들이 그립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자매의 도란 도란
엄마 이야기며 자랄때 이야기 끝이 없지요
친구같은 자매인 동생
의 언니 사랑도 보기좋아요
13 살 차이라 하는데
믿기지 않는 선배님 모습
동생한테 말하지 마세요
동생나이에 두세살쯤 더 보탠 나이 같은 선배님 모습 입니다
안단테님 정겨운 안단테님
오는 설날을 부모님 형제분들 보시고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두 분이 똑 닮으셨네요
41살에 혼자 되셔서 4남매를 키우셨다니
어머님께서 참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훌륭한 어머님이십니다
4남매를 모두 대학공부를 시키셨다니요
제 주변에도 의료인들이 여럿입니다
처형님, 처남댁, 처남의 딸이 간호사구요
제 집사람은 임상병리사입니다
돌아가신 장인어른은 한의사를 하셨습니다
처남의 사위는 아산병원 의사입니다
제 남동생의 딸도 경희대병원 의사구요
언니를 위해 면역주사를 들고 오는 동생
두 분의 우애가 참 부럽습니다
주위 의료인분들이 정말 많으시네요.
저와 비슷하네요.
저도 아들 며느리 들다 약사.
여동생 간호사
큰 손주가 의사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설날이 옵니다.
가족들 만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자매가 이야기하는 모습 볼수는 없었지만
동화처럼 아름답게 느켜집니다
진골님 편안하셨지요
설날이 다가 옵니다.
자손들과 즐거운 명절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어머니의 좋은 성품을 물려 받으셨군요
자매가 정겹게 잘사시고
계시니 참 행복해 보이네요
전지현님 안녕하셨어요
어머님은 차분하시고 고운 분이셨는데
저는 그렇지 못해요.
설날이 옵니다.
부모 형제들과 즐거운 명절되시기를 바랍니다.
13살 터울 동생이 친구처럼 보이네요
자매간에는 속엣말을 다 털어놓고 허물없고 서로 의지가 되어서 좋지요
동생분과 자주 만나셔서 어릴때 추억을 회상하고 다정한 대화를 나누며
참 우애깊은 자매지간 입니다
서로 베풀고 잘하기에 유대관계가 좋은거지요
저희집도 자매지간에 넘 우애하고 뭉쳐서 화목하게 잘 지내니까 선망의 대상으로 부러워들 한답니다
자매~~ 귀하고 소중한 인적재산을 상속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려야 합니다
금빛님 반갑습니다.
금빛님 자매지간 사이가 모든 분들에게 선망에 대상으로 부러워한다는 것을.
금빛님 부모 식구들께 하시는 행동 하나 하나 보더라도
상상하고도 남습니다.
댓글에 주신 귀하고 소중한 인적재산을 상속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려야 한다는 말씀
제 가슴을 울립니다.
평생 품고 싶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낭만 선배님~
자매간에 정다운 이야기 주고 받으심
부럽기도 하고 동생이 있어서 얼마나
좋으시겠습니까
동생들이 있는 친구들 많이 부러워 했답니다.
늘 좋은글 주심 감사합니다.
샛별사랑님
여동생이 없으신가 봅니다.
가족 다 중요하지만
여자형제는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이세상에 속의 진심을 나눌 수있는 상대가 딱이예요.
샛별사랑님
설날이 다가옵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이서님의 댓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정말 정겹습니다.
제이서님 설날이 다가옵니다.
가족과 함께 명절날 즐거운 시간 되시기를 바랍니다.
도란도란 나누시는 대화가 들리는 것 같아요
자매의 삶과 형제의 삶은 틀린 것 같아요
우린 머시마만 다섯이라 아기자기한 것과는 거리가 멀답니다.
만나면 회사 이야기 또는 필드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제사 끝나면 바로 헤어진답니다.
어쩌다 만나더라도 잘지내지 라는 말 뿐이랍니다 ㅎㅎㅎㅎㅎㅎ
선배 님의 글을 읽으며 부러운 마음이 드네요
그리고 울 엄마 생각이 참 많이 나네요^^
박희정님
남자 형제와 여자 형제의 평소에 지내는 생활이 정말 많이 다르네요
하지만 남자형제들의 마음이 오고가는 속정이 깊을 것 같습니다.
명절날 형제들 모여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사소한 일상의 얘기부터,
문학적인 이야기까지 편하게 할 수 있는 자매,
참으로 아름다웁고 부러운 모습입니다
자유노트님 오셨네요.
정말 자매지간에 가슴 깊은 곳의 말을 서로 풀 수있어서 넘 좋아요.
또한 취미도 책보는 것으로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자유노트님 곧 명절입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맏이는 불교적인 해석으론 "업보"란 말이 있지요
전생에 죄가많아 이생에 맏이로 태어난다는 뜻이죠
저 역시 장남으로 태어나 어렵게 생활중에 동생들 모두 공부 가르치고
결혼자금 대주고 했지만 으례 장남은 그런그라고 생각하는것 같고
고맙게 생각하는 동생은 없는듯 합니다
장녀는 살림밑천이라도 되지만, 물려받을 재산없는 장남은 그야말로 업보죠
오개님
맏이로서 동생들께 부모님대신 많은 일을 해 오셨습니다.
보람도 있고 서운함도 있으실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주위에 많은 가정의 형제들이
맏이는 성격자체가 여물지 못해 형제간의 제몫을 챙기는 성격이 못되죠.
그러고 보면 억울한 점도 많고
피해를 당하고 산다는 일종의 피해의식도 있고요.
맏딸과 맏아들의 심리적 고충이랄까 하는 공통된 면을 이야기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