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은대(慕隱臺) _ 천사(泉史) 송찬규(宋燦奎) / 작괘천 암석에 새겨짐.
경모선사감애연(敬慕先師感靄然) 포은선생 기리는 마음 너무도 애틋하여
반구여운작천변(盤龜餘韻勺川邊) 반구대 운율이 작괘천 가에 남아 있네.
산환수활통명계(山環水活通明界) 두른 산 맑은 물은 신선세계에 이었는데
옥탁빙함탁영년(玉琢氷涵度永年) 옥돌 쪼으는 차디찬 물 몇 년이나 흘렀는가.
잉득풍광명승지(剩得風光名勝地) 풍광도 아름다운 이곳 명승 작괘천에서
심사도의병이천(深思道義秉彛天) 도의를 생각하며 하늘의 뜻 되새기네.
고대상상지하처(高臺想像知何處) 모은대 이 생각을 어느 곳이 알아줄까
구곡반계쇄모연(九曲磻溪鎖暮烟) 굽이도는 시냇물에 저녁 안개 감도누나.
# 모은대추술(慕隱臺追述) _ 송석(松石) 송종옥(宋鍾玉) / 작괘천 암석에 새겨짐.
모의추성공묘연(慕義追誠恐藐然) 충의 기리는 마음 멀어질까 두려워
앙첨귀작양대변(仰瞻龜酌兩臺邊) 포은 모은 두 대(臺)를 올려 보누나.
황화일취중양일(黃花一醉重陽日) 노란 국화에 취해보는 중양절 오늘
백석정마기탁년(白石精磨幾度年) 흰 바위 씻는 물은 몇 년이나 흘렀는가.
인지의귀사임지(仁智依歸思恁地) 인산지수(仁山智水) 공자님도 이곳 생각하시리니
충현존상본호천(忠賢尊尙本乎天) 천리(天理)를 따라서 충신 현인 기리누나.
천추이학연류처(千秋理學沿流處) 포은선생 이학(理學)이 천년토록 흐르는 곳
옥간청풍권효연(玉澗淸風捲曉煙) 계곡에 이는 바람이 새벽안개 걷는구나.
# 포은대영모사(圃隱臺永慕辭) _ 천사(泉史) 송찬규(宋燦奎) / 반구대 석벽에 새겨짐.
고대여삭립(高臺如削立) 높은 반구대 깎은 듯 서 있어
일기혼연천(一氣渾然天) 한 줄기 기상이 하늘에 뒤섞이네.
백장미견석(百丈彌堅石) 백장(白丈)이나 솟아오른 굳센 저 바위들
천추불사천(千秋不舍川) 천년토록 흐르는 맑은 저 시냇물
계산장일월(溪山長日月) 이 산 저 내에 일월은 끝이 없고
송백자운연(松栢自雲煙) 송백(松栢)도 절개 지켜 구름 속에 푸르르니.
유유청풍재(惟有淸風在) 포은선생 충절이 이곳에 깃들었나
방황구곡변(彷徨九曲邊) 굽이도는 시냇가를 나 홀로 거니네.
# 작천(勺川) _ 취오 정긍조(萃烏 鄭肯朝)
기석종천출(奇石從泉出) 기이한 돌은 샘물을 좇아 나오고
냉랭산의심(冷冷山意深) 냉랭한 산은 풍기는 뜻이 깊구나.
영과종부식(盈科終不息) 냇물은 구덩이를 채워 쉼없이 흐르는데
아애무궁심(我愛無窮心) 나는 끝없이 흐르는 냇물을 사랑하네.
*정긍조 : 조선 말기 최후의 언양 현감 재임 시 작괘천변에 정자 건립을 논의.
# 작천(勺川) _ 남곡(南谷) 권해
구곡징류류동북(九曲澄流流東北) 맑은 물 굽이굽이 동북으로 흘러들고
암반첩설대포백(岩蟠疊雪臺鋪白) 첩첩 바위도 하아얗게 깔려 있네.
인래여입화도중(人來如入畵圖中) 여기 오면 그림 속에 들어간 듯
화애징담수영홍(花曖澄潭水暎紅) 만발한 꽃이 맑은 물에 붉게도 비치누나.
조물위수개승지(造物爲誰開勝地) 조물주는 누굴 위해 이 명승지를 만들었나
연계점도산궁처(沿溪漸到山窮處) 시냇물 흘러 흘러 산 아래로 들어가네.
유선종차어량풍(遊仙從此馭凉風) 신선도 여기 오면 맑은 바람 타고서
일로응장상계통(一路應將上界通) 이 길 따라 올라가 선계(仙界)에 닿느니.
# 작천정(酌川亭) _ 구소 이호경(九簫 李頀卿)
천고난정후(千古蘭亭後) 그 옛날 난정(蘭亭) 이후로는
작천제일루(酌川第一樓) 작천정이 제일가는 누정(樓亭)일세.
백무여허석(白無如許石) 이토록 흰 바위가 또 있을까
청유차간류(淸有此間流) 그 바위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누나.
월지번의설(月地飜疑雪) 하얀 달빛이 눈처럼 펄럭이고
하천잉득추(夏天剩得秋) 여름 밤 하늘에 가을빛이 서렸으니.
난수다소경(難收多少景) 아름다운 이 경치를 어찌 다 그려낼꼬
파필야홍수(把筆惹紅愁) 붓을 잡으니 근심만 가득하네.
*이호경 : 일제시대 언양의 명기(名妓)·여류시인.
*蘭亭 : 정자(亭子) 이름. 중국 절강성(浙江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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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괘천(酌掛川)의 부드러운 하얀 반석 위의 정자.
조선 말 1902년에 언양군수 최시명(崔時鳴)이 세웠단다.
모은대는 유배 온 정몽주가 책을 읽었던 자리라고 한다.
작괘천은 신선이 술을 마시고 바위에 술잔을 걸어놓은
듯하여 ‘걸 괘’의 괘(掛)를 써 작괘천이란다.
사철 맑은 물이 흐르고 너럭바위가 펼쳐져
있어서 시인묵객이 줄을 이었단다.
너럭바위에는 글들이 많다.
이구소(李九簫)는 울산의 여류시인이란다.
/ 울산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