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 않고 달콤한 수박 찾는다 '비파괴검사'
초복을 하루 앞둔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수박이 진열돼 있다. .
한여름 더위를 가시게 하는 수박을 사러 가면 '당도 보장'이라는 말을 볼 수 있다. 당도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박을 깨서 먹어보거나 당도 측정을 하는 것이지만 이러면 팔 수가 없다. 어떻게 당도 보장을 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수박을 열어봐야 했지만 지금은 근적외선을 쬐어 수박을 통과한 전후의 값을 비교한다. 당의 함량에 따라 근적외선의 흡수율이 달라지는 데 이를 이용해서 과일의 당 함량을 알아내는 것이다.
상용화된 과일 선별기는 대상 과일에 따라 근적외선 측정값, 무게, 색상, 음파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과일의 질을 자동 판별한다.
이렇게 측정 대상을 훼손시키지 않거나 측정에서 발생하는 영향을 최소화한 검사법을 '비파괴 검사'라고 한다.
비파괴 검사는 건축, 선박, 항공기, 철도, 가스, 산업 인프라 등의 품질 확인과 유지·보수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육안 검사도 비파괴 검사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비파괴검사법이 등장하고 있다.
염료(침투액)를 표면에 묻힌 후 세척이나 관찰을 통해 결함이나 요철을 찾는 침투 비파괴 검사(모세관 현상), 초음파 투과 검사(파동의 굴절, 반사, 흡수), 방사선 검사, 와전류 검사, 자기 검사 등 다양한 방식이 개발됐다.
또 데이터 처리 및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분석 수준이 올라가며 점점 다양하고 정밀한 비파괴검사가 개발되고 있다.
1일 경기 오산시 청학동 오산세교2 A6블록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잭서포트(하중분산 지지대)가 설치돼 있다. 국토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91개 단지 중 철근 누락 15곳 아파트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이 단지는 보강 철근 필요 기둥 90개 중 75개가 철근이 미흡하게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논란이 된 소위 '순살 아파트' 사례에서 철근 누락 여부를 파악하는 데 비파괴 검사가 활용됐다.
철근 탐지기는 전자파를 방출한 뒤 전기적 특성이 다른 콘크리트와 철근 경계에서 나오는 반사파 등을 활용한다.
또 콘크리트의 구조물에 충격을 주고 반발계수를 측정해 강도를 추산하는 '슈미트 해머법'도 콘크리트 시설의 압축 강도 측정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비파괴 검사다.
의료 분야의 각종 진단기기는 비파괴검사로 분류되지 않지만 관찰 대상을 파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공통분모가 많다. 초음파 검사, X선 및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