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천사와 악마" 보고 왔습니다 (스포 유)

노잉과는 다르게 스포가 중요하므로 안보신분은 읽지마세요.       오늘 본 천사와 악마는.. 일단 CERN의 실험이 주요 소재로 나온다는 소식을 보고 두말 않고 본 영화입니다. 다빈치 코드도 안봤었는데 말이죠. 영화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영화의 주제는 표면적으로 보면, 과학과 종교의 대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종교는 구시대적인 가치관, 무지몽매한 믿음을 상징하고 과학은 그 인습을 타파하는 (갈릴레오의 지동설처럼) 혁신을 상징합니다.     이런 생각이 잠깐 들었지요. 그 당시의 사람들에게 교회는 절대 권위였을테고 거기서 제공하는 정보가 절대 진리였을텐데, 갈릴레오란 사람이 천동설을 정면 반박하여 지동설을 주장한 것은, 지금 이 카페에 올라오는 자료에 비교해봤을때 외계인이나 UFO에 대해 폭로하는 사람들을 연상시켰습니다. (영화에서 갈릴레오가 매우 중요한 소재로 등장합니다.)     지금 지구의 사람들에게는 지구는 둥글고 태양을 돈다는 사실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시간이 흐르면 (제 생각에 그리 먼 시간은 아닐것 같습니다만) 외계인이나 UFO나 기타 우리가 현재 사고방식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날도 올거란 생각이 듭니다.     좀 더 깊숙이 들어가보면, 단순히 과학과 종교를 대립 선상에 놓고 있지는 않는다는걸 알수 있었는데요. '종교는 흠이 많다, 인간이 흠이 많은 존재이기에..'라는 추기경의 말과 CERN에서 행한 실험의 결과인 '반물질'의 도난 사건을 겪었던 여성 연구원의 자책등에서, 둘의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종교도 과학도 지금 이 시점에서는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기에, 각각의 흠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 인간적인 모순을 상징하는 인물인 '궁무처장'이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합니다. (스릴러 영화 팬들에게는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고 뻔한 결론일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 30여분 정도에서 인간인 그가 보여준 모습은 지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천사의 모습과 가장 교활하고 악랄한 악마의 모습 그 두가지 입니다. 단순히 범인이 그 사람이었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최선'에서 '최악'으로 그려지는 그 과정-그것을 보는 관객의 반응을 고려한- 이 너무나 충격적으로 그려졌습니다.     결국 이 시대에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는 모든 상징들이 사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악마'일수도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말하고 있었습니다. '은폐된 진실' 에 관한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