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물쇠
산다는 건 쌓아가는 거다
육신을 불려 체험을 쌓고
재물을 쌓고 명예를 쌓고
담을 쌓고 내 것을 지키는 거다
그러노라면 눈 팔 새도 없어
자신을 잃는 거다
때론 산다는 게 외롭고 허전해
손가락 걸고 약속하지만
바람이 틈새로 파고들어
갈라놓으려 하느니
찢어지는 것도 아픔인 걸
산다는 건 스스로 푸는 거다
산다는 건 쌓고 허물고 하는 거다
쌓을 때 쌓고
허물 때 허물고.
서울 남산에 올라 둘러보노라니
여기저기 자물쇠 천지다.
남산타워 오르는 길
가드레일에 하나 둘 매달리더니
온통 자물쇠로 벽을 이룬다.
나는 그걸 볼 때마다 우선
굳은 약속을 떠올려본다.
젊은 남녀의 약속
사회생활에서의 약속
나라와 나라의 약속
더 나아가서는 자연과 인간,
신과 인간 사이의 약속까지도 생각해 본다.
그걸 매단 사람들도 어떤 뜻과 소망이 있을 게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
헤어지지 말자는, 그런 것 등.
무엇이든 강조한다는 건
넘쳐나기 때문이 아니라
부족하기 때문일 터요
중요하기 때문일 테다.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인간사회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 보나
온통 움켜쥐려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저마다 채우고 내려가면
그걸 누가 풀까?
바람 아니고는 제 것도 모르리라.
첫댓글 사랑과 욕망을 채우려면
화해와 용서를 풀 줄도 알아야 하거늘
어찌 채우려들기만 하는지...
자연보호차원에서
열쇠채우기는 반댑니다~ㅎㅎ
그것뿐이 아니고
여기저기 자연을 망가뜨리는게 축제입니다.
국화축제에 가봤더니 국화를 꺾어 사람이나 짐승을 만들고 그러데요.
누구나 마찬가지 이겠지만 저는 약속 시간을 아주 소중하게 생각 합니다.
약속을 잘 하지는 않는 편 이지만 한번 했던 약속은 꼭 지키려고 노력 합니다.
정말 특별한 사정이 생기는 경우는 어쩔 수 없겠지만 약속은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동감입니다.
그러기 전에 정치인같은
허튼 약속은 말아야지요.
자연을 훼손 시키지 않는 한도에서
저는 젊었을 때 둘이 가서
죽는 날까지 손 놓지 말자고 약속하며 자물통을 잠갔습니다.
사람은 다 그런 맛에 사는 거 아니겠어요?
그렇기도 하겠습니다.
자물쇠가 있으면 열쇠도 있지요..
님의 선문답은 항상 어렵네요~~
가만보니 저도 한 자물쇠를 걸었다는 옛 추억이..
누구였는지는 가물가물
그런가요?
그냥 하는 소리랍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