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손바닥세계사 #중동 이야기 (2편) '누가 예언자의 후계자인가'

[황룡]

[손바닥세계사 175 중동 이야기 (2편) '누가 예언자의 후계자인가']

제2편 누가 예언가의 후계자인가 - 수니파와 시아파의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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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선출을 둘러싼 논란'

632년 예언자 무함마드가 세상을 떠난다. 알라의 선택을 받은 특별한 능력의 유일한 예언자이며 무슬림들에게 가장 모범적인 삶을 보여준 무함마드는, 그의 권위를 누구도 대신할 수 없기에 생전에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았다.

이것이 문제다. 큰 혼란에 빠진다. 누가 후계자로 이어가는냐에 따라 이슬람이 거대한 세력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대로 단명할 수도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예언자 무함마드와 함께 이슬람을 전파하던 초창기 무슬림들('사하바'라고 부른다) 은 두 가지 주장으로 나누어진다.

한쪽은 무함마드의 혈족이 후계를 이어야 한다는 주장 - 나중에 '시아파'라고 부린다. 또 하나는 신에 대한 경건함과 무슬림들의 모범이 되는 유능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주장 - 나중에 '수니파'라고 불린다.

혈족 계승을 주장하는 이들은 예언자 무함마드의 사촌동생이자 사위(딸 파티마의 남편)인 알리(알리 이븐 아비 탈리브, 나중에 4대 칼리파가 되고 초대 이맘이 된다)를 추대하고,

유능한 인물을 주장하는 이들은 예언자 무함마드의 장인이자 추종자인 아부 바크르를 추천한다.

서로의 주장이 혼란스러우나 곧 아부 바크로로 기울어진다. 자세한 사연은 알려진 게 없으나 당시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아라비아 지역의 관습으로 추정된다.


'칼리파 시대의 시작'

초대 칼리파로 추대된 아부 바크로는 이슬람 포교를 계속한다. 2년 남짓 후 노인 아부 바크로는 사망하고, 우마르 이븐 알카타브가 2대 칼리파로 지명된다.

우마르는 아라비아 바노부터 이집트, 리비아 북부, 그리고 사산조 페르시아를 물리치고 페르시아 전역으로까지 넓힌다. 우마르는 전임자 아부 바크로가 시작한 '꾸란'의 완성을 서두른다. 그는 10년 후 살해당하고, 우스만 이븐 아판이 3대 칼리파로 추대된다.

3대 칼리파 우스만은 '꾸란'을 완성하고 영토를 계속 넓혀나간다. 부유한 상인 출신 우스만은 평등과 능력을 우선하는 이슬람 전통과 달리 가까운 친지들을 요직에 앉히는 정실 인사로 무슬림으로 부터 반발을 산다. 결국 불만을 가진 이집트 무슬림들에게 피살된다.


'알리의 승계와 내전'

드디어 알리가 4대 칼리파로 추대된다. 그러나 우스만의 피살에 알리가 개입되었다는 의혹이 퍼지면서 여러 저항 세력들이 생긴다.

우선 예언자 무함마드의 젊은 아내이던 아이샤이다. 무함마드의 언행을 가장 가까이서 보던 그녀는 꾸란의 제작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 무시못할 세력이다. 아이샤 세력이 알리에게 맞선다. 이슬람의 첫 내전이다. 그러나 칼리파 알리 군대가 승리하고 아이샤는 연금된다. 이 사건부터 이슬람 사회에서는 여성의 대외 활동이 부정적으로 자리잡는다.

또 다른 반대 세력은 피살된 우스만의 친척이자 시리아 총독인 우마이야이다. 일촉즉발 분위기 가운데 우마위야와 알리는 큰 전투를 벌인다. 수천 명의 희생자를 남긴 채 휴전으로 끝난다. 승자와 패자 없이 분쟁이 끝났다는 상징성때문에 우마이야의 위상이 칼리파 알리와 거의 대등하게 올라간다.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서 스스로 칼리파라고 칭할 정도이다.

세력이 약해진 칼리파 알리는 4년 후 살해당한다. 알리의 아들이자 예언자 무함마드의 손자인 하산 이븐 알리가 후임 칼리파로 추대된다.


'우마이야의 위력'

이제 하산과 우마이야, 이렇게 두 명의 칼리파가 존재한다.

우마이야는 이집트와 아라비아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예언자 무함마드의 직계 혈통인 하산과 알리 지지자들은 이라크의 작은 세력으로 전락한다.

우마이야의 압력과 회유에 하산은 칼리파에서 물러나고 우마이야를 유일한 칼리파로 인정한다. 이슬람 세계의 주도권을 내어준 셈이다.

알리를 지지하던 무슬림을 '시아트 알리(알리의 무리)'라 부르고 이슬람의 소수파인 '시아파'의 유래가 된다.

혈통이 아닌 능력에 따른 후계자를 지지하는 무슬림들을 '수니파'라고 부른다.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 '순나(sunnah)'를 따르는 이들이라는 뜻이다. 무아위야 이후 수니파가 이슬람의 다수파가 된다.


'카르발라의 참극'

우마이야는 수도를 다마스쿠스로 정한다. 이제 메카의 시대는 저물고 다마스쿠스와 바그다드 시대가 열린다 - 훗날 오스만 시대에는 그 중심지가 다시 이스탄불로 옯겨간다.

시아파들을 박해하자 수니파 무슬림들조차 우마이야를 모범적인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마이야 왕조는 빠르게 성장하고 풍요로워진다. 우마이야가 사망하고 그의 아들 야지드1세가 왕위를 물려받는다. 우마이야는 능력 우선이라는 이슬람 전통을 무시하고 왕위를 세습한 것이다.

한편 알리의 둘째 아들 후세인은 우마이야 가문을 부정하면서 메카에서 세력을 모은다. 그러나 그는 '카르발라 전투'에서 참패를 당한다.

우마이야 병사들은 형제를 살해하지 마라는 율법을 무시하고 3대 이맘 후세인을 비참하게 살륙하여 우마이야에게 바친다.

이 소식을 들은 모든 시아파와 우마이야 왕조를 비판하는 일부 수니파들까지 분노한다. 후세들은 '아슈라(Ashura)' 라는 애도일을 정하고 마탐이라는 종교 의식을 치르며 그 아픔을 되새긴다.

불의에 저항하는 진정한 무슬림이라는 이 의식은 오늘 날까지 시아파에게 정체성과 유대감을 주는 국가공휴일로 지켜지고 있다.


'시아파의 갈래: 12이맘파와 이스마일파'

수니파의 지도자가 칼리파라면 시아파의 지도자는 '이맘(Imam, 존경하는 이슬람 지도자)' 이다.

예언자 무함마드의 사위이자 4대 칼리파였던 알리를 초대 이맘으로 추앙한다. 하산이 2대, 전사한 후세인이 3대 이맘이다. 6대 이맘 자파르가 후계자를 정하면서 술을 마시는 장남 이스마일 대신 삼남 무사를 후계자로 지명한다. 이스마일을 따르는 이들을 '이스마일파', 무사를 따르는 이를 '12이맘파' 라고 부른다. 이들은 수니파의 탄압을 피하여 은둔생활을 한다.

이스마일파는 969년 이집트 카이로 지역에 '파티마왕조(Fatimah Dynasty)'를 세운다. 이슬람 최초의 시아파 왕조이다.

이후 이슬람 세계는 두 명의 칼리파 즉, 바그다드의 아바스 왕조 칼리파와 카이로의 파티마 왕조의 칼리파가 서로 경쟁하는 시대로 들어선다.

파티마 왕조는 한때 메카와 메디나까지 정복하는 전성기를 누리지만 이후 베르베르인들의 반란, 십자군의 침공, 튀르크인들의 침략 등으로 세력이 약해지다가 1194년 수니파 술탄 살라딘(Salah ad-Din)에게 멸망된다. 그 이후 16세기 경 사파비 왕조가 다시 등장하나, 여전히 수니파의 공격을 받는다. 일부 시아파는 은둔생활을 하면서 신비주의로 변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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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과거 이슬람 제국에서는 최고의 권위를 가진 지도자를 칭하는 명칭이 일반적으로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칼리파(خليفة, 후계자)', 또 다른 하나는 '술탄(سُلْطَان , 권력)'입니다.

유럽 기독교의 종교 지도자인 교황과 정치 지도자인 황제와 비교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칼리파'는 종교와 정치를 같이 하는 최고 지도자입니다. 아바스 왕조가 약해지면서 곳곳에 지방 왕조들이 생겨나는데 이들을 '술탄'이라고 부릅니다.

한때 술탄의 세력이 칼리파를 압도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칼리파의 권위는 인정해주었습니다. 감히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계자를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슬람 문화입니다. 셀주크 제국 이후 칼리파는 종교 지도자 그리고 술탄은 정치 지도자 이렇게 인식이 되기 시작합니다.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