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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병불구(擁兵不救)
군대를 보유하기만 하고 출동시켜 구원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협력할 마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擁 : 안을 옹(扌/13)
兵 : 군사 병(八/5)
不 : 아닐 불(一/3)
救 : 구원할 구(攵/7)
출처 :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선조 26년 계사(1593) 7월 21일(계유)
풍원 부원군 유성룡이 진주성 싸움의 패전 원인을 보고하다
풍원 부원군(豐原府院君) 유성룡(柳成龍)이 치계(馳啓)하였다(豐原府院君 柳成龍馳啓曰); “진주의 함락이 비록 강대한 적병(賊兵) 때문이기는 하지만 우리 쪽 대응(對應)의 잘못도 개탄스럽습니다.
신이 서울에 있을 적에 목사(牧使) 서예원(徐禮元)이 명군 지대 차사원(明軍支待差使員)으로 함창(咸昌)에 와서 있기에 즉시 이문(移文)하여 ‘진주가 곧 왜적의 공격을 받게 되었는데 성을 지키는 관원(官員)이 어찌 멀리 나와 있어서야 되겠는가.’ 하고, 속히 돌아가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체하고 돌아가지 않다가 적이 가까이 왔다는 것을 들은 뒤에 겨우 입성(入城)하여 방비(防備) 등의 일을 미리 조처하지 못한 것이 잘못의 첫째이고(然後僅得入城, 防備等事, 不能預先措置, 一也),
또 제장(諸將)들이 객병(客兵)을 거느리고 한 성 안에 많이 모였는데 통제(統制)하는 사람이 없어 각각 제 주장만 고집하여 분란(紛難)을 면치 못했던 것이 잘못의 둘째이며(而無統制之人, 各執所見, 未免紛(難)亂, 二也),
제장들이 당초에 사세를 헤아리지 못하고 경솔히 함안(咸安)으로 나아가서 진을 치고 있다가 적병이 크게 이르자 낭패(狼狽)하고 도망해 돌아와서 적으로 하여금 승세(勝勢)를 타게 한 것이 잘못의 셋째이며(及賊兵大至, 狼狽奔還, 賊乘勝, 三也),
정진(鼎津)에 군사를 진열시키고 굳게 지켰다면 적이 사면(四面)에서 함께 진격하여 오지는 못했을 것인데, 모두 버리고 떠났으므로 적병이 수륙(水陸)으로 함께 진격하였고 진주가 함락되기 전에 의령(宜寧), 삼가(三嘉), 단성(丹城), 진해(鎭海), 고성(固城), 사천(泗川) 등지에 적이 구름처럼 모여 원병(援兵)의 길이 막힌 것이 잘못의 넷째(賊皆雲合, 援兵路斷, 四也)입니다.
최원(崔遠), 선거이(宣居怡) 이하 장수의 거느린 군사가 모두 도피(逃避)하고서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으므로 진주 사람들이 밤낮으로 구원병을 갈망하며 하늘에 호소하고 빌었으나 끝내 한 명의 구원병도 오는 자가 없어 드디어 함몰(陷沒)되었고, 온 성안이 도륙된 참상은 차마 말할 수 없습니다.
제장은 진주가 함락되었다는 것을 듣고 모두 궤산(潰散)하여 지나는 고을마다 창고의 곡식을 어지럽게 노략질하였는데, 최원이 거느린 군사의 작란(作亂)이 더욱 심했다 하니 매우 가슴 아픕니다.”
사신은 논한다. 외로운 성에 포위가 조여들어 조석(朝夕) 사이에 함락될 지경이어서 성중에서는 외원(外援)을 고대하였건만, 최원(崔遠), 선거이(宣居怡)는 군사를 거느리고서도 수수방관(袖手傍觀)하여 드디어 온 성안의 충의(忠義)로운 장사(將士)들로 하여금 모두 흉적의 칼날에 죽게 하였다.
이것은 실로 근래 기강이 해이하여 군율(軍律)이 엄격하지 못한 데서 연유한 것이니, 군율로 단죄(斷罪)해야지 어찌 용서해서야 되겠는가.
史臣曰: "孤城圍急, 朝夕且陷, 城中苦望外援, 崔遠、宣居怡, 擁兵不救, 袖手傍觀, 遂使一城忠義之士, 盡塗於凶鋒, 實由近來紀綱解弛, 軍律不嚴之故也。 斷以軍律, 寧可容貸乎!"
▶️ 擁(낄 옹)은 형성문자로 拥(옹)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덮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雍(옹)으로 이루어졌다. 손으로 덮어 가리고 꼭 '껴안다'의 뜻이 전(轉)하여 '지키다'의 뜻이 있다. 그래서 擁(옹)은 ①끼다 ②가지다 ③호위(護衛)하다 ④안다 ⑤들다 ⑥가리다 ⑦막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안을 포(抱)이다. 용례로는 부축하여 보호함을 옹호(擁護), 받들어서 임금의 자리 따위에 모시어 세움을 옹립(擁立), 부축하여 호위함을 옹위(擁衛), 성 밖에 겹으로 둘러 쌓은 성을 옹성(擁城), 부등켜 안음을 옹포(擁抱), 옹위하여 다그침을 옹핍(擁逼), 보이지 않도록 가림을 옹폐(擁蔽), 이불로 몸을 휩싸 덮음을 옹금(擁衾), 무릎을 안고 깊이 생각함을 옹슬(擁膝), 품에 껴안음을 포옹(抱擁), 존귀한 사람의 행차 앞에서 종자가 큰 소리를 질러 행인을 금하며 옹위함을 가옹(呵擁), 번잡하고 갑갑함을 번옹(煩擁), 서로 포옹함을 상옹(相擁), 둘러침으로 울타리를 위옹(圍擁), 빽빽이 둘러싸고 보호함을 족옹(簇擁), 많은 책을 가지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옹서만권(擁書萬卷), 많은 사람이 앞뒤로 보호하여 따른다는 말을 전차후옹(前遮後擁), 수많은 별이 북극성을 향해 떼지어 따른다는 뜻으로 많은 문사들이 모여듦을 이르는 말을 군성옹북(群星擁北) 등에 쓰인다.
▶️ 兵(병사 병)은 ❶회의문자로 斤(근; 무기)와 양손의 합자(合字)이다. 무기를 두 손으로 쥐고 있음의 뜻으로, 나중에 무기를 갖는 무사(武士)나 전쟁의 뜻에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兵자는 ‘병사’나 ‘무기’, ‘싸움’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兵자는 斤(도끼 근)자와 廾(받들 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兵자를 보면 도끼나 창을 양손으로 받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兵자는 이렇게 양손에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무기’나 ‘병기’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후에 ‘병사’나 ‘싸움’이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兵(병)은 ①병사(兵士), 병졸(兵卒), 군사(軍士), 군인(軍人) ②무기(武器), 병기(兵器) ③싸움, 전쟁(戰爭) ④재앙(災殃), 원수(怨讐), ⑤상하다, 다치다 ⑥치다, 무기로써 죽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칠 졸(卒), 병장기 융(戎), 군사 군(軍),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장수 장(將)이다. 용례로는 전쟁에 쓰는 제구를 병구(兵具), 전쟁으로 나라가 어지러워짐을 병란(兵亂), 군대의 힘이나 군대의 인원수를 병력(兵力), 전쟁에 쓰는 모든 기구를 병기(兵器), 병사에 관한 사무를 병무(兵務), 하사관 아래의 군인을 병졸(兵卒) 또는 병사(兵士), 병법에 관하여 쓴 책을 병서(兵書), 백성이 의무로 군적에 편입되어 군무에 종사하는 일을 병역(兵役), 전쟁을 하는 방법을 병법(兵法), 사병의 가장 높은 계급을 병장(兵長), 전쟁할 때 쓰는 수레를 병거(兵車), 군대를 파출하는 일을 파병(派兵), 장교와 사병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장병(將兵), 지위가 낮은 병사를 졸병(卒兵), 장교가 아닌 모든 졸병을 사병(士兵), 갑작스레 적을 내리치려고 요긴한 목에 숨어 있는 군사를 복병(伏兵), 법에 의거하여 해당자를 군대에 복무시키기 위하여 모음을 징병(徵兵), 굳세고 강한 군사를 강병(剛兵), 초소를 지키는 병사를 초병(哨兵), 병가에는 항상 있는 일이라는 병가상사(兵家常事), 병거를 거느리고 무력(武力)으로 하는 회맹을 병거지회(兵車之會), 용병에 있어서는 적을 속이는 것도 싫어하지 않는다는 병불염사(兵不厭詐), 병사가 칼에 피를 묻히지 아니하였다는 병불혈인(兵不血刃)전쟁에서 사람은 죽는다는 병사지야(兵死地也)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救(구원할 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求(구; 정리하다, 모으는 일)로 이루어졌다. '손으로 말리다', '구원하다'는 뜻이 있다. 나쁜 길로 빠지려는 사람은 때려서라도 구해 주어야 한다는 뜻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救자는 '건지다'나 '구원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救자는 求(구할 구)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求자는 털가죽으로 만든 옷을 그린 것으로 '구하다'나 '탐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救자는 이렇게 '구하다'라는 뜻을 가진 求자에 攵자를 결합한 것으로 누군가를 구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救자에 쓰인 攵자는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내민다는 뜻으로 응용된 것이다. 그래서 救(구원할 구)는 ①구원하다, 건지다, 돕다 ②고치다, 치료하다 ③막다, 못 하게 하다, 금지하다 ④도움, 구원(救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건널 제(濟)이다. 용례로는 어려운 지경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냄을 구제(救濟), 위험한 상태에서 구하여 냄을 구출(救出), 빈민이나 이재민 등에게 금품을 주어 구조함을 구휼(救恤), 구원하고 도와 줌을 구조(救助), 도와서 보호함이나 부상자나 병자를 간호함을 구호(救護), 사람의 목숨을 구함을 구명(救命), 위급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을 구하는 일을 구급(救急), 어려움에 처하여 있는 사람을 도와서 건져줌을 구원(救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함을 구국(救國), 어려운 고비를 도와주는 사람을 구인(救人), 어려움을 도와 구해 줌을 구난(救難), 병을 고치는 약을 구약(救藥), 사람들의 괴로움을 구해 줌을 구고(救苦), 극히 가난한 사람을 구제함을 구빈(救貧), 세상 사람을 죄악으로 부터 구원함을 구세(救世), 호응하여 구원함을 구응(救應), 위태롭거나 곤란한 지경에 처한 사람을 구원하여 살려 줌을 구활(救活), 스스로를 구함을 자구(自救), 도와 구해줌을 원구(援救), 서로 구해줌을 상구(相救), 힘써서 구원함을 역구(力救), 완전히 구제함을 완구(完救), 중생을 불쌍히 여겨 구제함을 자구(慈救), 구원하러 감을 부구(赴救), 잘못된 풍습이나 폐단을 바로잡아 구제함을 교구(矯救), 나라를 구하는 방패와 성이란 뜻으로 나라를 구하여 지키는 믿음직한 군인이나 인물을 의미하는 말을 구국간성(救國干城), 불을 끈답시고 땔나무를 던진다는 뜻으로 폐해를 없애려고 한 행위가 폐해를 조장하게 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구화투신(救火投薪), 곤란이 몹시 심하여 다른 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구사불첨(救死不瞻), 세상을 구하고 민생을 구제함을 일컫는 말을 구세제민(救世濟民), 같은 배에 탄 사람이 배가 전복될 때 서로 힘을 모아 구조한다는 뜻으로 이해 관계가 같은 사람은 알거나 모르거나 간에 서로 돕게 됨을 이르는 말을 동주상구(同舟相救), 옹기를 깨뜨려서 친구를 구한다는 말을 파옹구우(破甕救友), 한 잔의 물로 수레에 가득 실린 땔나무에 붙은 불을 끄려 한다는 뜻으로 능력이 도저히 미치지 않아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짓을 한다는 말을 배수구거(杯水救車), 땔나무를 지고 불을 끈다는 뜻으로 재해를 방지하려다가 자기도 말려들어가 자멸하거나 도리어 크게 손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부신구화(負薪救火), 땔나무를 안고 불을 끄러 간다는 뜻으로 재해를 방지하려다가 자기도 말려들어가 자멸하거나 도리어 크게 손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포신구화(抱薪救火), 치료약을 구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일이 만회할 수 없을 처지에 이른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구약(不可救藥), 급히 서둘러 구한다는 말로 포복은 손과 발이 함께 간다는 뜻으로 남의 상사에 힘을 다하여 도움을 이르는 말을 포복구지(匍匐救之), 병이 나면 돕고 죽으면 장례를 치러 줌을 일컫는 말을 병구사장(病救死葬), 먼저 폐단을 말하고 그 폐단을 바로잡음을 일컫는 말을 설폐구폐(說弊救弊), 물로써 물을 구한다는 뜻으로 잘못을 바르게 하려다가 그것을 더 번지게 만드는 일을 일컫는 말을 이수구수(以水救水), 우물에 들어가 남을 구한다는 뜻으로 해 놓은 일에 아무런 이득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종정구인(從井救人), 불로써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폐해를 구해 준다는 것이 도리어 폐해를 조장함을 이르는 말을 이화구화(以火救火)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