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여성시대 십일월이일
1탄 : http://cafe.daum.net/subdued20club/VETW/27362
2탄 : http://cafe.daum.net/subdued20club/VETW/27387
3탄 : http://cafe.daum.net/subdued20club/VETW/27394
안녕 여시들. 오늘 신랑 회식이라서 늦게온대.
할거 없어서 강아지들이랑 놀아주며 이런저런 일화들 메모장에 적다보니 길어져서
또 올려. 재밌어해줘서 고마워.
친구들이 네 인생은 왜 그리 시트콤 같냐 할때 인정 못했었는데,
적다보니 진짜 시트콤 같네. 껄껄.
시작 할게.
1.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단짝으로 지내는 친구와의 첫만남 얘기임.
나는 말 수가 너무 없어서 사람들이 먼저 다가오지 않는 이상 친해지기 힘듬.
게다가 난 인상이 안좋다는 얘기 많이 들음.
매 학년 올라갈 때마다 근심걱정 가득이었음.
개학하고 첫 3학년 교실에 들어섬. 난 3학년 6반이었음.
6반 교실 뒷문으로 들어가 맨 앞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음.
앞문으로 들어가면 되지 왜 뒷문으로 들어갔냐하면,
뒷문으로 들어가 슬쩍 뒷쪽에 앉을랬더니 아는 사람이라고는 선생님 뿐일 것 같아 앞자리로 간 거임.
내 앞에 단발머리 여자애가 앉아있음.
근데 그 여자애가 뒤돌아서 나에게 인사함.
난 아는 이가 아무도 없는 이 교실에서 나에게 먼저 말걸어주니 너무 기뻐서 단짝 먹자고 함.
그 친구는 단박에 그러자 함.
그리고나서 오늘 학교 끝나고 우리집에서 떡볶이 먹자고 제안함.
그 친구 끄덕임. 벌써 평생친구.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출석 부르기 시작하심.
근데 출석부에 내 이름이 없는지 끝까지 선생님이 내 이름 안부르심.
왜 난 안부르시냐고 함.
이름이 뭐냐고 물으심.
여시요.
그 이름은 없다하심. 몇 번이고 훑어도 없다하심.
담임 선생님이 교무실 좀 다시 다녀오겠다 함.
그동안 나는 단짝 친구와 얘기 하고 놈.
담임선생님이 다시 돌아오시더니 혹시 6반 학생 아니냐 물으심.
난 맞다고 함. 여기 6반 아니냐니까 여긴 5반이라 함.
난 짐챙겨서 나와서 6반 감.
6반에는 아는 얼굴들이 많았지만 단짝 친구와 같은 반이 아니라는게 아쉬웠음.
그러나 단짝 친구는 우리반에 자주 놀러옴.
그날 저녁에도 떡볶이 먹으러 우리집 옴.
근데 아쉽게도 난 그시간에 집에 없었음.
엄마 얘기 들어보니까 여시 친구라며 집에 들어와서 여시랑 떡볶이는 어딨냐고 했다 함.
엄마는 여시는 놀러갔고 떡볶이는 지금 만들면 된다며 떡볶이 만들어줬다 함.
단짝 친구는 그날 떡볶이를 참 맛있게 먹었고,
지금은 떡볶이만 보면 그 시절 그 얘기를 꺼내며 약속잡아놓고 어딜 갔었냐며 나에게 쌍욕함.
2. 이건 아직까지도 신기한 이야기임.
친구들 만날 때마다 이 얘기 함. 그만하래도 함.
지지난주 쯤 단짝 친구와 만났음.
단짝 친구는 다이어터라 저녁을 안먹는다하고,
난 3시부터 3시 반까지 참외를 많이 먹어서 저녁 생각이 없었기에 그냥 커피들고 돌아다니는 중이었음.
내 별명 중 하나가 도라에몽임.
가방에 별 걸 다 넣고 다닌다 해서 생긴 별명임.
난 배가 고프면 화가 치밀어 오르기에 젤리, 초콜릿, 떡, 빵, 고구마, 과자 등을 가지고 다님.
그리고 노트와 펜, 화장품, 미스트, 지갑, 비상금, 비상약, 여분의 양말을 넣어놓음.
그날은 우리집 강아지 주려고 산 간식도 들어있었음.
내 친구는 내 커다란 가방을 흔들어대며 놀려댔음.
난 반응 안해줌. 그러자 내 가슴 만짐.
그래도 반응 안해줌. 엉덩이도 만짐.
반응따위 안해줌. 쮠지 만짐.
조금 흔들렸지만 버팀.
근데 가슴을 주무름. 살짝 터치한것도 아니고 주물렀음.
간지러워서 몸부림치다 가방 엎어버림.
간식들과 여러 물건들이 쏟아짐.
그때 목줄이 끊겨있는 개가 달려와서 내 간식 물어감.
개는 초콜릿 먹음 안됨. 난 쫓아감.
내새끼들 주려고 산 간식이라도 주려고 멍멍이 간식들고 쫓아감.
근데 그 개 주인이 초등학교 동창이었음.
초등학교 5학년때 단짝이었는데 전학가서 여태 연락한번 안하던 친구였음.
우린 부둥켜안고 반가워함.
과거의 단짝과 현재의 단짝 사이에 있으니 기분이 묘함.
근데 둘다 친화력 쩌는 애들이라 셋이 같이 공원가서 개 산책 시키기로 함.
가는 길에 내가 지~~~인짜 가고싶어했던 옷가게가 있었는데 거기 좀 잠깐 들어갔다가 나오겠다 함.
두 단짝 친구는 고개 끄덕임.
근데 들어가니 직원 한명이 연락 끊겼던 중학교 동창임.
내 현재 단짝 친구랑도 아는 사이임.
근황 들어보니 애 키우며 잘살고 있다함.
그곳 사장님이 친구만났는데 퇴근하래서 그친구 퇴근함.
옷구경 못해서 아쉽긴했음.
그친구도 친화력 장난아님.
결국 넷이서 친구네 친정가서 애기 (5세)데리고 와서 강아지데리고 산책가자 함.
애기 데리고 돌아다니기 힘들지 않냐니까 애기가 강아지 뿐만아니라 대형견도 좋아해서 괜찮다함.
남편이 기다리지 않겠냐니까 야근때매 밤11시 넘어서 들어온다함.
넷이서 근처 마트가서 돗자리랑 간식거리 사서 공원 감.
가서 신나게 놀고 각자 집 감.
신랑한테 이 얘기해주면서 내친구들 만나볼래? 다들 나랑 성격 비슷한거같아 라고 하면
여보가 넷...?하고 절레절레 함.
멱살 잡음.
3.
나는 면허 딸 생각이 별로 없었음.
그러던 어느날 단짝 친구가 같이 따자고 해서 학원 등록 하게 됨.
그런데 갑자기 친구가 옆 학원으로 옮긴다 함.
왜냐니까 지 남친이 옆 학원에 등록한다 함.
뭐.. 면허증을 합동해서 따는 것도 아니고 알아서 하라함.
친구는 나한테서 쿨워터향이 난다더니 그렇게 옆 학원으로 옮기고 나혼자 수업 듣게 됨.
담당 강사님은 40대 정도로 보이는 아저씨였음.
인상도 너무 좋고 다정다감하신게 난 인복이 좋구나 했음.
근데 난 겁이 너무나도 많음.
운전대 잡자마자 식은 땀 남. 그때 3월이었음.
땀이 너무나서 좀 쉬다 하자 했음.
강사님은 뭐 아무것도 안했다 함.
그렇게 마음 좀 달래고 학원 안에서 돌기 시작함.
그건 좀 수월했음.
근데 도로주행 시작하니 미치도록 떨림.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음.
학원에서 나오자 마자 무단횡단 하는 아저씨를 발견함.
난 강사님께 멈춰요, 아님 치고가요, 하고 물음.
강사님이 그럼 치고 가요? 하고 한숨 쉬심.
다행이도 난 멈춤. 무단횡단 극혐임.
근데 난 좌회전 우회전 못하겠음. 손과 팔만 움직여야 한다는 걸 모름.
그래서 좌회전 크게 할 때 내 팔이 짧은 탓을 하며 자리에서 엉덩이를 떼고 살짝 일어나 상체를 차와 함께 왼쪽으로 비틈. 강
사님 식겁하시고 차 세우라 함.
난 도로에 세움. 뒷차가 클락션 울리고 난리남. 난 강사님 탓함.
강사님은 창문열고 한숨 쉬시더니 저기 차 없는 곳으로 이동해서 정차하라 함.
내 자신이 싫고 밉고 초라하게 느껴졌음.
이동해서 차 세우자마자 강사님이 두 손을 번갈아 가며 핸들 움직여서 좌회전 우회전 하는 법 가르쳐 주심.
오케이 하고 다시 주행하는데 또 크게 우회전 하는 구간이 있음. 빡침.
자꾸 엉덩이가 시트에서 떨어짐. 옆에서 강사님이 자꾸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라고 함.
잠시 쉬는 시간에 강사님은 밖에서 담배 피시고, 난 차안에서 아빠한테 전화함.
그날 얘기해주니까 아빠가 그냥 학원비 줄테니 그만두라 하심. 난 포기못한다 함. 아빠 한숨 쉬심.
엄마한테 전화해서 말해주니까 엄마는 잘해서 한 번에 땄다며 자랑하심. 그냥 전화 끊음.
매일 그렇게 반복 되다 어느정도 운전 실력이 나아짐.
근데 나 한번에 붙음. 나같은 애한테 절대 주면 안되는데 면허증 줌.
그후로 차없는 곳에서 연습 엄청 함.
결혼 후에는 신랑이 가끔 시켜줌.
저번에는 내가 운전해서 대부도 까지 갔는데 칼국수 먹고싶어서 칼국수 먹고
배불러서 집에 오는 길은 신랑한테 운전 하라함.
연습겸 물왕저수지 쪽으로 갔는데 한정식먹고 싶어서 한정식 먹고
배불러서 집에 오는 길은 신랑한테 운전 하라함.
이젠 신랑이 운전 잘 안시켜줌.
4. 이건 감동적인 이야기 임.
나는 평소에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편인데,
진짜 큰 일이 있을 때에 한 번에 터짐.
그날 신랑이랑 크게 싸움.
나 진심 열받고 서러워서 울부짖으며 집에서 나옴.
집 앞에 영등포로 가는 버스 있음. 그 버스 타고 영등포 가기로 함.
그정신에 나는 카드도 챙겨나옴. 김치냉장고 위에 있던 젤리도 챙겨나와서 버스안에서 젤리 먹으며 영등포 감.
영등포 타임스퀘어 가서 이것저것 구경 함. 커피도 마심.
그렇게 4시간 정도를 혼자 보냈나. 저녁 시간이 되어 슬슬 배고픔.
근데 다들 짝지어 다니니 급 외로워짐. 또 눈물남.
혼자 걸어가며 우는건 이상해보이니까 엄마한테 전화해서 울며 걸어다님. 그래도 이상하게 봄.
겨우 눈물을 삼키고 저녁메뉴를 고민함. 돈까스 집이 보임. 돈까스 먹기로 결정함.
그때 신랑한테 전화옴. 전화 안받음. 어디냐는 톡에도 답 안함.
돈까스 진짜 맛남. 바삭하고 고기는 두툼한게 짱임. 심지어 소스도 맛있음.
손가락에 묻은 소스도 아무도 안볼때 빨아먹음.
다 먹고 소화시킬겸 카페 찾아다니는 중에 친구한테 전화옴.
울 신랑이 나 찾는다고 함. 난 회사라고 뻥침. 그리고 미안하다며 끊음.
10분 쯤 지나서 사장님한테 전화옴. 토요일인데 무슨 일인가 하고 전화받음.
어디냐 물으심. 영등포라 함. 사장님이 여의도니 찾아오겠다 하심. 일단 알겠다 함.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장님과 만남.
알고보니 친구가 신랑한테 여시 회사에 있다 얘기하니 신랑은 회사에 전화함.
그러니 차장님이 받으심.(현장은 격주로 토요일 근무) 차장님은 사장님한테 전화함.
사장님은 여의도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날 데리러 오심.
사장님 차타고 집근처로 감. 사장님이 신랑 부르라 하심.
그렇게 신랑 불러서 셋이서 장어먹고 노래방 감.
신랑은 그날 나훈아의 홍시를 듣고 반함.
그리고 감사하다며 세상에 이런 사장님이 어딨냐며 테이블 붙들고 오열함.
그후로 사장님이 회식때마다 신랑 부르라고 함.
신랑도 우리 가족이나 마찬가지라 하심.
신랑은 부르지 않아도 회식이라하면 자연스레 회식자리로 옴.
5. 나는 거의 매일을 신랑 앞에서 레베카를 열창하거나 비욘세 춤을 춤.
신랑은 나의 광팬 역할을 맡았기에 내 앞에 앉아서 감격한 표정 짓고 있어야 함.
그런데 최근에 신랑이 레베카 지겹다 함.
나는 그럼 이제 오페라의 유령 공연을 시작하겠다 함.
이제 우리집은 오페라의 유령 시즌이라며 고음 내지름.
미지근한 물 마시면 노래 잘 나와서 뜨듯한 녹차 타놓고 부름.
강아지들이 짖어댐. 옆 집에서 좀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함.
오페라의 유령은 안되겠음.
그래서 최근에 푹 빠진 오마이걸의 윈디데이를 연습함. 연습기간 동안은 일체 공연 없음.
신랑이 아쉬워 하길래 힐링캠프 찍자 함.
학창시절부터 사회생활 얘기 함. 왠지 눈물도 흘려줘야 할 것 같아서 안약 넣음.
근데 눈 겁나 따가움. 진짜 눈물 남.
힐링캠프도 안되겠음. 다시 컴백하기 전까지 참아달라 함.
신랑은 나보고 제발 참아달라 함. 뭘 참으라는 건지는 말 절대 안해줌.
난 오마이걸의 윈디데이를 열심히 연습함.
그러다 진짜 좋은 기회가 생김. 저번주 토요일에 시부모님이 부르심.
시부모님이 나 엄청 좋아하심.
나보다 1살 아래인 시누이도 나랑 쿵짝 잘맞음.
성격, 좋아하는거, 싫어하는거 완전 똑같음.
토요일에 시댁 가서 밥먹고 커피 마시며 티비보던 중이었음.
아버님이 티비 볼게 없다고 얘기나 하자고 티비 끄심.
그럼 내가 오마이걸의 윈디데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공연보여드린다 함.
시부모님과 시누는 영상 보여준다는줄 알고 옹기종기 모이심.
ㄴㄴ. 내가 직접 보여드림.
어머님은 환한 미소를 띄우며 박수치심.
날 특히나 엄청 이뻐하시는 아버님은 용돈까지 꺼내심.
시누는 레베카도 보여달라고 앵콜을 외침.
레베카는 자신있어서 신나게 부름.
신랑은 쿠션에 머리박고 있음.
내가 남의 공연장 와서 무슨 매너냐니까 시부모님이 신랑 혼내심. 시부모님 진짜 좋으신 분임.
6. 우리 차장님은 순딩이심.
그래서 사장님이랑 나랑 둘이 매일 차장님 놀림.
사실 그맛에 회사다님.
차장님이 가장 아끼는 볼펜이 있음.
사장님은 그볼펜을 항상 숨겨놓고, 차장님이 한참 찾을 때 내가 몰래 차장님 자리에 가져다 놓음.
나는 그정도만 하는데 사장님은 장난이 점점 심해짐.
차장님이 수입검사 하시는데, 소재들어오면 몇개를 숨겨놓음.
그래놓고 차장님한테 수량 모자란 거 같다함.
차장님은 점점 심각해지다가 얼마 전에 가위눌렸는데 그때 귀신이 몸에 들어온 거 같다며 자기 몸을 때리심.
나가라고.
난 사장님께 그만하자 함.
근데 매일 볼펜 숨기심. 차장님 울상되심.
근데 사장님이 볼펜 숨길 때마다 흥얼거리며 탭댄스 추심.
탭댄스 추신 후에 볼펜이 나타남. 점점 차장님 눈치 채심.
나중엔 사장님이 볼펜가져가는거 차장님이 보심. 그후로 잘 못 속임.
사장님은 회사 밖에선 나보고 딸이라 부르심.
밖에서 지인 만나면 사장님이 우리 첫째 딸한테 용돈주라 하심.
그렇게 여러 사람들에게 조금씩 받다보니 2년만에 24만원이 모임.
(사장님은 지인들 만나서 밥먹으면 항상 사장님이 돈 쓰심. 2차 3차를 가더라도 다 쏘심. 그래서 1,2만원 용돈 받는 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집으로 가는 택시비로 쓰라하심)
근데 쓰기가 좀 그랬음.
그래서 사무용품 살때 쓰기로 함.
그러던 어느날 차장님이 아끼는 볼펜을 진짜 잃어버리심.
다같이 찾았는데도 안보임.
차장님은 사장님 의심함. 사장님은 자기 탭댄스도 안췄다며 의심하지 말라함.
그다음은 날 의심하심. 난 진짜 아니라 함. 아무리그래도 차장님이신데 어떻게 그 볼펜을 진짜 없애냐 함.
차장님 시무룩하심.
난 마음에 걸려서 24만원에서 돈 조금 빼서 차장님이 아끼던 볼펜 5개 사옴.
차장님 신나셔서 사장님이 추시는 털기춤 추심.
사장님이 노래방 가자 하시는데도 바로 응하심.
이젠 노래방 가는 거에 별 핑계 다 대심.
원하면 또 옴.
아끼는볼펜 정보좀요..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