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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타이 [Dilthey, Wilhelm, 1833.11.19~1911.10.1]
독일의 철학자, 생(生)의 철학의 창시자.
국적 독일
활동분야 철학
출생지 독일 헤센 비브리히
헤센 비브리히 출생. 하이델베르크와 베를린대학에서 수학하고, 1866년 바젤, 1868년 킬, 1871년 브레슬라우, 1882년 베를린의 각 대학 교수를 역임하였다. 자연과학에 대해 정신과학의 영역을 기술적 ·분석적 ·심리적 방법으로 확고하게 만들었다. 이어 I.칸트의 비판정신의 영향을 받아, G.W.F.헤겔의 이성주의 ·주지주의에 반대하여 역사적 이성의 비판을 제창하고, 역사적 생의 구조를 내재적으로, 다시 말하여 체험 ·표현 ·이해와의 관련에서 파악할 것을 주장하였다. 만년에는 세계관 연구에 도달, 철학적 세계관 유형을 분석해 내었으나, 상대주의적 경향이 강해졌다.
해석학 영역에서는 청년시대의 F.D.E.슐라이어마허의 해석학 연구를 거쳐, 역사적 생의 이해, 역사적 의미의 이해를 중심으로 하는 해석학의 방법론을 확립하였다. 그의 해석학 ·역사철학은 실존철학 ·문예학 ·양식학(樣式學) ·유형론(類型論)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저서에 전집 12권(1914∼1936)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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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학의 정의, 전망 및 의의
딜타이 : [정신과학]의 정초로서의 해석학
리차드 E. 팔머의 《해석학이란 무엇인가》(문예출판사, 1990) 제1부 8. 딜타이 : [정신과학]의 정초로서의 해석학의 시도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안명진
딜타이 : [정신과학]의 정초로서의 해석학
빌헬름 딜타이(1833-1911)는 해석학에서 정신과학을 위한 정초를 보기 시작했다. 그의 목적은 [내면적 삶의 표현들]에 대한 [객관적으로 타당한] 해석을 위한 방법들을 발전시키는 것이였다.
[정신과학]을 위한 방법론적 기초를 발견하는 문제
인간의 사회적이거나 에술적인 표현들을 이해하는 데 촛점을 맞추는 과학(정신과학)의 적합한 방법론을 세우려는 시도는 자연과학의 환원론적이고 기계적인 전망을 극복하려는 맥락에서 제기되었다. 그의 그 같은 방법론을 위한 기초를 발견하는 과제는 1)인식론적인 문제이자 2) 역사의식에 관한 우리의 견해를 심화시키는 문제인 동시에 3) 표현들을 [삶 자체]로부터 이해하려는 요구이다. 이 세가지 요인들을 고려하게 되면 정신과학의 접근방법과 자연과학의 접근방법은 명확히 구별된다.
문제는 인간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 아주 적합한 지식과 이해가 어떤 종류의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일이다. 모든 정신과학을 위한 기초가 되는 이해행위의 본성은 무엇인가 ? 이 문제는 형이상학적 맥락이 아니라 인식론적 맥락이다. 그는 칸트가 "인간 정신생활의 요소들을 너무 고립적으로 이해큶였을 뿐아니라 인간의 느낌과 행동에의 욕구를 무시하였고 비판하고" 자기 해석의 범주속에서 그리고 역사이성비판의 견지에서 칸트의 비판적 태도를 발전시킨다. 그에게서 인간 이해의 문제는 실존의 [역사성]에 대한 의식을 재발견하는 것이다. 그이유는 실존이 과학의 정태적 범주 속에 상실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삶을 체험한다는 것은 [의미]라고하는 복합적이고 개별적인 계기에 의해 이루어진다. 삶의 체험으로서의 이러한 의미의 단위는 과거의 연관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예기라고 하는 지평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의미의 단위는 역사적으로 이해되어야 하기 대문이다.
정신과학의 이론을 정립하는 문제는 그의 생철학의 지평에서 제기되었다. 그는 인간의 내면적 삶과 체험을 이해하는 데 있어 자연주의적이고 인과성-지향적인 사고 방식을 비판한다. 인간의 내면적 삶의 역동성은 인과성의 규범 및 기게적이고 양적인 사고의 엄격성에 종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칸트가 제시하는 추상적인 제 범주들은 정태적이고 무시간적이기 때문에 인간의 삶 자체와는 대립한다. 정신과학의 목적은 삶의 내재적인 범주들에 의해 삶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내재적인 범주들도 삶으로부터 도출되어야 한다. 삶은 삶 자체의 체험으로부터 이해되어야 한다. 그가 [삶]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말은 삶이 [의미]에 의해 다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삶이란 [그 내부로 부터 알려진 인간의 체험]이기 대문이다. 삶의 제 범주는 선험적 실재에 근거를 두는 것이 아니라 체험적 실재에 기반한다.
[정신과학] 대 [자연과학]
[정신과학]은 인간적 현상의 해석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이 새로운 모델은 [의미]의 제 범주에 기초를 두어야 하기 때문에 체험 자체의 성격으로부터 도출되어야 한다. 이는 수학이 아니라 역사의 범주에 기초를 두어야 함을 의미한다. 여기서 그는 자연과학과 정신과학 사이에 근본적으로 놓여있는 구별을 간파하였다.
정신과학은 인간의 내면적 과정 즉 인간의 [내적 체험]과 관련되는 한에서만 의미를 갖게 되는 사실들과 현상들을 대상으로 한다. 정신과학은 자연과학에서는 이용될 수 없는 방법론을 인간적 현상들에 적용할 수 있다. 다시말해 감정이입의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내적 체험을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인간에 있어서의 내면적인 사건과 과정들이 동물과 다른 것은 첫째, 진정한 전위(轉位)가 일어 날 수 있기 대문이며, 둘째, 사고의 친화성과 보편성이 - - -[사회적 역사적 세계]를 상정할 수 있고 구축할 수 있기 대문이다." 진정한 전위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체험의 사실들과 다른 사람의 체험의 사실들간에 유사성이 존재해야만 한다. 그는 이런 전위를 타자의 내적인 체험 세게의 재구성 및 추체험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그의 주요 관심사는 [사회적-역사적] 세계로 파악되는 세계에 있다. 이러한 세계는 내적인 도덕적 요구의 세계이자 감정과 의지의 공유된 공동체이며 공통된 미의 체험세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내면적인 인간 세계에 대한 이해는 해석 즉 삶의 표현들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이다.
그러므로 정신과학과 자연과학의 차이는 지각된 대상이 이해되는 맥락에 달려 있다. 인간적 체험과의 연관이 없는 사실은 자연과학의 근본 특징이지만 인간의 내적 삶과의 연관이 나타나게 되면 그것은 반드시 정신과학의 대상이 된다. 정신과학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용어는 [이해]이다. 설명이 자연과학의 핵심 개념이라면 내면과 외면이 결합된 현상에 접근하는 방법이 이해이다. 자연과학은 자연을 설명하는 반면에 정신과학은 삶의 표현을 이해한다.
정신과학은 이해의 방법론을 정식화시키려고 시도하며, 이 방법론은 자연과학의 환원론적 객관성을 넘어서서 인간적 체험 즉 삶의 지평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과학과 정신과학을 분리하는 그의 시도는 정당한 것일까 ? 여하튼 삶을 삶 자체에 의해 이해하려는 기도, 이해의 역사적 측면을 심화시키려는 시도, 정신과학에 파고든 과학주의에 대한 비판은 이후의 해석학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딜타이의 해석학 공식 : 체험, 표현, 이해
[하나의 학문은 그 대상이 체험, 표현, 이해 사이의 체게적인 관계에 기반을 둔 절차를 통해 접근가능하게 되는 한에서만 정신과학의 영역에 속한다.]
1. 체험
딜타이는 [체험]이란 공통된 의미를 갖는 단위라고 정의한다. '삶의 진행과정에 있어서 공통된 의미를 통하여 서로 결합되는 삶의 부분들의 포괄적인 통일성을 [체험]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의 단위는 어떠한 성격을 갖는가 ? [체험]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그의 해석학을 이해하는 초석이 된다. 첫째, 체험은 의식의 반성행위의 [내용]으로 간주되어서는 안되며 체험은 그런 행위 그 자체이다. 즉 체험은 우리가 삶에 대해서 취하는 태도 그 자체이다. 다시말해 체험은 반성에 앞서 의미속에 주어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체험은 반성의 대상이 될 수는 있다. 체험은 의식과 대립하여 파악되어야 할 대상으로 설명될 수 없는 의식행위인 것이다.
체험은 의식의 소여가 아니다. 체험이 의식의 소여가 되면 체험은 주관에 주어진 대상으로서 주관과 대립해야하기 때문이다. 대상과 주관의 대립과 분리는 반성적 사유에서 채택될 뿐이다. 체험은 주-객의 분리에 선행하여 존재한다.'체험에 대한 의식과 그것의 구성에 대한 의식은 동일하다. 따라서 체험과 체험[에서] 나에게 드러나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도 없다 다시 말해서 체험은 체험자와 대립된 대상 처럼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체험]은 삶과의 직접적 만남을 뜻하며 이러한 만남을 [직접적 혹은 무매개적 체험]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생철학과 결부지어 방법론을 확립하고 [사고]와 [삶(체험)]을 명확하게 분리함으로써 20세기 현상학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그가 후세에 영향을 준 사상은 [체험]속에 주어지는 [제 관계의 맥락]이 갖는 시간성에 대한 강조이다. 체험은 역동적인 것이며, 그 의미의 통일성 속에서 과거뿐 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예기를 [의미]의 총체적 맥락으로 포괄한다. 과거와 미래는 모든 체험의 현재성과 구조적 통일성을 이루며 이러한 시간적 연관은 현재의 모든 지각이 해석되는 불가피한 지평이다.
체험의 시간성은 반성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최초로 주어지는 그대로의 체험 자체속에 이미 함축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의 [의미]는 사실 자체와 함께 주어지며, 그 의미는 본질적으로 시간적일 뿐 아니라 의미를 파악하려는 사람의 삶의 연관에 비추어 규정된다. 삶의 진행에 관한 우리의 견해를 이루고 있는 구성 요소들은 모두 [삶 자체]속에 들어 있다. 이를 내적 시간성 혹은 역사성이라고 하는 데 이러한 시간성이나 역사성은 삶 자체속에 본질적올 내재되어 있다. 즉 [체험은 본질적으로 시간적이며 따라서 체험에 대한 이해도 마찬가지로 사고의 시간적 범주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그는 체험의 시간성과 더불어 인간의 세계-내-존재의 [역사성]을 인정하고 강조한다. 역사성이란 본질적으로 인간적 체험의 시간성을 인정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과거와 미래의 지평에서 현재를 이해한다는 뜻이다. 이는 체험 자체의 구조를 이루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성을 해명하는 일은 해석학적으로 붕요한 함축성을 지닌다.
2. 표현
그에게 있어 [표현]이란 원칙적으로 감정이나 감정의 유출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더 포괄적인 어떤 것을 가리킨다. 표현은 한 개인의 감정의 구체화가 아니라 [삶의 표현]이다. 그래서 표현이란 말은 사상이나 법률, 사회 형태, 언어 등을 모두 가리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이간의 내면적 삶을 반영하는 것이며 단순한 감정의 상징이 아니다. 정신과학은 필연적으로 삶의 표현들] 즉 삶의 대상화에 촛점을 마추어야 하기에 본질적으로 해석학적이다. 정신과학은 인간 정신이 대상화된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가지며, 이해는 삶 자체의 대상화에서 자신의 참된 대상을 갖는다.
3. 체험의 대상화로서 예술작품
딜타이는 삶 혹은 인간의 내적 체험의 다양한 표현들을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하였다. 1) [관념] (즉 개념과 판단 그리고 기타의 사고 형태) - [단순한 사고 내용]이여서 손쉽게 의사 소통이 가능한 2) [행위] - 일정한 목적이 들어 있어서 해석하기가 훨씬 더 어려운 3) [체험 표현]- 예술작품에 이르기 까지. 그는 앞의 두 범주를 [삶의 표출]로 간주하는 반면, 마지막 범주를 [체험의 표현]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범주에서 이해는 가장 큰 도전을 받게 된다.
진정한 예술 작품은 작가의 정신적 내용과 무관한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다. 예술 작품은 그 작가와 관계하기 보다는 오직 삶 자체에 관련된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예술작품은 정신과학의 가장 확고하고 지속적인 대상이 된다. 특히 언어를 사용하는 예술작품이야 말로 인간의 내적 삶을 드러내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문학작품의 경우에는 고정불변적인 대상으로서의 언어가 있기 때문에 텍스트 해석을 위한 이론이 있어 왔다. 이 이론이 바로 해석학이다. 그에 의하면 해석학의 제 원리는 이해의 일반이론을 위한 길을 열어준다. 왜냐하면 [삶의 구조에 대한 파악은 내적 삶의 구조를 충실히 표현하는 <작품들>에 대한 해석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해석학은 단순히 텍스트를 해석하는 이론일 뿐 만아니라 작품속에서 삶이 스스로를 어떻게 드러내고 표현하는 가를 다루는 이론이 된다.
하지만 이 경우의 [표현]은 개인적인 현실에 관한 것이 아니다. 표현이 글로 푠현되려면 이해자와 공유하는 매체 즉 언어를 사용한다. 마찬가지로 체험도 이해자와 공통된 것이여야 한다. 따라서 객관적 이해가 성립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일반적인 구조의 존재를 상정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표현은 체험에서 드러나는 사회적-역사적 현실, 즉 체험 자체의 사회적-역사적 실현이다.
4. 이해
[이해]란 한 사람의 정신이 다른 사람의 [정신]을 파악하는 작용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는 삶이 삶을 이해하는 특수한 계기이다. [우리는 자연을 설명한다 하지만 인간은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이해란 생동적인 인간적 체험을 파악하기 위한 정신적 과정이다. 체험과 마찬가지로 이해는 삶 자체와 접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해를 통해 우리는 개인들의 내면적 세게와 만나게 되며 이를 통해 인간 본성을 알 수 있는 가능성를 갖게 된다. 이해란 타자의 세게에 대한 체험의 전위를 통해 추체험하는 것이다. 또 이해는 전반성적인 차원에서 자아를 타자속에 전위시키는 사고행위이다. 우리는 타자속에서 스스로를 재발견한다. 이해는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다.
딜타이 해석학에 있어서 [역사성]의 의미
딜타이는 인간이 [역사적 존재]라고 주장했다. 해석학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사적]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가 ? 그에게서 역사성은 두가지 것을 의미한다.
1) 인간은 내관을 통해서가 아니라 삶의 다양한 대상화를 통해서 스스로를 이해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문제는 오직 역사만이 대답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자기 이해는 직접적인 것이 아니라 간접적인 것이다. 역사는 대상화된 인간 자신이며, 인간은 대상화된 자기를 통해 자기를 이해한다. 인간의 자기 이해는 역사에 의존하기 대문에 본질적으로 필연적으로 [역사적] 성격을 갖는다.
2) 인간의 본성은 고정된 본질이 아니다. 딜타이는 인간의 본질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본질은 아직 결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의 본질이 무엇이인가의 문제는 앞으로의 역사에 의해 결정되 문제이다. 인간은 자신의 형식화된 표현들을 갖게 됨으로써 창조적이고 역사적으로 되어간다. 이것은 인간이 자신의 본질을 선택하는 가능성이다.
인간의 본질이 역사에 의해 결정될 문제라면, 인간이란 역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인간의 본질은 역사속에서 역사를 통해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인간 본성의 총체가 곧 역사이다] 이는 딜타이에게서 [역사적 상대주의]로 나타났다. 역사란 궁극적으로 세계관들의 연속이며 우리는 한 세계관이 다른 세계관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확고한 판단기준을 갖고 있지 않다.
이 모든 주장은 초기에 이해의 본질적 시간성에 관한 언급을 보다 강화시킨 데 불과하다. 이 시간성이란 용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역사성] 개념의 부분이 된다.
해석학적 순환과 이해
딜타이는 이해의 제 기능이 해석학적 순환의 원리에 따라서 자동한다고 본다. 전체는 부분으로부터 자신의 규정을 획득하고 역으로 부분은 전체와 관련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적인 용어는 [의미]이다. 의미한 이해가 전체와 부분의 본질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파악한 것을 말한다.
문장에 있어, 전체의 의미에 대한 이해는 각부분들의 의의에서 얻어진다. 그리고 역으로 전체는 각부분들의 의의 무규정성을 일정하고 의미있는 유형으로 변화시킨다. 이와 동일한 관계가 인간의 삶의 부분과 전체 사이에도 존재한다. 전체의 의미는 각부분들의 의미로부터 얻어진 [의미]이다. 그리고 전체의 의미는 각부분들의 기능과 의의를 규정한다. 의미는 역사적인 것이기 때문에 일정한 관점과 시간에서 본 부분들에 대한 전체의 관계이다. 의미는 역사적으로 규정되는 해석학적 순환의 한 부분이다.
따라서 의미와 유의미성은 맥락에 의존한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상황을 구성하는 부분들이기 때문이다. 진술의 의미를 상황과 분리시켜 보면 분명한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지만, 상황에 따라 진술의 의미가 달라지게 된다. 의미는 역사적이기 때문에 시간과 함꼐 변한다. 또한 의미는 사건을 보는 관점과 항상 결부되어 있다는 점에서 관계의 문제이다. 의미는 고정적이고 확정적인 것이 아니다.해석은 항상 해석자가 처해 있는 상황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의미는 그것이 시나 대화속에서 독자적인 것 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상황에 따라 결정되기 마련이다. 의미는 다양하지만 항상 일종의 관계이다. 왜냐하면 의미는 항상 맥락(연관)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유의미성은 근본적으로 체험의 본성에 근거를 두고 있는 전체에 대한 부분의 관게에서 생겨난다.] 다시 말해 의미는 삶의 연관 즉 체험과의 만남에 내재되어 있다. 왜냐하면 의미란 [삶이 파악될 수 있는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범주]이기 때문이다. 삶이란 곧 체험이다.
의미는 주관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의미는 사고가 대상에 투여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미는 사고에 있어서 주-객 분열에 선행하는 연관 내에 있는 참된 관계에 대한 지각이다. 의미를 이해한다는 것은 대상화된 제 형태와의 현실적인 - 상상적이지 않은 -관계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뜻한다. 의미는 개인과 객관적 [정신]이 해석학적 순환속에서 상호작용하는 문제이다.
이해의 순환성에 있어, 현실적으로 이해를 위한 참된 출발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부분은 각기 다른 부분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떠한 [무전제적인] 이해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모든 이해행위는 일정하게 주어진 맥락이나 지평에서 이루어진다. 정신과학에 있어서 이해는 [체험]을 그 맥락으로 삼는다. 그리고 체험과 무관한 이해는 정신과학에 적합치 않다.
해석학에 대한 딜타이의 의의 : 결론
해석학은 정신과학의 기초가 되었다. 이는 딜타이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을 충족시켰다.
1) 객관적인 지위를 갖는 대상에 대한 해석의 문제에 솸점을 맞추는 것이였다. 그래서 정신과학은 객관적으로 가능한 인식의 가능성을 열어 놓을 수 있었다.
2) 그 대상은 과학적 이해 양식보다는 명백하게 [역사적인] 이해양식을 요구했다. 삶의 표현의 의미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는 오직 역사적 이해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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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표현.이해
빌헬름 딜타이 (지은이), 이한우 (옮긴이)
목 차
들어가는 말
제1장 체험.표현.이해
1.체험과 자서전
(1)역사이성 비판의 과제
(2)체험으로 알아차림, 실재성:시간
(3)삶의 연관
(4)자서전
(5)'삶의 연관'에 대한 보충
2.다른 사람들과 그들 삶의 표출 이해
(1)삶의 표출
(2)이해의 요소적인 형식들
(3)객관정신과 요소적인 이해
(4)좀더 고차적인 이해의 형식들
(5)역지사지, 모방, 추체험
(6)해석
(7)보론
ㄱ.음악적 이해
ㄴ.체험과 이해
ㄷ.이해의 방법
ㄹ.해석학
ㅁ.이해의 한계
3.삶의 범주들
(1)삶
(2)체험
(3)이해 속에서 파악된 지속
(4)의의
(5)의의와 구조
(6)의의, 유의의성 가치
(7)가치들
(8)전체와 그 부분들
(9)발전, 본질 그리고 그 밖의 범주들
4.전기
(1)전기의 학문적 성격
(2)예술 작품으로서의 전기
해제-'정신과학'의 정초자 빌헬름 딜타이
1.빌헬름 딜타이의 생애와 저작들의 개요
2.딜타이가 영향받은 철학자들
(1)칸트와의 대결과 그 극복
(2)슐라이어마허와 보편해석학의 성립
ㄱ.문법적 해석과 심리적 해석
ㄴ. 해석학적 순환
ㄷ.오해를 피해가는 기술로서의 해석학
3.역사이성 비판의 길
4.딜타이<<전집>>제7권의 개요
(1)심리적 구조관 파악을 위한 예비 개념들
ㄱ.심적구조
ㄴ.심적구조의 파악
ㄷ.구조적 통일성들
ㄹ.구조연관
ㅁ.구조적 관계의 종류들
(2)정신과학의 한계 설정
(3)자연과학과 정신과학에서 구축의 차이
(4)정신과학의 연관에 관한 일반적인 명제들
(5)보편사와의 연관
5.'체험.표현.이해'의 해석학
(1)자기 체험과 자서전
(2)타자의 삶의 이해
(3)삶의 범주들
6.딜타이가 남긴 영향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옮긴이에 대하여
책 소개
해석학의 정립자로 평가받는 빌헬름 딜타이는 자연과학과 독립된 의미에서 정신과학적 방법론을 세우는 작업에 평생을 바쳐왔다. 역사를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창조적인 능력, 즉 '역사이성'의 가능 근거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온 그의 <전집> 중 제7권 <정신과학에서 역사적 세계 구축> 가운데 3부 '정신과학에서 역사적 세계 구축으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 중 '제1장 체험.표현.이해'를 옮긴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논문은 딜타이의 철학 중에서도 핵심에 속하는 것으로, 국내에는 처음 소개된다. 이 논문에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루어지는 각각의 체험들이 어떻게 서로 연관되어 삶을 형성하는지, 그러한 삶의 해석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어떻게 사회와 역사의 이해로 나아가는지 그 과정이 기술되어 있다.
서평 : 칸트와 헤겔을 종합한 철학자 딜타이의 해석학
<체험, 표현, 이해>는 해석학 철학자 빌헬름 딜타이의 해석학 일부를 떼어다 번역한 책이다. 단 일부이지만 딜타이의 해석학이 제대로 번역된 것이 이 책이 처음이다. 그동안 딜타이는 그가 사망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다른 철학자들에 비해 다뤄지지 않은 잊혀진 철학자였다. <체험, 표현, 이해>의 번역이 딜타이의 철학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딜타이는 정신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철학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데에 온갖 정력을 쏟아부었다. 그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본따 자신의 철학을 '역사이성비판'이라 하였고, 칸트는 물론 헤겔까지도 포괄, 종합하는 철학을 만들어냈다. 칸트가 이성의 한계를 찾는 실험을 감행했고, 헤겔이 처음으로 '역사'개념을 도입해 절대정신의 구현을 꿈꿨다면, 딜타이는 헤겔의 역사를 통해 칸트와 같이 역사이성의 한계를 찾는 실험을 했다.
해석학은 본래 성서를 해석하는데서부터 출발했고 이후 슐라이어마허를 거치면서 딜타이에까지 이른다. 그리고 해석학의 마지막 철학자 폴 리꾀르는 슐라이어마허와 딜타이의 해석학을 일컬어 '인식론적 해석학'이라고 명명하기에 이른다. 물론 딜타이에서 리꾀르에 이르기까지는 베티와 하이데거, 가다머가 끼어있다.
딜타이의 해석학은 매우 이해하기 어렵다. 비록 책세상문고의 문고판 시리즈라고는 하지만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다. 그는 앞서 언급했듯 스스로 칸트와 헤겔을 종합했다고 하기때문에 칸트와 헤겔철학을 이해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들이 그대로 딜타이에게 전해진다. 독일 관념철학은 오로지 머리로만 하는 철학이기때문에 언어와 표현이 매우 어렵고, 문단 가운데서 핵심을 찾기도 힘들다. 이 책은 아무도 없는 조용한 방에서 혼자 고민하면서 정독해서 읽어야할 이론서다. 그리고 해석학에 대한 아무런 배경없이 읽는다면 절대 이해못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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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딜타이의 문학비평 연구*
김주연(숙명여대)
Ⅰ. 서론
딜타이 Wilhelm Dilthey(1833-1911)는 19세기말의 자연과학주의적 세계관과 이러한 분위기 아래에서 배태된 자연주의 문예관 및 심리주의에 비판적 접근을 하면서 그의 철학을 완성시켜간 인물로 평가된다. 이른바 “삶의 철학 Philosophie des Lebens”으로 불리워지는 그의 철학은 단순한 학문으로서의 철학의 범주를 넘어 인문학 일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문학비평 분야에도 독특한 모습으로 개입되었다.
이러한 그의 관심은 무엇보다 동시대를 풍미한 심리학에 대한 거부감에 의해 직접적으로 표현되었다. 영혼과 정신 부문을 마치 자연현상의 인과관계와 같은 구조라도 지닌 듯 해석하는 심리학은 딜타이에게 있어서 자연과학의 변종에 불과한 것이었다. 삶의 실제는 그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딜타이에게는 차라리 체험이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었다. 영혼구조를 묘사하는 일은 설명이나 분석 대신 이해 Verstehen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그는 이러한 시각에서 심리학을 바라보고 역사기술의 방법도 원용하고자 했다. 『인문학 입문 Einleitung in die Geisteswissenschaften』(1883), 『기술(記述)심리학과 분석심리학에 관한 제이념 Ideen uber eine beschreibende und zergliedernde Psychologie』(1894), 『체험과 문학 Das Erlebnis und die Dichtung』(1905), 『르네쌍스와 종교개혁 이후 인간에 대한 세계관 및 분석 Weltanschaung und Analyse des Menschen seit Renaissance und Reformation』(1913)등의 대표적 저술이 말해주듯이 그는 독일의 전통적인 형이상학과 이상주의적 관념론, 그리고 이에 맞선 극단적인 과학주의 대신 경험에 입각한 삶의 진실을 발견코자 했다. 그는 결코 역사학과 심리학의 근본적 가치를 부인하고자 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그는 방법론을 쇄신하고자 하였고 그 결과 19세기말과 20세기초의 인문학은 보다 유효한 연결고리를 얻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와 훈련이라고 할 문학이 이로부터 큰 영향을 받게 된 것은 자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딜타이는 19세기의 마지막, 또 20세기 최초의 문학비평가라는 지칭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들 것이다.
Ⅱ. 문학과 삶의 체험
딜타이 철학의 본류를 이루는 “삶의 철학”은 단순한 철학적 사색 이상의 의미를 20세기 정신사에 드리우고 있다. 노올 Herman Nohl이 선하고 볼노브 Otto Friedrich Bollow가 서문을 쓴 『삶의 철학 선서(選書)』에는 그 요체가 잘 추려져있는바, 그 전체는 8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그 목차를 보면
①1770년-1800년 독일의 문학운동과 철학운동 Die dichterische und philosophische Bewegung in Deutschland 1770-1800,
②오늘의 문화와 철학 Die Kultur der Gegenwart und die Philosophie,
③현실에 대한 인간의 형이상학적 위치의 와해 Die Auflosung der metaphysischen Stellung des Menschen zur Wirklichkeit,
④형이상학적 의식의 근본모티프 Die Grundmotiv des metaphysischen Bewußtseins,
⑤형이상학 체계 안에서의 세계관 타입들과 그 형성 Die Typen der Weltanschaung und ihre Ausbildung in den metaphysischen Systemen,
⑥인문과학 입문 서문 Vorrede zur Einleitung in die Geisteswissenschaften,
⑦기술심리학과 분석심리학에 대한 이념들 Ideen uber eine beschreibende und zergliedernde Psychologie,
⑧인문과학에서의 역사적 세계의 건조 Der Aufbau der geschichtlichen Welt in den Geisteswissenschaften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이것들은 모두 방대한 그의 저작에서 발췌된 것들인데 볼로브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크게 보아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첫째는 딜타이의 세계관에 관한 부분이며, 다음으로는 인문학의 ‘방법론적 자의식 methodische Selbstbesinnung’에 관한 것, 끝으로 인문과학에서의 역사적 세계의 구조에 관한 것으로 대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을 통틀어 한묶음할 때, 가장 현저하게 드러나는 특징은 인문학에 대한 딜타이의 집요한 관심이다. 이러한 그의 관심은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걸친 시대상황 속에서 인문학의 위기의식과 관련된 자의식이라는 면과 함께 인문학의 형이상학적 속성과 그 역사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바, 그 본질에 대한 구체적 탐구가 긴요하다.
우리로서는 그 본질이 지닌 문학적 측면과의 관련성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는데, 특히 형이상학적 사고가 끝나고 과학적 철학 wissenschaftliche Philosophie 역시 일정한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시점에서 ‘삶의 철학’이 시작되고 있다는 판단이 문학에 미친 영향은 매우 독특한 것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문학의 문제는 삶의 문제인데, ‘삶의 철학’은 바로 직접적인 삶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논저 『삶의 철학』에는 실제로 문학과 관련된 많은 자료가 등장하며, 이들이 딜타이 논지 전개에 있어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발견된다. 이 시대에 대한 인식과 그에 대응하는 문학-예술에 관한 그의 기본적인 생각은 다음과 같은 진술에서 우선 포착된다.
이들(현대 작가들)에게 있어서는 그러나 온갖 기준이 지양됨으로써 의식의 공허함이 동시에 만연하고, 모든 확고한 것이 떠돌게 되었다. 틀을 잃어버린 수용의 자유, 한계없는 가능성과의 유희가 정신으로 하여금 그 주권을 즐기게 하면서 동시에 그 정신에게 내용상실의 고통을 주었다. 공허함이 지닌 이 고통, 모든 심오한 확신에 대한 무정부주의적 의식, 삶의 가치와 목적에 대한 불안정성 등이 우리 현존재의 가치와 목적에 대한 질문에 책임질 다양한 시도들을 문학에 가져오게 되었다.
In ihnen macht sich aber zugleich die Leere des Bewußtseins geltend, da alle Maßstabe aufgehoben worden sind, alles Teste ist schwankend geworden, eine schrankenlose Freiheit der Annahmen, das Spiel mit grenzenlosen Moglichkeiten lassen den Geist seine Souveranitat genießen und geben ihm zugleich den Schmerz seiner Inhaltlosigkeit. Dieser Schmerz der Leere, dies Bewußtseins der Anarchie in allen tieferen Uberzeugungen, diese Unsicherheit uber die Werte und Ziele des Lebens rufen die verschiedensten Versuche in Dichtung und Literatur hervor, die Fragen nach Welt und Ziel unseres Daseins zu beantworten.
이 진술 속에는 인문학이 처한 몇 가지의 상황과 그 극복에 대한 단서가 분명하면서도 은밀하게 나타나있다. 첫째는 인문학의 형이상학적 속성이 지니고 있는 두 가지 측면, 즉 정신의 주권이라는 긍정적 측면과 내용상실로 인한 공허감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아울러 거론되면서 결론적으로 무정부적 의식의 지양이 강조된다. 이것은 결국 형이상학적 전통에 대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다음으로 문제되는 실증적?역사주의적 태도와 더 나아가 자연과학적 태도에 대한 그의 거부 또한 은밀하다.
실증주의는 자연연구자의 철학이다: 모든 냉정한, 자연과학적으로 조직된 두뇌들은 이 태도를 받아들인다. 그들은 지식을 확대하면서 경계가 단단해진 그들 현존재의 목적을 발견한다. 이렇듯 그들에겐 삶의 가치와 목적을 향한 질문이 개인적으로 해결된다. 그들은 냉정하게, 달관한 듯한 모습으로 오직 탐구할 수 없는 것만을 평가하도록 한다.
Der Positivismus ist die Philosophie der Naturforscher; alle kuhlen, naturwissenschaftlich geschulten Kopfe nehmen ihn an. Sie haben in der Erweiterung des Wissens einen festumgrenzten Zweck ihres Daseins gefunden. So ist fur sie die Frage nach Welt und Zweck des Lebens personlich gelost. Kuhl und resigniert lassen sie nur Unerforschliches gelten.
형이상학에 대한 비판과 실증주의에 대한 비판은, 그러나 그 수준에 있어서 동일하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실증주의적 세계관과 체험이라는 문제는 어느 면에서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모든 지식이 경험 위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이 실증주의의 기본적인 출발이라면, 그 관계란 태생적인 유대를 지니고 있을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실증주의란 경험의 학문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딜타이가 실증주의 자체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자 한 것은, 위의 진술에서 나타나듯 두 가지의 시각, 즉 첫째 탐구할 수 없는 것만을 중시하는 태도, 둘째 그 냉정한 듯 달관한 듯한 방법적 시선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해서 융 Matthias Jung은 경험과 실증의 관계에서 떠나 딜타이의 자연과학관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분석한다. 융의 견해다.
딜타이는 물론 이러한 보편적 학문개념에 그리 오래 머물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곧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의 두 영역에서 ‘정신적 사실의 총괄개념’을 분석하였다. 자연과학이 ‘자연진행의 원인현상’을 분해함에 반해, 인문과학은 ‘역사적-사회적 현실’을 묘사한다고 분석하는 것이다.
Dithey halt sich allerdings mit diesem allgemeinen Wissenschaftsbegriff nicht lange auf, sondern zerlegt den ‘Inbegriff geistiger Tatsachen’ sofort in die beiden Bereich der Natur-und Geisteswissenschaften. Wahrend die Naturwissenschaften ‘der ursachlicher Zusammenhang des Naturlaufs’ zergliedern, beschreiben und analysieren die Geisteswissenschaften ‘die geschichtlich-gesellschaftliche Wirklichkeit’.
융에 의해 여기서 확실해진 부분은, 딜타이가 경험과 실증의 관계에 대한 관심보다 “정신적 사실의 총괄개념”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자연과학은 인문학과 더불어 그 한 축으로 이해되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자연과학이 실증주의에만 매달리는 것도, 실증주의가 자연과학 방법론의 왕도처럼 인식되는 것도 딜타이에게는 모두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는 것이 융의 진단인데, 딜타이 학문의 발전과정으로 볼 때, 이 진단은 타당해 보인다.
결국 삶의 체험을 강조하는 딜타이지만 그것이 실증주의와 연결되고 자연과학적 세계관에 거의 맹목적으로 순응해 들어갈 때, 그는 거기서 단호히 돌아서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방법론을 모색하게 된다. 융에 의하면 실증주의가 체험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와 달리 체험론은 반드시 실증주의로만 유도되지 않는다는 것이 딜타이 독자성의 출발점이 된다. 현실은 언제나 포괄적 현실이기 때문이다.
형이상학과 실증주의라는 두 가지의 극점을 거부 내지 비판하고 있는 딜타이의 정신사적 위치는 결국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의 양립, 혹은 종합적 포괄이라는 자리로 나아가게 한다. 그의 역사학, 그의 해석학, 그의 심리학들은 모두 이 양립과 포괄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그 이론적 기반은 형이상학/실증주의, 인문과학/자연과학의 그 어느 전통적 속성에도 포섭되지 않는 ‘삶의 철학’ 자체에서 찾아져야할 것이다.
‘삶의 철학’이 지닌, 앞에서 상술된 기존 학문에 대한 비판성 이외의 구체적 본질은 그렇다면 무엇인가. 이 물음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딜타이 자신의 진술이 가장 참고될만하다.
다음 시도의 방법은 그러므로 이러한 것이다: 현존하는, 추상적, 학문적 사고의 온갖 성분을 나는 전체 인간본성으로 잡아놓고 있다. 그것이 실제로 보여주는 경험, 언어와 역사공부가 그렇듯이 말이다. 나는 그들의 연관성을 추구한다. 그 결과 이런 것이 생겨난다: 현실에 대한 우리 이미지, 우리 인식의 가장 중요한 성분, 그러니까 바로 개인적인 생활단위, 외부세계, 우리 이외의 개체들, 시간과 그들 상호간의 작용 속에 놓여있는 그들의 삶, 이런 모든 것들이 전체 인간본성으로부터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 그 의지, 느낌, 그리고 표상에 대한 현실적 삶의 과정이 그 다양한 국면을 갖는다.
Die Methode des folgenden Versuchs ist daher diese; jeden Bestandteil des gegenwartigen, abstrakten, wissenschaftlichen Denkens halte ich an die ganze Menschennatur, wie Erfahrung, Studium der Sprache, und der Geschischte sie erweisen und suche ihren Zusammenhang. Und so ergibt sich: die wichtigsten Bestandteile unseres Bildes und unserer Erkenntnis der Wirklichkeit, wie eben personliche Lebenseinheit, Außenwelt, Individuen außer uns, ihr Leben in der Zeit und ihre Wechselwirkung, sie alle konnen aus dieses ganzen Menschennatur erklart werden, deren realer Lebensprozeß am Wollen, Fuhlen und Vorstellen nur seine verschiedenen Seiten hat.
위의 진술이 말하는바 핵심은 두 가지, 즉 인간본성과 그것이 어울려 만들어 놓는 다양한 삶의 과정이다. 따라서 그 내용은 실증주의가 만날 수밖에 없는 실증될 수 있는 경험의 인과율, 그 과학적 합리성과는 일정한 거리를 가지게 된다. 인간본성과 그것이 드러나는 삶의 과정은 유동적이며 불확실하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체험을 중시하면서도 결국 실증적 자연과학 보다 인문과학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는 딜타이의 논리구조는 이같은 배경 아래에서 생성된다. 획일적인 구조나 보편적인 법칙 대신 개별성을 존중하고 그로 인한 번잡성도 피하지 않겠다는 그의 발언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예컨대 이렇다.
인문과학의 인식이론적 기반구축의 주된 사고들과 주된 구문들을 현재의 학문적 사고의 다양한 국면과 관련짓고 그럼으로써 여러 겹으로 그 기초를 잡아가는 어떤 번거로움을 나는 피하지 않아왔다. 이렇듯 이러한 시도는 우선 정신의 개별 학문들을 훑어보는 데에서 출발한다.
Ich habe nun eine gewisse Umstandlichkeit nicht gescheut, um den Hauptgedanken und die Hauptsatze dieser erkenntnistheoretischen Grundlegung der Geisteswissenschaften mit den verschiedenen Seiten des wissenschaftlichen Denkens der Gegenwart in Beziehung zu setzen und dadurch mehrfach zu begrunden. So geht dieser Versuch zuerst von der Ubersicht uber die Einzelwissenschaften des Geistes aus.
그리하여 딜타이는 그때까지의 학문적 전통을 이루어온 형이상학에 대한 비판과 실증주의로의 함몰을 피하는 한편 동시대의 개별 학문에 대한 독자적인 개괄과 인식에 나선다. 그 중 가장 큰 세 갈래가 심리학, 역사학, 해석학에서 찾아진다. 이 개별 학문들은 인문과학의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것이었으므로 당연히 그의 관심과 인식의 대상이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 ‘삶의 철학’의 새로운 테마가 되었다.
이들은 모두 재래의 인문학이면서도 동시에 자연과학의 어떤 부분과 접속된 새로운 인문학으로서의 포괄적인 독자성으로 딜타이 사상을 형성해 나간다. 이에 대해서 『삶의 철학』 서문을 쓴 볼노브는 세 가지의 테마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 설명한다.
즉 그 하나는 딜타이의 세계관, 그 다음으로는 인문학의 방법적 자각, 마지막으로는 “인문학에서의 역사적 세계 건조 Der Aufbau der geschichtlichen Welt in den Geisteswissenschaften”라는 범주들이 그것이다. 말하자면 심리학, 해석학, 역사학은 인문학의 방법적 자각과 역사적 세계건조라는 차원에서 딜타이의 심리학, 딜타이의 해석학, 딜타이의 역사학으로 새롭게 그 의미를 바꾸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철학자 딜타이는 훨씬 더 구체적으로 그의 사상과 방법을 반영하는 문학 텍스트와도 만나게 되며, 괴테 J. W. v. Goethe, 노발리스 Novalis, 횔덜린 Friedrich Holderlin 등을 해석하고 비평하는 문학비평으로의 길을 연다.
Ⅲ. 딜타이의 심리학
심리학에 대한 딜타이의 관심이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1894년에 발표된「기술심리학과 분석심리학에 대한 제이념이라는 글을 통해서다. 그는 여기서 인문학의 심리학적 기반이 지니는 과제, 설명 심리학과 기술 심리학의 차이, 기술심리학과 분석심리학의 내용과 진로 등에 관하여 독자적인 견해를 피력한다.
딜타이의 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탄생한 것이다. 특히 기술심리학에 깊은 관심과 연구를 보이면서 그 가능성과 조건에 주목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만나는 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심리학을 통해 그는 마침내 ‘영적 생활 das Seelenleben’의 구조와 그 발전가능성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선 심리학에 대한 딜타이 자신의 진술을 들어보자. 먼저 설명 심리학에 대한 설명이다.
설명 심리학은 제한된 숫자의, 분명하게 결정된 요소들을 수단으로해서 영적 생활 현상들을 말하자면 인과관계에 승복시키고자 한다. 측량하기 어려운 인문학의 발전가능성이 자연과학에 상응하는 인과율적 인식론의 엄격한 체계를 그 스스로 지니게 될, 옮겨갈지도 모를, 엄청나게 대담한 생각이다.
Die erklarende Psychologie will also die Erscheinungen des Seelenlebens einem Kausalzusammenhang vermittels einer begrenzten Zahl von eindeutig bestimmten Elementen unterordnen. Ein Gedanke von außerordentlicher Kuhnheit, welcher in sich die Moglichkeit einer unermeßlichen Entwickelung der Geisteswissenschaften zu einem den Naturwissenschaften entsprechenden strengen System der Kausalerkenntnis tragen wurde.
다른 한편 기술 및 분석 심리학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기술 및 분석 심리학의 개념은 우리에 영적 체험의 본성, 영적 생활에 대한 편견없고 왜곡없는 견해의 욕구로부터 나온다. 그것은 마치 여러 인문학들의 제관계, 그리고 그 내부에 있는 심리학의 기능으로부터 나오는 것과도 같다. 그럼으로써 그 고유한 성격들도 이러한 모티프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으며, 특히 인문학의 이러한 관계 내부에 있는 그 과제, 그리고 그 과제의 해결을 위한 수단을 조망함으로써 그 고유성격이 유도됨이 틀림없다.
Der Begriff einer beschreibenden und zergliedernden Psychologie entsprang uns aus der Natur unserer seelischen Erlebnisse, dem Bedurfnis einer unbefangenen und unverstummelten Auffassung des Seelenlebens, sowie aus dem Zusammenhang der Geisteswissenschaften und der Funktion der Psychologie innerhalb derselben, Sonach mussen auch ihre Eigenschaften aus diesen Motiven, insbesondere aus ihrer Aufgabe innerhalb dieses Zusammenhangs der Geisteswissenschaften und aus dem Uberblick uber die Mittel zur Auflosung derselben abgeleitet werden.
설명 심리학이 자연과학에 가까운 발상과 연관된 것이라면 기술 및 분석 심리학은 인간의 영적 생활과 가까운 것이라는 진술의 의미가 포착된다. 이에 대해서 융은 우선 기술 - 분석 심리학의 출발점이, 인간의 의식관계란 그 의식 자체가 맺어주는 개개의 의식요소들과 똑같이 내면적으로 주어진다는 딜타이의 확신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본다. 보다 포괄적으로 바라본다면, 딜타이의 심리학 연구는 체험과 실증이라는 도식 대신 체험과 표현의 관계에 대한 관심에서 유래된다고 할 수 있다.
체험과 표현의 내적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에서 그의 심리학은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영적, 정신적 체험이 문제될 때 그 다양성?유동성으로 인해서 직접적이며 명백한 그 내용물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중요시된다. 결국 아무리 내면적 시각 안에 존재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모든 체험은 매개되고, 해석되며, 컨텍스트와의 관련성을 지울 수 없다는 융의 견해는 이런 의미에서 타당성을 획득한다.
매개, 해석, 컨텍스트성을 의식을 지닌 체험의 특성으로 받아들일 때 내면, 체험의 오류가능성에 대한 딜타이의 통찰이 설득력을 얻고, 기술-분석심리학에 대한 강조가 정당하게 들리게 된다. 인문학 내부의 여러 가지 관계가 기술- 분석심리학을 유도?형성해 가면서 인과율이 배제되는, 즉 오류가능성과 매개성이라는 내적 체험의 성격이 부각되는 것이다.
딜타이의 심리학은 그밖에 설명 Erklaren과 이해 Verstehen라는, 독일 인문학의 저 유명한 대비현상과도 관계된다. 발화자와 청취자의 입장과 태도를 일반적으로 나타내는 이 단어들을 딜타이는 다음과 같은 두 국면으로 구별해서 사용한다.
자연을 우리는 설명한다. 영적 생활을 우리는 이해한다. 왜냐하면 내적 체험 안에 작용의 과정들, 전체에 대한 영적 생활의 개별 지체들로서의 기능의 연결도 주어져있다.
Die Natur erklaren wir, das Seelenleben verstehen wir. Denn in den inneren Erfahrung sind auch die Vorgange des Erwirkens, die Verbindungen der Funktionen als einzelner Glieder des Seelenlebens zu einem Ganzen gegen.
자연과 영혼의 이원론을 ‘설명’과 ‘이해’로 대비시키는 논리인데, 형이상학과 실증주의를 함께 거부하면서도 양자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적 불가피성, 그러면서도 적극적으로 양자를 지양하고자 하는 논리가 엿보인다. 영적 생활의 체험이 먼저 일어나고, 그것이 야기하는 개별적인 지체를 구별하는 일이 뒤따르게 되는데, 이것이 방법의 다양성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구조는 다소 도식화된 이원론으로 투영됨으로써 논란의 소지가 있다. 실제로 융은 우리가 영적 생활이라고 이해하고 있는 것이, 인과율이 지배하는 자연과학적 설명이 완전히 배제된 세계라고는 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영적 생활의 내용을 이루는 의식현상은 딜타이에게 있어서도 신경성적 시각에서 탐구될 수 있는 것으로서 그것은 자연과학적 성과와 결부되는 것이다. 양면성이 있다는 주장이 융의 것이다.
그러나 양면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설명 심리학/기술-분석 심리학, 그리고 설명/이해의 도식은 분리하고 통합하면서, 포섭?지양의 세계로 나간다는 면에서 딜타이의 세계관과 인식론을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19세기말과 20세기초의 정신사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그것은 자연과학주의와 실증주의로 달려온 세기말 사조를 불식하면서 넘어서는, 그러면서도 그 역사적 성과를 포함하면서 극복하는 온건한 대체이론으로서의 성격을 갖는 것이다.
프로이트식 심리학이 그에 의하면 일종의 설명심리학이 될 수 있는데 거기서 우리는 자연과학적 성격과의 관련성을 감지한다. 딜타이 심리학은 그러나 뒤에 오는 현상학과 같은, 자연과학과의 래디칼한 단절로 나가지 않는 중간적 입장에 선다. 이 입장은 영적 생활을 더 이상 형이상학적으로 파악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체험의 현실을 영적 생활면으로도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각각 그러하다.
이런 의미에서 딜타이의 심리학은 그의 삶의 철학이 지니는 총체성의 의미를 반영하고 있는 논리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는 영적 생활의 내용을 다루는 기술-분석심리학이 물리적 요소를 많이 함축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이것은 그 총체성 안에서 파악되고 기술되고 분석되어야 한다 Dieses soll in seiner Totalitat aufgefaßt, beschrieben, und analysiert werden”고 말한 바 있다. 총체성의 중요성과 그의 사상의 지향점을 잘 드러낸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현상의 물상성(物象性)과 영적 생활에서의 의식이 함께 강조되는 총체성은, 그것들 안에서의 다양한 개별 원칙이 인정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인식과 짝을 이루면서 생겨난다. 바꾸어 말한다면, 총체성으로부터 개별성에 대한 인식이 강화된다고 할 수 있다. 그가「기술심리학과 분석심리학에 관한 제이념들」이라는 글의 마지막 제9장의 제목을「영적 생활의 다양성 연구. 개체. Das Studium der Verschiedenheiten des Seelenlebens. Das Studium」이라고 붙인 것도 그 의미가 함축적이다. 여기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 점에 있어서 개성적인 기술심리학이 개성의 발전에 대한 역사적 연구에 대해 가져야할 의미 또한 음미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발전은 두개의 모멘트에 의해 조건지어져야 한다. 그 발전은 기본장치들에 있어서의 양적인 차이들을 높여주는 것에 달려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아왔듯이, 개성은 이미 다양성 속에 함유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다양성들이 하나의 합목적적인 전체와 맺어짐으로 인하여 비로소 그 다양성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개성은 슐라이어마허나 훔볼트가 생각했듯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발전과정을 통해 그 모습이 갖추어지는 것이다.
An diesem Punkte kann auch die Bedeutung eingesehen werden, welche eine beschreibende Psychologie der Individualitat fur das geschichtliche Studium der Entwicklung der Individualitat haben muß. Diese Entwicklung muß von zwei Momenten bedingt sein. Sie ist von der Steigerung der quantitiativen Unterschiede in den Anlagen abhangig. Aber die Individualitat ist, wie wir sahen, nicht schon in den Verschiedenheiten enthalten, sondern sie entsteht erst aus diesen Verschiedenheiten vermittels der Verknupfung derselben zu einem zweckmaßigen Ganzen. Sie ist nicht, wie Schleiermacher und Humboldt annehmen, angeboren, sondern sie wird erst in der Entwicklung gestaltet.
말하자면 딜타이는 낭만주의의 역사적 개념으로서의 개성, 즉 개성천부론 대신 개성형성론을 주창하는 것이다. 그 발전은 다시 두 가지 모멘트, 즉 ⅰ) 인간 개개인의 양적인 차별성을 높여주는 것, ⅱ) 다양성을 합목적적인 전체와 맺어주는 것을 통해 형성되어 나간다는 것이다. 기술-분석심리학은 바로 이 일을 담당한다. 다양성과 개성을 중시하면서도 그 구조에 역사성과 총체성을 가미하고 있는 것이 딜타이 심리학의 특징이다.
그러나 여기서 인문학으로서의 심리학이 의식의 총체성이 지닌 ‘주어진 상태 Gelegenheit’를 중심에 놓는다면, 그것을 개별적으로 허용하는 설명적 방법과의 차별화는 더욱 커지는 면이 있다. 에빙하우스 Hermann Ebbinghaus가 “「...」구조의 연관체계 자체는 체험되지 않는다. 그것은 가장 살아있는 체험이라고 할 수 없다.「...」der Strukturzusammenhang selbst wird nicht erlebt, er ist nicht lebendigste Erfahrung”고 비판한 것은 이러한 특성을 지닌 딜타이 심리학의 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종합을 향한 의지와 구조는 역사적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할 수 있다.
Ⅳ. 딜타이의 해석학
해석학에 대한 딜타이의 관심은 사실 그의 후기에 해당된다. 헤겔과 훗설에 몰두하면서 점증하게 된 그의 학문적 관심은 해석학적 사고의 성립사를 ‘이해’라는 보편적 개념의 목적지로 간주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융은 딜타이의 해석학을 “20세기 해석학에서 그의 간결한 기술이 거의 규준이 되는 자리에 도달했다 Seine knappe Darstellung hat in der Hermeneutik des 20. Jahrhunderts fast kanonischen Rang erlangt”고 높이 평가한다.
딜타이의 저술 ?해석학의 성립?에서 그는 개인의 내면적 경험이 인문과학의 중심을 형성한다는 자신의 초기 견해를 스스로 비판하였다. 그는 여기서 학문과 삶과의 근접성을 한결 분명히 하였으나 주관적인 내면의 조망에 훨씬 더 이론적 성찰을 가하였다. 이른바 간주관성(間主觀性 Intersubjektivitat)이 이론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주관적인 자기이해의 차원에서도 전면에 등장하였다. 이와 관련된 다음과 같은 진술이 주목된다.
내 고유한 상태가 잘 알게 되는 그 내면적 경험은 결코 내 고유한 개성을 내게 명확하게 알려줄 수 없다. 나 자신을 남과 비교할 때에야 비로소 나는 내 속에서 개성적인 것을 알게 된다.
Die innere Erfahrung, in welcher ich meiner eigenen Zustande inne werde, kann mir doch fur sich nie meine eigene Individualitat zum Bewußtsein bringen. Erst in der Vergleichung meiner Selbst mit anderen mache ich die Erfahrung des Individuellen in mir.
융은 이러한 딜타이의 태도와 관련하여, 인문과학에서 방법적으로 열려져있어야 할 이러한 개성이야말로 ‘간주관적 범주’라고 규정한다. 타인과의 세심한 관계 속에서 수행되는 개성의 이러한 성격은 사람의 의식 가운데에서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상징적인, 대체로 언어상의 표현을 통해 이루어지는 특징을 지닌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딜타이 자신의 다음과 같은 진술이 참고될 만하다.
외부로부터 감각적으로 주어지는 표징에서 한 내면적인 것을 인식하는 과정을 우리는 ‘이해’라고 부른다.「...」이 ‘이해’는 어린아이의 칭얼거림을 알아듣는 일에서부터 함렛이나 이성비판을 알게되는 일까지 이른다.
Wir nennen den Vorgang, in welchem wir aus Zeichen, die von außen sinnlich gegeben sind, ein Inneres erkennen: VERSTEHEN.「...」Dies Verstehen reicht von dem Auffassen kindlichen Lallens bis zu dem des Hamlet oder der Vernunftkritik.
이해란 결국 서로 다른 정도를 알아가면서 관심과 배려에 크게 의존하게 되는 일이다. 그 일상적?기초적 형태에서 인문과학의 현장으로 넘어감에 있어서는 물론 중요한 전제가 따른다. 즉 앞으로 이해될 진술?발언들은 고정된 형식 속에 담겨져 있어야하며, 그 형식은 다시 그 진술로 되돌아오는 일이 가능하다는 전제이다. 요컨대 모든 언어표현의 진술은 형식과의 관계 속에서 해석되어진다는 명제이다. 표현형식이 지닌 일정한 상징성을 고려할 때, 언어는 필경 해석을 전제로 이해가능해지는 것이다.
‘이해’를 ‘행동하는 인간에 대한 모든 학문’의 기초로 삼고, 또 ‘역사?사회적 현실’의 기초로 삼는 그의 인식이론적인 부단한 노력이 없었던들, 하이데거의 ‘실존적 해석학’에 대한 구상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Ohne sein unablassiges erkenntnistheoretisches Bemuhen, ‘das Verstehen’ zur Grundlage aller ‘Wissenschaften vom handelnden Menschen’ und der ‘geschichtlich-gesellschaftlichen Wirklichkeit’ zu machen, ware Heideggers Entwurf einer ‘existenzialen Hermeneutik’ wohl kann moglich gewesen.
딜타이가 기술-분석심리학의 중심개념으로 사용한 ‘이해’개념과 해석학의 관계, 그 중요성을 안쯔 Heinlich Anz는 이렇게 간략하게 요약하고 있다. 말하자면 기술-분석심리학이라는 딜타이의 개념 없이는 하이데거, 즉 현상학의 발전은 불가능했고 문학에서의 실존주의도 없었으리라는, 다소 단정적인 발언이다.
이 진술의 과격성을 감안하더라도 딜타이에서 현상학에 이르는 과정은 역사과정으로서도 순리적인 양상을 띄고 있는데, 여기서 주목되어야 할 것은 그 방법으로서의 해석학의 독특한 구조이다.
형이상학과 이상주의에 대한 비판이 딜타이에게 있어서 곧 철학적 해석학이라는 가다머 H. G. Gadamer성향으로 흐른 것은 아니다. 딜타이의 해석학은 철학적이라기 보다 문헌학적인 의미가 강하고, 다른 한편으론 정신사적 의미 또한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딜타이의 해석학을 그 특징에 있어서 요약한다면, 표현된 것을 이해하는 해석학에 역사적?미학적 의식을 개입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딜타이가 객관정신의 세계를 타인의 이해와 그들 삶의 진술들이 행해지는 매체로 해석하면서 그것은 표현된 것의 이해가 갖는 심리학주의를 다소간 수정하는 듯이 보였다. 모든 삶의 진술은 이중성을 지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진술에 대해서 딜타이는 그것이 그 속에 주어진 내면과의 관계에 의해 충족된다고 하는 한편, 그 진술을 또한 공동체의 영역 속에서 질서를 지켜나간다고 보았다. 객관정신의 본질을 양면에서 해석한 것이다. 그럼으로써 이 세계는 삶의 진술과 정신 사이의 관계가 정착되어 있는 “간주관적인, 유효한 상징체계들의 총체 die Gesamtheit intersubjektiv gultiger Symbolsysteme”를 껴안는다.
하나의 언어공동체 안에서 통용되는 언어체계 내부에서 하나의 문장이 이해될 수 있듯이 객관정신을 지닌 모든 형식들의 내부에서도 개개의 현상들은 하나의 의미체계 내부에서 그 의미를 획득하는 것이다. 객관정신의 형식들은 삶의 양식, 사회가 형성해놓은 목적과의 교통형식들로부터 관습, 법, 국가, 종교, 예술, 그리고 학문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개체에 대한 해석학이란, 문화의 체계라고도 할 수 있는 정신세계에 대한 보편적인 기호학의 일종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사실상 딜타이는 객관정신의 개념 속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자 했다. 그러나 헤겔에 의해서 언급된 이른바 “심오한, 그러면서도 행복하게 형성된 개념 tiefsinnig und glucklich gebildete Begriff”은, 그 스스로, 또 여러 가능한 조건 안에서 두 영역, 즉 딜타이 해석학과 ‘객관정신’의 공통성을 밝히는 일은 쉽지 않은 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딜타이는 ‘객관정신’의 개념을 ‘절대정신’에 대한 회의에서부터 이끌어내고자 하는데, 이에 반해 정신세계의 보편성은 각 개체들의 공동작업에서 유도되어 나올 수 없는 어떤 본질로는 성립되지 않아 보인다. 말하자면 객관화를 통해 초개체적인 주체가 성립될 수 있는 각 개체들 사이의 공통성에서 모든 것이 나올 수 있다는 듯, 딜타이는 ‘창조적 개체’라는 문제를 한발 물러서서 별도로 설명하려고 했다.
안쯔는 이와 관련하여 “그(창조적 개인)에게 있는 보편적 인간본성을 특별한 에네르기, 힘과 권력을 통해 표현하고 또 그런 보편적 효과를 획득하는 방법으로 wohl in der Weise, daß sich in ihm die allgemeine Menschennatur in besonderer Energie, Kraft und Machtigkeit ausdruckt und so allgemeine Geltung gewinnt”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석한다. 삶의 과정에서 표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완수된 개체의 지양과 같은 문제는, ‘객관정신’이라는 개념 안에서 보편성의 개체화라는 문제와 서로 들어맞는다고 할 수 있다. 개체성과 보편성은 똑같은 인간본성의 표현이며 존재론적으로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사항으로 인식될 때 딜타이 해석학은 그 면모가 사뭇 뚜렷해진다.
결국 개체들 사이의 상이성들은 질적이라기 보다 양적인 것이며, 합목적적인 구조의 기초 위에서 규칙적인 질서를 가진 것으로도 여겨진다. 사람들의 어떤 질적인 차이 아닌, 양적인 일들이 만들어내는 정도의 차이로 인식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그러므로 동일한 물리적 구조가 지닌 본성의 기초 위에 그때마다 구조의 표면적 변화가 끊임없이 재발견되면서 그 재생산과정 속에서 작은 차별성들이 지양된다고 생각된다. 낯선 다른 개체에 대한 이해는 딜타이에 있어서 바로 그 지양을 목표로 했던 것이다.
개체를 올바로 이해하게 될 때 그것을 넘어서는 올바른 보편성이 동시에 획득될 수 있다는 생각은, 오늘날 평범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딜타이의 시대사적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개체성과 보편성이 양극적으로 강조되던 시대, 혹은 한쪽이 퇴거해가면서 다른 한쪽의 급격한 부각이 예감되던 시대에 딜타이의 해석학은 소중한 역사적 교량역할을 맡았던 인식이었음이 분명하다.
한편, 딜타이의 해석학이 슐라이어마허를 이해에 대한 심리학적 개념의 근거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될 필요가 있다. 문법적 해석과 심리학적 해석이라는 이중성 가운데에서 심리학적 해석에 기울고 있는 것 자체가 슐라이어마허와의 근접성을 증명해주고 있다는 것이 안쯔의 견해다. 문법적인 해석의 경우 언어는 개인적인 진술을 아주 조금 허용하는 “객관적 총체 objektive Totalitat”일 뿐으로 딜타이에 있어서 그것은 단순한 표현수단이 될 따름이었다.
심리학적 해석에 있어서도 슐라이어마허에 대한 경사가 일방적인 것은 아니다. 슐라이어마허의 해석학은 사고의 본질 자체에 대한 관계에서 사고의 생산과정을 통찰하는 일에 주목한다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개성의 이해를 목표로 한다기 보다 개성을 통한 개별적인 것과 일반적인 것의 매개운동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원래 딜타이에 있어서 이러한 매개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표현발생의 이론으로서의 개성에 대한 해석학으로부터 관심을 유발해갔던 모든 것을 벗어나, 개성과 보편성은 서로 만났다. 표현의 이중관계 안에서 그 매개의 필요성이 부각될 때까지도 그 필요성은 과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럴 것이 개성적인 것과 보편적인 것은 벌써 삶의 통합된 모습 안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딜타이의 해석학은 슐라이어마허의 이론을 이론적으로 발전시켰다기보다 자연스럽게 원용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 같다.
Ⅴ. 딜타이의 역사학
딜타이의 역사학의 중심을 이루는 개념은 ‘역사적 이성’이다. 역사와 역사학에 대한 그의 관심과 관련하여 융은 이미 다음과 같이 적절하게 언급한 바 있다.
빌헬름 딜타이는 역사이해라는 범주를 그 사고의 중점에 갖다놓는 해석학적 사유, 예의 철학적 방향의 고전주의자로서 당연히 평가된다.
Wilhelm Dilthey gilt zu Recht als Klassiker des hermeneutischen Denkens, jener philosophischen Richtung, die die Kategorie des geschichtlichen Verstehens in den Mittelpunkt ihrer Uberlegungen gestellt hat.
딜타이는 실로 심리학과 해석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깊은 분석력을 통해 인문과학의 독자적 범주를 확립해 나가는데 크게 기여하였으나, 그 바탕을 이룬 것은 역사에 대한 진지한 통찰이었다.
인문과학적 인식은, 우리가 보았던 바대로, 역사와 체계적 훈련이라는 쌍방의 상호의존 속에서 이루어진다.: 어떤 경우든 이해의 의도는 개념적 작업에 앞서는 것이므로, 우리는 정신적 지식의 보편적 속성과 더불어 시작한다.
역사가 형성하는 작업체계의 파악은 과거가 만들어놓은 잔여(殘餘)가 삶의 체험에 대한 관계를 통해서 이해되면서 서로 연결되는 개개 사항들로부터 우선 나온다. 우리를 가깝게 감싸고 있는 것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그리고 지나간 것에 대한 우리의 이해수단이 된다. 역사적 잔여를 분석하기 위한 조건이란, 우리가 그 조건 속으로 들어가 갖고 있는 것이 시간 안에서 지속적 성격, 그리고 보편적-인간적 가치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Die geistswissenschaftliche Erkenntns vollzieht sich, wie wir sahen, in der gegenseitigen Abhangigkeit von Geschichte und systematischen Disziplinen; und da die Intention des Verstehens in jedem Fall der begrifflichen Bearbeitung vorausgeht, so beginnen wir mit den allgemeinen Eigenschaften des geistlichen Wissens. Die Auffassung des Wirkungszusammenhangs, den die Geschichte bildet, entsteht zunachst von einzelnen Punkten aus, an denen zusammengehorige Reste der Vergangenheit durch die Beziehung zur Lebenserfahrung im Verstehen miteinander verbunden werden; was uns in der Nahe umgibt, wird uns zum Verstandnismittel des Entfernten und Vergangenen. Die Bedingung fur diese Interpretation der historischen Reste, ist, daß das, was wir in sie hineintragen, den Charakter der Bestandigkeit in der Zeit und der allgemein-menschlichen Geltung hat.
딜타이의 역사관이 분명하고 평이하게 진술된 이 인용에서 세 가지 논점이 확인될 수 있다. 첫째, “역사”와 “체계적 훈련”간의 상호의존성 가운데에서 인문학이 완수된다는 사실이다. 체계적 훈련이라는 표현을 갖가지의 학문적 접근이라는 뜻으로 풀이한다면, 그것이 어떤 학문적 노력이든 역사와의 관련성이 배제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학문은 역사성과의 관련성 아래에서 제 의미를 갖고 인문학에 기여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둘째, 현재의 삶의 체험과 과거의 그것과의 유기적인 관계에 대한 이해이다. 오늘 여기에 우리가 소유하고 있고 관계 맺고 있는 모든 것은, 과거가 만들어놓고 남겨놓은 그 어떤 것일 수밖에 없다. 딜타이는 심지어 우리가 가진 가까운 것들이 멀리 있는 것, 지나간 것의 이해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역사에 대한 존중이 의미깊게 읽혀지는 대목이다. 셋째, 시간의 지속성 안에서 파악되는 보편적?인간적 가치이다. 시간은 지속하며, 그것이 지속된다는 사실은 곧 인간성과 보편성을 지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딜타이에게 있어서 역사는 그러므로 단순히 지나가버린 과거가 아니라 현존하는 삶의 모습이며, 보편적 인간성이 이미 검증된, 확실한 범례의 전형이다. 현재 속에 통합되어있는 과거, 과거를 두드리고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가 딜타이에게 있어서 역사이다. 그렇게 때문에 역사는 이성적인 것이며 여기서 ‘역사적 이성’이라는 개념이 도출된다.
딜타이의 해석학이 슐러이어마허의 영향을 많이 받은 바 있음은 이미 언급된 바와 같다. 그런데 딜타이의 역사관을 이와 비교해서 마크렐 같은 학자는 “슐라이어마허가 너무 잘 정돈된 건축술의 질서에 의해 지탱되었다면, 딜타이는 분석의 틀로서 역사에 의지한 것이리라 Hatte Schleiermacher sich auf eine ubergeordnete architektorische Ordnung gestutzt, so stutzte Dilthey sich auf die Geschichte als Interpretationsrahmen”고 분석한다. 이런 의미에서 딜타이의 심리학과 해석학, 그리고 역사학은 반드시 동일한 범주에 놓여있다고 하기 힘들지 모른다.
역사라는 분석의 틀 안에서 심리학과 해석학은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슐라이어마허는 역사적 전망에 대한 고려를 경시하고 있는데, 이 전망은 작가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해석학적 과제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 딜타이의 생각이다. 즉 해석학과 역사적 전망은 같은 범주 안에서 서로 동행하거나 서로 대립하는 요소가 아니라, 역사적 전망이라는 틀 안에서 해석학의 과제가 추구되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이러한 해석 아래에서 역사적 이성에 대한 그의 비판이 행해진다. 낡은 것이 되어버린 생각, 견해들에 대한 부정의 과정이 철저히 파괴되지 않는다면, 그 과정 자체가 특정한 비판의 척도를 통과하는 경계가 될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딜타이는 이러한 척도와 규범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을 역사적 이성 비판의 과제라고 생각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 진술이 음미될만하다.
역사적 세계관은 자연과학과 철학이 아직 찢어내지 못한 마지막 고리의 인간일 수 있다. - 그러나 침입해 들어오려고 위협하는 신념들의 무정부상태를 극복할 수단은 어디에 있는가? 이렇게 길게 줄을 잇고 있는 문제들을 풀기 위해 나는 내 일생동안 일하였다.
Die Geschichtliche Weltanschaung kann den Menschen von den letzten Kette, Naturwissenschaft und Philosophie noch nicht zerrissen haben - aber wo sind die Mittel, die Anarchie der Uberzeugung, die hereinzerbrechen droht, zu uberwinden? An der Auflosung der Problem, welche an dieses sich in langer Reihe anschließen, habe ich mein Leben lang gearbeitet.
자못 비장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러한 토로 속에 간과될 수 없는 중요한 표현이 나타난다. 그것은 역사적 세계관이 아직 뺏어내지 못한 마지막 보루인 인간정신의 해방자라는 대목이다. 역사적 세계관이 인간을 독단론의 마지막 잔재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다는 견해이다. 이 세계관은 한편으로는 랑케의 역사학을 받아들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인식론을 수혈하는 종합적 전망과 연결된다. 헤겔식 이상주의의 극단과 꽁뜨식 실증주의가 이 전망 안에서 극복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Ⅵ. 결론 - 문학비평으로의 종합
딜타이의 사상은, 19세기 후반의 자연과학주의적 조류가 몰고 온 반형이상학과 이에 대한 격렬한 반작용으로 대두된 표현주의적 주관성을 함께 아우르는 정신사적 접점에 위치한다. 그러나 그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이름 붙이기는 ‘삶의 철학’이라는 말속에서 가장 정직하고 정확하게 반영된다고 할 수 있다. 삶이란, 삶에 대한 총체적 접근과 이해를 통해서만 그 윤곽이 밝혀지는, 섬세하면서도 거대한 어떤 것이다. 그것은 과학적 실증에 의해 많은 부분 해명되는 측면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는 초월적 신비성을 동시에 함유한다.
주관적 결단에 의해 실존이 결정되는 고유한 주체이면서, 또한 객관적인 설명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엄연한 현실로서의 대상성을 아울러 지닌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같은 성질 모두가 유효하다는 사실의 인식이며, 동시에 그 같은 성질 하나하나 만으로는 전혀 유효할 수 없다는 사실의 인식이다.
삶의 철학이 지닌 이러한 종합성 위에 딜타이가 추구한 인문과학의 본질이 놓여있다. 따라서 그는 객관성의 표상인 역사학과 주관성의 표상인 심리학을 함께 포용하면서, 두 가지를 간주관성(間主觀性)의 개념으로 매개하는 해석학을 아울러 제시한다. 딜타이가 꽁뜨 A. Comte나 훗설, 혹은 프로이트처럼 창조적인 독특성을 지닌 사상가의 반열에 서있지 않으면서도 그 자리와 성격이 중요한 것은 이같은 포괄성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문학비평가로서의 딜타이는 바로 이러한 그의 넓은 세계가 문학작품 해석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찾아질 수 있다. 대표적인 비평서『체험과 문학 』에는 네 명의 대표적인 독일작가, 즉 레씽 G. E. Lessing, 괴테, 노발리스, 횔덜린 등이 다루어지고 있는데 여기에도 그의 간주관적 종합주의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예컨대 괴테에 대한 분석과 평가에 있어서 그는 문학의 주관적 천재성을 높이 인정하면서도 다른 한편 실제 삶의 체험과의 관련성에 깊은 주목을 보내고 있다.
우선 그는 괴테가 약 1세기 반에 걸친 근대정신사의 성장기에 태어났다는 역사적 공간을 중시하면서, 동시에 그의 문학적 업적이 이 시기의 발전을 재촉했다는 상호유발적 역사관계에 주목한다. 이러한 견해는 괴테라는 거목의 의미를 그의 거인적 천재성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많은 다른 견해들과 배치되는 바, 삶과 문학을 일치시켜서 관찰?분석하는 이른바 작가의 ‘삶과 작품 Leben und Werk’식 방법론은 딜타이가 그 효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과 같은 그의 진술은 이러한 경향을 압축한다.
그(괴테)가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레씽은 그 영향의 정점에 서 있었다. 우리들 역사 전체를 통해 결정된 그 (계몽주의) 가장 독특한 방향 또한 그는 스스로 받아들였다.
「...」 als er zu dichten begann, stand Lessing auf der Hohe seines Wirkens. Auch ihre eigenste Richtung, die durch unsere ganze Geschichte bestimmt war, hat er in sich aufgenommen
결국 딜타이의 비평방법론은 예리한 독창성 대신, 삶과 문학과의 관계에 대한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의 확인을 통해 가장 넓고 확실한 현대비평의 초석을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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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sammenfassung
W. Diltheys Literaturkritik
Joo-Youn Kim(SookMyung Frauenuniversitat)
Die Rezeption Wilhelm Diltheys innerhalb der sich bildenden hermeneutischen Philosophie steht im Gegensatz zu der Haltung der deutschen Literaturwissenschaft, fur die Dilthey sowohl als Begrunder der geistesgesellschaftlichen, als auch der werkimmanenten Methode gilt. Freilich ist klar, daß W. Dilthey seine philosophische Aufgabe darin gesehen hat, eine Kritik der historischen Vernunft zu verfassen. Seiner Meinung nach vollzieht sich die geisteswissenschaftliche Erkenntnis in der gegenseitigen Abhangigkeit von Geschichte und systematischen Disziplinen. Diese Methoden und Ansichten werden im Gesamtrahmen von seiner Idee einer Kritik der historischen Vernunft gesehen.
Er gilt zugleich als Meister des hermeneutischen Denkens, das die Kategorie des geschichtlichen Verstehens zum Hauptinteresse ihrer Gedanken gestellt hat. Er weist auf eine gegenseitige Verbindung zwischen Asthetik und Geschichte hin, die in der funktionierenden Analyse von Erklaren und Verstehen wirkt. In diesem Punkt betrachtet er den Begriff einer beschreibenden und zergliedernden Psychologie anhand der Natur unserer seelischen Erlebnisse, dem Bedurfnis einer unbefangenen und unverstummelten Auffassung des Seelenlebens. Aber der Begriff des ?objektiven Geistes? ist fur das Verstandnis der ganzen Schriften Diltheys sehr wichtig. Alle gesellschaftlichen und wirtschaftlichen Institutionen gehen ebenso unter den Strukturbegriff ?objektiver Geist? wie Dichtungen, Gemalde und Musikstucke. Diese historische, hermeneutische Perspektive sollte die Extreme des Individualismus und des Positivismus zugleich uberwinden. So bietet er eine Methode bei einer kritischen Betrachtung der Geisteswissenschaften 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