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설차 맛을 알게된 헤프닝
글/모이
30 여년 전쯤 누군가에게 제법 큰통으로
일본 녹차를 선물 받았는데 우리전통의
식생활에 보리차나 결명자 차는 내용물을
먼저 넣어 물을 붓고 큰주전자에 끓여
두고두고 따라 마시면 되는것만 아니까
녹차도 그러려니 하고 시래기 삶듯이
차잎 조금넣고 물 많이 붓고 푹 끓여서
그 큰통을 다 그렇게 마시고 말았습니다
몇 년이 지난후 불교 공부에 심취 하면서
서울에서 살 당시 고향인 광주를 내려가
죽마고우와 함께 친구가 운전하고 어둠이
깔릴 무렵 무등산 원효사를 참배하러
가는데 그만 친구가 산길을 잃어 캄캄한
밤이 되도록 헤메다가 헤트라잇 불빛에
스님 한분이 걸어 가시는 것을 발견하고
반가움에 내려 길을 물으니 마침 원효사에
임시 거주하고 계시면서 포행중 이시라며
차를 함께 타고 원효사에 가게 되었습니다
대웅전에 들어가 참배를 마치고 스님께서
차나 한잔씩 하라고 방에 들어 오라해서
방에 앉아 법담을 하시며 찻물을 끓인 다음
다기 그릇에 옮겨 붓고 다시 찻잔에 가득
담더니 또 다시 다기 그릇에 옮겨 식힌 후
작설차를 넣어 우리고 나서 찻잔 숫자대로
찻잔에 반 만큼만 따르고 다시 첫차잔 부터
반을 마져 체워 마시라고 다 식은걸 주십니다
여지껏 뜨거운 커피만 즐겨 마시다가 다식혀
차를 주시니까 미지지근한 차를 마시면서
속으로 투덜거리기를 아이들 장난 하는것도
아니고 이리저리 따라 소곱장난 하는것 처럼
이상하고 참 별스럽게 차를 식혀 주신다고
생각하면서 처음 작설차를 마셔 보았습니다
나중에 알고나니 그때 제대로 차 다루는
절차을 배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스님 이름을 물으셔도 오다가다 만난 인연에
이름은 무엇에 쓰겠냐고 알려 주시지 않아서
이름도 모르고 키는 아주 크시고 마르셨지만
허우대가 크셨든 기억이 아주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 보는 법을 아주
자상하게 예를 들면서 일러 주시었지요
불교공부 초보 시절에 마음에 스승이 가르침
주시려고 아마 나타나 현신하신 느낌 입니다
그날밤 배운 관심법을 평생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마신 차 한잔이 입안에서 일주일 동안
차향과 맛이 그대로 머물러 있었습니다
아! 참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아직 그 맛을 어디서도 느낄 수 없습니다
무등산 물맛이 수도물하고 달라서 그런것인가
작설차의 수준이 높은 상품 차였던 것인가
차맛을 제대로 낼 줄 아시는 스님 솜씨 맛인가
송광사에서 보름동안 기도 할때 열심인 것이
법정 큰스님 눈에 띠였는지 기도 끝내면
불일암에 들리라 해서 찾아가 친견하고 차를
한국 중국 일본차 각각 제일 좋은것으로 맛을
보여 주셨어도 무등산 그 차맛을 못느꼈습니다
며칠전 한국에서 보성 작설차를 보내 주셨는데
선물 포장 상자가 엄청 고급스럽고 작설차 병은
황금색 부드러윤 천으로 쌓여 있어 보기만 해도
입맛이 신이 나서 즉시 그자리에서 찻물을 달여
식힌다음 차를 우렸는데 기대감 때문에 맛이
우러나기전 컴을 하면서 성급히 마신 탓인지
혀끗이 맹숭거려 차를 덜 우린걸 마셨네 하고
다시 한번 우리는데 컴하느라고 너무 오래
우렸는지 두번째는 소태맛 처럼 씁쓰름 합니다
선물 받았으니 차맛을 느낀 소감을 말해야 하는데
차잎도 집에 있는 작설차잎 보다 연해 해묵은 차를
보낸것 같은 의심이 드는데 다음날 다시 한번 차를
마시면서 그래도 그런데 차를 보내준 보성찻집으로
전화를 해서 문의를 하니까 햇차중에서도 상품질로
보냈다는데 순간 건성으로 차를 우리고 마음에
망상을 피우면 차맛을 못느낀 다는걸 배웠습니다
의심이 풀리고 세번째날 아침에 마시는 오늘 아침
차맛은 어제 차맛과는 180도로 달라 어리둥절...
이렇게 혀에 닿는 느낌이 편안하고 부드러울 수가
연거푸 우려 마시는데 입안에 차향이 가득 합니다
차 한 잔을 마시는 데에도 만드는 기법과 수준이 다 다르듯, 말 한 마디 인사 한번 하는 데에도 인품의 깊이가 다 들어 있으며, 한 생각을 내고 마음을 운용하는 데에도 일체 만법이 깃들여 있으니, 삼계의 참 주인이 되는 열쇠는, 계정혜 삼학 공부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생활 속의 훌륭한 법문 말씀 감사드립니다.
우리 인생도 나이는 누구나 공평하게 1년에 한번씩 늘어 가지만 삶의 질이 각각 자기 덕행이나 작복에 따라 다르듯 차한잔의 맛도 상황이나 차다루는 솜씨 따라 맛이 다른것이 비슷합니다...마음을 관하고 있으면 계정혜에 비추어 체상용으로 작용함이 느껴집니다.....감사 합니다.....나무아미타불
첫댓글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_()_
경주거사님 편안히 다녀가신 흔적 감사 합니다........나무아미타불
다향에 마음을 풀어...모이 부처님 아미타불! 감사합니다. _()_ 아미타불!
깊은 즐거움 함께하는 차한잔의 향기에 드리운 정감 나누어 드림니다...ㅎ..감사 합니다~ 유감초 부처님.....나무아미타불
마음에 향기가 나듯 작설차 향기 가득하길...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하루 내내 녹차 우려 마셔서 밤에 잠못잘 줄 알았는데 밤이 깊으니 하품에 잠이 오고 있네요.....ㅎㅎ 감사 합니다.....나무아미타불
차 한 잔을 마시는 데에도 만드는 기법과 수준이 다 다르듯, 말 한 마디 인사 한번 하는 데에도 인품의 깊이가 다 들어 있으며, 한 생각을 내고 마음을 운용하는 데에도 일체 만법이 깃들여 있으니, 삼계의 참 주인이 되는 열쇠는, 계정혜 삼학 공부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생활 속의 훌륭한 법문 말씀 감사드립니다.
우리 인생도 나이는 누구나 공평하게 1년에 한번씩 늘어 가지만 삶의 질이 각각 자기 덕행이나 작복에 따라 다르듯 차한잔의 맛도 상황이나 차다루는 솜씨 따라 맛이 다른것이 비슷합니다...마음을 관하고 있으면 계정혜에 비추어 체상용으로 작용함이 느껴집니다.....감사 합니다.....나무아미타불
생전 처음으로 미각이 아닌 시각(모이님의 글)으로도 깊고 깊은 차맛을.... 차향을.... 즐길수 있음을 알았습니다.....눈으로 은은한 차의 색깔이 보이는듯.....코로 은은한 차향이 느껴지고.....입안 가득히 은은한 차맛이 감도는듯.....잠시나마 세상 그무엇도 부럽지 않은....."지금 이순간" 입니다..........감사합니다.......아미타불..........()()()
마음으로 마시는 작설차 한잔에 차향도 함께 느껴지기에 은은하게 담소 나누는 즐거움을 함께 합니다 감사 합니다........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