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일기(33) - 역답사(부강역/전의역/서정리역)
1. 오늘의 역 답사는 기차가 자주 서지 않은 그래서 기차 시각표를 확인하여 열차를 이용해야 하는 역을 찾기로 했다. 항상 남쪽으로 향했던 답사 코스는 천안과 가까운 지역으로 이동했다. 세 곳의 역을 찾았는데 그 중에서 한 곳의 멋진 역을 발견할 수 있어 나름 성공적인 답사였다. 나머지 두 곳은 산업공단의 어수선함과 도시의 혼잡함 속에 자리잡고 있는 그저 교통을 이용하는 장소에 불과했다. 비록 그것이 역의 핵심적인 기능일지라도 역 자체에 대하여 말할 것은 없다. 대부분의 도시철도역처럼 말이다.
2. 세종시에 속한 <전의역>은 독특한 외양을 갖춘 역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식 건물양식을 지닌 역이라한다. 1905년에 개통된 이 역에는 시간의 흐름이 남아있다. 과거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과 함께 역 앞에는 3.1운동의 흔적도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3.1운동의 열기가 남북으로 이동하게 된 과정에서 이 역의 역할은 컸다고 한다. 역은 사람들을 이동시키며, 그와 함께 역사의 흐름도 변화시킨 것이다.
역 앞에는 ‘전의면’을 홍보하는 카페를 겸한 홍보관이 있었다. 카페 안에는 전의 골목길 코스를 걸을 수 있는 책자가 마련되어 있었다. 카페 주인에게 코스에 대하여 물었다. 소박한 마을이면서도 수도권에 가까운 이곳은 골목과 골목 사이에 다양하면서도 숨어있는 볼거리가 많다고 한다. 주인은 특히 성당을 방문하라고 추천한다. 독특하게 성당 옆에 장승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대략적인 역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답사로 직접 찾지는 않았지만 기차를 이용하여 다시 방문할 역을 발견했다.
올해 제법 많은 역을 찾았다. 그 중에는 그저 밋밋한 역도 있었지만 대부분 각자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갖춘 역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역들을 세 가지 테마로 해서 정리하려고 한다. 하나는 역 자체가 멋진 역이고, 둘째는 역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만날 수 있는 역이며, 셋째는 역을 나서면 문화유산과 역사적 공간을 만날 수 있는 역으로 분류해서 역의 개성과 특징을 기록하고 싶다. <전의역>은 그 중에서도 세 번째 문화유산 테마로 기억될 역이다.
3. 세종시의 <부강역>과 평택시의 <서정리역>은 특별한 개성을 발견할 수는 없다. 부강역 주변은 대형 트럭이 오가는 산업공단 지역이며 복잡하고 좁은 역 앞 도로는 산책을 위한 길을 발견할 수 없다. 이 곳 가까이에 대학교가 있어 학생들이 등하교에 이용하는 역이다. <서정리역>은 도시철도역을 겸하고 있는 전형적인 도시의 역이다. 역 앞에는 높은 건물들이 서있고, 반대쪽에는 산책을 할 수 있는 하천길이 보였다. 너무도 익숙하고 자주 볼 수 있는 ‘서정리역’을 보면서 서울과 가까워지고 있음을 지각하게 한다.
첫댓글 - 역을 찾는 사람! 다양한 의미로 가까이 갈 수 있는 소설 제목으로 다가 온다. 역의 주제별 정리, 새로운 개념으로 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