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년차 철인....
그 이전에는 테니스에 미쳐 코트를 뛰어다녔고, 산이좋아 천왕봉을 집 뒷산보다 많이 다녔는데
어느날 테니스때문에 생긴 어깨부상이 나를 수영장으로 그리고 철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내가생각하는 철인은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조금은 모험을 즐기고, 또 조금은 남보다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자기만의 세계가 있고....
마흔에 수영을 배웠고 철인은 마흔셋에 입문했으니 결코 남들보다 빨리 시작한 것은 아니라 생각된다.
보통 해가 바뀌면 나는 철인 계획표를 짠다...
올림픽 3개 중거리 1개 그리고 아이언맨코스...
여태까지 계획중에는 마라톤은 없었다...혹시 풀코스를 신청하더라도 단지 철인경기 아이언맨코스를 염두에 두고 풀코스를 달리는 정도...
마라톤을 가벼이 본것이 아니라 나의 본업(?)은 철인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큰 의미는 두지 않았던것도 사실이다...그만큼 철인경기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고 해석해도 된다..
2010년 경인년...호랑이해...내가 범띠이니까 좀 색다른 뭔가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해는 메인 이벤트를
동아마라톤
하이원 트라이애슬론
그리고 영암 아이언맨 코스로 결정했다...
첫경기, 마라톤 경기는 좀 부끄럽지만 여태까지 인근 경기만 출전했다...경남을 벗어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풀코스는 합천, 고성, 진주에서만 11번 완주했다...
여태까지 마라톤 경기를 분석(?)해 보았다
1. 하프마라톤 - 13회 완주
1) 첫하프 : 1시간 34분(05년 사천)
2) 최저기록 : 1시간 40분(06년 삼천포)
3) 최고기록 : 1시간 23분(08년 사천)
2. 풀코스 - 11회완주
1) 첫풀 : 3시간 49분(05년 진주)
2) 최저 : 3시간 49분(05년 진주)
3) 최고 : 3시간 6분(10년 섬진강)
3. 기타 마라톤에 도움이 된 경기(공인 비공인포함)
진주산길, 남해산길, 거제산길 그리고 부산오산종주(1회) 와 최근의 진주7산 종주훈련 + 간간히 등산...
주변에서는 날보고 Sub-3 했느냐고 묻는다....들을때마다 사래를 친다...솔직히 자신감이 좀 없어서이다...
그렇게 빡세게 훈련을 소화시킬 자신이 부족해서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늘 할 수 있다는 이야길 들으니 [난 아니야] 에서 [나도 할 수 있을까?] 로 슬며시 바뀌어지다가 [그래 딱 한번만 해보자]로 바뀌었다...
그런데
새해가 시작되면서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1월 훈련량 : 등산1회(월아산) + 수영(약간) + 사이클(250Km정도 - 거제100Km포함) + 트래드밀(2회 23Km) + 인터발 2회(400/2회 + 800/6회 + 1000 ) + 고성하프마라톤(21Km)
런 - 약 64Km
2월 훈련량 : 등산3회(사량도 옥녀봉, 지리산 종주, 화왕산등반, 진주8산) + 사이클(100Km) + 런(99Km)
인터발 1회 + 풀코스(섬진강)
런 - 약 160Km
3월.....
걱정된다,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것 같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자...특히 훈부님은 틈만 나면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시는데~~~~
3월 8일부터 경기하루전까지 약 170Km라는 훈련계획표를 짠다(결국 다 해내지못했다)
3월 8일(월) : 8Km셔틀런
3월 9일(화) : 트래드밀 인터발 10Km(16h/800m 6회 포함) - 비내림
3월 10일(수) : 집 - 진양호(약 18Km) : 훈부와같이 - 힘들었음
3월 11일(목) : 집 - 촉석루 4회전(약 10Km) : 판, 훈부, 송사리, 무한, 복비
3월 12일(금) : 집 - 금산다리 - 천수교 - 집 : LSD (20Km정도)
3월 13일(토) : 휴식
3월 14일(일) : 런 18Km(청동기 박물관 듀애슬론) - 판, 농부, 송사리, 복비, 훈부, 대발, 회장님 : 장어식사
3월 15일(월) : 런(트래드밀 12Km - 16h/4000m 포함) - 식이요법(40% - 체중 60Kg)
3월 16일(화) : 런(경상대 인터발) 400(1) + 1000(4) + 2000(1) - 수달, 홍규씨등...(진철월회)(식이요법 - 체중60Kg)
3월 17일(수) : 런(진양호-금산교 빠르게, 올때 에너지 바닥남) - 식이요법3일째(체중 58Kg - 훈련직후)
3월 18일(목) : 축구 30분(식이요법 - 탄수화물위주 + 고구마 + 밤식빵) 하루 5끼정도 - 조금씩
3월 19일(금) : 휴식 - 저녁에 세신및 맛사지(사우나 25000원) + 탄수화물식 + 장어구이(약간) : 특히 오른쪽 장단지가 뭉쳐있어 사우나실에서 맛사지로 피로를 풀어줌...
3월 20일(토) : 런 1Km정도만...체중 62Kg(체중증가로 걱정이 좀 됨)
경기전략
복장 : 반타이즈 + 팀복 + 타사저팬
보급 : 젤2 + 카보샷3개(매 10Km 마다 보급하려 했으나 5, 10, 20, 30, 38Km에서 보급함) - 평소에는 3개정도..
경기전략 : 출발직전 10Km까지 천천히 + 20~30Km는 오버페이스 조절 + 30~37Km는 집중 + 37Km이후는 하늘에맏긴다....
출발이다...
사람이 너무 많다
5Km - 21분 59초 + 10Km - 20분 55초 (42분 54초)
A그룹에서 출발했는데도 그냥 밀려나간다...힘을 아껴야지...그냥 묻어간다
첫 5Km지점 내 시계로 22분이 지난다...그래 늦은거 아냐...혼자 생각하며 편안한 레이스를 한다
10Km 지점 43분이 지난다 3시간 20분 페메도 보이는것 같다(조금 불안하다...선수들이 많아 치고 나가기 힘들고 이러다가는 싱글도 못하는것 아닌가????)
15Km - 21분 09초 + 20Km -20분 47초 : 하프(1시간 29분 16초)
10Km이후부터는 주로가 조금 수월해 진다
15Km지점...조금씩 옆 선수들의 호흡이 느껴진다...나보다 거칠다...
20Km지점을 통과 하프에서보니 1시간 29분....
또 걱정된다...이러다가 서둘면 오버페이스에 걸려 퍼지는데....라는 생각이 자꾸든다
하지만 몸은 가볍다...
25Km - 20분 30초 + 30Km - 20분 35초
[형님 페이스 좋을때 빨리 치고나가지 마이소]....한걸음 말이 생각난다
그때부터 앞 선수 누군가를 표적으로 하고 따라가서 얼마간 같이 동반주 하다가 추월....또 누군가를 표적삼아
[너 잡혔어~~~~]라고 생각하며 따라가서 동반주 약간 하다가 추월....계속 한명, 한명씩 잡아나간다...
예전같으면 계속 추월하다가 결국 내가먼저 퍼지곤했는데....
30Km지점...2시간 6분이다...
35Km - 20분 39초 + 40Km - 20분 27초 그리고 피니시
이제 퍼지지만 않으면 할 수 있는데....
37Km지점 2시간 36분이다...이제 마지막만 조심하면 되는데 김홍규씨가 보인다...
인사 나누고 계속 간다..
한걸음이 보인다...순자씨 페메 하나보다...
인사하니 그리 죽~~~나가이소 한다...
그렇게 가다가보니 한강다리 근처에서 저만치 Sub-3풍선이 보인다....계속 접근하여 다리를 건널때쯤 동반주 한다...수달이 보인다...나의 훈련에서 항상 앞에서 끌어주던 홍규씨와 수달을 만나니 힘이난다...
수달 할수 있겠냐???물으니 할 수 있단다....자신감이 차기시작한다
페메 나담에게 인사하니 반갑다며 치고 나가란다....
힘은 좀 들지만 해보자....
아마 그 시간 부터가 힘은 들었나보다...
집중하고, 기도하고, 정말 힘들때는 앞선수 신발만 보고 달렸는데 그들도 지쳤는지 내가 자꾸 추월하는 형상이다...
메인 스타디움 들어서기전 자그마한 오르막....
페이스를 늦추어 조절할까 하는 맘도 없지 않았지만 그냥 밀고 나가기로 한다....
생애 처음 밟아보는 경기장....
웅장하다
앞 뒤로 수많은 달리미가 자기와의 싸움을 가장 치열하게 하고있다....
피니시..
눈은 말똥말똥 해지고...
그동안 같이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2시간 56분 21초...
그렇게 해서 정말 맘속에 그리던 첫 서브3의 감격을 81회 동아마라톤에서 이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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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중에 누군가가 말을 한다
탄력붙었을 때 해야 계속 할 수 있는데....
한번 해 봤으니 이제 잘 할 수 있는데....
격려의 말이면서 진심어린 충고 같다...맞는 말이다
겨우 1번 했다고 서브3주자라는건 내게 어울리지 않다
마치
철인의 유효기간이 1년인 것처럼....
하지만 난 이제 마라토너가 아닌 철인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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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분석
1) 훈련량
1월 : 64Km + 2월 160Km + 3월 130Km - 훈련량은 많지 않았지만 다양한훈련(등산, 사이클, 고강도 인터발, LSD등)으로 효율적으로 했다고 판단되며 수시로 복근운동과 상체운동을 하였음 그리고 이번 마라톤을 위해 수영을 소홀히 함.
2) 부상
올해들어 부상은 없어고 부상예방을 위해 항시 노력하였음(부상이나 피로누적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음)
3) 식이요법
처음 식이요법을 잘 몰랐을때(지금도 잘 아는것은 아님) 월~수는 가급적 육류위주로 많이먹고 목~경기때는 육류를 먹지않는것이 식이요법인줄 알았음.
그런데 이번에 훈부님께서 식사량 조절 식이요법을 알려주심
월~수 : 식사량 50%정도 + 목~토 : 탄수화물위주로 자주섭취...
훈부님 방법으로 체중변화
보통 : 60Kg 월, 화 변화 없다가 수요일 런훈련후 58Kg까지 감량 그 이후로 금요일저녁 62Kg까지 상승함...
아마 후반부 기록이 더 좋았던 것은 식이요법과 에너지젤의 효율적 섭취라고 생각됨
4) 날씨
추위에 약한편임, 그런데 경기일은 어쩐지 나에게 최적조건인것 같았음 - 하늘이 도왔음
5) 이미지트레이닝
꼭 필요하다고 생각됨 - 예전에는 그냥 몸에 모든걸 맏겼는데 이번에는 몸을 느끼면서 절제와 승부수를 골고루 던졌음.
그리고 위기때는 정신을 집중하며 결코 포기하지 않을거라되뇌이며 경기를 함.
다시한번 불타 훈부님과 우리 진철 동료들 그리고 한걸음과 인타발때 선두에서 끌어준 수달, 김홍규씨등 진마클멤버들에게도 진정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또 말없이 챙겨준 아내와 가족에게도 영광을........
첫댓글 농부형님 2시간 56분 21초 대단합니다.
축하 축하...
첫 하프부터 기록이 탁월하셨네요... 수고하셨구요..축하드립니다...5년후면 제가 농부행님 나이인데...꿈만같네요...
밑바탕이실하고,..정신력,..그리고 ,.꿈이 있으니,...역시 농부 귀감이 되는멋진 분..
마흔이몬 엄청시리 빠른긴데..........나는 50에 철인 됐는데 뭐, 축하 축하!! 진짜 대단혀 역시 존경받을 선생님이여
차분 준비하고 철저하게 대비한 것만큼 좋은 결과, 받을만 하네 ,ㅊㅊ
첫 sub-3 축하드립니다. 40km 지점에서 저를 추월하시길래 뒤에 붙었는데 마지막 스피드가 엄청 좋으시더군요... ^^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아우님도 추카 한다.....5km지점이가 나를 추월해갈때 쩝~~~ 그래도~~ 쩝 잉잉~~ 이번 가실에 보자~~~그때 복수 하마~~~지달려라~~ ㅋㅋㅋ 다시한번더 추카한다....힘
형님 수고 하셨습니다. 힘!
히히히^^ 저는 선생님이 해내실 줄 알았어요!! 축하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추카추카뭔 말이 필요있습니까,...자신의 싸움에서 이기신 형님 존경합니다...30대로써 럽습니다,,자책하며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무지무지 축하합니다.......
형님 대단하십니다,,,다시 한번더 축하합니다~~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듯 합니다..진심으로 추카 드려요....
잠실대교에서 저를 추월해가시는데.... 힘이 넘치시데예 합니다.
ㅋㅋㅋ 다시 한번더 추카 드립니다~~
와우~~ 대단하십니다. 섭쓰리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축하..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