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역은 이름 그 자체로도 강원도 사람인 제에게는 추억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난생 처음 고등학교을 졸업후 원서을 쓰기 위해 첫 발을 내 디딘 곳도 이곳이고,
명절때마다 100m 이상 줄을 서고서도 표을 사지 못해 입장권을 끊고
고향 열차을 타던 곳도 이곳입니다.
촌놈들 서울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면 어김없이 약속 장소로 정하던 곳도 청량리역 광장 시계탑 밑이였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청량리역을 한바퀴 돌고 있는데 호자호님의 아들 녀석이 아저씨 하고 부르네요.
주위을 둘려 보니 우리 구르뫼 회원님들 같은데 긴가민가 하여 아는척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내가 알고 있는 동강님과 산행짱님, 성북에서 타기로 했던 인디컴님도 줄줄이 들어 서네요.
간단이 인사을 나누고 인디컴님의 통솔하에 춘천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오랜만의 기차여행인지라 다들 마음이 들떠 있었습니다.
호자호님이 고향 영월에서 특산품인 메밀전병과 부치기을 아침 버스편으로 받아서
한 박스을 준비 하였습니다.
맛나는 안주가 있는데 한 잔 빠질리가 없었습니다.
청량리서 가평까지 한시간 반이란 시간이 차창밖 경치을 감상 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기냥 흘려가 버렸습니다.
기차을 타고 가면서 용추 빌리지에 미리 전화을 걸어 전세버스을 가평역 앞에 대기 시켜 놓았기에
우리 일행은 아주 편안하게 용추 계곡의 숙박지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도착한 우리는 약간의 휴식 시간을 갖은 뒤 저녁 준비을 하였습니다.
인디컴님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맛나다는 롯데마트의 삼겹살을 준비 하였고 호자호님게서
한산의 특주 소곡주을 준비 하였고 삼겹살과 찰떡 궁합인 묵은 김치을 벌디님이 준비을 하였습니다.
계곡이 바로 보이는 평상에서 차려지는 만찬은 중국의 만한정석보다도 훨씬 더 훌륭한 소통의 장이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벌디님의 닉네임과, 번개지기님의 또랑이란 의미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을 배려 하는 마음이 일상이 되어 버린 구르뫼 회원님들이기에
처음 만나는 그런 자리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10년지기의 친구을 만난듯 했습니다.
넘버 1, 넘버2의 서열이 매겨지고 조금 더 깊이 회원들간의 우의을 다지는 시간이 되었던거 같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심심풀이 고스톱을 즐기는 무리와 내일 산행을 위하여 잠을 보충 하고자 하는
파벌이 형성이 되었습니다.
고스톱파는 사생활을 고려 하여 호자호, 인디컴, 동강, 산행짱님이라고 밝히지 않겠습니다.
하여간 이분들 체력 엄청 대단합니다.
사실 방이 비좁아 같이 잘 수있는 공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밖에서 그냥 지새우기 뭐해서
고스톱이란 도구을 이용 하여 밤을 지새웠다고 하지만 한숨도 자지 않고 밤을 지내웠다는
체력 하나는 기내스감이였습니다.
특히나 척추 수술로 허리가 부실한 한 회원이 있었음에도 말입니다.
새벽 3시경에 부시시 일어나 별보기 노동에 투입 된 노동자들을 위하여
라면까지 접대 하는 또레랑스(또랑)님이 있었기에 가능 한 일이였지만서도요.
일요일 산행에 참가 하기로 한 일행이 도착 하기 전에 우리는 서둘러 아침 식사을 마치고
점심까지 준비 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1박 2일팀중에 전날의 중노동으로 인하여 산행에 참가 여부 자체가 불투명 하였습니다.
번개 자체가 산행 & 천렵이였기에 산행을 회피 하기 위한 충분한 변명 거리가 되었지요.
사실 천렵만을 위하여 온 롱이님과 산행짱님이 있었지만 전날만 해도 연인산은 가뿐이 오를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별보기 전투에 참여 하여 피골이 상접한 상태서 산에 오르기란
누가 보아도 무리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오로지 한명 잔다르크 정신을 이어 받은 인디컴님만이 산행대장으로서
산행 번개때 산에 오르지 않는다면 세간의 웃음 거리가 될 것이라며 산행 선두에 나섰습니다.
이래서 1박 2일팀의 인디컴, 현겸(호자호님 아들),벌디님, 또랑님, 우면산 다섯명
달일팀, 정우님, 아모로소님, 보름달님, 마로니에님, 지상님, 장보고님, 돌쇠님, 와이드님이
번개지기님의 보살핌으로 산행이 시작 되었습니다.
계획에는 연인산이 목적지였으나 우리 모두 연인 사이가 아닌 관계로 바로 바주 보이는 봉우리인
칼봉으로 변경 하였습니다.
산행 입구는 조금 경사가 지기는 하였지만 숲이 우거져 있어 햇살을 피 할 수있고 시원하여
참으로 좋았습니다.
조금만 더 오르면 여느산처럼 능선도 나오고 평탄한 길도 나오겠지
설마 이런 비탈길을 정상까지 가지는 않겠지 하였지만 그 기우는 현실이 되었고
우리는 육수로 빨래을 하는 기 현상을 체험 하여야 했습니다.
정상에 다다를수록 우리의 의지는 꺽이고 당일코스팀의 요청으로 인하여
정상에 도착 하기 한참 전에서 우리는 중간 급유을 해야만 했습니다.
청량리역에 8: 30분에 도착을 하여야 하였기에 다들 새벽밥을 먹어서 허지가 졌던거지요.
1박 2일 팀에서는 밥과 또랑님이 준비 한 용두동의 그 유명한 쭈꾸미을 냉동으로 준비 하였고
당일팀에서는 1박 2일 팀을 위하여 엄청나게 많은 밥과 반찬을 준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 많은 음식을 어떻게 다 먹을까 염려 하였지만 인디컴님이 요리한 쭈꾸미볶음을 본 순간
밥이 왜 이리 적을까 염려 하기 시작 하였습니다.
참으로 맛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하여도 우리가 정상까지 가야 할 명분을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내 사전에 사전 퇴각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장보고님의 행동철학으로
우리는 그 비탈길을 또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바로 고지가 보이는 그곳에서 우리는 중대 결심을 해야먄 했습니다.
정상에 올라 명분을 찾을 것인가 아님 또 다른 명분인 조금 일찍 내려가 물놀이란
천렵을 택할 것인가?
파스칼은 이야기 했습니다. 인간은 나약 하기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고....
인간은 늘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판단을 하는 꽤 많은 동물입니다.
만장일치로 조금 더 멀지만 가지 않은 길로 돌아 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사실 호자호님의 아들 현겸(초등5학년)이에게 인생에 있어서 정상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보여 주고 싶었지만 어쩔 수없는 상황에서는 포기 할 줄도 아는 지혜을 가르켜 주게 되어,
그것으로 정상탈환의 아쉬움을 위로 받았습니다.
오후가 되어 바람이 불어 주기는 하였지만 내려 가능 길이 장난이 아니였습니다.
정상적인 등산로가 아니라 등산지도에도 점선으로 표시 될 정도로
인적이 드문 산행로였습니다.
더구나 지난해 쌓인 낙옆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길이 보이지 않고, 동물적 감각으로 길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길을 향하여 묵묵이 걸었습니다.
가는 도중 하산길이 하나 발견 되었지만 선두에서는 그 길을 보지 못했는지 후미에 있는 우리는
지난 온 길에 대한 아쉬움이 하산 하는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더 이상 직직코스가 없고 하산길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패잔병처럼 그 길을 본 순간 모두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그 길 또한 급경사여서 하산 도중 돌쇠님이 한바탕 뒹글었습니다.
다치지 않은게 천만다행입니다.
드디어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길이 없는 길을 뚫고 마지막 코스을 접어 들었지만 2-3M의 뚝이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소수 정예 요원 3명은 우리 사전에 퇴각은 없다는 일념으로 그 장애물을 가뿐이 넘었습니다.
나머지 보급부대는 우회로을 통하여 안산을 마쳤습니다.
비록 정상탈환에는 실패 하였지만 천렵이라는 또 다른 명분에는 성공한 번개였습니다.
몸 속 깊숙한 곳까지 머물러 있던 묶은 육수을 모두 발산 하여 좋았고
시원한 계곡물에 그 육수을 흘려 보낼 수 있어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산행과 물놀이을 마치고 시원한 계곡물을 바라 보면서
매운탕과 닭볶음탕을 먹는 그 맛은 번개을 맞지 않은 회원들에게 무슨 미사여구을 사용하여 말한들
그때 그 분위기을 1/10 이라도 전달 할 수 있겠습니까?
그 날의 미스테리는 우면산이 62년 범띠인지? 50년 범띠인지 여전이 미스터리로 남았다는 것입니다.
이 날 저는 얼굴 하나만으로도 남에게 사기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돌아 오는 길 가평역에서 나누어 마신 냉커피 한잔과 범띠님들과의 단체 사진
기차 안에서 좋은 님들과의 이런 저런 이야기...
내 인생에 또 다른 추억을 하나 덧칠하게 되어
일년 이상을 즐겁게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뮈가 그럽디다.
"하루의 추억으로도 평생을 생각 할 꺼리"가 된다고......
산행에 같이 한 님들 정말로 즐거웠습니다.
첫댓글 맛깔스런 후기 감명깊게 읽고 갑니다....근데 아범님->정우님으로해 맑은 웃음으로 타인으로 하여금 행복을 주시는 우면산님 감솨^*^
지송합니다 아직 잘 몰라서.....수정 하여 놓았습니다.
ㅎㅎ 너무 너무 재미있게 맛나게 읽었습니다...우면산님 글에 감동받았습니다..별보기 노동자에게 라면 접대하신 또랑님...밤새 별보기 노동하고도 산행 리딩까지한 인니컴님 두분 대단하십니다....사기꾼(ㅎㅎ)우면산님...기차타기전까지 지상님과 저는 완벽하게 속았습니다...우면산님 산에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함께해서 즐거었습니다.
리플에 감사하고요. 저 역시 본의 아니게 사기을 치게 되어 대단이 죄송합니다. 아직도 의문점이 남아 있는지요? 제 얼굴이 죄인걸...얼굴 봐서라도 노여움 푸십시요.
너무나 실감나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역시 그곳에 가지못한것을 후회하고 아쉬워하며 퇴청합니다...^^
이번 번개에서 카카오님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카카오님이 아가씨가 아니라는 사실을.....역시 카카오님도 얼굴이 사기꾼입니다. 저와 비숫 하군요.
맛난 후기 즐감했습니다..^^*
다음 산행에 같이 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형님은 댁에 가셔서 잠 안주무시고 밤새셨나봐요 이 장문의 후기를 언제 작성하셨답니까 어제의 추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저를 대신해서 1일 요리사로 봉사해 주심에 감시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인디컴님은 인간이 아닌가벼....24시간을 꼬박 새고도 산에만 가면 펄펄이네.담에는 이틀을 연짜로 잠을 재우지 않고 산행을 해 봐야지....이젠 무서워....
산행후기 잘 읽었습니다.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조만간에 뵙겠습니다.
시간이 맞을때 좋은 산에서 뵙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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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즐거운 산행 하였습니다 산행 마지막 코스에서 장보님과 운명을 같이 한 전우인데 그까지 아이스크림 하나 정도야.....근데 보름달님하고의 내기는 끝장을 보셨나요?
초면에 지나친 칭찬은 실례가 될수 있는네 참으로 맛깔나는 후기입니다요. 한수 배우갯습니다
또랑의 의미가 프랑스말로 또레랑스인데 뜻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 해 준다"는 뜻이라고 했나요. 상대방의 생각을 나와 일치 시키려 하지 않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해 준다는 의미 참으로 좋은 닉네임을 가지셨네요. 묵묵이 남을 배려 하려는 님의 마음씨 덕분에 번개에 참여 한 모든 분들 즐거운 추억을 공유 했습니다.
동감 입니다
깜빡....또깜빡 속아 넘어간......나보다 많이(?) 드셨다고 하여 얼마나 좋아(?) 했는데.....그래도 재미있고 즐거운 산행이었고 오면서 많은 이야기 고마웠습니다 .... 범띠가 많아서 무섭(?)지만 자주 뵙도록 하죠...장문의글 잘읽고 갑니다.....
지상님 저는 사기친적도 거짓말 한적도 없습니다. 다만 죄라면 잘 생긴 얼굴이 죄입니다. 형님도 산에서 뵈니 64년 용띠가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피부며, 체력이 어떻게 그리 좋을 수가 있겠습니까? 형님은 64년생 저는 70년생 범띠?
재미있는 후기 잘 읽고 갑니다^^
잘생긴 마로님 세번째 만남이였는데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자주 뵙도록 하죠....
형님께서도 문장실력은 보통이 아니십니다..오래만에 뵈어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자주 뵙는 동강님...모든 모임에 늘 봉사 하는 그 마음이 너무 어여쁜데....너무 외로워서 어쩐다냐?
지송합니다. 소감문이 넘 좋았는데 고스톱이 분위기를 망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후기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우리가 방차지을 하고 있어 방에 들어 와 자지도 못하고 밤새도록 동양화 그리느랴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다음에는 입장 바꿔서 함 해 보지요. 늘 봉사 하시는 그 마음 우리는 모두 압니다, 사랑해요 산행짱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