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400m 계주 금메달 목표
러닝:개인훈련 시간에 복근운동을 많이 한다고 했는데 어떤 효과가 있나요?
A : 복근이 좋으면 러닝 시 무릎이 많이 올라오고 몸이 젖혀지는 것을 막아주어서 몸의 균형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어요. 7개 정도의 복근훈련법을 이용해서 하루 평균 1,000번 이상 윗몸일으키기를 해요.
러닝:신발은 어떤 것들을 사용하나요?
A : 워밍업 할 때는 주로 에어맥스를 신어요. 쿠션이 좋아서 발목에 부담이 가지 않고 발이 편해요. 스파이크를 신기 전에는 최대한 스파이크와 비슷한 마라톤화를 신어요. 워밍업 후에 바로 스파이크를 신으면 근육에 부상을 입을 수 있거든요. 마라톤화를 신고 30m 대시 등의 준비훈련을 하는데 아디다스나 나이키 제품을 주로 신고 있어요. 스파이크는 연습할 때와 시합할 때 신는 신발이 다른데 연습 때에는 미즈노, 시합 시에는 아식스 제품을 사용합니다. 제 주법이 다른 선수들과 달라서 발끝보다는 발 중간부분이 트랙에 많이 닿아요. 그래서 발을 디뎠을 때 편안하고 충격흡수가 좋으면서 탄성을 유지해주는 신발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신발은 직접 구입하는데 연습을 많이 하다보니까 보통 한두달 정도 사용하고 교체하는 편이에요.
러닝:시합할 때 나름의 치밀한 전략이 있을 텐데요?
A : 다른 선수들은 스타트부터 전력을 다해서 뛰는 편인데 저는 90% 정도로 시작해서 가속을 붙이기 시작하고 상체가 밀리면서 80m 지점까지 스피드를 내요. 나머지 20m는 피치를 짧고 빠르게 합니다.
러닝:100m 경기는 눈깜짝 할 사이에 승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스피드를 내기 위한 훈련을 많이 할 것 같은데요?
A : 짧게는 50m, 길게는 100m 정도의 오르막길을 전력으로 달리기도 하고 고무줄을 허리에 묶어서 탄성을 이용한 훈련도 많이 합니다.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훈련법들이죠.
러닝:식사조절은 어떻게 하나요?
A : 아침부터 훈련이 있으니까 아침은 빵이나 우유 또는 토스트나 샐러드 정도로 간단히 하구요, 오후에는 스테이크, 볶음밥을 주로 먹어요. 과일도 자주 먹구요.
러닝: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있나요?
A : 특별한 건 없고 다 잘 먹는 편인데 통닭을 즐겨먹어요. 특히 날개부분이요.
러닝:식사 이 외에 영양을 보충하기 위한 보조식품도 있을 텐데요?
A : 붉은 육류에만 들어있다는 크레아틴을 섭취하는데요, 짧은 순간에 파워를 내는데 도움이 돼요. 이 외에도 근육생성을 도와주는 아미노산, 혈액순환을 돕고 회복을 빠르게 해주는 글루타민 등등 몇 가지가 더 있어요.
러닝:현재 어떤 대회를 목표로 훈련하고 있나요?
A : 12월에 있을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400m 계주 금메달이 목표입니다.
러닝:함께 훈련하는 대표팀 선수들을 소개해 주세요?
A : 상무소속의 임희남, 충남대에 전덕형, 임재열 그리고 저예요.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재활기간
러닝: 현재 대표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A : 훈련 후에 족구를 하면서 간식내기도 하고 서로 편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러닝: 룸메이트는 누구예요? 그리고 대표팀에서 막내인가요?
A : 룸메이트는 상무소속의 임희남 선수구요, 작년에는 제가 막내였는데 지금은 임재열 선수가 막내예요.
러닝: 경기장에서 가장 긴장되고 흥분이 고조되는 순간은 언제예요?
A :경기장에 들어설 때부터 긴장감이 감돌아요. 지금은 좀 덜한 편인데 예전에는 하도 긴장을 해서 신경성 변비에 걸리기도 했어요. 천주교신자라서 경기장에 들어서면서 천주교 기도문인 주모경을 외워요. 그러면 마음이 가라앉고 편안해지거든요.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때는 심판이 “제자리에”라는 말을 한 후 스타팅블럭에 발을 갖다 댈 때에요. 스타트 준비를 하기 위해 한 5초에서 6초 정도가 걸리는데 그 짧은 순간에 승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가장 많이 떨리는 순간이죠.
러닝: 선수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예요?
A : 아무래도 몸이 생명인 선수이다 보니까 부상이 왔을 때가 제일 힘들어요. 운동하면서 처음 부상을 입은 건 2003년도 제11회 한중일주니어종합경기대회예요. 고2(광주체고)때였는데 100m 시합 도중 70m 정도 지점에서 누가 뒤에서 후려치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어요. 절뚝거리면서도 끝까지 뛰어서 2위를 했는데 후퇴부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서 그 대회 후에 1년 동안 재활을 하게 되었어요. 처음 부상을 입은 거라서 다 끝났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주위에서도 예전처럼 뛰지 못할 거라는 말들이 많아서 많이 속상하고 힘들었죠. 한창 운동할 나이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져서 정신적으로 방황도 많이 했어요. 부상 후 3개월이 지났을 때 의사선생님이 재활을 해도 좋다고 하셔서 재활훈련을 시작했어요. 일반 훈련보다 몇 배 더 힘들더라구요. 눈물도 많이 흘렸어요. 안 쓰던 근육을 쓰고 다쳤던 부위에 통증이 오면 재발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새벽 첫 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와서 치료받고 오후에 광주에서 훈련하는 것을 반복했어요. 부상당한 지 꼭 1년만인 2004년 윈블리츠배 제2회 전국중고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출전해 400m 계주에서 41초 70의 기록으로 대회신기록을 세우면서 우승했어요. 그 때 다시 할 수 있겠다 라는 자신감이 생겼고 그 때부터 전국체육대회를 위해서 정말 독기 품고 훈련했어요. 그동안 집에서 통학하다가 학교 기숙사로 들어갔고 새벽 6시 새벽훈련부터 밤 9시 야간훈련까지 이를 악물고 뛰었어요. .
러닝: 그런 노력이 있어서 결과가 좋았군요. 앞서 얘기가 나왔던 것처럼 그 해(2004년) 전국체육대회에서 100m와 200m 모두 석권했잖아요.
A : 네 그렇죠. 그런데 지난해 7월에도 부상으로 고생했어요. 제가 디스크와 척추분리증이 있는데 대표팀에 차출되고 무리해서 그랬는지 상태가 악화되어서 고통이 심했어요. 두 번째 당한 부상이라 더 많이 힘들었어요. 운동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9월에 있었던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는 통증완화주사를 맞고 압박붕대를 동여맨 채 뛰었어요. 결국 입상은 하지 못했죠. 11월에는 대표팀에서 나오게 되었는데 12월까지 정신적으로 많이 괴로웠어요. 제 몸상태를 잘 모르고 계신 분들은 “왜 운동하지 않느냐”는 말도 많이 하셨죠. 세계 정상의 선수들과 견주고 싶다.
러닝: 그런 힘든 과정을 딛고 일어났기 때문에 주위에서 박평환 선수에게 거는 기대감이 더 클지도 모르겠네요. 주위에서 도움주신 분들도 많이 계시죠?
A : 네. 너무 많으시죠. 먼저 고등학교 때 지도해주셨던 이형근 감독님이요. 현역시절 최고기록이 10초 43인데요, 아직 제가 깨지 못하고 있어요(웃음).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 써 주셨고 파워와 순발력이 뛰어난 분이어서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대 김주훈 총장님, 광주시장이시자 광주시체육회 회장을 맡고 계시는 박광태 시장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시고 격려의 말씀으로 용기를 불어넣어주시는 분들입니다. 조선대의 안재오 감독님과 김응식 교수님도 빼놓을 수 없는 분들이구요. 저로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할 따름이죠. 좋은 경기로 보답드리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러닝: 마지막으로 선수로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A : 우선은 올해 12월에 있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구요, 우리나라 100m 최고기록인 서말구 선생님(10초 34·1979년)의 기록도 깨고 싶어요. 그리고 올림픽에도 출전해 세계무대에서 정상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보고 싶습니다.
러닝: 오랜시간 인터뷰 즐거웠구요, 계획하신대로 좋은 성적 거두시기 바랍니다.
A : 감사합니다.
나서며….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박평환 선수와의 인터뷰. 식사를 함께하고 입촌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어느새 8시가 훌쩍 넘었다. 짧은 지면을 통해 옮기지 못한 내용이 꽤 된다. 부상으로 인해 상심한 마음을 추스리려고 접한 색소폰, 불철주야 걱정해주시는 부모님, 발표된 모든 앨범을 가지고 있다는 드렁큰 타이거의 CD, 시간 나면 꼭 가보고 싶다는 캐리비안베이와 부산 해운대, 경기도중의 웃지 못할 해프닝 등등. 그 가운데 육상의 재미와 즐거움을 대중들이 많이 모르고 있다며 토로한 이야기가 아직까지 귓가에 맴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육상의 재미를 잘 몰라요. 경기장에 와서 숨막히는 긴박감과 치열한 승부를 보면 매력을 느낄 수 있거든요. 진짜 재밌는데….” 박평환 선수를 비롯한 국가대표 육상팀의 선전이 육상 대중화는 물론 육상이 인기종목으로 거듭나는 데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
취재_김영걸 기자 | 사진_선규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