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주는 게 있어야 얻는 게 있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데 과실이 얻어지는 경우는 아마 어쩌다 운 좋으면 한두 번이지 우리의 인생에서 결코 흔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교환법칙에 의해 모든 게 돌아가고 있다. 일하면 일한 대가로 임금과 노동을 교환하고 신발을 사면 신발값을, 목욕을 하면 목욕비를, 법을 어기면 처벌을, 커피를 마시면 커피값을, 택시를 타면 택시비를 지급하면서 서로 주고받는다.
이처럼 항상 교환법칙을 통해 각자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내가 받든 남이 받던,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취득하는 방법은 어색하며 이는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일단 본인에게 이롭다고 판단되면 이내 상대방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본인이 공짜로 받는 것은 좋아하지만 남에게 공짜로 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직장생활을 함에 있어서 본인이 신입사원이라면 같은 직장 내 근무하는 직장선배들에게 볼 때마다 항상 깍듯이 인사함은 물론 그들의 책상정리와 커피도 타주면서 인간애가 묻어나는 행동을 하는 경우 처음에는 사람의 성격에 따라 다를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들 당신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업무처리를 하다가 당신이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어떻게든 상냥하게 알려주려 할 것이며 어쩌다 실수하더라도 그냥 한번 씩 웃으며 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주는 날도 생기게 된다.
직장선배들에게 사랑받으려면 그냥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만 말고 본인이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 존경하는 태도를 보이며 해줄 수 있는 것을 찾아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부분 신입사원들은 당연히 들어간 지 얼마 안 된 직장이 어색하고 낯설기만 하겠지만 그래도 자신이 그들보다 앞서 마음을 열고 무언가를 해준다면 그들 또한 당신에게 받은 게 있으니 잠자코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상대방으로부터 공짜로 무언가를 받게 되면 무의식중 그에게 신세를 진 것으로 머릿속에 각인되기 때문에 기회만 생긴다면 언제든 그 신세를 갚으려는 마음이 있기 마련이다.
타인에 대한 양보나 배려심 없이 내 것만 챙기고 나만 잘났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더불어 살 수밖에 없는 인간사회에서 스스로 고립을 좌초하는 길이다.
특히 텃세가 있는 지역에서 장사나 사업하려면 항상 자신의 것을 먼저 내어주지 않고서는 결코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다 골프장사업을 하려는 기업이 있을 경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여 무작정 사업을 밀어붙이려 한다면 그 지역주민들과 심한 마찰을 빚게 되어있다. 이때 입장을 조금만 바꿔서 생각해본다면 주민들의 말에도 분명 충분한 일리가 있을 것이다.
조용한 마을에 몇 대째 살고 있는 주민들은 어느 날 갑자기 난데없이 자신들의 마을 인근에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하면 누구나 경계심 가득 찬 눈길로 골프장관계자들을 바라보게 되며 쉽사리 마음의 문을 열지 않게 된다.
이렇게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은 먼저 자신의 것을 하나 내어줌으로서 자신도 적이 아닌 그들과 같은 편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마을공동기금으로 얼마를 내놓고 마을에 필요한 공원을 만들어준다든지 하여 지역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주고 마을공청회를 열어서 자신들이 하려는 골프장사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줌과 동시에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구해나가는 절차를 밟아야만 사업을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같은 해외에서 사업하는 경우에도 마을사람들을 위해 병원이나 학교를 지어준다던지 아니면 우물을 파주는 일과 같은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일들을 해주면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지만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이런 것들은 먼저 주는 게 있어야만 얻는 게 있다는 걸 보여주는 몇 가지 예라 하겠다.
인간은 누구나 욕심이 있기 때문에 먼저 남에게 자신의 것을 선뜻 내어주려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를 행한다는 것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