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해체’의 숨은 동력 풍수?
[오병상의 코멘터리]
‘청와대 해체’의 숨은 동력 풍수?
1. 지난 1월27일 윤석열 후보가
‘청와대 해체’를 발표할 당시만 해도 반신반의했습니다.
‘제가 대통령 되면 청와대는 사라질 겁니다.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대통령실이 생겨날 겁니다..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기위해서는 제왕적 대통령의 잔재를
철저히 청산해야 합니다..
대통령실은 광화문 청사에 구축될 겁니다.
기존 청와대는 국민들께 돌려드릴 겁니다..’
2. 문재인 대통령도 똑같은
공약을 했지만 지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문재인 대통령의 광화문시대를 열겠다’던
문화재전문가 유홍준(광화문시대위원회 자문의원)의
‘포기선언’ 이 떠올랐습니다.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할 경우 영빈관 본관 헬기장 등
대체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은 못지키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저가 갖고 있는 사용상의 불편한 점,
풍수상의 불길한 점을 생각할 때 옮겨야 한다..’
3. 문재인 정부 공약포기의 현실적 이유는
‘의전과 경호’였습니다.
의전과 경호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영빈관 본관 헬기장)을 광화문
인근에 지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이는 윤석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윤석열 인수위원회는 ‘용산’이라는
대안을 찾아 보고했다고 합니다.
4. 대안으로 급부상한 용산 국방부청사라면
현실적 어려움이 거의 다 해결됩니다.
이참에 국방부를 육해공 사령부가
있는 계룡대로 옮길수 있다면
오히려 잘된 일입니다.
부지가 넓고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경호에 유리하고, 헬기장과 지하벙커까지 있어
안성맞춤입니다.
관저는 한남동 육군참모총장이나
국방부장관 공관이 가깝고 편리하다니 문제 없어 보입니다.
5. 광화문이 아니더라도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당선인의 강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유홍준의 풍수 발언이 떠오릅니다.
문화재전문가 유홍준이 풍수를 믿는 건..
우리 문화유산 곳곳에
풍수가 배어있기 때문일 겁니다.
풍수는‘기’의 순환으로
자연과 인간을 설명하는 동양철학의
한 줄기입니다.
천년 넘게 한민족의
생각과 생활을 지배해온 현실입니다.
6. 풍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청와대를
‘흉지(나쁜 터)’라 주장해왔습니다.
경복궁은 태조 이성계가 풍수에 따라 택한
‘길지(좋은 터)’인데 경복궁 후원이었던
청와대는 흉지라는 겁니다.
경복궁까지는 사람이 사는 땅이고,
그 뒤쪽인 청와대는
죽은 영혼이나 신령들이 사는
곳이라고들 말합니다.
따라서 청와대에
살게되면 불운을 당한답니다.
7. 반면 용산은 ‘길지’로 여겨져왔습니다.
전형적인 명당 ‘배산임수(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터)’입니다.
남산이란 큰 산을 등지고, 둔지산이란
작은 산이 바람을 막아주고,
한강을 내려다보는 남향입니다.
역사적으로 요충지였습니다.
용산은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군이 주둔한 이래 청일전쟁후 일본군,
6ㆍ25 이후 미군이 머물러왔습니다.
‘용’은 지기(땅의 기)가 흐르는 능선입니다.
8. 윤석열 당선인은 특별한 종교가 없습니다.
신실한 카톨릭 문재인 대통령보다
풍수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9. 물론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이라는
윤석열의 정치개혁 의지는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개혁의지는 구체적인 현실 장벽에
부딪치면 유보되기 쉽습니다.
문재인처럼. 만약 개혁의지에
풍수라는 운명론까지 장착했다면
현실 장벽도 돌파할 수 있을 겁니다.
윤석열은 그렇게 보입니다.
[출처오병상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가져온 글 https://cafe.daum.net/aznos/qZ75/599?svc=cafea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