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닿다/와닿다 띄어쓰기와 떠벌이다/떠벌리다 맞춤법
잊을까 싶으면 등장하는 점역교정사 노트 띄어쓰기 및 맞춤법 노트, 이걸로 제12회가 되었다.
오늘 기록할 대목은 ‘와닿다’ VS ‘와 닿다’ 띄어쓰기와 ‘떠벌이다’와 ‘떠벌리다’ 맞춤법이다.
먼저 예문과 함께 ‘와닿다/와 닿다’부터 보자.
길게 늘어지며 반복되는 선생님의 설교가 귓가에 와 닿았다. 그러나 마음에는 와닿지 않았다.
위의 예문에서 앞은 ‘와 닿다’로 띄어서 썼고, 뒤는 ‘와닿다’로 붙여서 적었다. 이 둘의 차이는 뭘까?
옛날에는 ‘와 닿다’를 무조건 띄어쓰기로 적었다. 그러나 2017년 5월 띄어쓰기 및 맞춤법 규정이 개정되면서 국립국어원 표준어대사전의 정의가 조금 바뀌었다. 붙여서 쓰는 ‘와닿다’가 엄청 많이 쓰이는 바람에 아-예 그 자체를 표준어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왜 ‘와닿다/와 닿다’를 놓고 고민하는가?
그거야 한글이나 워드 문서 작성하다가 붙여서 ‘와닿다’라고 쓰면 빨간줄이 쫙 그어지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은 주인이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방증. 혹시 당신의 문서 프로그램의 버전이 어떻게 되시는지?
여하튼 붙여서 쓰는 ‘와닿다’는 맞는 표기라고 밝힌다. 그렇다고 ‘와 닿다’가 틀리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는 거.
둘 다 맞다. 단지 상황에 따라 쓰임이 다를 뿐이다. 국립국어원 표준어대사전을 펼쳐보도록 하자.
1. 와닿다/와닿아/와닿지/와닿고
어떤 글이나 말, 음악 등이 마음에 공감을 일으키게 하다.
요컨대 느낌이나 체감, 혹은 실감 및 공감을 나타내는 등의 경우에는 ‘와닿다’로 한 단어로 취급한다.
(ex) 수상 소식을 들었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O)
수상 소식을 들었지만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X)
그의 심정이 100프로 와닿지 않는다. (O)
그의 심정이 100프로 와 닿지 않는다. (X)
2. 와 닿다
어떤 사물 등이 물리적으로 접촉되다.
이때는 ‘무언가가 와서 닿다’를 의미하기 때문에 띄어서 쓴다.
(ex) 배가 선착장에 와 닿았다.
그녀의 시선이 볼에 와 닿는 것을 느낀다.
참고로 어떤 시기나 때가 임박했다는 의미의 관용구 ‘이마에 와 닿다’는 공감이나 실감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붙여서 쓰지 않는다.
다음으로 ‘떠벌이다/떠벌리다’를 살펴보자. 당연히 예문이 등장한다.
그는 말만 떠벌릴 뿐 성과나 서류상의 빈틈이 많았다. 그래서 투자 유치에 계속 실패했다. 결국 각종 사업만 떠벌였을 뿐 전부 말아먹었다.
음, 이거든 저거든, 앞이든 뒤에 단어든, 죄다 부정적인 뜻인 건 확실하다. 그럼 다시 국립국어원 표준어대사전을 보자!
1. 떠벌이다/떠벌여
음식이나 좌판 등 무언가를 굉장한 규모로 차리다. 일을 너저분하게 마구 추진해 늘어놓다.
(ex) 남자는 사업을 잔뜩 떠벌여 놓고 수습을 못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소문난 잔치 아니랄까 봐 식탁 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굴비며 갈비찜이며 각종 전과 부각, 온갖 나물 반찬과 각양각색의 김치, 된장조치와 고등어 김치찜 등을 떠벌였다.
2. 떠벌리다/떠벌리어/떠벌려/떠벌리니
이야기나 상황 등을 과장해 늘어놓다.
문맥상 ‘말했다’의 의미를 가지면 ‘떠벌리다’로 쓴다.
(ex) 그는 신나게 자신의 이력을 떠벌렸다.
그는 일본 헌병의 밀정 노릇이나 해놓고 독립운동을 했네 떠벌리기 시작했다.
참고로 수다스럽게 떠드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명사는 ‘떠버리’로 쓴다.
그냥 문맥 봐서 수다나 말, 언어 관련된 거면 ‘떠벌리다’로 쓰자. 나머지는 다 ‘떠벌이다’인 걸로.
자, 오늘은 여기까지~! 점역교정 노트 제12탄은 이만 바이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