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토리오가 대개 그러하듯, 헨델의 [메시아]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서곡으로 시작해, 아리아와 중창, 레치타티보(오페라와 같은 극적인 음악작품에서 낭독하듯 노래하는 방식), 합창 등 여러 형태의 노래가 나타나며 청중에게 다양한 인상을 전해준다. 헨델의 오라토리오는 특히 선율이 아름답고 화성이 명확하며 여러 성격의 음악이 대비되어 청중에게 즉각 다가가는 것이 장점이다. [메시아] 제1부의 경우 베이스가 낮고 강한 목소리로 오케스트라의 현란한 연주에 맞추어 화려한 멜리스마(노래의 장식적인 부분을 일컫는 말로, 옛 성가에서는 가사의 한 음절에 여러 음표가 붙어있는 경우를 지칭)로 장식된 기교적인 아리아 ‘주 오시는 날 누가 능히 당하리’를 노래하는가 하면, 천사들이 양치기들에게 나타나 그리스도의 탄생 소식을 알리기 전에는 오케스트라가 매우 소박한 파스토랄(양치기의 피리소리의 모방이 등장하는 전원풍의 기악곡이나 성악곡을 뜻함)을 연주하며 다채로운 분위기를 준다. 또한 그리스도의 수난과 속죄를 다루고 있는 제2부는 예수의 죽음으로 인해 극적인 긴장감이 높아지며, 부활에 대한 신념이 부각된 제3부는 부활을 나타내는 밝은 빛으로 가득하다. [메시아]를 이루는 수많은 합창과 중창, 아리아를 듣다보면 복잡하고 화려한 음악과 단순하고 명쾌한 음악의 조화에 절로 감탄하게 될 것이다.
헨델은 특히 합창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메시아] 중에도 매우 뛰어난 합창곡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제2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합창 ‘할렐루야’가 가장 유명하다. [메시아]의 영국 초연 당시 국왕 조지 2세가 ‘할렐루야’의 장엄한 합창을 듣고 너무 놀라 벌떡 일어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메시아] 중 ‘할렐루야’ 합창이 연주될 때는 청중 모두 기립하는 것이 전통으로 남아있다. 헨델은 [메시아]의 합창곡에서 선율과 화성에 중점을 두면서도 각 가사에 해당하는 선율들을 여러 방식으로 엮어내며 그가 대위법(2성부 이상의 독립적인 선율을 결합시키는 방법)의 대가임을 증명해보였다. ‘할렐루야’ 합창에서도 가사의 ‘할렐루야’에 해당하는 리듬을 마치 반복 후렴구나 반주처럼 사용하면서 ‘전능의 주가 다스리신다’의 선율과 결합해내는 걸 보면, 음표를 자유자재로 다뤘던 대가다운 손길을 느낄 수 있다.
글 최은규
음악 평론가,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의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대학원 석사, 박사과정 수료하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부수석 및 기획홍보팀장을 역임했다. 월간 <객석> 및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음악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 부천필, 풍월당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하고 있다.
첫댓글 주요곡에서 소녀가 수화를 하는데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 혹시 수화 내용에 대한 정보는 없는지요? 특히 할렐루야와 마지막 곡 아멘 코러스에서의 수화 내용이 참 궁금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12.31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