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의 일요일, 에버랜드리조트 홈브리지 캐빈호스텔 로비에는 꿈상자를 지키는 수호대원들의 열띤 함성들로 가득하다. "너희들은 누구지!? '꿈!상!자! 수!호!대!' 암호가 뭐지!? "꿈!상!자! 수!호!대!' "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큰일날세라 연신 주위를 살피는 대장(이끔이, 어린이문화예술학교 연극놀이 교사)을 따라 안전한 곳, 우리들의 아지트(모둠회의실)로 피신하게 된다. 무언가 일어날듯한 음산한 분위기, 갑자기 맞이한 새로운 상황 속에 아이들은 곧 일어나게 될 다음 상황에 대한 궁금증으로 눈을 반짝인다. 그때, 무대 뒤쪽에서 아이들을 찾고 있는 폭탄머리 박사님이 등장하고, 그는 아이들에게 배달된 영상 메세지를 보여준다. 꿈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죽어가고 있는 꾸미에게서 온 메시지. 꿈을 지켜달라는 외침을 남기고 쿵쾅대는 소리 뒤로 어둠의 마왕에게 잡혀가는 꾸미...

이렇게 시작된 아이들과의 첫 만남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어둠의 마왕의 등장으로 놀란 우리 친구들은 다시 나타난 박사님을 보고 반가워하지만, 박사님은 우리가 잃어버린 꿈을 되찾아 오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미션을 성공해야 하고, 되찾아온 꿈은 꿈상자 안에 넣어 봉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
|
 이제부터는 진짜 캠프의 시작이다. 체험놀이 연극형식을 빌린 첫 만남은 짧은 시간동안 캠프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전달하고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의지를 심어주는데 효과적이었다. 벌써부터 엉덩이가 들썩들썩, 미션은 어디에 있냐며 들떠 있는 친구들도 있었고, 조금 머리가 굵은 친구들은 "에이~피~뭐야~" 하면서도, 눈빛은 연신 박사님을 쫓고 있었다. 어린이들은 모둠별로 미션을 풀기 위해 꼭 필요한 필살무기 <암호수첩>과 모둠별 알록달록 <보호망토>를 만든 후, 본격적으로 야외 에버랜드로 나가 미션수행의 임무를 마음껏 수행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에버랜드안의 많은 관람객들 사이에서 주춤하며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어색해 하던 아이들이 두 번째 미션장소를 찾고, 분수대에서 생명수를 얻는 미션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듯 했다. 진행 중 놀이기구와 사람들에게 시선을 빼앗기는 아이들이 생길 무렵쯤에는 어김없는 박사님의 등장으로 다시 수호대원의 임무로 돌아왔다. 미션은 <비밀의 암호문 맞추기>, 분수를 생명수로 바꾸는 <생명수 찾기>, <장미 미로 미션 봉투 찾기>, <스카이 댄싱을 타고> 지령 받기, 이솝빌리지에서 <동화 사진 찍기>, <관람객들의 꿈을 수집하라!-꿈의 인터뷰> 등으로 진행되었으며 최대한 에버랜드 내 시설을 활용하여 에버랜드 곳곳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은 빙글빙글 돌아가는 원반 놀이기차, 스카이댄싱을 탄 채로 다음 지령장소가 적혀있는 암호 판넬을 해독하는 미션을 가장 신나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기구 안에서 정신없이 집중하다가 한 글자 두 글자 암호를 맞추어 큰 소리로 '이솝빌리지!'를 외치기도 하는 등 활짝 웃음꽃이 핀 아이들의 얼굴은 그걸 보고 있는 주변 관람객들도 즐겁게 했다. |
|
 |
|
 스카이댄싱에서 내리자마자 허공에 뜬 듯, 이솝빌리지로 뛰어간 우리 친구들은 모둠별로 이솝빌리지 안에 동화들을 탐방하고, 마지막 미션 <꿈의 인터뷰>에서는 관람객들의 소중한 꿈들을 수집했다. "우린 꿈을 수집하는 기자야! 사람들의 꿈을 모아서 꿈상자에 넣자!"라는 대장의 말에 따라 열심히 인터뷰를 하고 있는 기특한 꼬마대원들. 이솝빌리지 앞에는 꼬마 수호대원들에게 인터뷰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아저씨~ 꿈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꿈은 사탕같이 달콤한 거라구요?", "아~ 꿈은 '아기'라구요~" 친절한 관람객에게는 구름떼같이 아이들이 몰려들어 귀찮은 인터뷰가 되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임하는 진지한 태도에 더불어 많은 분들의 성의있는 답변이 꿈을 찾기 위한 미션과정의 의미있는 마무리로 자리잡았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오후 동안의 일과를 정리하면서, 꿈의 인터뷰지와 암호수첩, 그리고 종이배에 나의 소망과 꿈을 적고, 예쁘게 꾸며서 나의 사진과 함께 꿈상자 안에 모두 넣었다. 다시는 잃어버리지 않도록. 그리고, 뚜껑을 덮어 봉인! 모두 한 목소리로 꿈을 되찾은 것을 축하하며, "꿈상자 수호대!"를 크게 외치며 뚜껑을 봉인하는 순간, 주변이 다시 어두워지며 꾸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너희들 덕분에 꿈을 다시 찾게 되었어. 내가 너희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은 단 하나. 꿈상자에 들어있는 행복의 팔찌를 이용하길 바래. 안녕..." 웅성웅성하는 아이들 가운데 누군가의 꿈상자가 떨어져 있고, 그 꿈상자의 주인인 아이는 얼떨결에 아이들 앞에서 자신의 꿈상자를 열어보게 된다. 그 안에 있는 것은? 아이들이 원하던 가장 큰 선물,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이다. 아지트 안에는 갑자기 쏟아지는 아이들의 기쁜 환호성으로 가득찼고,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팔찌를 채워주고 앞으로 남은 자유활동에 대한 설레임과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을 나누면서 1박 2일간의 캠프를 마무리 하였다. |
|
 <뛰어라! 꿈상자 수호대>를 기획하며 그간 문화체험의 기회에서 소외되었던 보육원 및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의 만남이기에, 보다 좋은 것으로 골라, 멋진 기억으로 남겨주고 싶었고, 그래서인지 처음 기획 단계부터 고민이 많았다. 사실 어른들조차도 멋진 놀이공간의 놀이기구가 주는 유혹에 빠져들기 쉬운 이곳 에버랜드에서 아이들이 짧은시간 공동활동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간적인 특성은 통합적인 교육 프로그램 속에서 오히려 훌륭한 무대 역할을 해 내어 주었고, 아이들은 주인공이 되어 1박 2일 동안 잃어버린 꿈을 찾아 떠나는 모험과정에 즐거이 참여했다. 어린이들은 함께하는 협동 속에서 마치 007 지령을 수행하듯 꿈을 찾는 수호대원이 되었고, 에버랜드 어드벤쳐 속에서 꿈을 찾았다. 장소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캠프 프로그램은 이 캠프의 강점으로 1박 2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참가자와 공간이 보다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즐길 수 있는 열린 장으로써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큰 몫으로 작용했으리라 생각한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