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CTㆍMRI' 품질 관리 비상 (최근 5년간 중고장비 도입...10건 중 9건 병의원급)

[김석용]

병·의원의 CT, MRI 등 진단장비의 노후화가 심해 이에 대한 품질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5년간 CT·MRI의 중고장비 구입 10건 중 9건은 병·의원급 의료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이 공개한 ‘의료장비에 관한 적정 공급체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CT의 34.2%가 구입당시 중고장비이고, 이중 94.8%가 병의원급 장비였다. MRI는 20.6%가 구입당시 중고장비이고, 이중 87.3%가 병·의원급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T의 경우 평균 제조연한도 병의원급으로 갈수록 높아져 상급종합병원 5.1년, 종합병원 4.7년, 병원 7.3년, 의원 8.4년이었다. 반면 MRI는 상급종합병원 6.7년, 종합병원 6.0년, 병원 5.7년, 의원 5.8년으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상급병원은 CT 급여가 이루어진 1990년대를 기점으로 우선적으로 장비를 도입한 후 재구입을 통해 최신 장비로 교체됐다”며 “반면 병의원은 중고장비를 구입하거나 신품 구매 후 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병의원급에서 평균 제조연한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MR는 CT에 비해 급여화가 최근에 이뤄지면서 장비 도입 후 교체 시점이 도래하지 않아 종별에 따른 평균 제조연한에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중고장비 등 노후화된 장비의 도입은 화질문제 등의 질적 문제를 초래해 의료기관간 중복촬영 등 과잉 이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연구진은 “의료기관의 경제적 동기로 인한 화질 등 질적 수준이 낮은 의료장비의 무분별한 설치 및 이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며 “또한 부적격 장비로 인한 오진, 재촬영 등의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기관 단위로 의료장비 이용의 효율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품질관리에 적용하는 기전을 마련함으로써 의료장비의 기계적 측면에서 의료의 질적 측면으로 품질관리 확대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민간의료기관 중심으로 의료공급이 이뤄지고 있어 의료장비 등 의료자원의 과잉공급이 자율적으로 조정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도입규제 영역에서 공급 조절기전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

더불어 “또한 행위별 수가제하에서 의료제공자는 장비의 가동시간과 촬영횟수를 늘리고 장비의 구입가격 및 유지관리비용을 낮출수록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따라서 의료장비의 증가, 장비의 성능, 노후화 수준 등 장비 특성요인을 반영한 종합적인 분석을 통한 모니터링이 강화돼야 단순한 실태 중심에서 정책적 의사결정에 활용 가능한 자료 산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