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작가는 1974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제1회 부천만화스토리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대형마트와 상권에 밀려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해 있고, 장소도 협소하며 장사가 잘되는 편이 아니라 찾는 물건이 없을 때가 많다. 1+1 상품도 없는 편인 불편한 편의점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들러야만 하는 손님들이 찾아들고, 그곳에서라도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것은 따뜻한 일이다. 책으로 읽어도, 말로 들어도 마찬가지다. 그가 가난하고 언뜻 보기에 하찮아 보일지라도 그의 마음속에 맑고 빛나는 것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알아채고 그 따스함에 움츠렀던 마음이 스르르 펼쳐진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책이다.
정지아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장례식장이 무대가 되어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은 편의점을 구심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구조를 가졌다. 1부를 읽고 2부를 읽으면 주인공들이 서로 얽혀서 자기의 입장으로 또 다른 이야기들이 만들어지며 이야기의 극적효과를 극대화한다.
『불편한 편의점』은 2021년에 출간된 베스트셀러다. 편의점은 우리의 생활반경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쉬이 이용할 수 있는 장소다. 알바를 구하는 사람들이 비교적 많이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큰 준비 없이도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며 편의점 알바도 돈은 적고 할 일은 많으면서 JS (진상손님)도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알았다
노숙자이면서 알코올성 치매로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일을 했던 사람인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독고가 주인공이다. 그는 우연히 편의점 주인인 할머니의 파우치를 줍게 되는데 그를 안타깝고 고맙게 생각한 주인 할머니에 의해 편의점에 취직하게 된다.
갖가지 사연으로 슬픔에 빠진 주인공들이 편의점을 이용하면서 독고의 위로를 받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게 된다. 특별할 것 없는, 어쩌면 평범에서 더 어려워 보이는 독고가 무람없이 툭툭 던지는, 또는 더듬거리며 띄엄띄엄한 말속에서 깜짝 놀랄 그럴듯한 말, 가슴을 울리는 말들을 들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각자의 삶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편의점 알바를 거치는 사람들과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며 허덕이는 삶을 위로받는 사람들이 우리들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주인 할머니는 대형마트들에 밀려 경영난이 어려운 편의점을 계속 운영한다. 자신은 연금이 나오기 때문에 굳이 편의점이 없어도 되지만, 아르바이트를 위해 편의점을 접지 않고 그대로 운영하는 마음이 정말 고맙다.
이야기의 마지막 편에서 독고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술을 끊고 생활인이 돼 가면서 차츰 기억이 돌아온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고, 가족이 산산조각 나는 과정들이 기억난다. 자신이 아내와 딸에게 했던 잘못을 반성하고 가족을 찾아 나서며 끝을 맺는다.
술이 과한 손님에게 옥수수수염차를 권하며 술 대신 마시라고 한다. 마음이 급한 사람에게도 권하는 옥수수수염차다. 나도 편의점에 들러 옥수수수염차 한 병 사 먹어야겠다.
[불편한 편의점 2]에서는
1권에서의 주인공들이 다시 등장하면서 펼쳐지고 시간이 지난 후의 일들이 전개된다. 상대편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으면 이유를 알게 된다. 역지사지라고 했던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매듭들이 모두 풀린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모습, 직선적인 말보다 에둘러 말해보는 모습. 그렇게 마땅한 자리를 찾아가는 결말이라서 책을 덮으면서도 마음이 따스해졌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행위인지 알게 되었다. 문제를 안고 나타난 사람들이 편의점에서 일하는 사람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하고 해결책까지 찾게 된다. 누구랄 것도 없이 관심을 갖고 베풀게 되는 친절들이 쌓여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스토리에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내 이웃의 이야기인 듯, 또는 나의 이야기인 듯 공감하며 주인공들에게 이입되어 책속에 빠져 든다. 마음을 다친 사람들이 결국은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통해서 상처가 치유되고 삶에 다가서게 되는 모습이 좋았다. 우리 곁에 있는 편의점. 거기에 우리의 이웃, 우리의 가족인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는 환경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좋은 손님이면 좋겠다.
첫댓글 참 좋은 책을 소개해 줘서 고맙게 잘 읽었어요. 생활하면서 쉽게 찾는 곳이 편의점인데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성향대로 움직인다는 걸 다시 생각해 보게 하네요. 따지고보면 나를 위주로 편리함을 추구하는게 인간의 본성인데, 한 발자국만 잠시 멈춰 생각해 보면 이해 못할 것이 없는데...다툴 필요도 없는데... 남에게 피해를 줄 이유가 없는데 싶네요.
바쁜 중에도 시간 전략 잘 세워 독서에 열중하는 인내력을 응원합니다.
회장님 말씀이 옳으세요. 다른 사람과 날을 세우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말씀말입니다.
다른 사람한테 피해가 가는 행동과 말들 정말 조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서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좋은 답글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