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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모두 2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에서의 핵심은 되는 것은 비극론이다. 이는 진지함과 엄숙성을 지녀야 하며 동시에 일정한 길이를 지니고, 그 자체로 완결된 생명성을 갖는 행위의 모방이 바로 비극이라 정의하고, 연민과 공포에 의한 비극적 정화라는 유명한 말들로 비극의 원리와 효용을 풀이하고 있다.
먼저 시학은 시를 모방이라고 정의함으로써 시인이란 자기 나름의 개성이라는 통의 수단을 통하여 인생을 재현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준다. 다시 말해 문학은 언어를 가지고 인생을 모방하는 창작예술이라는 점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시는 수단의 종류, 대상의 차이 , 모방의 방법 등에 의해 서로 구별되며 전체적으로 볼 때 그것은 리듬, 언어 화음으로 대표된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의 기원, 정확히 말해 시극의 기원을 인간의 본능적인 면에서 찾으려 한 것이다.
모방에 관하여(1,2,3장)
먼저 아리스토텔레스는 일반적인 의미의 시 창작 기술, 시의 여러 종류, 그들 각각의 본질적 기능들을 논의하고, 시 창작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플롯 구성 방법과 시를 이루는 부분들의 수와 성질을 가려내는 방식으로 논의를 펴 나간다.
서사시와 비극과 희극과 디튀람보스, 대부분의 음악을 하나로 뭉뚱그려 볼 때 모두 모방의 형태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방의 수단, 대상, 방식의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고대 그리스 시대의 모방은 실제의 몸짓을 흉내 내든가, 새소리 따위의 실제 소리를 흉내 내는 춤이나 음악 이외에 사람의 성격, 감정 행동을 음악과 춤으로 모방한다는 관점도 있다. 따라서 오늘날 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으로서의 모방의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모방의 수단이란 무엇을 이용해 모방을 하였는가의 차이이다. 가령 목소리를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고 색채와 형상이라는 수단을 통해 여러 사물의 모양이 재현되기도 한다. 또한 서사시, 비극, 희극, 음악의 모방은 리듬과 말과 선율을 수단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모방의 대상은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모방하는데 이 대상은 잘났거나 못났거나 둘 중 하나이다. 비극과 희극은 대상에서 차이가 난다. 희극은 사람들을 보통보다 못나게, 비극은 더 잘나게 나타낸다. 모방의 재현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서사시처럼 시인 자신의 말로 모방하기도 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행위자들의 말로 모방할 수 있다. 둘째 한 사람의 목소리로 모방하거나, 셋째 연극에서처럼 행위자들이 직접 행위와 말을 모두 모방하는 방식이다.
시의 기원과 발전(4,5장)
일반적으로 시는 사람의 본성에 뿌리박은 두 가지 형태로 갈라졌다. 엄숙한 시인은 고상한 행위와 고상한 인물을 모방이 대상으로 삼았고, 보다 경박한 시인은 못난 사람들의 행위를 다루어 풍자적 욕설의 시를 지음으로 시작했다. 호메로스는 엄숙한 주제를 다룬 최고의 시인인 동시에 욕설이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사실을 다룬 극적인 시를 창작함으로써 희극의 형식을 처음으로 보여준 시인이다. 비극은 비극 장르 자체에 내포된 잠재적 가능성들이 발견됨에 따라 점차적으로 향상되었다. 희극은 보통보다 못 난 사람들의 모방이다. 희극은 우스꽝스러운 것의 일종이나 고통이나 파괴의 성질을 띠지는 않는다. 서사시는 모방이라는 점과 일상 언어의 운율과 도덕적으로 심각한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비극과 일치하나, 일상 언어의 운율과 이야기라는 방식만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비극과 다르다.
비극의 정의와 효과(6장)
비극은 진지하고 일정한 크기를 가진 완결된 행동을 모방하며, 쾌적한 장식을 가진 언어를 사용하되 각종의 장식은 작품의 상이한 재부분에 따로따로 삽입된다. 비극은 드라마적 형식을 취하고 서술적 형식을 취하지 않으며, 연민과 공포를 환기시키는 사건에 의하여 바로 이러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행한다. 행동의 원인은 두 가지인데, 사상과 성격이 그것이며, 그들의 생활에 있어서의 모든 성과 실패도 이 두 가지 원인에 기인한다. 그리고 행동의 모방은 플롯이다. 플롯은 사건의 결합을 의미한다. 모든 비극은 플롯과 성격, 조사 사상, 장경과 노래의 여섯 가지 구성 부분으로 나눠지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플롯이다. 비극은 인간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과 생활, 행복과 불행을 모방한다. 행복과 불행은 행동 가운데 있으며, 비극의 목적도 일종의 행동이지 성질은 아니다. 인간의 성질은 성격에 의하여, 결정되지만, 행복, 불행은 행동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것이다. 플롯이 비극의 목적이며, 목적은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또 행동 없는 비극은 불가능 하겠지만, 성격 없는 비극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비극의 제 1원리는 플롯이고, 성격은 제 2원리이며, 사상은 제 3원리인 것이다.
비극의 구조(7장)
이 장에선 플롯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가에 관하여 이야기 하는데, 비극이 완결되고 일정한 크기를 가진 전체적이 행동의 모방이라고 규정한바 있는데, 플롯은 훌륭하게 구성하려면 아무데서나 시작하거나 끝내서는 안되고 전체를 처음과 중간 끝으로 나눠야 한다. 이처럼 여러 부분들이 배열에 있어 일정한 질서를 가지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일정한 크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대상은 단번에 관찰할 수 없고, 그 통일성과 전체성이 시계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즉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의 본질(8,9장)
하나의 모방은 한 가지 사물의 모방이듯 시에 있어서도 스토리는 행동의 모방이므로 하나의 전체적 행동의 모방이어야 하며, 사건의 여러 부분은 그 중 한 부분을 다른 데로 옮겨 놓거나 빼버리게 되면 전체가 뒤죽박죽이 되게끔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인의 임무는 실제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일, 즉 개연성 또는 필연성의 법칙에 따라 가능한 일을 이야기 하는데 있다. 시는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고 중요한데, 왜냐하면 시는 보편적인 것을 말하는 경향이 더 많고, 역사는 개별적인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모방하고 그가 모방하는 것은 행동인 이상 시인은 운율보다도 플롯의 창작가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실제로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하여 시를 쓴다고 하더라도, 그는 시인임에는 다름이 없다. 왜냐하면 실제로 일어난 사건 중에도 개연성과 가능성의 법칙에 합치되는 것이 있을 수 있고, 그는 이상 그는 이들 사건의 창작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극은 완결된 행동의 모방일 뿐 아니라, 공포와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의 모방이다. 이러한 사건은 불의에 그리고 상호간의 인과 관계 속에서 일어날 때 최대의 효과를 거둔다고 했다. 사건은 이와 같이 발생할 때, 저절로 또는 우연히 발생할 때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다. 왜냐하면 우연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의도에 의하여 일어난 것으로 보일 때 가장 놀랍게 생각되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에 관하여(10,11,12장)
플롯에는 단순한 것과 복잡한 것이 있는데, 주인공의 운명의 변화가 급전이나 발견 없이 이루어질 때 이를 단순한 행동이라고 부르고, 주인공의 운명의 변화가 급전이나 발견, 또는 이 양자를 다 동반하여 이루어질 때 복잡한 행동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급전이나 발견은 플롯의 구성 그 자체로부터 발생하여야만 하며, 따라서 선행 사건의 필연적 또는 개연적 결과라야 한다. 급전이란 사태가 반대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때 변화는 위에서 말했듯이 개연적 또는 필연적 인과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발견이란 무지의 상태에서 지의 상태로 이행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등장인물들이 행운의 숙명을 지녔느냐 불행의 숙명을 지녔느냐에 따라 우호 관계로 들어가기도 하고, 적대 관계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렇게 플롯의 두 부분 즉 급전과 발견은 이상과 같은 사행에 관한 것이며 무대 위에서의 죽음, 고통 부상 등과 같이 파괴 또는 고통을 초래하는 행동을 말하는 것이다.
비극의 구성요소를 양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비극은 프롤로그와 삽화와 결이와 코로스의 노래로 구분되며, 코로스의 노래는 다시 등장가와 정립가로 구분된다.
비극의 조건(13,14,15,16장)
가장 우수한 비극의 구조는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이어야 하며, 뿐만 아니라 두려움과 연민을 일으키는 사건들을 제시하여야 한다. 대상은 도덕성과 정의감이 특별히 뛰어나지 않은 사람이 악한 기질과 악한 행위 때문이 아니라 어떤 착오 때문에 불행에 빠져야 한다. 플롯은 단일해야 하고 불행에서 행복으로가 아니라 정반대로 행복에서 불행으로의 변화가 있어야 하며 그 원인은 악한 본성 때문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악하기 보다는 좋은 편인 사람이 저지른 중대한 착오나 실수여야 한다.
시인은 모방에 의해 연민과 두려움으로부터 오는 즐거움을 제공해야 하므로 이 즐거움을 플롯의 사건들 속에서 구현해야 한다. 만약 비극에서 연민과 두려움을 이끌어 내려면 혈육 간에 고통스러운 일이 벌어지면, 형이 아우를 죽이려고 하든가 그 비슷한 일을 하려고 하든가,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든가, 어머니가 아들을 죽이든가, 아들이 어머니를 죽이든가 하는 경우를 비극 시인은 겨냥해야 한다.
비극은 행위자가 잘 알고 깨닫고 있으면서 그 행위를 저지르는 것이 있고 두 번째로 행위자가 자기네가 저지르고 있는 무서운 일을 알지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야 서로 친척 관계라는 것을 깨닫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알지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르려는 찰나에 깨닫게 되는 경우이다. 이처럼 행위는 저질러지든가 저질러지지 않든가 둘 중 하나이며, 행위자들은 사실을 알든가 모르든가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이 경우들에서 가장 나쁜 것은 행위자가 모든 사실을 환히 알면서 행동을 하려다가 그만 못하고 마는 경우이다. 그보다 더 좋은 방식은 행위자가 몰라서 저지르는 나중에야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알지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르려는 찰나에 깨닫게 되는 경우이다.
플롯의 구성의 기본 방식(17장)
시인은 플롯을 구성하고 언어로써 세세한 부분들을 꾸미면서 가능한 한 충분히 자기 이야기를 상상해봐야 한다. 마치 자기가 사건이 발생하는 곳에 직접 가 있는 듯이 플롯을 최대한으로 생생하게 그려보는 사이에 시인은 자기 목적에 꼭 들어맞는 것을 발견할 수 있고 모순되는 점을 놓칠 가능성이 없게 된다.
그리고 자기 이야기의 전체적 구도를 설정하고 각 장면들을 전개하고 확대해야 한다. 다음 단계는 인물들에게 이름을 부여하고 에피소드들을 전개시키는 일이다.
플룻의 얽힘과 풀림(18장)
모든 비극에는 얽힘과 풀림이 있다. 얽힘이라 함은 처음부터 행복이나 불행으로의 변화가 생기기 직전까지의 모든 일을 말하며, 풀림이라 함은 변화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부분을 말한다. 비극의 종류에는 첫째, 뒤바뀜과 깨달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복합적 비극, 둘째 고통의 비극, 셋째, 성격의 비극 넷째, 단순한 비극이다.
시인은 비극을 일종의 서사시, 즉 플롯이 여러 개가 있는 구조로 만들지 않아야 할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사시와 비극(24,25장)
운문으로 된 이야기 형식의 시적 모방, 즉 서사시는 비극과 마찬가지로 그 플롯이 극적 일관성을 가져야 하며 또한 처음, 중간, 끝이 있어 통일되고 완전한 행동에 관한 것이어서 살 아 있는 생물체처럼 단일하고 온전한 구조 자체로서 그 특유의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플롯은 역사를 닮아서는 안 된다. 호메로스는 분명한 시작과 끝이 있는 시를 지으면서도 전쟁 전부를 다 다룰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호메로스가 그 전쟁 중에서 통일된 한 부분만을 선택하였고 뿐만 아니라 함선의 목록 같은 많은 에피소드를 사용하여 시를 다양하게 확대하였다는 점다.
서사시는 비극과 같이 단순한 서사시, 복합적 서사시, 성격 서사시, 고통의 서사시 등의 유형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서사시는 서정적 노래와 시각적 장치를 제외하고는 비극의 모든 요소들을 공유한다. 서사시 역시 뒤바뀜, 깨달음, 고통의 장면이 필요하다. 또한 우수한 사고력과 언어 표현도 요청된다. 서사시는 플롯의 길이와 운율에서 비극과 다르다. 길이에 관해서는 처음과 끝을 하나의 통일체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조건에 맞으려면 옛 서사시들보다는 짧아서 앉은 자리에서 전부를 들을 수 있는 비극의 길이와 비슷한 구조여야 할 것이다. 비극은 동시에 일어나는 행동의 여러 부분을 한꺼번에 재현할 수 없고 단지 관련 부분만을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재현할 뿐인데, 서사시는 이야기 방식을 사용하므로 동시에 일어나는 여러 부분을 포함할 수 있어 이들이 적절하기만 하면 작품의 크기를 한껏 늘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