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와 폭설을 핑계로 집구석에 방치해 두었던 브롬톤(갑판장의 미니벨로)을 지난 토요일 낮에 다시 끄집어 내었습니다.
브롬톤을 끄집어 낸 것이 두 달만이니 브롬톤과 갑판장의 몸 구석구석에 찌든 때와 군살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본격적인 자전거 타기에 앞서 정비가 우선인듯 합니다.
일단은 망원동에 있는 '전광수의 돈까스 가게'(돈까스 강추, 생선까스는 선택사항)'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에
이단은 '썽이샵(미니벨로샵)'으로 가서 안장의 높이를 조금 더 높여 주었습니다.
삼단은 갑판장의 단골집인 서교동 '망명정부'에 들려
아이참님이 진하게 내려주시는 케냐와 과테말라를 각 각 한 잔씩 마시는 것으로
간단하게나마 2010년 시즌을 여는 오픈행사를 대신 하였습니다.
잠실운동장을 배경으로 기념촬영
(상기 사진의 좌측에 있는 것이 갑판장의 미니벨로이고 우측에 있는 것은 야매씨의 두 번째 미니벨로입니다.
소문에 의하면 야매씨는 조만간 세 번째 미니벨로를 영입하겠답니다. 쩝~)
다음 날인 일요일 낮에 갑판장과 야매씨는 하루종일 자전거를 타기로 약속을 정했습니다.
대충 점심 때 쯤 만나 양화대교 남단에 있는 식당에서 우렁된장찌개백반으로 허기를 채운 후에 잠실로 향했습니다.
애시당초 갑판장의 궁리는 세 가지였습니다. (ㅡ.,ㅡ?)
첫 번째 궁리는 한강에서 팔당까지 이어진 둔치 자전거도로를 따라 끝까지 갔다 오는 것이요(왕복 120km)
두 번째 궁리는 잠실대교에서 양재천으로 빠져 과천과 인덕원을 거쳐
다시 강구막회가 있는 가산동으로 한 바퀴 돌아오는 하트코스 돌기를 하는 것이요(70km)
세 번째 궁리는 잠실대교에서 탄천을 따라 분당까지 가 보는 것이었습니다.(편도 50km, 왕복 100km)
야매군의 아이폰 화면에 비친 갑판장
가산동에서 안양천변과 한강변 자전거도로를 따라 양화대교 남단까지 40여분간 라이딩을 해보니 허벅지가 졸깃해지는 느낌입니다.
오랫만의 라이딩이라서 중거리 라이딩이 대한 두려움이 슬며시 고개를 듭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브롬톤이 폴딩이 되는 미니벨로라 힘들거나 자전거에 이상이 생기면
중도에 대중교통편을 이용해서 귀가를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강바람을 실컷 쏘이며 갈림길인 잠실대교까지 질주를 했습니다.
이제는 어디로 갈 것인지를 결정을 해야만 할 때입니다.
현재의 몸상태로는 어디든 상관이 없지만
그래도 무리는 할 필요가 없기에 팔당은 다음으로 미루고 하트코스와 분당행을 두고 잠시 망설입니다.
이쯤에서 라이딩을 멈추고 지하철을 이용해서 귀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아주 잠깐 해봤습니다.
하트코스를 선택하면 갑판장의 서식지가 종점이 되니 귀가에 대한 부담이 없습니다.
야매군의 입장에선 자신의 동네인 목2동까지 10km를 더 가야겠지만 그거야 그쪽 사정인거고
갑판장은 그저 두 사람분의 목욕비와 맥주값 정도만 부담하여 위로해 주면 그만입니다. ^^
아이폰의 GPS와 지도기능을 이용하여 목적지를 찾고 있는 야매군
(세상이 참 편리해졌습니다.)
잠실대교 갈림길에서 촉수를 뻗쳐 보니 분당골에 유배중인 딸기아빠가 혼자서 이리저리 뒹굴고 있는 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되었습니다.
접선지는 분당의 '평양면옥'입니다.
거기까지만 라이딩을 해도 갑판장의 서식지인 가산동에서 대략 50km쯤 되는 거리입니다.
갑판장의 컨디션이 정상이라면 3시간 정도면 충분히 갈 거리입니다만 오늘은 컨디션도 별로고,
중간에 점심식사를 하는 바람에 4시간 10분이 소요됐습니다.
분당 '평양면옥'
간혹 갑판장에게 '요즘엔 어디가 맛있었냐?'고 물어 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새로 가 본 곳 중에선 방배동에 있는 스바루란 소바집이 기억에 남습니다'가 요즘들어 갑판장이 주로 하는 대답입니다.
스바루의 자루소바를 떠올리면 거의 동시에 이태원 니시끼의 우동도 함께 생각이 납니다.
갑판장이 좋아하는 면 음식점을 쏙쏙 골라 모아서
'갑판장이 좋아하는 麵(면)집'이란 제목으로 포스팅을 해도 참 재미나겠단 생각입니다.
앞서 언급한 스바루의 자루소바, 니시끼의 니시끼우동과 함께
평양냉면은 분당의 평양면옥, 함흥냉면은 명동의 함흥면옥, 김치말이국수는 우래옥,
사골칼국수는 손칼국수, 닭칼국수는 혜성집, 바지락칼국수는 수유칼국수,
비빔국수는 영일분식, 짬뽕(대가탕면)은 대가방, 스파게티는 그란구스또,
기타 등등 기타 등등... ...
분당 평양면옥의 편육과 희석식 소주 세 잔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요. 아니면 고진감래라 했던가요.
4시간 라이딩을 한 후의 소주 한 잔의 맛은 별 맛이 없습니다.
2시간 라이딩을 한 후의 소주 한 잔의 맛은 참으로 짜릿한데 말입니다.
아무래도 오늘 무리를 한 것 같습니다.
편육도 그다지 야들하게 느껴지질 않습니다.
방화동 고성막국수의 달달한 회무침을 곁들인 편육이 급땡깁니다만 돌이키기엔 갈 길이 너무 멉니다.
분당 평양면옥의 냉면
워낙에 심심한 맛을 즐기는 갑판장의 입맛에는 오늘도 역시나 육수가 살짝 짭니다만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간 안한 육수'를 옵션으로 선택을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암튼 이 집의 냉면 한 그릇이면 갑판장이 가산동에서 분당까지 무려 50여 km를 자전거를 타고서 찾아 온 보상으로 충분합니다.
참고로 갑판장이 선호하는 평양냉면집은 분당 평양면옥, 우래옥, 의정부 평양면옥입니다.
건배
'有朋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 '라 했던가요.
친구가 무려 백삼십리길을 두 바퀴에 의지하여 유배지 같은 조용한 땅에 찾아 왔으니 아니 반가울 수가 있겠습니까.
반가운 마음을 더하여 딸기아빠가 1차를 계산하였으니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게 된 갑판장입니다.
까짓 2차는 갑판장의 몫입니다.
서현역 플랫홈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브롬톤
간만에 운동도 하였고, 친구도 만났고, 맛집탐방도 했으니 나름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봐도 갑판장은 천상 코에 바람이 들어 간 한량이지 싶습니다.
거참~
<허파에 바람이 가득 찬 갑판장이 씀>
첫댓글 수유 칼국수와 영일 분식 두군데는 못가본 곳이네요. ^^
영일 분식은 최근의 근무지와 그리 멀지 않으니 한번 들려봐야겠습니다. ^^
칼비빔의 식감이 새롭더만요.
유배지를 찾아준 친구가 고마운거지...언제든 오라구
그날 이후 안장통에 시달리는 갑판장이라지. 안장통은 안장 위에서 치료를 해야 한다는데 날씨가 궂어서 영....
최근 스O루에 방문하였는데 사장님 말씀에 따르면 메밀 수급이 여의치 않다고 하십니다. 그래서인지 맛과 향 역시 예전만 못하더군요. 다시 원활해져서 맛있는 메밀소바를 먹을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거 참~ 메밀이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공산품이 아니니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겠구만....어쨌든 그것도 스바루에서 감당해야 할 몫이겠지. 어떤 방법으로 극복을 할지 기대가 되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