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일칼럼> 광주 문화산업 캐릭터 개발하자
김 연 수
( 아시아문화콘텐츠 시민네트워크 원장)
콘텐츠(Culture Content)란 문화적인 요소를 창의력과 상상력을 통하여 경제적 가치로 창출하는 문화상품(Cultural Commodity)이다. 문화콘텐츠의 창작 자료가 될 문화적 요소는 생활양식, 전통문화, 예술, 스토리텔링, 대중문화, 신화, 개인의 경험, 역사기록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박물관 자료실 한 구석에 쌓여있는 역사적 기록물이나 예술작품과 대중문화는 소설이나 영화,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에듀테인먼트콘텐츠 또는 캐릭터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캐릭터(character)는 소설이나 연극,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의 개성이자 아이덴티티(정체성)이다. 캐릭터 이미지는 마법사의 모자 속에 살고 있는 토끼와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토끼와 춤추며 노래하고 모험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캐릭터 상품이라는 토끼를 마법사의 모자 속에서 꺼내게 된 것이다. 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분명 실존하지 않는 존재이지만 사람들은 캐릭터를 통해 그들을 직접 만나 스스로의 꿈을 이루어 내면서 즐거워하기 시작했고 삶의 활력소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관심사가 되고 있는 문화산업의 본 모습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도 문화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기술연구소 등 문화산업 관련 국가 기관이 광주에 소재하고 있는 것은 자랑스럽다. 그리고 인문, 예술, 과학을 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광주과학기술원이 광주에 자리하고 있어 삼각벨트 인프라 또한 세계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광주의 문화산업(콘텐츠 개발-제품생산-유통)은 전국에 비해 2% 내외로 대도시 최하위권이고, 잘 갖춰진 구조에 비하여 문화산업 인프라를 융합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볼 때 한심스럽다.
문화산업은 경제성장에 한계를 겪는 지역, 국가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동력이 되고 시민을 창조 계층으로 진입 시키는 활력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5년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행사가 좋은 사례다. 동서 가치의 융합 신명 프로그램에서 국제 작가들이 참여하여 우리 고장 소쇄원의 풍광을 ‘물방울’로 이미지화하고 청자 도자기를 제작하여 한 점당 200만-300만원씩 판매한 성과는 괄목할 일이였다.
필자는 아시아문화콘텐츠 시민네트워크 원장을 맡고 있는 터여서 광주 문화산업의 당면 과제를 바로 보기위해 최근 24일간 미국 L.A를 다녀왔다. L.A는 과연 세계 문화산업의 본산이라 할만 했다. 허리우드, 디즈니, 인근의 실리콘벨리에서 산출되는 최첨단 문화상품들이 전 세계 문화콘텐츠 산업의 70%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바야흐로 세계는 제3차 지식정보사회를 넘어 제4차 문화산업사회에 들어서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리고 광주와 L.A의 문화산업에 대한 온도 차이가 너무나 크다는 것을 느꼈다.
L.A의 시민 생활의 심층을 들여다보니, L.A 문화적 상징성을 캐릭터를 통해서 간명하게 체득할 수 있었다. 예를 든다면, 회계사와 변호사의 경우, 회계와 변호에 관한 직무 외로 기업 합병이나 컨설팅 같은 일도 하고 있었다. 이른바 융합적인 직무수행이라고 할까.
필자는 L.A 현장에서 문득 대학교수로 정년퇴직한 후, 다방면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가 생각났다. 그는 사재를 들여 순수 민간단체 ‘코리아-티모르 문화교류센터(KTCC)’(총재 김홍)를 조직하여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가 하면, 카페와 블로그를 만들어 이웃들에게 제공하고, 영암군노인대학 학장으로 고향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도 서슴치 않고 있는 것은 ‘100세시대의 융합형 재능기부자’라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광주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다 풍요롭고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는 삶의 패러다임을 보다 가치 지향적이고 창조적인 모델로 캐릭터를 모색해야 할 것임을 느꼈다.
광주의 문화산업이 L.A처럼 될 수는 없는 것인가. 문화정책과 제도의 변화, 탁월한 리더십이 관건이다. 행정기관, 학계, 기업 등 각 분야가 분산 단절된 상태에서 아무리 좋은 여건과 최고 수준의 인프라가 구축됐더라도 통합과 융합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시민의 상상력의 확장과 소통을 촉진하는 매체로서 캐릭터를 제작하는 일이 필요하다. 마이크로 신화 요소인 ‘알라딘의 요술램프’는 인류 상상력의 총화로서 오늘날 컴퓨터로 진화하는 인류 문화를 전환 시켰고, 디즈니의 캐릭터 ‘푸우’는 한때 경제 파급효과 면에서 삼성전자와 비교 된 적이 있으며, 미키 마우스, 스누피, 일본의 아톰, 슈퍼 마리오 등도 큰 수익 모델 들이였다. 우리에게는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광주의 문화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는 시민네트워크의 활성화와 문화의 상징으로 광주 캐릭터 창조가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