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6주일 강론 :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마르 9,38-43.47-48) > (9.29.일)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려주십니다. 천주교 신자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점점 늘리겠다고 결심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살아가는 동안 우리 주위에 우리를 적극 지지하는 사람(아군)이 없고, 적이 많다면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고 괴로울 겁니다. 가족, 친구, 남녀노소 불문하고 자기 주위에 아군이 많이 있어야 살아갈 맛이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우리에게는 그 누구보다 하느님이 아군이겠지만, 잘못하면 하느님은 우리의 영원한 아군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을 계속 아군으로 두려면 그분의 뜻에 맞게 살면서 그분을 기쁘게 해드려야 하고, 우리 인생 마지막 순간까지 주어진 우리 소명을 잘 감당하며 살다가, 천국에 들어가야 합니다.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88세 할머니에게 딸 린다가 이것저것 물으며 동영상을 찍었는데, 그 할머니는 치매로 인해 모든 기억이 잃어버렸지만, 놀랍게도 예수님에 대해서는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딸과 치매 엄마의 대화 내용을 소개합니다.
- 딸 : 주소가 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 치매 엄마 : 내 주소가 뭐죠? 모르겠습니다.
- 딸 : 어제 무슨 색 셔츠를 입었어요? - 치매 엄마 : 모르겠어요.
- 딸 : 오늘 점심 뭐 먹었어요? - 치매 엄마 : 음식이요? 음식이 맛있어요!
- 딸 : 그러면 린다는 누구죠? 린다를 아시나요? - 치매 엄마 : (고개를 저으며)
- 딸 : 그러면 폴은요? - 치매 엄마 : 나도 폴을 몰라요.
- 딸 : 예수는 누구예요? - 치매 엄마 : 예수님은 나를 구원하시고, 내 마음속에 사시는 분이고, 나를 천국으로 데려가실 것입니다. 나는 그분을 사랑해요.
그 할머니는 집 주소도, 가족들 이름도 모르지만, 예수님이 누구신지 잊어버리지 않았고, 그분이 자기를 천국에 데려가실 거라 믿고, 그분을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린다는 엄마와의 대화 동영상 자막에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보고 놀라십시오.”라고 적었습니다. 그 동영상에 감동한 사람들의 반응이 다양했습니다.(8가지)
1) “할머니께 감사하고, 하느님 축복을 바라며, 그녀를 자랑스러워한다고 전해주세요!”, 2) “제 할머니도 임종 전에 치매가 있었는데 예수님을 정말 사랑하셨습니다.”, 3) “저는 요양원에서 일하는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치매환자들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신기하게도 예수님에 대해 말하면 기억합니다.”
4) “평생 치매환자들을 위해 일했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말하지 못 해도 ‘어메이징 그레이스’ 노래와 다른 오래된 성가를 따라 불렀습니다. 가사를 다 알고 있었어요.”
5) “저희 할머니 두 분 모두 치매를 앓으셨는데, 예수님이 누군지 끝까지 알았습니다.”
6) “저희 엄마도 그랬어요. 엄마는 예수님이 구세주이고, 결코 나를 떠나거나 버리지 않으실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7) “엄마는 97세에 돌아가셨습니다. 치매가 심하셨어요. 우리가 대화할 수 있던 마지막 날까지 그녀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8) “엄마가 마지막으로 기억하실 수 있는 것은 주님의 기도였습니다.”
9/26(목) 아침에 1964년생 김양수(미카엘) 형제님께 병자성사를 드렸습니다. 올해 61세이지만, 왼쪽 반신불수가 되어 왼쪽 팔다리가 다 굳어서 전혀 움직일 수 없고, 또 뇌출혈이 몇 번 와서 80세 이상으로 보였습니다. 세례명을 물으니 올바로 대답했지만, 나이를 물으니 100세라고 했습니다. 정신연령이 7세쯤으로 보이는 그분은 제가 신부인 줄 아는 눈치였고, 성호경도 따라 했지만, 이 세상에서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아 보였습니다.
언젠가 그분도 죽고 우리도 죽겠지만, 죽자마자 천국에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치매 환자들도 예수님과 천국을 확신하는데,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하느님 뜻에 맞게 기쁘게 살아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철두철미하게 신앙생활 해야겠습니다.
2.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르지 않으면서 그분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사람들에게 그 일들을 못 하게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말리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행하는 사람이 그 자리에서 나를 욕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마르 9,39-4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 안에는 “신자들은 관대함을 가져야 한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중심대로 살아도, 우리가 관대하지 않다면 그들은 우리를 욕할 것입니다. 참 웃기는 현실이지만, 하느님을 위해서 관대하게 살아야겠습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주님의 자녀가 되었고, 또 주님의 몸을 모시면서 한 형제자매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에 대해 잘 몰라도 양심껏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신자라도 양심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익명의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그들을 편견으로 대하거나 마음대로 판단하지 말고 우리 협력자로 생각하면서, 그들에게 우리 신앙을 분명히 알려줘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비신자에게 해야 할 선교”입니다.
우리는 다른 종교들이 우리의 노선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그들 의견을 수용합니다. 물론 평화와 진리를 거스른다면 비판하고 금지해야 합니다. 계속해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거나, 평화로운 상태를 위태롭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반대자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세상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사람들이고, 우리가 사랑해야 할 대상입니다. 하느님 모상을 닮은 그들을 사랑하지 않으면 하느님 자녀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천주교 교리를 거스르는 사람들이 있으면 응원할 수 없겠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하느님 모습을 갖고 있고, 또 하느님이 지켜주신다고 생각하며, 그들이 천주교에 호감을 가지면서 천주교 신앙을 선택하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