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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만법 허공성
금강경 제4 묘행무주분(妙行無住分) - 머무름 없는 묘행 분
(백봉 김기추 금강경강송 법문(74. 6. 7) 중에서 인용 발췌함)
[강송]
(문) 세계 중에서 무엇이 가장 크나이까?
(답) 허공이 제일 크나니라.
이거 허공이 제일 크다고 내가 쓰긴 이래 썼습니다. 허공 큰 거 아닙니다. 그러나 우선은 크다고 우리가 봐 둡시다. 그럼 허공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여러분들, 허공 속에서 살면서 허공을 생각해 본 일이 있습니까? 우리 불자들은, 불자들은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불교를 안 믿는 사람들은 전혀 생각을 안 합니다. 도대체 그 어떻게 된 일이죠? 육신이 허공 속에 살고 있어요. 허공을 여의지 않고 있어요. 그런데 허공 그만 무시하고 있거든. 또 허공 뿐 아니라 이 땅덩어리도 무시하고 있어요.
땅도 이거 생긴 지가 오십 육억 년 밖에 안 됐는데 영원히 이것이 있으리라고 보고 그래서 땅에 대한 연구를 안 해. 왜 그러냐. 이건 내 밭이다, 이건 내 논이다, 이건 내 산이다. 이런 것은 하나의 관념에서 이건 내 거다, 니 거다 법적으로 그런 것이지만 말이죠. 이 지구덩어리 이거 날라가면 어쩌노 말이요. 이 지구덩어리가 허공에 둥둥 떠 있는데 도대체 이거 어디로 흘러가느냐 말이야. 이거 하나도 생각 안 해. 왜 그러냐. 바로 내가 허공에 있거든. 그러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하는 말이 색신으로서인 여러분이 아니고 ‘허공으로서인 여러분’이다 하는 그 말이 그 말이에요.
그런데 이거 참 중요한 일인데 허공을 그만 무시해 버려. 우리가 허공으로 더불어서 같이 나가는데 허공을 무시하니 말이지 도대체 이건 상식 밖의 일이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가만히 생각해 봅시다. 참말로 인간 이상 어리석은 것이 없습니다. 축생들은 그건 말할 것이 없어요. 그걸 갖다 비유한다면은 그건 또 말이 안돼요. 축생들이, 성품은 우리와 같다 할지라도 그건 말할 것 없고. 대개 인간은 만물 중의 영장이다 이래 하면서도 참 어리석은 거예요. 왜 어리석냐. 허공 속에 있으면서 허공을 무시해 버려. 땅에 발을 거닐고 있으면서 집도 짓고 이래 하면서도 이거 무시해 버리거든. 왜 그러느냐. 우리가 무식한 소치에요.
과학적으로 봐서 이 땅덩어리 오십 육억 년 되는데, 이거 무관심해 버리거든. 우리가 직접 관계가 있는, 절대 관계가 있는 이러한 엄연한 사실. 이 허공, 이거 엄연한 사실이거든. 엄연한 사실을 갖다가 우리가 무시해 버리고 어찌 우리의 생사문제가 해결이 되겠느냐 말이여. 결국 이것이 해결 못 되니까 ‘아 그렇구나, 결국은 적혈구 백혈구가 하나의 가죽주머니로서 이럭저럭 살아가다가 나중에 늙으면 흙구덩이나 불구덩이로 가는구나.’ 이렇게 체념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어떤 분들은 '부처님이 마련해 놓은 극락세계가 있으니까 어떻든지 좋은 마음씨를 가지고서 극락세계에 간다.' 이런 분들도 있어요. 다 타당한 말이라고 봅니다. 지견으로 봐서 타당한 말이에요.
그러면 말이지 허공에 대해서 우리가 생각 안 해 볼 도리가 없거든요. 하니까 허공부터 구체적으로 얘기해 봅시다. 주의해서 단단히 이거 명심해야 됩니다. 지금 우리가 허공 속에 있어요. 지금 이 자리가 허공이에요, 알고 보면. 이 집은 이건 허공성(虛空性) 아닌가? 또 이 지구, 지구 이건 또 허공성 아닌가? 또 우리 몸뚱이 이건 허공성 아닌가? 우리 몸뚱이도 허공성이기 때문에 자꾸 변하는 거예요.
어머니 뱃속에서 떨어지면 나중에 한 살 두 살 세 살 열 살 스무 살, 이래서 국민학교도 가고, 대학도 가고, 사업도 하다가 흰 머리털도 나고, 쭈글쭈글 해서 나중에 흙구덩이로 가고 불구덩이로 가는 거예요. 허공성이기 때문에 그래요. 이것이 허공성이 아니고 뭐 하나 딱 그대로 있다면 어린애는 영원히 어린애, 늙은 사람은 영원히 늙은 사람, 변하는 것이 없어요. 눈도 뜬 대로 가만히, 바람도 불다가 가만히, 구름도 가다가 가만히, 손도 이래 든 채로 가만히.
손 이래 이래 하는 것도 전부 변하는 도리 아니에요? 눈 깜빡깜빡 하는 거, 전부 성품이 없는 이 입을 통해서 허공성이 지금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 입이 얘기한다 이리 하고 있어요. 입이 얘기하는 걸 여의지 않기는 안 했어. 허나 입이 어떻게 얘기를 하느냐 말이에요. 혓바닥이 무슨 성품이 있던가요? 이 입이 성품이 있던가요? 이거는 무형무색인 진짜 나. 진짜 나는 법신자리니까 아무 것도 없어. 그 놈이 들어서 눈이라는 기관을 통해서 뭘 보고, 귀라는 기관을 통해서 뭘 듣고, 입이라는 기관을 통해서 허공이 생각한 것을 의사 발표할 뿐이지. 이거 내가 말하는 건 아니거든.
그러니까 이 허공이 도대체 얼마나 크냐, 적냐 이것부터 생각합시다. 여긴 크다고 했어요. 이 물건, 모습 있는 거. 지구도 모습이 있는 것, 내 몸도 모습이 있는 것, 태양도 모습이 있는 것. 이런 모습이 있는 걸로 비한다면 허공 제일 큰 거예요. 여기 크다고 써 놨어요. 다른 말을 하기 위해서 써놨는데. 실은 허공 큰 거 아니에요. 그러나 큰 거예요. 만약 크다는 말마디에 우리가 달려들면 얼만큼 크다는 말이 딱 나와야 됩니다. 크다 적다 하면 얼만큼 크다, ‘얼만큼’이란 이것이 있어야 크다는 말이 딱 적합해요. 또 적다 하면 얼만큼 적다는 것이 있어야 딱 적다는 말이 되는데.
실은 허공이란 것은 ‘얼만큼’이란 것을 지났어요. 그러기 때문에 마지막 가서 글로서는 제일 크다, 가도 가도 끝없는 것이 제일 크다 이렇게 하겠는데. 실에 있어서는 크다 적다는 말 떠난 자립니다. 이거 제일 중요한 얘기입니다. 크다 적다 하는 걸 떠나서 큰 거예요. 크다 하면 ‘얼만큼’ 크다 하는 것이 딱 그대로 수치가 나옵니다. 그러나 이 허공은 크다 적다는 말이 이미 떨어졌어. 그것도 붙지 안 해. 크다는 말도 붙지 않고 적다는 말도 붙질 안 해. 붙지 않아서 한정이 없이 큰 거예요. 이 허공이.
여러분들 생각해 보세요. 지금 앉은 자리에서 앉아. 우리가 지금 허공 중에 있어요. 솔직한 말로 색신 이거, 성품 없는 것이거든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러나 하나의 허공성. 이 집, 나무, 전부 허공성이에요. 허공성이기 때문에 이리 부서지고 갈라지고 이래 되는 거예요. 나중에 없어지고. 이 지구 이거 허공성.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허공에 앉아 있거든요. 진짜 주인공.
(몸뚱이) 이건 가짜예요. 이거 하나의 똥주머니에요. 이거 가는 곳이 흙구덩이 불구덩이 뿐이라. 세상 사람들은,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거 내라 하고 있거든. 물론 내가 쓰고 있어. 내가 쓰고 있긴 있지만 이건 내가 아니고, 이건 가짜여. 내가 쓰고 있어도 이건 앞으로 오십 년이면 오십 년, 백년이면 백 년 후에 우리가 흙구덩이 불구덩이 집어넣는 그거에요. 불구덩이 속에 집어넣어서 태우면 한 줌 흙밖에 안 돼. 흙구덩이 속에 집어넣어서 썩히면 한 삼태기 흙밖에 안 되는 거예요. 이거 그거예요.
하기 때문에 보고 듣고 말하는 이놈, 이놈이 말이지.. 지금 우리가 허공 중에 있거든. 우리가 늘 그릇된 생각으로 이거 내다 할 때 여기 있는 것 같지만 여기 어디 있나요? 어디 있나요? 여기 있기를 어디 있나요? 자, 뇌에 있다든가 눈에 있다든지 코에 있다든지 가슴에 있다든지 어디에 있나요? 없어요. 없어. 없으면서 이걸 여의지 않을 따름이에요.
그런데 이러한 허공이 어느 정도 크냐. 간단하게 말하겠어요. 가도 가도 끝없는 거예요. 위로 가도 가도 끝없는 거예요. 밑으로 가도 가도 끝없는 거예요. 구만리장천이란 말이 있는데 구만리가 아니라 구천만리장천이라도 가 보자 말이여. 일로(이쪽으로) 해서 구천만리까지 가더라도 거긴 뭣이 있을 거여. 그럼 산이 있다 해도 좋고 철벽이 있다 해도 좋아. 그럼 또 철벽을 뚫고 가보자 말이여. 철벽이 구천만 리 떨어져 있다 하자 말이여. 철벽을 뚫고 나오면 그 다음 또 허공이 있어.
여러분 이 허공 겁나지 않아요? 참 겁나요. 겁나. 모습에만 주저앉아 이걸 생각하면 겁나요. 그러나 허공 두려워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 왜 그러냐. 허공 무시했기 때문에. 그러나 여러분들이 생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불법공부를 하는데, 이 허공 문제를 해결 안 하면 생사 문제가 해결이 안 돼. 그러기 때문에 ‘허공’ 말을 하는 거여. 일로 가도 가도 끝이 없고, 일로 가도 가도 끝없는데 자,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되겠느냐 말이여.
여러분들이 허공을 처리할 권리가 있어. 색신은 여러분이 아니에요. 색신은 성품이 없는데 처리고 뭣이고 할 거 뭐 있어요? 색신은 여러분이 아니에요. 보고 듣고 말하는 진짜 여러분, 하늘과 땅이 생기기 전의 여러분. 태양계가 부서지고 욕계 색계가 막 부서져서 다 날아가 버려--날아간 후에도 뚜렷하게 있는 여러분. 이 여러분이 허공을 처리할 문제거든. 이러한 그 자리를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어요.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허공을 처리하려면 어떻게 하겠느냐 내가 묻는 거예요.
자, 가도 가도 끝없는데 어떻게 처리하죠? 여러분이 어떻게 하죠? 여러분이 허공의 주인공이라. 솔직한 말로 지옥이니 극락이니 몇 푼어치 안 돼. 여러분이 진짜 여러분의 그걸 갖다 딱 인식하면 극락 그거 몇 푼어치나 돼? 지옥, 고생이 많아. 그 몇 푼어치 되냐 말이야. 그건 다 전부 모르는 사람, 어떤 모습놀이 하는 사람의 문제이지. 실제 여러분, 그 보고 듣고 생각하는 그 놈은 말이지 아무 모습이 없어. 꼭 허공이나 한가지여.
그러니까 허공이 가도 가도 끝없으니 여러분의 생각, 불성(佛性). 이것도 가도 가도 끝없거든. 가도 가도 끝이 없어. 그러면 이걸 어떻게 여러분들이 처리하겠느냐 말이여. 아, 그렇구나. ‘내’가, ‘보고 듣고 말하는 내’가 진짜로구나. 아, 이놈은 참말로 아닌 게 아니라 하늘과 땅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고, 나중에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 태양계뿐만 아니라 은하계까지라도 전부 가루가 된다 할지라도 그 까짓 거 문제가 아니라고 이렇게 여러분들이 생각할 때, 어찌 여러분들이 허공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무관심하며, 허공에 대한 처리를 안 하겠느냐 그 말이여.
그러니 이 문제가 너무 커요. 너무 크기 때문에 처음 듣는 분들은 납득이 안 갑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공연히 말만 크다고 생각하고, 이래서 신심(信心)이 떨어지는 분들이 있어요. 슬기가 약한 사람들은 신심 떨어집니다. 하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근기 약한 사람에겐 이 금강경 설법하지 말라 그랬어요. 왜 그러냐. 너무 커 놓으니 거짓말 같이 생각하고, 이래서 나중에 공연히 구업(口業)을 짓는다 말이여. 그러니 근기 약한 사람들은 복타령이나 해 줘라 이 정도로 말했어요. 그래야 귀에 쏙쏙 들어가지 아, 허공을 붙들어놓고 우리가 지금 얘기하는 자리에 있어서 어찌 납득이 가겠느냐 이거예요.
그러나 여러분들의 근기는 상당한 근기예요. 하기 때문에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됐는데. 자, 이 허공을 어떻게 처리하죠? 그러면은 가도 가도 끝없다는 것만 오늘 저녁에 압시다. 가도 가도 끝이 없어. 또 위로도 가도 가도 끝없어. 밑으로도 가도 가도 끝없어. 도대체 이거 어떻게 되지? 여기는 말이지 동서남북도 없어. 여러분들 이건 아실 거여. 동서남북이란 것은 이 허공 중에 어떠한 모습을 두어서 아, 이쪽이 동이다 저쪽이 동이다 이런 식으로 해 놓은 거예요. 진짜 동서남북이 어디 있나요? 영도(影島), 섬 쪽이 만약 서쪽이라면 일본에서 보면 영도는 북쪽 아니여? 원래 동서남북이 없어. 끝이 있을 수가 없어. 또 위아래가 있을 수가 없어, 이 허공이란 것이. 이것 참 굉장한 자립니다.
어째 이거 위냐 말이여. 무엇을 보고 위라 하죠? 우리가 억지로 태양 쪽을, 우리가 빛을 의지해 사니까 태양 쪽을 위라 하자 말이여. 지구가 태양 쪽에 반듯하게 올 때 그때는 태양 쪽이 위라 말이여. 그럼 지금은 태양빛이 없는데 어떻게 되어 있느냐. 지금은 태양이 이래 있다면 지구는 이래 돌아서 있거든. 그러면 어디가 위지? 여기 돌아서 있는 여기를 위라 한다 말이여. 이거 말이 안 된다는 거에요. 이건 여러분들 알겠죠? 위아래가 없어요.
이 허공이란 것은 가도 가도 끝이 없어. 시작이 없고 마침이 없어. 출발점이 없고 종착점이 없어. 또 상하가 없어. 위아래가 없어. 동서남북이 없어. 위아래 없는데, 사람들은 편의상 이 머리 쪽을 위라 하고. 그러니까 우리가 인제 태양을 중심 삼아 이 지구를 보면, 태양을 위라 하면 지구가 삥 하룻밤 이십사 시간만에 돌거든요. 본인이 태양 쪽을 위라 하면 그 반대쪽은 밑이 되거든. 그러니까 이 태평양 물도 그 밑으로 와. 배도 거꾸로 가. 통통통통 거꾸로 가, 태양 쪽을 위라 하면. 자동차 같은 거 전부 거꾸로 가요. 우리도 거꾸로 돌아다니는 거라. 젊은 사람들 술 먹고 다녀도 거꾸로 다니면서 술 먹는 거라. 하하하.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사실은 이 허공이란 위아래가 없어요. 동서남북이 없어요. 이건 여러분들 곧 납득 갈 겁니다. 간단하게 납득 갈 겁니다. 다만 우리가 위다 아래다 하는 것은 머리쪽 이걸 봐서 위라 하지, 지금 우리가 태양을 중심으로 해서 태양을 위라고 가정을 한다면 우리는 거꾸로 있으니까 발쪽이 위가 되요. 우리는 맨날 머리 쪽만 위라 하고 있거든. 하니까 위다, 아래다, 동이다, 서다 고집하는 사람들은 전부 뒤바뀐 사람이다 이런 결론이 나는 거에요.
그러니까 이 허공 중엔 위아래 떨어졌어. 없어. 동서남북도 없어. 그러면서 가도 가도 끝이 없어. 이런 자리여. 크다고도 할 수가 없어. 그러나 적은 것도 아니라. 도대체 이건 우리가 상상 밖의 일이라. 우리가 이불을 덮어쓰고 이걸 지금 한 번 생각을 해 보면 몸서리가 쳐져. 왜 몸서리가 쳐지느냐. 만날 모습놀이만 했거든. 어느 사람이 어떻다, 이 몸뚱이가 어떻다, 뭐 어떻다, 맨날 이 모습놀이만 했기 때문에 진짜 우리의 그 성품자리는 몰랐거든. 그래서 자꾸 뒤바뀐 생각만 하는 건데. 좌우간 어쨌든지 이 허공이란 것은 가도 가도 끝없는 것입니다.
지금 그러면 이 허공을 누가 관리를 하느냐, 이것이 문제인데. 이렇게 말하면 또 여러분들 깜짝 놀랄 거여. 여러분들이 관리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가도 가도 끝없는 허공, 위도 없고 아래도 없어. 그래서 위도 없고 아래도 없는데 위란 말을 두고, 아래란 말을 두고, 동서남북이란 말을 두고, 이래서 가짜로 이름자를 두어서 여러분이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관리하고 있으니 그러면 이 허공을 확실히 파악을 해야 되요. 여러분이 관리를 하고 있으면 이 허공이 누구의 허공이냐? 여러분의 허공이거든.
여러분의 허공이기 때문에 이것이 문제가 되는 거여. 이 허공과 여러분이 아무 상관이 없다면, 우리가 이 바쁜 세상에 말이지. 우리가 지금 공부하기가 바쁘지 않아요? 바쁜데 언제 허공같은 거 우리가 생각할 겨를이 있나요? 아닌 게 아니라 이 허공이 바로 내 허공이라. 허공으로 더불어서 내 수명이 같아. 같기 때문에 부득이 우리는 허공을 걷어잡고 이 허공 문제를 논의해야 될 입장에 있어요. 이 허공은 여러분이 지금 관리를 하고 있어요. 관리하고 있는 건 여기서 납득이 가지요?
[강송]
(문) 세계 중에서 무엇이 가장 크나니까?
(답) 허공이 제일 크나니라.
(문) 어찌하여 그렇습니까?
(답) 너는 허공과 더불어 같이 살면서도 어찌 끝이 없는 허공성(虛空性)을 모르느냐.
(문) 제가 아는 것은 둥글고 푸른 하늘을 허공이라 믿을 뿐입니다.
(답) 허공이 어찌 둥글고 모짐이 있겠느냐. 다만 너의 눈동자가 둥글기 때문에 둥글게 보일 따름이요, 허공이 어찌 푸르고 누름이 있겠느냐. 다만 빛깔 관계로 푸르고 누렇게 보일 따름이니, 이를 일러 하늘이라고도 부르지만은 그 크기로 말하자면 이렇다. 단단히 들어라. 만약 네가 이 자리에서 상하좌우(上下左右)를 향하여 광속(光速)으로 억 천만 년을 달려가고 또 다시 억 천만 년을 달려가도 끝이 없는 허공은 그대로 계속할 따름으로 부처님 말씀따나 마음의 가는 곳이 꺼졌고 말의 길이 끊어졌을 뿐인데 어찌 크고 작음을 논의하겠는가. 이럼으로써 크다고 이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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