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주천현루소봉泉縣樓所奉
한국문집총간 > 홍재전서 > 弘齋全書卷六 > 詩二
敬次酒泉縣樓所奉肅廟朝御製詩韻 幷小序○戊申
酒泉。古縣也。今屬原州。有淸虛,憑虛二樓之勝。在昔沈廷輔之牧是州也。肅廟寵之以詩。間經回祿之災。先朝戊寅。守臣重建之。上聞之。手書原篇。繼以小識。命近臣往揭之。夫一樓成毁。若無所輕重。而宸章寶墨。前後焜耀。不獨樓之賴以顯。凡州之山川。亦將由樓而增重。則樓之爲是州輕重何如也。繼此葺修之役。可以知所勉夫。敬次詩韻。略叙其槩。俾揭于傍云爾。
尙說黃封降酒泉。淸虛從此勝名全。樓容重與雲章煥。地氣還應壁宿連。百里桑麻渾不改。一春花鳥摠依前。瞻言咫尺分憂在。太守休爲醉後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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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천현(酒泉縣)의 누대(樓臺)에 봉안된 숙묘조(肅廟朝) 어제의 시운에 삼가 차하다 소서를 아울러 쓰다 ○ 무신년
주천은 고현(古縣)인데, 지금은 원주(原州)에 소속되어 있고, 청허(淸虛)와 빙허(憑虛) 두 누대의 좋은 경치가 있다. 옛날 심정보(沈廷輔)가 원주 목사(原州牧使)로 있을 적에 숙묘(肅廟)께서 시(詩)를 지어 보내어 그 누대를 영예롭게 해 주었는데, 중간에 화재(火災)를 만나 불타 버렸다. 그후 선조(先朝) 무인년에 수신(守臣)이 그 누대를 중건(重建)하였는데, 상께서 그 사실을 듣고는 손수 원편(原篇)을 다시 쓰고 이어 짤막한 지문(識文)을 적어서 근신(近臣)에게 명하여 가서 걸게 하였다. 대체로 누대 하나가 지어지거나 헐리는 것은 그다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없을 듯하나, 임금의 문필(文筆)이 전후로 광휘를 발함으로 인하여, 유독 누대만 이를 힘입어 드러났을 뿐 아니라, 이 고을의 모든 산천(山川)도 장차 이 누대로 말미암아 중함을 더하게 되었으니, 이 누대가 이 고을에 영향을 끼친 것이 그 어떠한가. 이후로 계속해서 누대를 수리하는 일에 대하여 힘쓸 바를 알아야 할 것이다. 삼가 숙묘의 시운을 차하고 그 내력의 대강을 대략 서술하여 그 곁에 걸게 하는 바이다.
왕의 수찰이 주천에 내렸다고 아직도 말하니 / 尙說黃封降酒泉
청허루는 이로부터 승지란 이름 온전하였네 / 淸虛從此勝名全
누대 모습은 거듭 왕의 수찰과 함께 빛나고 / 樓容重與雲章煥
땅 기운은 도리어 벽수와 서로 연하였도다 / 地氣還應壁宿連
백 리의 시골 풍경은 전혀 변함이 없거니와 / 百里桑麻渾不改
한봄의 꽃과 새들은 모두 예전 그대로일세 / 一春花鳥摠依前
내가 지척에서 분우를 넘어다보고 있노니 / 瞻言咫尺分憂在
태수는 부디 술 마시고 자우르지 말지어다 / 太守休爲醉後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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