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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정기산행
언제 : 2014년 11월16일 일요일
누구와 : 산악회 회원들
어디로 : 민둥산(1,117m)
금요일 아침 두 달 전에 예약 해 놓은 체력측정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보건소로 달려간다. 무엇으로 어떻게 측정하는지 아무 정보도 모르는…… 측정 전날 약주는 안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라는 부탁 한마디. 측정실에서 본인 확인 그리고 체지방, 지구력, 근력, 민첩성 등등 거의 한 시간 정도 측정에 몸을 맡긴다. 참 세상 좋아졌다라는 생각, 그리고 결과 설명, 하루에 두 명만 측정 가능하다. 생각보다 좀 그래도 그런대로 만족할만한 내장비만이 존재하며 몸무게가 좀 나가는 오십 대 초의 신체라는 결과를 받고 6개월 후 재 측정이 가능하다는 말에 다음엔 방법을 알고 있으니 더 잘해서 신체 나이를 줄이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필자와 같이 측정한 사십 대 초반인 사람은 이번이 세 번째라 측정을 어떻게 하는지 알기에 확실하게 대조가 된다. 차라리 필자가 좀 늦게 시작하여 그 남자가 측정하는 방법을 보고 했더라면……ㅋㅋㅋ 뭔 욕심이냐 그런대로 체력관리하며 살면 되지 나만 좋으면 무엇 하냐. 혼자 생각하며 마음이 건강해야 신체도 젊어진다는…… 긍정적으로 살자 다짐한다. 계절이 점점 겨울로 달음질하는 모습에 아니 벌써 라는 생각이 들으면서 한해 한해 빠르게 세월이 흐르는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 세월의 흐름 속도를 시속으로 비유한다면 10대엔 시속 10㎞, 20대엔 시속 20㎞로 흘렀던 시간이 50대에 이르면 시속 50㎞, 60대엔 시속 60㎞로 점점 빨라진다는 말이 실감을 느끼게 어느덧 11월도 중순으로 접에 든다.
민둥산은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산으로 우리나라에서 억새로 이름난 산중 하나다. 산에 다닌다면 대부분이 알듯이 창녕의 화왕산, 장흥의 천관산, 포천의 명성산, 영남알프스의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일원 등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억새 군락지로 손꼽힌다. 이산의 이름은 정상부가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환경(토질이 석회암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함)으로 생태계의
가장 생명력이 강한 억새가 차지하고 있어 그렇게 부르게 되었으며 주변 산들보다 고도는 낮아도 일 천고지가 넘는 산으로 조망이 으뜸으로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능선상의 이름난 산들이 두루 조망이 된다. 산행 코스는 4개
코스로 나뉘며 1코스는 들머리가 증산초등학교 앞이며 2코스는
민둥산 교차로에서 지방도로 421번을 이용 능전마을 앞이 들머리며 3코스는
동막골 위쪽 삼내약수가 들머리가 되겠다. 또 다른 코스로는 화암국민관광단지에서 출발하여 정상까지 약 4시간이 소요되는 좀 긴 산행이며 1~3코스는 산행기점이 해발 650m 정도에서 시작하며 육산으로 초보등산객 또는 관광객 등 남녀노소 모두가 산행이 가능한 곳이다. 일반적인 산행시간은 4시간정도 소요되며 여름 정상 산행만 제외하고는
사계절 특색 있는 산으로 뭐니뭐니해도 앞에서 기술했듯이 억새의 은빛 물결 춤을 추는 정상부의 넓은 초원을 보기 위하여 10월~11월이 제일 산행 적정기이다.
산행 후 정선 5일 장, 레일바이크 등 관광을
겸한 산행으로 가족 또는 연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산이다.
아내가 7월 공작산 산행 이후 오랜만에 정기산행 버스를 이용한다. 지난달에는 담양 산성산에 가기 위하여 변산에서 출발 개인차량으로 산행 들머리에서 회원들과 동행했기에…… 이번에는 꼭두새벽부터 설친다. 버스 출발지가 강변 역으로 집에서 출발하려면 늦어도 5시56분에 출발하는 전철에 탑승해야 조금 여유가 있는데 그 차량을 못 타면 엄청난 초조감이 밀려온다.ㅋ (그래서 대부분 회원들이 승용차 가지고 오나 보다.)오늘도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면서 차 한대를 보내고 그렇게 하여 출발 10분전 도착 그래도 꼴찌는 면했다. 매번 보는 얼굴들 하지만 반갑다.^^ 출발 정시보다 몇 분 늦어 버스가 움직이고 얼마 전에 딸 결혼식이 있었던 장용숙 사무국장이 떡과 음료수를 돌린다. 백설기는 필자가 좋아하는 떡으로 수년을 산행하면서 어느덧 내 음식성도 아는지 선배 좋아하는 떡이니 몇 개 더 가져가라며 아내에게 댓 덩어리를 건네 준다.^^ 나란히 가는 중부고속도로를 이용 경기도 광주 IC에서 네 분의 회원을 추가 탑승 후 8시30분 치악휴게소에 잠시 휴식 후 제천IC로 빠져 나와 5번국도를 달린다. 추수가 다 끝난 들녘과 산 언저리에 노란색으로 변해있는 가문비 나무를 볼라치면 자꾸 내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든다. 그냥 이대로 올 가을이 끝나갔으면 하는 바램이 이곳에 와서 역마살이 도지나 생각 머리를 흔든다. 다행으로 목적지에 거의 도착한 듯 등산화 끈 단속 후 배낭을 정리한다. 버스가 산행 출발지 근방으로 들어가며 아련히 떠오르는 민둥산 첫 산행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2000년10월 정기산행에 왔으니 십 년도 한참 지나 두 번째로 찾는 곳으로 주변이 많이 변해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어느 정도는 눈에 익는다. 대형 주차장이 다리 건너 있으니 그곳부터가 출발지점이 되며 주차장 한쪽에는 벌써 장작을 넣고 불을 지피는 철판난로가 있다. 차량에서 준비가 이루어진 우리는 다른 회원들보다 먼저 지장천 다리를 지나며 환경이 많이도 바뀌었다는 것을 느낀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물이 회색 빛으로 흘렀으니 원인은 위쪽에 우리나라의 최고 석탄 채굴장인 사북과 태백이 위치해있어 그 방향에서 흘러 오는 물이라 그런 현상이 나타났던 것으로 아직도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었는데 이번에는 물 색깔이 정상이라 필자 머릿속의 기억도 바뀌게 되겠다. 철로 굴다리는 현대식으로 장식을 했지만 그대로의 느낌으로 다가오며 굴다리를 지나 데크계단 우측으로 소형주차장과 화장실이 눈에 들어 오며 그 옆으로 대형 등산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으므로 가까이 다가가 오늘 우리가 진행할 코스를 가름해 본다.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급경사로 임도까지 오르고 다시 급경사로 정상에 오른 후 능정마을 방향으로 하산 밭구덕 지역을 지나 원점회귀 산행이 이루어 지는 산행으로 안내도 에는 들머리에서 조금 지나 좌측으로 완경사 코스가 눈에 들어 온다. 초등학교 입구에서 421번 지방도로 건너 대중교통 이용시간을 잘 정돈 게시해 놓은 통제소에 정종백 자문위원님이 대표로 입산허가 기록 후 개울 아치형다리를 건너 가문비나무가 즐비하게 자라가는 숲 속으로 들어간다. 이제부터 한 동안 헉헉거림은 당연지사라 생각했지만 육산의 등산로는 등산객에게 편한 마음을 갖게 한다. 가문비나무가 떨구어 놓은 노란색의 잎들로 포장되어 있는 등산로 따라 초반 조금은 힘겨움을 뒤로 입구에서 400여메타를 진행하여 갈림길이 나오며 일부는 직진코스(급경사)로 진행하며 우리는 600여메타가 더 긴 완경사 코스를 선택하여 걷기 편한 길을 지난다. 10여분 편안한 길을 진행 우측으로 급경사 오름 길이 또 다시 나오며 매점까지 20분이 더 소요된다는 현수막이 설치 된 곳에서 후미는 망설인다 선두의 몇몇 분들은 이미 완경사 방향으로 한참을 진행했으니 후미 몇몇 분들은 코스를 변경 급경사 길을 택하여 잠시 헉헉거린다. 주중에 보건소에서 체력측정 했다고 요즘 세상 좋아 졌다며 동행하는 회원들에게 측정을 해보라며 은근이 자랑 아닌 자랑도 해보며 오늘 처음으로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억새의 유명세로 완경사 등산로가 새로 생기고 여기저기 주류와 식사를 파는 곳 위치를 알리기 위하여 현수막들이 걸려있는 모습은 다른 산에 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많은 힘을 쓰는 듯 초반과 중반은 민둥산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숲이 잘 발달되어 있다. 특히 초입은 가문비나무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어있어 보기도 좋다.
갈림길에서 15분 정도 헉헉거리며 올라 처음 급경사로 오른 선두가 휴식하는 임도에 도착 영국이 형님이 제주도에서 가지고 왔다며 건네주는 귤을 받아 입에 넣는다. 한참을 올랐으니 입안에서 감도는 신선한 맛과 특유의 귤 향이 입안에 전달되며 갈증이 시원하게 해소된다. 그리고 좀 있으니 후미를 몰고 오는 승호도 도착 여유 있는 휴식 후 민둥산의 밭구덕에 대한 내용을 음미하며 목재계단 따라 정상 1.3Km의 이정표 방향으로 진행 잎새를 다 떨구고 겨울채비에 여념이 없는 떡갈나무의 속 내음을 알길 없는 인간은 의구심에 머리를 갸웃 둥 한다. 사람은 추우면 옷을 더 끼어 입는데 식물은 왜 잎을 떨구어 낼까?? 나무에게 물어 볼까?? 떨어진 낙엽에게 물어 볼까?? 아님 태양에게 물어 볼까?? 결국은 인간에게 물어 봐야 될 듯 이론적인 답변은 알고 싶지도 않으면서 머리는 왜 갸웃 둥…… 이런저런 마음으로 조금씩 하늘이 보이며 사람 손길이 다 있는 데크전망대로서 민둥산 제2쉼터라 명령한 곳에 도착 주변을 조망 해 본다. 발 아래 펼쳐진 가을분위기 물씬 풍기는 마을이 실루엣 되면서 다가 오며 조금 더 눈높이를 올리면 벌써 스키장이 개장을 했는지 멀리 하이원의 은빛 눈 줄기와 백두대간의 능선이 산그리메 되어 다가온다. 그러면서 육지의 아름다움에 질세라 푸른 하늘은 우리 산악회의 상징인 듯 구름 하나 없는 드높은 하늘이 대지의 아름다움과 조화되니 도착하는 회원들마다 탄성을 지른다. 출발하면서 약간의 급경사가 있으니 아내는 이곳만 지나면 억새군락지냐고 물어 온다. 조금만 가면 있겠지 라는 두리뭉실한 답을 주고 싶지만 명색이 산에 다닌다는 사람이 그렇게 답해 줄 수야 있나 싶어 여기가 억새 군락지가 아니냐며 말머리를 돌린다.^^
그렇게 하여 5분도 못 지나 억새가 시작되는 민둥산 전망대에 도착 대형 배낭 멘 꾼들을 목격한다. 어제 밤을 이 근방에서 지냈으리라, 부러움으로 하산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요즘 유행하는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 말이 떠올라 앙상하게 남아 있는 억새만 탓하며 그나마 좀 남아 있는 억새 꽃을 배경으로 아내 사진 한 장 찍어 준다.^^
날씨가 좋으니 전망대 역할을 제대로 한다. 또 한번의 멋진 주변 산세를 눈동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정상0.6Km 남아있다는 안내에 따라 오르며 등산로 좌우에서 시작되는 이 산을 유명하게 만든 억새는 앙상하게 남아 있는 갈잎으로도 자기 나름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으니 오르면서 파란하늘과 그 배경으로 이 산에 올랐다는 인증 표시를 한다. 조성해 놓은 곳이라 출입하지 못하도록 통나무로 가드레인을 해 놓았음에도 군데군데 야영을 했는지 아님 사진을 찍기 위함인지 움푹 파여있는 모습이 수많은 인파가 왔다간 흔적이러니 생각하며 불현듯 완경사로 진행하는 분들은 어디쯤 오는지 궁금, 후미를 돌아 본다. 어디서 많이 본 느낌으로 길게 이어지는 등산로 따라 펼쳐진 풍경은 가끔 산에서나 매스컴에서 봐온 그런 멋진 모습이다. 아마 소백산 정상에서 주목군락지를 바라보는 길게 이어진 모습과 흡사한 풍경이 바로 앞에서 펼쳐지니 걱정이 즐거움으로 바뀐다. 정상 못 미쳐 좌측으로 완경사에서 오르는 코스 안내가 있고 시야가 확 트이는 곳에 도착 이곳이 민둥산 정상이다.
사방이 거칠 것 없는 일망무제 한 바퀴 돌아보며 사방의 산세를 가슴에 담고 정상 표시 석에서의 인증사진과 바로 앞 공터에 선두가 자리잡고 있으니 모두가 그곳으로 모인다. 즐거운 점심시간이다. 자리를 편 후 완경사로 오르는 분들이 걱정 아래를 바라보며 정종백 자문위원님에게 전화 소나무 군락이 보이는 곳에 있는 듯 손 흔들어 보라는 말씀에 확인시키고 자리에 앉는다. 지난 초가을(9월20일) 채취해 잠근 다래 술을 한순배 돌린다. 조금은 향이 있겠지만 필자가 알기로는 열매로 담그는 술은 3개월을 숙성시켜야 제대로 익는다고 알기에 품평을 듣기가 거북하지만 모두들 한잔씩 받아 마시고 향이 좋단다.ㅋ 하여 든 후미에서도 도착하여 합석하고 주변이 왁자지껄 그리고 정종백자문위원님이 뒤돌아 보며 반갑게 두 분이 포옹을 한다. 숲 해설가 교육시절에 인연이 있던 분으로 대단한 기쁨(?)을 표한다. 점심식사 끝 무렵이라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모습인지 아님 또 다른 인연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단체사진 찍자고 하여 간신히 이별 아닌 이별을 남정네들이 한다.ㅋㅋ 인증사진 찍은 후에도 다시 헤어짐이 아쉬워 또 다시 그분 곁으로 다가가 연락처를 받으며 술 한잔 주고 받기에 빨리 병을 비우기 위함으로 기선이 형님과 우리는 술 한잔 받아 마시며 술병을 비우고 후미에서 길을 잡는다.
그렇게 하여 선두와 갈린다. 선두는 화암약수터 방향으로 우리는 능전마을 방향으로…… 정승호 등반대장에게 전화로 통보하고 급경사 내리막길을 지나며 이제 오름을 시작하는 등산객들의 구슬 같은 땀방울을 보며 정상방향에서 비춰지는 햇살에 역광 되어 조금 남아 있는 억새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느끼며 임도 따라 정상에서 1Km을 하산하여 능전마을과 증산초교 갈림길에 도착 우리는 아침에 출발한 증산초교 방향으로 길을 잡고 추수가 다 끝난 밭을 지나며 민둥산 정상 한쪽에 오랜 풍파를 이기며 서있던 안내판에 기록된 흐릿한 글귀를 떠올린다.
정선군 남면 민둥산 일대는 석회암지대에서 잘 나타나는 둘리네(Doline 일명 구덩이)가 잘 발달한 카르스트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카르스트 지형이란 유럽 아드리해 연안의 한 지방 마을의 이름으로 석회암 내 탄산칼슘이 빗물에 용해되어 나타나는 침해현상으로 그곳(카르스트) 지형과 유사한 지형을 일컬어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하며 이곳 민둥산 주변에도 이러한 현상의 둘리네가 산 주변에 12개 정도가 있으며 “밭구덕” 이라는 마을 이름도 8개의 둘리네가 있다 하여 마을이름을 그렇게 부른단다. 지나가는 길목에는 그런 현상이 여러 곳 눈에 들어오며 그 옛날(2000년 가을) 추수가 다 끝난 밭에 널려있었던 배추 속을 따 마을 가게에서 고추장을 내 놓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내는 그 이야기를 듣고서 앞사람들 멀찍이 갔는데도 황량한 배추밭으로 들어 간다. 마침 화암 약수터 방향으로 진행하던 회원들 중 연관이가 후미에서 능전마을 방향으로 길을 잡으라고 신호를 보내다 다시 원위치 시킨다. 그러면서 후미를 기다리며 비닐하우스에서 인기척이 나 들어가본다. 사십 대 중반의 이곳 거주자들과 인사를 하며 예전 같지 않다고 하니 그들도 동감하며 매년 억새 관리로 만만치 않은 예산이 투자된다며 외지업체가 입찰되어 문제가 발생되지 않나 염려한다. 이곳 억새는 참 억새로서 이곳에서 씨를 받아 그 씨를 뿌려서 가을을 멋지게 해야 되는데 품종이 다른 것들이 들어오니 예전 같지가 않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내년에도 2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서 억새 증식을 할 계획이라며 지금부터 관리에 들어가야 한단다. 잠시 동안 동네 분들과 주고 받은 이야기에서 풍기는 뉘앙스가 자연은 자연 그대로 놔두어야 될 듯 배추 수확 잘된 느냐 물으니 그럭저럭 이란다. 전에는 밭에 많이 널려있어 산행 와서 이곳 배추 맛도 봤다고 하니 좀 일찍 오셨으면 그랬을 거라 한다. 필자도 동감한다. 산악회에서 정기산행 지 선정을 잘못했지 않나 싶게 계절변화가 예전 같지가 않다. 후미에서 내려오는 소리와 일행들과 동행하여 거북이 쉼터에 도착 호스에서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로 영국이 형님이 머리를 적신다.
바로 옆 서낭당 집 아래에 이 마을을 지키는 듯 우스꽝스런 얼굴로 장승들이 세워져 있는 곳을 지나 시루봉 옛길과 밭구덕 솔숲 옛길과 나누어지며 그 앞에 통신케이블이 전주에 널려져 있으니 누가 통신회사 사람들 아니라고 할까 봐 이러 꿍 저러 꿍.ㅋㅋ 우리는 밭구덕 옛길을 지나 오전에 급경사 길과 완경사 길 갈림길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 푸짐한 잔칫상을 받는다.
※우분투(Ubuntu)라는 말은 남아프리카의 반투어에 속하는 낱말이라고 한다. 코사족과 줄루족 등 수 백 개의 부족들이 사용한다고 하며 이들의 인사말이라고 한다. 그 뜻은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라고…… 타인을 향한 배려 또는 상생, 요즘 말로 Win-Win. 매달 산악회 정기산행에 버스를 임대해주시며 손수 운전하시는 분이 우리들이 다녔던 회사의 선배님이시자 일찍(?) 퇴사하시고 운수업을 운영하시는 장영택 사장님이시다. 올 해 중간중간 산행 후 뒤풀이 자리를 손수 마련하시더니 급기야 오늘은 주차장에 자리를 펴고 국물과 소주를 내 놓으신다. 때 마침 지난주 어머님을 여위시고 상중에도 참석하신 김윤태 자문위원님이 준비해 오신 술 안주며 연태 고량주가 나오니 기분이 좋아 필자는 많은 술을 마신다. 상경하면서도 차내에서 안 하던 배낭에 있는 숨겨 놓은 술까지 내놓아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조수석에 앉아 한동안 장사장님과 이야기를 주고 받다 매번 이렇게 하산 주를 준비하니 너무 고맙다. 아니다. 간략한 몇 마디에 우분투라는 말이 떠 오른다. 그리고 발동이 걸려 결국은 강변 역에 도착 버스터미널 지하 호프집에서 형님 아우하며 거나하게 마시고 귀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