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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느끼지 못하거나 생활면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면 학습 효과도 현저히 떨어져요. 특히 단체 생활을 하는 학교에서 이 부분이 더욱 강조되죠.”
홍진경 교사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공부 못지않게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성적 향상을 위해 효과적인 교수법을 연구하고 적용했지만, 그 결과가 신통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외동이거나 형제가 많지 않아 자기 중심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친구들과 갈등이 생겼을 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골이 깊어져 학업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며 인성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먼저 ‘나, 너,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멋진 오케스트라’라는 인성교육 목표를 설정했다. 평소 억누르는 감정이나 생각을 음악, 색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게끔 도왔다. 국어 시간에 배운 토의 방법을 활용해 학급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아이들과 함께 모색했다. 또 생활 속에서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작은 노력이었지만 아이들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다툼이 생겼을 때 ‘나’밖에 몰랐던 아이들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해결법을 함께 찾아가는 모습을 발견했어요. 학급 토의를 통해 ‘일주일 동안 급식실에서 지킬 일’을 정해두고 착실히 지키는 모습에 대견함을 느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수업 태도가 자연스럽게 좋아졌고, 주변 선생님들의 칭찬을 독차지하는 모범적인 학급이 됐죠.”
하지만 이런 결과를 얻기까지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인성교육을 등한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그것이었다. 홍 교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어도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하지만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적용 가능한 방법을 찾으려 고민했다”고 귀띔했다.
“오케스트라가 좋은 소리를 내려면 개인 연주자의 기량이 뛰어난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연주자들의 소리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해요. 개성 강한 요즘 아이들의 다양성을 인정해주고 그 성향이 장점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힘이 돼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다그치지 않고 느긋하게 지켜볼 수 있는 여유로움으로 아이들을 지도할 생각입니다.”
◆경기 구성중 고학윤 교사
고학윤 교사는 교사로 처음 부임하던 17년 전, 인성교육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시골의 작은 학교로 첫 발령을 받았습니다. 처음 맡은 아이 중에 자폐증을 앓는 아이가 있었죠. 수업에 참여하지 못해 겉돌기만 했고 용변을 참지 못해 교실에서 실수하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반 아이들의 불만은 날로 커져만 갔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배려ㆍ봉사하는 마음을 가르치기로 마음먹었어요. ‘난 사람’ ‘든 사람’보다는 ‘된 사람’으로 자라게 돕고 싶었죠.”
이후 고 교사는 구체적인 교육 방법을 모색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를 알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친구를 바로 알고 배려ㆍ사랑하는 마음’→‘우리라는 공동체 속에 봉사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르치기로 한 것이다.
우선 ‘나를 알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르치기 위해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큰 도화지를 준비해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문구나 그림을 그리게 한 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아침 자습시간을 활용해 장ㆍ단점 찾기, 이름 삼행시 짓기, 가계도 그리기, 좌우명 정하기, 20년 후의 내 명함 만들기 등의 활동도 곁들였다. 마음의 선물하기, 어울려 밥 먹기, 칭찬 릴레이, 학급 일기 쓰기, 적심(積心)통장 등을 통해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쳤다. 특히 적심통장은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학생 스스로 착한 일, 잘못한 일을 판단해 기록하고 나서 한 달에 한번 학급 친구들과 그 내용을 공유한 것이다. 고 교사는 “장애 체험을 통해 장애우들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하고 한 달에 한번 아이들과 봉사활동을 함께하면서 이웃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소위 문제아라고 불렸던 아이들이 찾아와 인성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건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대부분의 학부모는 학력 향상에만 집중합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이지만 아이를 자기밖에 모르는 개인 이기주의에 빠뜨리기도 하죠.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살펴봐도, 능력만 출중한 사람보다 능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선호합니다. 인성교육은 ‘됨됨이 갖춘 인재’로 자라게 하는, 그 어떤 것보다 필요한 교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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