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窓
박남수
창은 외경을 네모진 액틀에 끼워
방 안의 답답한 하루를 위무한다.
밖으로 열리는 눈을 즐겁게 하고
답답한 사람의 내부를 즐겁게 한다.
어두운 속을 밝히고, 저 멀리
멀리에 마음을 실어가는 그리움을 만든다.
그리움으로 열리는 강에 다리를 놓고
사람과 사람의 가슴에
다리를 건넨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던진다.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만큼이나 둔중하고 복잡한 질문이다. 푸르른 오월 수요시사의 강의는 때로는 막연하고 때로는 방대한 문학이라는 벽에 숨통이 트이는 창을 내주는 문학평론가 박수연 교수님의 귀한 시간이었다.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대를 알아야 하고 시대를 알기 위해서는 인간을 알아야 하고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과정을 거쳐야하는 반복의 과정들 속에서 문학은 전체이기도 하고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내용을 솔직히 그동안 등한시했던 근대문학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더욱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근대문학의 재발견^^
특히 좋았던 부분은 문학작품이 내적으로 실현하는 정치를 의미하는 “내재적 정치”였다. 스스로 모든 존재와 그리고 이 세상과 관련을 맞으면서 감각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갱신의 정치였다. 머무르지 않고 고립되지 않고 감각적 새로움을 실현하는 것! 이것이 문학에서 말하는 정치이고 삶의 가치라는 말씀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존재하는 것을 살리기 위한 문학이 아니라 소멸되는 것에게 생명을 주고 살리는 것이 문학이다’라고 마무리해주신 박수연 교수님의 명강의! 고맙습니다.
2012.05.24.